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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영업정지 후폭풍

최승희기자
등록일 2013-01-11 00:11 게재일 2013-01-1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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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상가 휴대폰 점포 경영난 `설상가상`<br>보이스피싱 또 `고개`
▲ 포항역 앞 사거리에 자리잡은 상가의 매장은 얼마 전까지 휴대폰 판매점이었지만 최근 폐업으로 화장품 대처분 행사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경기불황에 과잉보조금 지급으로 최근 이동통신사에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지면서 후폭풍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통신사들이 대리점에 대한 보상을 전혀 고려치 않아 문 닫는 매장이 늘면서 도심 상가 경기가 더 위축되는가 하면 가입자를 늘이기 위한 통신사 사칭 보이스피싱까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0일 오후 포항역 사거리 건널목. 탑마트 모퉁이에서 죽도시장 직진 방면 코너 1층 상가 전면에 부착된 대형 현수막이 시선을 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휴대폰 매장이었지만 이날 내부는 텅 비었고 화장품 대처분 행사 매장을 준비 중이다.

휴대폰 매장이 밀집된 중앙상가 일대에서는 최근 두 곳이 폐업을 했고 두 곳은 준비 중이다.

더 큰 문제는 휴대폰 매장의 잇따른 폐업은 단순한 타격을 넘어 중앙상가의 불황을 가속화 시킬 수 있다는 것.

중앙상가에 입점한 매장 대부분이 불황을 겪는 가운데서도 휴대폰 매장들은 유독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중앙상가 휴대폰 매장은 대부분이 20평도 채 안 되는 소형이지만 임대료가 보증금 수 억원, 월세 수 백만원에 이르러 일반 임대는 엄두도 못 내는 상황.

일부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대폭 내렸지만 그 금액 역시 만만찮아 앞으로 폐업하는 휴대폰 매장이 늘면 중앙상가 경기는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상가 한 관계자는 “휴대폰 매장의 임대료가 워낙 비싸 최근 건물주들이 이전보다 금액을 절반에 내 놓는 경우가 있지만 선뜻 나서는 경우가 없다”고 말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통신사 보이스피싱에도 당분간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영업정지로 통신사 별 신규가입이 단계적으로 금지되면서 미리 실적을 쌓으려는 업자들의 상술 때문.

휴대폰을 공짜로 교체할 수 있다며 통신사를 사칭해 걸려 온 전화에 무심코 개인정보를 털어놨다가는 자신도 모르는 여러 대의 휴대폰이 개설돼 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

중앙상거 인근에서 휴대폰 매장을 운영하는 J씨(43)는 “최근 지인 3명이 며칠 사이에 통신사 보이스피싱 피해 상담을 해왔는데 그 중 한 명은 무려 3대의 신규 휴대폰이 개설돼 자신 명의 요금이 400여만원이나 나왔다”고 말했다.

9일 일반 휴대번호로 공짜폰 권유 전화를 받은 C씨(34)는 “`한 달 통화료 5만원이 넘는 고객에게 최신폰을 공짜로 주겠다`며 이름과 주민번호를 요구했다. 일반 휴대전화번호인 점이 미심쩍어 물었더니 얼버무리며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녹취전용 전화`라고 안심시키길래 전화를 끊었다”면서 “10년 넘게 휴대폰 매장을 하는 지인에게 문의한 결과 `전형적인 통신사 사칭 보이스피싱`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최승희기자

shcho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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