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평균 휘발유값 1천547원
국제유가 하락으로 ℓ당 1천300원대의 휘발유 판매주유소가 속출하고 있지만 대부분 주유소는 유가자율제를 이유로 가격인하에 동참하지않고 있다. 정부가 지역별 가격동향을 언론에 공개하는 등 가격인하를 압박하고 있지만 주유업계는 “세금부터 내려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대구 서구 평리동의 영신제2주유소(알뜰주유소)와 광명오일(GS칼텍스)은 각각 10일 오후 휘발유 판매가를 전국 최저가인 ℓ당 1천368원으로 내렸다.
ℓ당 1천300원대 주유소는 이날 기준으로 대구와 인천·경기·경북·경남·충북·전북·광주 등 전국 38곳으로 늘었다.
하지만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현재 휘발유 전국 평균값은 ℓ당 1천547원이다. 1천300원대 주유소가 속출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부분 주유소가 가격인하에 나서지않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가 국제유가 하락이 국내 석유제품·LPG 가격에 반영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며 관련업계를 압박하고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제유가가 작년 1월과 비교해 배럴당 50달러 이상 하락했는데 같은 지역 안에서도 주유소별로 석유제품 가격의 차이가 큰 상황이어서 가격을 추가로 인하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산업부는 앞으로 석유·LPG 가격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알뜰주유소의 확산, 전자상거래 활성화 등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국내 석유가격 인하를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을 통해 3월부터 7대 광역시의 구 단위로 휘발유와 경유, 등유, LPG가격이 비싼 주유소와 싼 주유소를 5개씩 선정해 이들의 가격 동향을 매주 언론에 제공할 계획이다.
반면, 주유소 업계는 “1997년 유가 자율화를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 간섭하는지, 이럴 바에 기름값을 고시제로 환원하라”며 휘발유 값의 절반이 넘는 유류세부터 내리라는 입장이다.
주유소 사장들은 “휘발유가 ℓ당 1천800~1천900원 시절에는 ℓ당 100원씩 남길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마진율이 워낙 떨어져 주유소 자리에 건물을 지어 임대업으로 돌릴지 고민하는 사람도 많다”고 주장했다.
주유소는 매입가격과 판매전략, 임대료와 인건비, 금융비용, 세차장 유무 등과 함께 주변 경쟁상황을 고려해 판매가를 결정한다.
/이창형기자 chle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