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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위대한 전통문화 단단히 지키자

쌍산 김동욱
등록일 2011-04-27 21:16 게재일 2011-04-2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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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단의 걸음걸이” 곧 자기 분수를 잊고 무턱대고 남을 흉내내는 일을 빛댄 말이다. `장자`, `추수(秋水)`편에서 유래한다.

옛날 연나라의 서울인 수릉에 한 젊은이가 살았다. 연나라는 작은 나라였다. 그젊은이는 보잘것없는 작은나라에 살고있는 처지를 한탄하며 큰 나라인 조나라를 동경했다.

어느날 그는 드디어 조나라의 서울인 한단으로 갔다. 그런데 그곳 사람들의 걸음걸이를 보니 수릉 사람들의 걸음걸이와는 무척 달랐다. 젊은이는 열심히 한단 사람들의 걷는 모양을 배웠다. 그러나 한단의 걸음걸이를 다 배우기도 전에 그만 옛날의 걸음걸이마저 잊어버리고 말았다. 결국 걷는 법을 아예다 잊은 그는 겨우 기어서 고향으로 돌아왔다.

이 이야기는 `장자`, `추수`편에, 궤변론자인 공손룡과 위나라공자 위모의 대화에서 나온다.

공손룡이 장자의 사상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자. 위모가 우물 안 개구리는 밖의 세상을 알수 없고. 수릉의 젊은이는 한단의 걸음걸이를 배울 수없다고 하면서 비웃는 대목에서 나오는 얘기이다.

거리에 나가보자. 아니. 나갈 것도 없이 잡지나 텔레비전 화면을 들여다보자. 무수히 많은 수릉의 젊은이들이 있다. 어느 나라 사람들인지 모를 정도로 외모들이 많이 변했고. 문화가 변했다.

이미 문화면에서 국경이 허물어지기 시작한 지 오래다 세계화시대에 살면서 외국 것을 모방하지 말라고 외쳐도 그것은 이미 설득력을 잃는다 문화는 지역과 시간의 편차 없이 함께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네것 내것 가리지 않고 골고루 여러 문화를 접할 수 있고 습득할 수 있다면 그것은 좋은 일이다. 또 자기 문화만을 고집하는 편견에서 벗어나 다른 문화를 열린 시각에서 바라볼수 있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줏대`가 있느냐 없느냐이다. 내 것이 어떤 것인지도 모르고, 내 것 가운데 탁월한 점은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저 남의 것만 흉내 내는 것이 문제이다.

자기 줏대도 없이 유행만 따른다면 그것은 그저 소비적인 모방에 불과하다.

오천년 동안이나 집적된 좋은 우리 것들을 돌보지 않고 그저 새로 들어온 남의 것만 따라다닌다면 우리는 영혼의 한 갈래를 잃는 것이나 같다. 흉내내다 보면 그문화의 영혼만 종속되어 버리고 마는것이다. 그래서 문화 패권주의란 말이 나오는 것이다. 우리것은 소중한것이다. 위대한 전통문화 이제부터 단단히 지키자.

/쌍산 김동욱

한국서예퍼포먼스협회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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