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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 곶감` 농심 푹푹 썩어간다

곽인규기자
등록일 2011-11-11 21:14 게재일 2011-11-1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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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없는 오랜 이상고온

비오며 줄줄이 흘러내려

상주지역 수백억대 피해

빛과 바람과 기온이 빚어내는 자연의 명품 곶감 만들기가 최근의 불순한 기상 때문에 재해 수준의 피해를 입고 있다.

전국 곶감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상주지역 곶감 생산농가들은 요즘 긴 한숨을 쏟아내고 있다. 한창 곶감이 건조돼야 할 시점에 바람없는 장기간의 고온 현상에다 비까지 이어지면서 타래에 매달아 높은 곶감이 콩죽처럼 흘러내리고 곰팡이까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0일 쯤 시작된 감깎기 및 건조작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감 건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인 이 기간 중의 일기가 치명타로 작용하는 것이다.

상주기상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20일부터 11월10일까지의 강우량은 1.7mm(강우일수 3일)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강우일수 5일에 비가 64.4mm나 쏟아졌다.

10월30일까지 기온 경우 작년엔 10.3도C였으나 올해는 11.4도로 1.1도나 높았지만 본격적인 곶감 건조기인 11월1일 이후 기온은 지난해 8.8도보다 무려 6.7도가 높은 15.5를 기록하고 있다. 거기다 바람조차 거의 없다시피하자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거기다 작년에 10월27일 갑작스런 기온 저하로 감이 얼어버린 피해를 경험한 농민들이 올해는 원료감 수확을 서두르다 보니 착색제를 사용하거나 설익은 감을 수확하기도 해 피해가 더 커졌다고도 했다.

곶감 생산자단체 등에서는 현재까지만도 이미 피해 정도가 20%나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기상이 지금같이 계속되면 피해 폭이 30% 이상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상주는 지난해 곶감 소득이 1천억원 이상에 달해, 올해는 수백억원 대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곶감 생산농가에서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선풍기를 있는 대로 동원해 곶감에 바람을 만들어 보내는 등 갖가지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상주시 낙동면에서 곶감 농사를 하는 임모(58)씨는 “10년 넘게 곶감을 만들어 왔지만 올해 같은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며 “많은 비용을 들여 깎고 매달아 놓은 곶감이 아침이면 타래 아래로 벌겋게 흘려 내려 가슴이 타들어 간다”고 하소연했다.

대규모 곶감 농가 등은 기후변화에 대비해 행정기관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가공시설과 냉동보관시설 등을 대대적으로 지원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주/곽인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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