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확보를 위해서는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발행, 유상증자, 자산 매각, 투자 축소 등 다양한 묘안들을 짜내고 있다.
18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번주(17~21일) 회사채 국내 발행 예정분은 총 40에, 2조2천940억원 어치에 달했다는 것. 이는 지난주(10~14일) 17건, 1조1천500억원과 비교할 때 약 2배로 늘어난 규모다.
포스코는 지난 14일 3년, 5년 만기 사무라이본드(엔화표시채권) 총 414억엔(6천217억원) 어치를 발행했고, 한국가스공사 역시 5년, 8년 만기 스위스프랑 채권 3억5천만 스위스프랑(4천518억원) 어치를 발행했다.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투자액을 감축하는 방안도 나오고 있다.
포스코는 포항·광양 제철소의 일부 신·증설 투자 시점을 늦춰 올해 투자액을 기존에 계획했던 7조3천억원에서 최소 6조3천억원으로 감축해 1조원의 현금 확보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도 반도체 시설 투자 시점을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쉬운 단기자금 조달 수단인 기업어음(CP) 발행도 크게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현재 증권사들을 통한 기업들의 CP 발행잔액은 63조7천489억원으로 작년 전체 발행잔액(47조843억원)을 이미 훌쩍 넘어섰다.
유상증자와 자산매각, 투자 연기 등도 잇따르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최근 787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한진해운은 4천72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현대상선도 최근 현대로지엠 주식 134만여주를 252억원에 계열사인 현대글로벌로 매각했다. 교보생명의 2대주주인 대우인터내셔널은 최근 교보생명 지분(24%) 매각을 위해 우리투자증권과 맥쿼리증권을 자문사로 선정했다.
자금 용도는 차환자금 9천850억원, 운영자금 1조392억원으로, 단순 차환이 아닌 현금보유액을 늘리기 위한 목적이 많았다. 삼성물산이 4천억원, SKC가 1천500억원, 두산건설이 1천억원 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한 증권사 전무는 “경기둔화가 우려되거나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을 때에는 기업들이 CP 또는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조달에 나서는 쏠림현상이 생긴다”며 “이 경우 시중금리 상승 등으로 자금조달 비용이 더 늘어나고, 이 때문에 재무상태도 더 나빠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