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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휠체어 리프트' 악몽

배준수기자
등록일 2007-09-05 17:08 게재일 2008-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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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대구시 동구 해안동 지하철 1호선 해안역.

전동스쿠터를 타고 휠체어리프트에 탑승하려던 한 남성이 전동스쿠터와 함께 추락해 부상을 입었다.

수동휠체어에 기준해 만든 구형 휠체어리프트가 전동스쿠터의 규격에 맞지 않아 생겨난 일이다.

이같은 일은 지난해에만 대구와 부산 등지에서 무려 4건이 잇따랐다.

대구지역 지하철 1호선 역사에 설치된 구형 휠체어리프트가 장애인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최근 보급이 크게 늘어난 전동스쿠터와 전동휠체어를 안전하게 탑승시킬 수 있는 규격을 맞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형 휠체어리프트는 길이 1천50mm, 폭 760mm로 길이 1천200∼1천250mm, 폭 600∼650mm에 달하는 전동스쿠터의 규격을 맞춰 내지 못한다.

리프트 플랫폼에 전동스쿠터가 불안정하게 얹혀서 이동해야하는 셈이다.

또 신형과는 달리 구형 휠체어리프트는 전동스쿠터의 오작동으로 인해 바퀴가 움직일 경우 이를 막아주는 ‘추락방지 스토퍼’도 없다.

대구지하철 1호선에 30개 역사에 설치된 휠체어리프트는 모두 111대.

신형 휠체어리프트는 단 1대도 없다.

문제는 지하철 2호선의 경우 안전한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지만, 1호선에는 엘리베이터 시설이 전무한 실정.

2002년 계획당시 건설교통부에서 60%의 국비를 지원하겠다던 약속이 기획예산처의 반대로 3년간 지연됐다가 ‘2008년 40% 지원’으로 계획이 변경되면서 1호선 역사 엘리베이터 설치가 늦어지고 있다.

대구지하철공사는 올해 반월당역에 4기, 월촌역에 2기 등 총 6기의 엘리베이트를 설치하는데 그쳤다.

2015년까지 1천5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1호선 30개 역사 중 28개 역사에 엘리베이트를 설치한다는 게 지하철공사의 계획이지만 예산부족으로 인해 불투명한 상황.

앞으로 10년 가까운 시간동안 휠체어 장애인들은 구형 휠체어리프트의 공포를 안고 살 수 밖에 없게 됐다.

서창주 대구지하철공사 토목팀 대리는 “당초 건교부의 60% 국비지원도 40%로 줄었고, 지장물 이전비와 토지보상비도 국비지원대상에서 제외돼 지하철공사 입장에선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2015년 엘리베이터 설치 완료도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준호 대구DPI 간사는 “휠체어리프트를 1번이라도 사용해 본 사람이라면 추락에 대한 두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하루빨리 예산타령 하지말고 교통약자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 시설이 갖춰지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jsba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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