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씨는 10여 년 전 모 CF 에 나와서 “남편은 여자 하기 나름이에요”라는 말 한마디로 일약 스타가 되었다. 최진실씨는 그 후 88년에 MBC에 특채되어 TV 탤런트, CF의 요정, 영화배우로 만인의 연인이 되었다. 이제는 야구 스타 조성민씨와 결혼해 ‘스타 커플’이 되었다.
그러나 “남편은 여자 하기 나름이에요”라는 말을 부르짖던 최진실씨도 이혼을 했다고 하니 안타깝고 세상만사 쉽지 않은 것 같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CF가 만들어 낸 유행어 한 마디도 많은 것을 시사해 줄 때가 있다. “남편은 여자하기 나름이에요”라는 최진실씨의 말을 실제 남녀관계 또는 부부관계 측면에서 풀어 보자. 사서삼경중 하나인 ‘주역’에서도 “모든 인간사가 남녀관계에서 출발한다”고 했다. 그렇다. 남편은 여자하기 나름이다. CF에서도 아마 환경설정이 부부였었고, 그때 남편의 늦은 귀가 시간이 문제가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남편의 늦은 귀가에 아내는 “왜 또 술 먹고 늦게 들어와! 아예 들어오지를 마라. 어휴, 꼴도 보기 싫어”라거나 심하면 “나가 죽어라”는 악담가지 한다. 아예 문을 안 열어 주는 경우도 있다. 한겨울, 아내의 용서를 빌며 현관이 열리 때까지 아파트 주차장을 배회하거나, ‘하해와 같은 은총으로’ 집에 들어오더라도 안방이 아닌 베란다에서 오들오들 떨면서 긴긴 밤을 보내는 남자들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
사실은 늦은 귀가에 대해서 남편도 원래는 미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아내가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면 오히려 부아가 치밀어 “아니 이 여편네가 어디 남편한테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봐”라며 호통치게 된다. “아니 그럼, 넌 눈을 네모나게 뜰 수 있어 ?”, “아니 이 여자가 이제 남편한테 대들어!” 이렇게 대화를 주고받다 보면 ‘스킨 십’으로 발전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스킨 십에도 종류가 있다. 사랑의 대화는 부드러운 스킨 십으로 이어지지만, 거친 대화는 거친 스킨 십으로 이어진다. 화가 난 남편은 “어유, 이걸 그냥….” 하고 주먹을 내밀게 되고, “왜? 때리려고?”, “어디 한번 때려보시지?”, “때려 봐 때려 봐, 하긴 때릴 용기라도 있나?”, 결국 ‘퍽’ 맞는 소리, 고함소리, 악쓰는 소리, 와장창, 살림 부서지는 소리까지…. 이 쯤 되면 최악의 시나리오다.
여기서 잠깐. 걸핏하면 주먹자랑 하는 남편이 있다면 이렇게 대처해 보시라. 그 비법은, 남편이 주먹을 낼 때 보를 내면 된다. 다시 말하면 남편이 때리려고 주먹을 내밀 때, 아내가 “가위, 바위, 보” 하며 보를 낸다면, 분위기는 저절로 부드러워지지 않을까. 유우머는 고조된 긴장을 낮추어 주고 적개심을 없애고 일체감을 줄 수 있다. 물론 가끔은 더 맞을 수도 있으니 주의하시라.
상대가 흥분해 있을 때일수록 부드럽게 대처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아내가 남편을 다룰 때 어여쁜 아기를 다루듯 부드럽고 사랑스럽게 다루어야 한다. 앞의 예에서처럼 이렇게 적대적으로 다루면 남편의 공격성만 자극해서 오히려 일을 그르치기 쉽다.
이런 부부도 연애할 때는 달랐으리라. 연애할 때 술 잘 먹고, 잘 놀고, 선물 팍팍 사주고 돈 잘 쓰는 남편에게 현재의 아내가 마음이 혹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결혼하고 나니까 그것이 다 카드 빚이었다는 걸 알게 되면 아내는 ‘꼭지’가 돌아버린다. 연애는 이상이고 결혼은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