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서는 겨울기온이 평균 -20℃이고 -30~40℃까지 내려가 지하 2~3m까지는 얼어 버리는데, 어떻게 폐수처리를 할 것이냐라는 몽골 관리들의 질문에 처음에는 적합한 대답을 찾아내지 못했었다. 그러나 그날 밤 상하수도 전문가인 구사장과 다각도로 고민을 하며 새로운 방안을 고안해냈다. 폐수가 얼면 처리가 불가능하므로, 배출 즉시 단열파이프(Insulated Pipe)를 통해 짧은 거리이면서 얼지 않을 깊이에 위치한 시설에서 즉시 처리하도록 하면 될 것이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몽골의 경제가 2000년 이후 광물 가격의 급등으로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호시절이 언제까지 계속 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돈을 헛되이 쓰지 말고 어떠한 곳에 투여해야 할 것인지 연구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대적인 SOC구축과 주택개발이 필요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시멘트, 벽돌 등 건축자재공장이 필요하다. 현재 대부분의 건축자재를 중국 등 인근국가에서 수입하는데 품질도 낮고 가격도 비싸다.
또한 광물연계의 야금과 제조업, 목축관련의 식품가공, 관광산업 인프라구축 등등 가능성을 타진해 봐야 할 것이다. 현재 많은 외국회사들이 광산을 운영하고 있지만, 몽골인 자체의 광산회사 운영도 늘어나야 할 것이고, 이를 제대로 수출하기 위해서는 산지까지 도로망이 개설돼야 할 것이다.
내륙국가인 몽골에는 항만이 없어 중국의 철도망과 천진항을 이용하여 물자를 수송하는데, 앞으로는 러시아의 철도망을 이용해 블라디보스톡이나 자루비노항을 이용하는 방안도 연구해야 할 것이다. 물론 현지에서 철강 등을 활용한 제조업을 활성화시키는 방안도 찾아야 할 것이고...
몽골은 전통적인 목축국가인데, 기후의 변화로 인해, 도시에서의 새로운 삶을 위해 목축업을 버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몽골정부도 목축업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필자는 몽골이 좀 더 목축업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몽골의 가축들은 방목되는 관계로 광우병 등을 피해가고 있다. 하지만 너무 넓은 지역을 풀을 찾아 헤매어야 하고 긴 겨울동안 굶어죽는 숫자도 만만치 않다. 몽골의 초지에 새로운 품종, 길게 자라는 품종의 풀들을 길러서 이를 말려 저장해 겨울에 사료로 쓸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으로 본다.
관광산업은 승마와 트랙킹 정도이며 아직 외국인들의 수요가 크지 않다. 좀 더 사람들을 유인할 수 있는 관광거리 개발이 중요하다고 본다. 호텔 등도 좀 더 정비돼야 할 것이지만, 또한 중요한 것은 몽골과 한국 등 외국과의 항공편 증설이며, 몽골정부는 이에 대한 신속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본다.
오후에 꽤 긴 시간을 달려 태를지공원으로 차를 몰았다. 나는 여러 차례 와 보는 길이지만 다른 교수와 학생들은 멀리 펼쳐진 초원에 탄성을 지른다. 2/3 쯤을 지나갔을 때, 이게 웬일인가. `나담축제`가 거의 끝나간다는데, 이날이 가장 많은 이들이 참여하는 승마대회가 있었다. 초원 한 가운데 텐트가 쳐지고 많은 사람, 자동차, 그리고 말들이 모여 있었다. 이 때문에 우리가 계획했던 말타기가 좀 어려워 졌지만, 그 흙먼지 날리는 경주를 지켜볼 수 있었다. 물론 경주가 끝난 후 말 10필을 빌려 일부 팀원들이 30분 정도 말을 탈 수 있었지만 말이다.
하루가 바삐 흘러갔다. 울란바타르의 거리는 예전과 다름이 없다. 많은 차와 먼지, 그 가운데 새로운 건물들이 세워지고 있다. 여름이라서 나무와 풀이 도심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겨울이 되면 모든 것이 얼어붙을 것이다. 땅은 넓지만 기후가 열악하고 인구도 300만에 불과한 이 나라가 이러한 대규모 도시를 지닐 수 있음은 분명 천연자원 덕택이기는 할 것이다. 이러한 자산을 낭비하지 말고 잘 활용하여 국가발전을 성공적으로 이루어 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