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국내총생산)가 한 나라의 경제활동 결과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표인 데 비해 GRDP는 광역자치단체(특별시, 광역시, 도) 단위의 종합경제지표라고 할 수 있다.
GRDP는 생산, 소비, 물가 등의 기초통계를 바탕으로 통계청이 매년 광역자치단체별로 추계하고 있는데 지역경제의 분석 및 정책 수립을 위한 기본자료로 중요하게 활용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04년 16개 시·도별 지역내총생산 및 지출'을 살펴보면 대구와 경북지역 간의 생산력 격차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명목금액을 기준으로 볼 때 경북은 2004년중 GRDP가 14.2% 증가하여 전국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반면 대구는 3.6% 증가에 그쳐 전국 최저수준을 나타내었다.
이에 따라 경북의 GRDP가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의 6.8%에서 2004년에는 7.2%로 증가하였으나 대구의 비중은 오히려 3.3%에서 3.2%로 소폭 하락하였다.
이러한 대구의 생산활동 부진은 1인당 GRDP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나는데 전국 평균을 100으로 보았을 때 60.7에 불과하여 16개 시·도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물론 GRDP는 해당지역에서 발생한 부가가치이므로 지역간 이전을 통하여 최종적으로 어느 지역 주민에게 귀속되는가를 나타내는 분배 측면의 소득과는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1인당 GRDP가 낮다고 해서 반드시 그 지역의 생활수준이 낮다고 할 수는 없다.
대구의 경우 1인당 GRDP가 낮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1인당 민간소비지출은 서울, 부산 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생산업체들이 많이 위치한 구미, 경산 등 경북지역 근로자들의 상당수가 대구에서 실제 소비활동을 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소비중심지 역할에도 불구하고 대구지역의 지속적인 생산활동 위축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의 산업기반이 약화되면 장기적인 성장잠재력이 훼손되고 경제적인 활력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섬유, 안경 등 전통산업의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동시에 메카트로닉스, 지식서비스산업 등 새로운 성장산업을 육성하는 데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대구와 경북 지역의 경제적 기능을 유기적으로 연계함으로써 동반성장의 기틀을 마련하는 방안도 시급히 강구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김경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