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가정의 달인 것은 5월5일이 어린이날이고 8일이 어버이 날이며 11일은 입양의 날, 19일은 성년의 날 그리고 21일은 부부의 날로서 가족과 관련된 날이 모두 5월에 다 들어 있기 때문이다.
가정을 이루는 구성원 중에 그 누구하나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그래도 가정의 꽃은 역시 어린자녀들이다. 그리고 가정교육 역시 어린이들에게 집중되어 있다.
6·25전쟁이 끝난 후 미국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한 것이 있다. 대체로 전쟁이 끝나면 정신질환자들이 많이 생기는데 한국에는 정신질환자가 거의 없더라는 것이다.
왜 그럴까 하고 연구를 해 보니 한국의 어머니들은 먹을 것이 없고, 입을 것도 없는 그 전쟁의 와중에서도 항상 어린아이를 업거나 안아서 기르기 때문에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을 얻어 정신질환이 없다는 것이었다.
헬라어로 교육에 해당되는 두 가지 용어가 있다. 하나는 ‘누데시아’이다. 원래의 뜻은 징계나 매질, 징벌함이 없는 훈계와 권고의 뜻이다. 징계와 매질 징벌이 없다는 것은 그 속에 사랑도 책임도 없다는 뜻이다. 단순히 지식이나 기술만 전달하는 학원교육과 같은 교육이 ‘누데시아’이다.
운전학원에서 운전을 가르치는 사람은이 운전을 배우는 사람이 나중에 과속운전을 하든지, 음주운전을 하든지 상관하지 않는다. 오직 운전기술만 가르치면 된다.
요리학원에서 요리를 가르치는 사람은 요리를 배우는 사람이 요리법을 배워서 어떤 음식을 해 먹든 상관하지 않는다. 요리하는 방법만 가르치면 된다. 이른바 누데시아로서의 교육이다.
또 하나는 ‘파이데이아’이다. 파이데이아는 훈계와 교훈으로 가르치되 때로 벌하기도 하고, 때로 매질을 하기도 하는 사랑과 책임을 동반하는 교육이다. 누데시아를 사육에 비한다면 파이데이아는 양육에 비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개를 길러도 애완견을 기르는 것과 식용견을 기르는 것은 다르다. 애완견은 사랑으로 기르지만 식용견은 사랑으로 기르는 것이 아니라 잡아먹으려고 기른다. 애완견을 기르는 것을‘양육’이라 한다면 식용견을 기르는 것은‘사육’이라 할 수 있다.
오늘 우리는 우리 가정의 어린이들을 ‘양육’하고 있는 것일까 ‘사육’하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