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물가상승으로 실질 금리의 마이너스 폭이 확대되고 부동산 및 주식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갈곳을 잃은 시중자금이 채권시장에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가운데 회사채 수요도‘안정성’보다는‘고수익’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8일 한국채권평가에 따르면 지난 7월 회사채 발행 규모는 2조1천680억원으로 전월 대비 34.8%(1조1천614억원) 감소했다.
회사채 발행 규모 감소는 7월중 만기도래 물량의 증가로 3월 이후 이어져온 회사채의 순발행 기조가 순상환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등급별로는 A~AAA 등급은 전월 대비 4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된 반면 BBB등급은 전월 대비 161%(5천930억원)나 증가한 9천600억원으로 나타났다.
월별 BBB 등급 회사채 발행 규모로는 올들어 최고치다.
BBB 등급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급증한 것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채권 시장에 유입된 유동자금이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내는 회사채 수요를 늘린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회사채 발행이 어려웠던 기업들도 운영자금과 차환자금 확보를 위한 호기로 보고 발행 규모를 대폭 늘려 수요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같은 현상이 심화되면서 최근에는 주로 개인들의 직접 투자 대상인 BBB등급 회사채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의 경우 수익률 장점이 부각되면서 상대적으로 신용 위험에 대한 인식은 둔감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LG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위험대비 수익률을 지수화한 샤프지수는 회사채가 1.2%로 국고채 0.8%, 주택 0.5%, 주식 0.1% 등보다 높아 다른 투자자산에 비해 위험은 낮고 수익은 높은 자산으로 분류된다.
또 BBB등급 기업의 부채비율이 2003년말 178%에서 올 3월말 180%로 상승했고 차입금 의존도도 37.6%에서 38.8%로 늘어났으며 특히 단기차입금 비중이 51.2%에서 57.3%로 확대되는 등 신용위험이 낮아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채권평가 관계자는 “고수익이 보장되는 BBB 등급 회사채 수요가 늘면서 발행 규모도 급증했다”며 “그러나 상대적으로 위험도도 높은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