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일명 `나영이 사건`으로 아동성폭행 문제에 전 국민의 관심이 모인 가운데 지난해 포항에서 발생한 지적장애어린이 성폭행 사건(본지 2008년 5월7·8·26일자 보도)이 다시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달 30일 피해어린이의 담임교사였던 K씨가 다음 아고라에 글을 올리면서 `은지 사건`이 제2의 나영이 사건으로 누리꾼들을 자극시키고 있다.
K씨의 글은 5일 오후 6시 현재 조회수 10만건 이상을 기록하며 인터넷상에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으며, 일부 누리꾼들은 피해 아동 보호를 위한 청원을 개설해 현재 8천여명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지 사건`은?
지난해 5월 초 포항에서 (사)한국장애인부모회 등 사회단체들이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가지면서 `은지 사건`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당시 이들은 “피해 당사자가 장애인이란 이유로 사건을 은폐·축소하려 한다”고 주장하며 경찰의 수사를 촉구했다.
사건은 은지(11·가명)가 2008년 1월 초부터 이상행동을 보여왔고, 경찰조사결과 누군가로부터 수차례 받아온 성폭력에 의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경찰은 2월4일 사건 접수 후 수사를 해왔지만 피의자 수와 연령대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등 난항을 겪어 왔었다.
경찰은 사건 수사 중 지난 2006년 한 해 동안 은지 모녀를 성폭행 해온 것으로 드러난 시내버스기사 A씨(50)를 구속했다.
또, 다수 사람들의 추가 범행이 드러나면서 수사를 확대했지만 결정적 단서 확보의 어려움으로 인해 큰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이번 사안에 대한 시각
인터넷을 통해 `은지 사건`을 접한 누리꾼들은 댓글 등을 이용해 사태해결과 재발방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 누리꾼은 “지난해 사건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것은 경찰 수사에 문제가 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피해아동과 가족이 또 다시 받게 될 고통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포항지역 한 장애인복지협회 관계자는 “피해아동은 대구의 한 시설에서 생활하다 얼마전 포항으로 온 것으로 안다”며 “보호기관이 대책없이 아이를 포항으로 보낸건 아니다. 엄마가 아이 없이는 생활하지 못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포항에 왔지만 현재 따로 생활 중”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구호 단체 관계자도 “아이는 현재 다니는 학교 생활에 적응을 잘 하는 것으로 안다”며 “아이를 생각하는 교사의 마음을 이해하지만, 아이가 받을 고통과 피해 등 여파도 신중하게 생각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북부경찰서 관계자는 “이 사건의 경우 피해자의 진술을 중심으로 사건을 수사해야 하는데 진술과 결정적인 단서 확보가 어렵다. 하지만 수사 종결은 아니며 재개할 경우 피해자 인권을 위해 탐문수사를 위주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남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