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반장선거, 그 특별한 공약

한지영 기자
등록일 2009-03-16 19:33 게재일 2009-03-16
스크랩버튼
한지영 경북교육청 HI! e-장학 집필위원


새 학년, 새 교실, 새 친구들 그리고 새로운 담임선생님….


3월의 학교는 온통 새로움 투성이라 늘 다니던 출근길마저도 새롭다. 그래서 교문을 들어설 때면 새내기 교사가 되어 첫 출근을 했던 오래전 기억을 떠올리며 처음처럼 하자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지는 요즈음이다.


새 학기가 시작된 각 학교에선 반장선거가 한창이다. 한 반의 대표가 되는 반장에게 주어지는 역할이 특별하기에 누구나 한번쯤은 반장을 꿈꾼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반장을 할 경우 발표력, 리더십, 사교성 등이 길러질 수 있어 반장 선거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도 높다.


지난주 본교에서도 반장 선거를 실시했다. 치열한 접전 끝에 당선된 반장들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니 그들의 표정에 자신감이 가득하다.


그리고 오늘은 전교회장단 선거가 있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자신만의 맞춤형 선거공약을 담은 후보들의 홍보 포스터를 보며 누가 될지 궁금해 선거를 지켜보았다.


담당교사의 선거방법에 대한 설명이 끝나자 긴장된 모습의 후보들이 순서대로 나와 선거공약을 발표했다.


전교회장에 출마한 6학년 H가 양초 한 자루를 들고 나오더니 “여러분! 저를 전교회장으로 뽑아주시면 한 자루의 양초가 되어 여러분이 필요로 할 때 언제든 달려가겠습니다. 또 자신을 불태워 어둠을 밝히는 촛불처럼 우리 학교를 위해 봉사하겠습니다”라며 자신을 알렸다.


개령서부초등학교에 첫 부임해 왔을 때 2학년이었던 H가 어느새 6학년이 되었다. 어리다고만 생각했던 그 아이가 봉사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공약으로 말하는데 참 인상적이었다.


지난 5년간의 배움을 통해 몸도 마음도 훌쩍 커버린 것이다. 그리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참석한 투표권자들 모두가 한 자루의 양초 이야기에 숙연해졌고 H는 70%의 높은 지지율로 당선되었다.


이 날 모든 후보들의 공통적인 선거공약 중 하나가 ‘봉사활동’이었다. 아직 어린데 봉사를 실천하겠다는 그 다짐을 말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대견한 일이다. 봉사의 사전적 의미는 ‘국가나 사회 또는 남을 위하여 자신을 돌보지 아니하고 힘을 바쳐 애씀’이다.


우리 주위엔 봉사를 실천하며 평생을 헌신적으로 살다 가신 분들이 많이 있다. 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를 위해 봉사하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봉사하는 삶을 이 세상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도 많다.


며칠 전, 미국의 퍼스트 레이디 미셀 오바마가 노숙자들에게 점심 급식을 하고 있는 모습이 담긴 신문기사를 보았다. 그녀는 평소에도 봉사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실천해 왔다고 한다. 미셀 오바마의 여러 모습들 중 자주색 앞치마를 두른 채 ‘미리엄 부엌’에서 배식을 하던 그 모습이 지금도 선명히 떠오른다.


인간의 궁극적인 삶의 목표가 무엇인가? 바로 행복한 삶이다. 봉사를 실천하면 타인뿐 아니라 자신까지도 행복해진다.


흔히들 봉사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다고 말하는데 봉사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재물이 없어도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학생들의 경우 반장 선거가 바로 봉사를 실천할 수 있는 공식적인 기회가 된다. 반장이 된 모든 학생들이 자신이 말한 그 특별한 공약들을 하나하나 지켜나갈 때 반 친구들 또한 반장과 함께 봉사하는 학교분위기를 만들어갈 것이다.


새로운 각오로 출발한 3월, 우리 모두 학창시절로 돌아가 봉사를 실천하는 반장이 되어 보면 어떨까. 바쁘면 오늘 만나는 사람들에게 무재칠시(武才七施)의 언사시(言辭施) 하나만이라도 베풀어 보자.

종합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