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2007년 바위섬에 설치
포항시가 지난 2007년 구룡포읍 석병리 바위섬에 세운 ‘한반도 동쪽 땅끝’ 표지석이 설치 위치와 표기 오류 문제로 논란이 일고 있다.
표지석이 있는 장소가 관광객 접근성을 현저히 떨어뜨릴 뿐 아니라 관리도 부실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반도 동쪽 땅끝’이 아닌 ‘대한민국 동쪽 땅끝’으로 표기를 정확하게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반도는 남북한 전체를 일컫는 말로 한반도 동쪽 땅끝은 함경북도 나선시가 된다는 것이다.
민석규 지리학자는 “표지석에 한반도 동쪽 땅끝이라고 새겨져 있을 뿐만 아니라 동경, 북위 표기에 단위도 빠져있다”며 “표지석을 땅끝이 아닌 양식장 앞 바위섬에 세워 땅끝 표지석이라고 하는 것 또한 지리적 의미로 맞지 않다. 땅끝 표지석을 바위섬이 아닌 육지로 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리적 의미를 살려 관광명소를 만들 수 있는데 땅끝 표지석이 자리한 돌섬과 육지 사이에 개인 사유지인 양식장이 있어 접근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양식장 주인 A씨는 “관광객들이 표지석을 보려면 콘크리트 둑을 건너야 하지만, 파도가 높게 치는 날에는 사고 위험이 커 부득이하게 통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포항시에 여러 차례 안전 난간 설치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결국 펜스를 설치해 입구를 막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표지석 관리 상태도 도마에 올랐다. 석병리 주민 B씨는 “표지석이 새 분비물로 하얗게 얼룩져 있다. 표지석에 새겨진 내용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관광지로서의 가치가 있는데도 시가 이를 방치하고 있는 거 같다”며 포항시의 관리 소홀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2007년 표지석을 설치할 당시 전문가들과 논의가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저희는 표지석이 바위섬이 아닌 육지에 위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위치를 옮기려면 주민들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접근성과 안전 문제에 대해서도 “콘크리트 둑에 안전 펜스를 설치하거나 표지석을 육지로 이전하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표지석이 바위섬에 위치한 만큼 안전사고 우려가 큰 상황이므로 신중히 논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