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빗나간 자식사랑으로 자녀와 함께 죽음을 선택하는 것은 극단적 아동학대일뿐만 아니라 자녀생존권을 무시한 살해라는 여론이 일면서 부모가 경제적 파탄을 맞더라도 자녀가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사회적 장치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2일 새벽 5시10분께 영덕군 축산항 냉동창고 앞에서 승용차가 바다로 추락해 운전자 김모(37·울산시 남구 신정동)씨와 아내 윤모(여·30)씨, 그리고 7세와 3세된 아들 2명 등 일가족 4명이 모두 숨졌다.
포항해경은 차량 인양 당시 운전석에는 김씨가 큰아들을 안고 조수석에는 윤씨가 작은 아들을 안은채 모두 안전벨트를 착용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숨진 김씨는 울산 모업체에서 근무해오다가 2주전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차량 조수석앞 사물함에서 부모와 형제 등에게 보내는 7장의 유서와 다량의 수면제가 나왔고 차량 트렁크에서는 농약 2병이 발견됐다.
유서에는 지난해 아내가 모 종합금융으로부터 2천500만원의 대출을 받았는데 인감증명을 떼준 적이 없으므로 관련자를 처벌해달라는 내용이 있었으며 은행권의 채무상환 독촉장과 여러장의 사채업자 명함이 발견되기도 했다.
해경은 7남매 형제들에게서도 적지않은 돈을 빌린 것으로 볼때 동반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김씨와 아내 윤씨의 채무관계, 행적 등을 수사하는 한편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중이다.
이에 앞서 지난 6월10일에는 경영난에 시달리던 중소기업 사장 김모(36·구미시 봉곡동)씨가 구미시 해평면 일선교 위에서 딸(4)과 임신한 아내(35)를 다리 아래로 던진뒤 자신도 강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마침 다리 아래서 일하던 공사장 인부들에 의해 김씨와 아내는 목숨을 건졌지만 딸은 숨졌다.
지난 5월10일엔 울진군 울진읍 온양리 방파제에서 양모(34·울진군 근남면)씨가 승용차에 아내 이모(42)씨, 자녀 3명 등 일가족 5명이 동반자살하기도 했다.
또 지난 1월16일에는 카드빚 3천여만원과 임대료 등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던 이모(32·회사원)씨가 칠곡군 가산면 금화리 야산5부능선 소나타 승용차 안에서 유서를 남겨둔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아내 권모(29)씨와 딸(7)은 같은날 오후 4시께 대구시 북구 국우동 집 안방에서 숨진채 발견되기도 했다.
/권종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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