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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맨홀 파손... 구정물 '줄줄'

배준수기자
등록일 2007-09-11 17:15 게재일 2007-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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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전 대구 달서구 도원동 월광수변공원 내 도원지.


저수지와 맞닿은 계곡물 아래 오수배관 뚜껑 부분에서 물기둥이 솟아오른다.


물기둥 주변 반경 1m 이내 자갈돌에는 새하얗게 썩은 이물질이 뒤덮고 있다.


악취도 코를 찌른다.


이물질의 정체는 계곡을 사이에 두고 늘어서 있는 20여개의 음식점이 내놓은 설거지 찌꺼기와 오물.


오수배관을 타고 월광수변공원 내 오수처리시설로 가야 할 오물이 도원지로 바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도원지와 연결되는 이 일대 오수맨홀 9곳 중 1곳이 파손돼 수개월째 방치되고 있다.


대구 달서구의 허파 ‘도원지’가 수질오염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달서구청이 파손된 오수맨홀을 방치하고 있는 탓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5월 달서구청이 음식점 인근 오수맨홀 9곳에 대해 방수공사를 벌인 뒤 공사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9개의 오수맨홀 중 2개의 맨홀 뚜껑을 제대로 조이지 않고 철수해 버렸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이때문에 지난 집중호우 때 오수맨홀의 뚜껑이 열려 오수정화시설로 가야할 각종 오물들이 계곡물과 함께 도원지로 상당수 유입됐고, 현재도 생활쓰레기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는 것.


주민들은 구청이 오수맨홀 공사를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해 소고기국밥 식당의 소고기 기름과 오리고기 식당의 찌꺼기, 비빔밥 식당의 나물 찌꺼기 등 인근 식당의 재료들이 그대로 도원지로 흘러들어가고 있지만, 구청은 4개월여가 지난 지금까지 나몰라라 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도원지 주변 주민들은 지난달 실시된 수질검사의 결과도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시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달 도원지의 수질을 검사한 결과 3등급인 ‘약간 좋음(수영용수 사용 가능)’으로 발표했지만, 최근까지 이어진 가을장마 덕분에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게 주민들의 생각이다.


윤찬희 달서구청 하수담당은 “솔직히 문제의 맨홀은 5월 방수공사때 저수지 물을 빼내지 못해 공사를 포기한 건 사실이지만, 기름때는 걷어내면 되는 일인만큼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우리도 문제를 알고 있지만 저수지 물이 빠지는 11월까지 기다려야 후속 조치를 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박상원 계명대 환경과학과 교수는 “소량의 생활쓰레기라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못에 유입이 되면 수질악화로 이어지는 건 불보듯 뻔한데도 관할 구청에서 이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조치를 하지 않는 다는 것은 직무유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하루빨리 오염물 유입을 막을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배준수기자 jsba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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