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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6> 당나무가 김 사장과의 약속을 지키다

선돌가 당나무가 검붉은 산불에 휩싸여 타오르고 있었다. 남서풍의 하늘 바람을 타고 시꺼먼 안개를 머금은 불똥이 날개를 달고 삽시간에 주위를 온통 화염으로 삼킨다. 뜨거운 산불 연기가 메케한 냄새를 사방으로 진동시키고 있다. 불덩어리가 하늘에서 춤을 추면서 바람을 타고 먹이를 따라 흐른다. 김 사장과 고향 마을 주민들은 모두 깊은 슬픔에 잠겼다.당나무는 또 다른 비밀이 있었다. 첫 번째가 김 사장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고, 그 두 번째 약속은 대의와 더 큰 공익을 위해서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당나무는 신목이면서도 스스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불타고 있었던 것이다.선돌가 당나무는 신목이 되기까지 태백산맥이 힘차게 뻗어 마지막 머무른 묵은봉과 김 사장이 생명의 은인이었다. 당나무는 묵은봉의 배려로 선돌이 된 명당의 끝자락 요지에 자리하여 신목이 될 수 있었다.한편 묵은봉은 국제선 비행기 항로로서 태평양을 거친 숨을 토해 내면서 건너와 동해에 이르면 처음으로 보이는 육지의 첫 관문에 위치하고 있다. 과거 산림이 헐벗어 전국에서 시범적으로 사방사업을 하였던 곳이다. 1970년대 초에 대통령이 묵음봉에서 사방사업을 격려 한 바 있고, 급기야 당나무가 스스로 불탄 자리에 사방기념공원이 건립되었다. 드라마로 유명세를 탄 묵은봉 봉우리에는 항구에 있던 어선을 봉우리에 올려놓아 수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묵은봉은 당나무와 김 사장이 어릴 때 뻐꾸기가 뻐꾹, 뻐꾹 운다하여 일명 뻐꾹산이라 했다. 어선이 놓인 산봉우리에는 실제로 뻐꾸기가 살았는데, 뻐구기의 전설에는 ‘선녀와 나무꾼’에 나오는 설화가 있다.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와 나무꾼이 짝이 되었다가 영원히 이별 했다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얘기가 있다.명당에도 호사다마가 있는 것일까? 소박 맞은 여자가 이 동네를 떠날 때도 잠시나마 당나무 앞에 앉아서 눈물을 흘리고 떠났고, 나무 위에 모여 있던 학들을 총으로 쏘려던 포수를 벼락 맞게 한 것도 그랬다. 남남쪽 월남으로 베트남전쟁에 참여하기 위하여 맹호부대를 따라 떠났던 박씨도 여기서 애인과 포옹하다 끝내 떠나고, 슬프게도 전사했다는 통지만 돌아왔다. 가난해서 목숨을 담보로 한 머구리의 슬픈 애환의 사연도 서글프다. 모두 명당 뻐꾹산 선돌가가 낳은 슬프고도 애잔한 얘기들이다.묵은봉 정상에는 고려시대 밀직부사와 대언의 관직에 이르렀고, 문신이며 시인이기도 하였던 석재 박효수가 이 마을을 지나다 “아침 해가 떠오르면 바다와 하늘구름과 파도가 함께 어우러져 자연과 사람이 하나 되는 무아지경이 된다고 했다”는 팻말이 세워져 있다. 뻐꾹산에서 내려다보면 바로 이곳이 천하의 명당으로 좌청룡, 우백호이고, 배산임수인 곳이다.당나무는 스스로 불태워져 산림 복구를 필요하게 하여 묵은봉에서 전국으로 사방사업을 성공적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불씨가 되게 하였던 것이다. 더욱 신령스러운 묵은봉의 은혜를 갚고, 가난하여 살기 어려웠던 김 사장의 고향 마을 위해, 학을 위해 상처를 입었듯이 스스로 희생하였던 것이다. 약속을 지키고, 대의를 위해 살신성인 하였던 것이다.S시 변두리에 강 선배와 공동으로 법원에 입찰 봐서 매입한 임야가 구획정리지구에 편입 되고, 그 경계선에 잔여 토지가 조금 남아 있었다. 그 당시는 자연녹지이었으나, 정부의 주택난 해소책 일환으로 녹지가 풀려 택지로 편입되었다. 그 임야의 보상금으로 혜화동 지하철 인근에 있는 2층 상가를 구입하여 그 2층 일부를 김 사장이 사무실로 쓰고 있었다.김 사장은 서울 변두리에 있는 민간 토지구획정리조합에서 시행한 공매에 수많은 입찰자를 제치고 2필지가 낙찰되어 그 낙찰 보증서를 그 자리에서 조합장으로부터 받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얼마 후 김 사장은 혜화동 2층의 조그마한 사무실 벽에 걸린 병원 사진을 보면서 회한에 잠겼다. 이 사진은 최근 조합에서 공매로 매입한 토지에 ‘당나무 메디칼’이라는 병원의 청사진이었다. 서진국 작가 김 사장의 고향 마을 당나무가 서 있는 선돌가는 태백산맥의 큰 줄기가 뻗치다 못다 한 아쉬움이 남아 마을과 바로 이어진 넓은 바위 덩어리들이 다시 솟구쳐 있는 곳이다. 산맥의 마지막 묵은봉의 줄기가 명당 중 명당인 것이다. 태어남은 누구도 스스로 선택할 수 없듯이 명당을 품고 태어난다는 것은 행운 중에 행운인 것이다. 당나무는 용마람 태수 대장을 김 사장에게 빙의로 보내 어릴 적 약속을 지켰다.조합사무실은 열기와 흥분의 도가니였다. 당선자를 발표할 때마다 손뼉치고 기뻐하기도 하고 탈락자는 실망한 모습으로 희비가 극렬하게 엇갈리고 있었다. 첫번째 입찰 통에 투찰표를 뽑아 이름을 부르는데 그의 이름이 불리는 것이 김 사장은 마치 무슨 꿈이나 꾸는 것처럼 들렸다. 500명 중 첫 번째 부른 한 명의 이름이 김 사장이었다.조금 후 두 번째 넣은 입찰 통에서 투찰된 명단을 뽑았는데, 조합장이 그 많은 사람 중 호명한 이름의 낙찰자가 또다시 김 사장이었다. 뭐가 귀신에 홀린 것처럼 아무런 의식이 없었다. 한참 후에야 정신을 차리고 보니 꿈이 아니고 현실이었다. 놀라운 일이 일어난 것이었다. 도저히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신화가 눈앞에서 전개되고 있었다.그 병원 청사진은 그 명당을 이용하여 어려운 환경에 있는 병든 사람들을 고쳐서 사회에 봉사하고자 하는 것이 당나무와의 약속이었던 것이다.끝

2023-03-29

<5>부동산 투자 ABC 비방을 듣다

당나무는 김 사장과 어린 시절 재미있는 일도 많았다. 고향의 어린 시절에는 여름철이면 더욱 아쉽기도 한 아련한 추억들이 샘솟는다. 아이스께끼! 아이스께끼! 여름이면 어김없이 아이스께끼 장사가 자전거 뒤 나무통에 그 잊지 못할 아이스께끼를 싣고 소리를 냅다 지르며 나타난다. 아이들은 미리 천초를 바다에서 채취해서 모아 놓았다가 아이스께끼로 바꾸어 먹기도 했다. 그 차고 달콤한 맛은 평생의 입맛의 기준을 정해 버렸다. 강냉이 엿장수의 가위소리도 그렇고 심지어 벌꿀을 가져 와서 미역과 교환하기도 했다. 돌미역은 만물을 향한 요술쟁이였다.그 달콤한 콩가루를 덮어쓴 쑥떡을 머리에 이고 온 할머니도 있었다. 마을 앞 바위틈에는 군침 도는 먹거리들이 지천으로 깔려 있었다. 철철이 새로운 해산물들이 기나긴 세월을 이어오면서 마을을 속인 일이 없었다. 주민들은 자연이 주는, 그것을 믿고 신뢰하고 힘들어도 기다렸다. 바다가 곧 집 앞 놀이터이고, 생명의 먹거리로 이어진다. 마을 앞바다의 수 만평에 이르는 넓은 돌바닥에는 돌김, 파래, 참고동, 갯고동, 따개비, 안장구, 참게, 말치, 토씨, 군소, 멍데이, 다시마, 말치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해산물이 서로 앞다투어 생존 경쟁을 하고 있었다.돌김은 옛날 임금님에게 진상할 정도로 유명했다. 그 고소한 맛은 천하의 일품이다. 김에 밥을 싸서 입에 넣으면 입안의 침이 참기름보다 더 고소함으로 가득 찬다. 지금도 자연산 돌김은 미식가들에게는 바다가 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김 채취는 겨울철에 하는데 다소 따뜻한 날을 선택해서 마을 주민들이 모두 모여 한꺼번에 동일한 시간대에 출발하여 돌김이 자란 바위로 향한다.가히 동네 주민들이 모두 모여 들어가는 모습은 한판의 전쟁터를 향한 군사들을 방불케 한다. 먼저 들어가서 돌김이 많이 자란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서 이웃사촌 같은 염치는 치장에 불과하다. 채취한 돌김은 볏짚으로 만들어진 자그마한 발에 물과 함께 김을 풀어 놓고 얇게 널어 건져서 발위에서 햇빛에 말리면 된다.돌김보다 좀 다른 파래는 다소 물이 더 깊은데서 자라는데, 건조 방법은 김과 같으나 불에 구우면 쓴 맛으로 변한다. 마을 앞 얕은 물에서 자라는 고동은 두 종류가 있는데 참고동과 갯고동이 있다. 참고동은 가장 흔하게 자라고, 삶아서도 먹고, 생것으로도 먹을 수 있다. 갯고동은 생것으로는 먹을 수 없고, 주로 놀래기 등 고기 낚시 미끼로 쓰인다. 안장구라는 말똥성게는 알이 붉은 색인데 깊은 물에서 자라는 보라성게에 비해서 맛이 달아서 밥에 넣어 비벼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었다.당나무와 김 사장은 또래 친구들이 불렀던 노래도 불러 본다.“바리(파도) 궂는다 배 올려라, 바리 잔다 배 내려라. 니(너) 배 네 배 돛 달아 놓고 시월 벌판에 돈 벌려가세, 빨간 보따리 돈 보따리, 처갓집 담 위에 올려놓고, 나는 좋아 나는 좋아 장모님 고무신도 나는 좋아!”부동산 비방을 이어간다. 전혀 그런 온천공의 권리가 독립된 물권으로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 전 소유자는 이미 부도를 예상하고, 전국에 온천을 이용 할 수 있는 이용권을 수만 장 팔아버려 김 사장과 다툼이 생겼고, 부도로 전 소유자를 만날 수조차도 없었다. 온천공 없는 온천은 앙코 없는 찐빵보다 못 했다. 온천 목욕탕을 운영 할 수 없었다. 결국 토지구획정리사업으로 보상 받은 돈을 모두 날려 버렸다. 김 사장은 부동산에 대한 자격도 있고 해서 어느 정도 전문지식이 있다고 생각 했는데 현실적으로는 어쩌면 부동산 ABC도 몰랐다고 할 수 있었다. 반풍수 집안 망친다는 말이 있다.그래서 신목이 된 당나무에게 부동산 ABC에 대한 비방을 듣는다. 일반적으로 부동산은 토지와 건물이 있는데, 이 중에서도 가장 요지의 토지를 찾는 것이 최상이다. 토지는 언제든지 건축이 가능한 토지와 그렇지 못한 땅이 있다. 서진국 작가 소위 도시계획법상 주거지역, 상업지역 등의 토지는 소유자가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건축허가를 받을 수 있고 자연녹지, 공원 등의 토지는 특정한 조건이 맞을 때에 한하여 건축 허가가 난다. 투자와 투기를 구별하는 기준도 건축허가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부동산의 권리는 소유권이 가장 큰 권리이고, 전세권, 임차권, 유치권, 담보권 그리고 관습법상 지상권, 분묘기지권 등 여러 권리가 있다. 이론적으로는 토지도 사람의 일생과 같이 돌고 돈다는 것이다. 키친이라는 학자가 부동산의 변화를 연구한 논문, 소위 키친 사이클에서 부동산도 사람과 같이 일생이 있다는 것이다. 유아기가 있고, 성장기, 장년기, 노년기가 있다는 것이다. 어느 한 지역을 염두에 두고 자세히 긴 기간을 통하여 부동산의 변화를 보면 초기에는 새로운 토지가 조성된다.그 토지에 사람들이 모여 활발한 사회 경제 활동이 이루어지다가 또 다른 지역이 새로이 발전하여 개발되면서 먼저 발전된 지역은 쇠퇴된다는 것이다. 과거 서울 강북권에는 최고의 주택지역과 상업지가 조성되었다가 일정기간이 지난 후 최고의 주택지가 강남으로 옮겨가면서 상당한 상권도 강남에 형성되었다. 부동산이나 인생도 결국 돌고 돌아 제자리로 환생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2023-03-15

<4>부동산 투자의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다

당나무가 어촌 마을 잠수부의 애환을 계속 이어간다. 굿을 하는 무당이 용마람 태수에게 “태수 태수 비개 태수 용마람에 대장, 대장이 오거 덜랑”이라는 주술로 죽은 머구리 아재의 영혼을 용왕전에 이르게 하는데, 문어귀신으로 보이는 흰 수염을 한 여덟 다리 대문어가 나타났다. 문어가 영리해서 각종 경기 결과를 예측하는 등의 영물로 여기기도 하지만 얼마 전 죽은 아재 머구리가 문어 용왕으로 변하여 새파랗게 젊은 부인에게 빙의가 되어 말을 한다.울음 섞인 부인의 목소리를 빌려, 왜 그동안 나를 그렇게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이 났느냐고? 그렇게 날카로운 작살로 수차례에 걸쳐 나를 찌르고 죽이고 했지 않느냐고? 이제 젊은 여자의 목소리로 변한다. 더 큰 목소리로 울면서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했겠느냐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서 그냥 굶어 죽느니 용왕이든 문어든 살기 위해서 그랬다고, 죽은 머구리를 살려 달라고 간절히 애원한다. 애원이 먹혀든 것처럼 굿청의 제단에 담아 둔 쌀이 조금씩 움직인다. 무당은 더욱 신명을 울려, 보란 듯이 원혼을 달랜다.1997년 11월 IMF가 닥쳤다. 노원구에서 주유소를 하던 김 사장은 주유소 토지는 그동안 번 돈으로 매입 했지만 건축물을 짓기 위한 자금은 모두 은행 융자로 활용했던 것인데, IMF로 인하여 은행의 금리가 한꺼번에 3%에서 7%까지 올랐고 매번 2년 단위로 연장 해주던 기간도 끝이나 버렸다. 그리고 그 동안 외상으로 기름을 가져 와서 팔아서 그 돈을 갚았는데 이제는 정유사에서도 외상으로 기름을 주지 않았다. 한꺼번에 큰돈이 필요했다. 다른 목 좋은 곳에 있는 다른 부동산을 내 놓아도 팔리지 않았다.결국 부도가 났다. 현실은 너무나 비참했다. 1997년 11월 22일 김영삼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계기로 대한민국 경제는 하루아침에 IMF관리 하에 운영되었다. 2001년 8월 23일까지 3년 8개월에 걸친 외환위기 사태,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던 대우그룹도 넘어갔다. 그동안 신경제를 내세우면서 세계부자대열에 끼었다고 자랑하던 게 엊그제인데 하루아침에 빚더미 삼류 국가로 전략되면서 수많은 기업들이 도산하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망하고 말았던가? 지하도에는 걸인이 속출하고 부도를 못 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도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증권에 투자 할 때 닭 계란을 한소쿠리에 담지 말라는 격언이 있다. 김 사장은 돈을 투자함에 있어 분산해서 투자해야 한다는 생각에 골몰 하였으나 적은 돈으로 쪼개어 투자한다는 것은 이론에 불과 했다.그 때 공기업에서 일 할 때 같은 부서에서 근무한 동료였던 강 선배가 S시가 고향인데 거기가 개발되고 있다면서 김 사장 보고 자기 고향동네에 와서 한번 토지개발 사업에 참여 해보라는 것이었다. 마침 그 때 강 선배와 같이 매입한 임야도 있었다. 그 동료 선배의 고향 마을이 S시의 외곽지 이긴 하지만 서울과 가까운 쪽이라서 장래가 있는 곳이었다. 그곳은 아직 주민들이 부동산에 대한 인식이 낮았고 부동산 투기 바람도 불지 않는 곳이었다.토지구획정리사업을 새로 시작하기 위해 조합원을 찾아다니며 참여 동의권을 확보하는데 밤낮이 없었다. 강 선배와 함께 T공기업에 있을 때 잘 알던 A건설회사가 토지구획조합을 구성하여 택지를 개발하는 사업에 참여 했던 것이다. 토지구획정리 사업은 민간조합이 일단의 지역의 토지를 택지로 개발하는 사업인데, 우선 이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토지소유자인 조합원들의 동의서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이었다. 벌써 다른 팀들이 회사를 끼고 설치고 있었다.다행히 이 지역은 강 선배의 집성촌이었다. 우선 강 선배는 집안 문중의 토지소유자를 맡고, 김 사장은 건설회사의 부사장과 함께 그 외 토지소유자를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설득하였다. 강 선배의 가까운 친척이 가장 많은 토지를 갖고 있고, 문중의 임야가 수만 평이나 편입되는 지역으로 자연녹지에서 주거지역으로 풀려 있었다. 서진국 작가 우리가 과반수 이상 동의서를 확보하여 강 선배의 친척을 조합장으로 추대하여 토지구획정리조합을 구성할 수 있었다. 그리고 A건설회사가 시공사로 계약이 이루어졌다. 이 일로 강 선배와 김 사장은 당초 약속한대로 상당한 금액을 보상금으로 받을 수 있었다. IMF로 서울에서 잘 운영 되던 주유소 부도가 나 그동안 엄청난 고난과 시련을 겪어 왔는데, 토지구획정리사업 성사로 어느 정도 회복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그 당시 전국적으로 온천관광이 유행했다. 대전 유성에 있는 온천 목욕탕을 경매로 낙찰 봤다. 그 당시만 해도 대전이 한참 발전 해 가고 있었다. 대전 과학엑스포 대회는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왔는데, 이를 통해 우리나라가 과학 선진국으로 가는 토대를 만들고 있었다.그런데 낙찰 본 온천을 수리하려고 하니 너무나 큰 문제가 발생했다. 법원에서 온천 목욕탕을 낙찰 봤는데 부동산 소유권만 취득하고 지하에 매설되어 온천물을 끌어 올리고 있는 온천공을 매입하지 못 한 것이었다. 온천공에 대한 권리는 소유권과는 별개의 권리로 독립된 법적 권리이었다.

2023-03-01

<3> 공매·경매 토지의 비방을 기술하다

토지개발공사도 주로 2년 장기 계약 방식으로 매각을 촉진했다. 토지개발공사에서 매각하는 토지는 주로 원시 매각이므로 명도의 문제는 아예 걱정할 필요가 없으나, 환매 조건부 매각도 있다.법원의 경매 토지는 매주 이루어지고 있는데 채권자가 법원에 강제 매각을 신청하여 법원에서 공개 경매하는 것으로 성업공사에서 매각 하는 부동산은 명도 책임을 성업공사가 지고 있는 반면 법원 경매는 매각 당사자인 법원에서 명도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 아직 채무자가 거주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반드시 명도 문제를 적극적으로 확인해야 하고, 합법적으로 명도가 가능하다 해도 최소한 명도에 따른 비용은 물론 조기 명도와 다툼을 해소하기 위하여 일정한 추가 비용을 감안하여 입찰을 봐야 한다. 유치권 문제, 광업권, 관습법상 지상권, 분묘기지권, 온천공에 대한 권리 등의 전문적으로 고려해야 할 내용이 너무나 많다. 그리고 농지의 경우도 조건부 매각이 된다.당나무는 박씨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박씨는 건너 마을에 있는 미스 김과 연애를 할 때 항상 당나무 뒤에서 만났다. 두 사람의 첫 키스부터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용감하고 우람찬 신체의 골격이 더욱 돋보였고, 애인 미스 김은 뽀얀 피부에 통통한 몸매가 너무나 섹시했다. 남자라면 누구나 갖고 싶은 인상이었다. 베트남 전쟁에 지원해서 월남으로 가기 위해 부산으로 간다면서 마지막으로 두 사람은 서로 이승에서는 헤어지지 말자고 몸을 나누었다, 애인 박씨는 죽었다. 그 후 미스 김도 이름 모를 병으로 앓다가 죽어 갔다. 그렇지 않아도 당나무에 쉬어 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건강에 대한 걱정이 대단했다. 그 후로 당나무와 김 사장은 몸이 아파 고생하는 사람들을 구제하는 것이 용마람 태수의 바람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김 사장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모은 돈으로 부동산에 투자하기로 했다. 부동산이야말로 어릴 때 가난했던 불행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현실적으로는 부동산을 살 수 있는 목돈이 없었다. 그나마 공기업에서는 장기 연부로 매각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었다. 토지 개발공사, 성업공사 등에서 길게는 3~4년에 걸쳐 잔금을 치를 수 있는 방법으로 연부매각을 하고 있었다.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경기도 출신 동료 직원 강 선배가 있었는데, 그 선배와 같이 성업공사와 법원 등에서 매각하는 공매 부동산과 경매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 김 사장은 서울의 지리도 잘 모르고 해서 강 선배의 고향인 S시에 부동산에 대해 공동으로 투자하기로 하고 자주 S시에 가고 있었다. 성업공사에서 매각하는 부동산에 입찰을 봤다. 최고가 공개경쟁 입찰 방식이었다. 좀 도시 변두리긴 했으나, 광로변이고, 주변에 구획정리지구가 있었고, 아파트가 여기저기 들어서고 있는 것도 고무적으로 발전 여지가 있는 곳이라고 강 선배가 설명했고, 김 사장이 봤을 때도 그렇게 느껴졌다.명당이니 양지니 음지니 하고 이론적으로 공부하긴 해도 현실적 투자 앞에는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다. 우선 가격 판단이 잘 되지 않았다. 앞으로 발전 전망에도 확신이 서지 않았다. 돈은 3년 분할 상환이라서 좀 낫긴 했으나, 계약금과 일부 중도금 줄 돈을 제외하고는 저축된 돈이 없어서 역시 걱정이었다. 그런데 우선 나대지라서 명도 책임이 없고, 걱정 끝에 첫 작품으로 변두리 광로에 있는 대지를 입찰을 봤다. 경쟁자가 제법 있었는데 김 사장이 차하위 입찰자와 근소한 금액을 더 쓴 것으로 발표 됐다. 그러나 매입 후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니 실제 거래 금액 보다는 제법 싼 금액으로 낙찰 본 것이었다.T개발공사 강 선배와 법원에서 실시하는 임야를 낙찰 봤다. 워낙 가격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법원의 경매는 매각을 촉진시키기 위해 낙찰이 안 되면 1회 마다 25%정도 떨어진 가격으로 경매가 진행된다. 임야는 명도 문제가 없어서 강 선배와 공동으로 매입했다. 그 후에 법원에서 실시하는 신개발지 진입도로변 임야를 입찰 보기로 하고 시장조사부터 하고 권리 관계, 개발행위 관련해서 입목도, 경사도 등을 모두 점검하고 반드시 낙찰 받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입찰예정가보다 상당한 금액을 더 높여 입찰을 봤는데도 근소한 차이로 떨어졌다. 법원의 경매는 경매 당일 최고 낙찰자의 입찰 금액을 그 입찰 장소에서 발표하기 때문에 바로 알 수 있다. 서진국 작가 김 사장은 그동안 모은 돈으로 서울의 북쪽 변두리인 노원구 쪽에 주유소를 할 수 있는 땅을 매수 했다. 그 토지는 중랑천 건너 광로에 인접되어 있어 토지 앞 소방도로는 있었으나 중랑천 건너 6차선 큰 도로와 연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적으로 교량을 놓아야 했다. 미리 고향 향우회를 통하여 구청에 알아보니 다행히 고향에서 오신 분이 간부로 있어 문의한 결과 가능하다고 하여 그러한 지식을 갖고 그 토지를 아주 싼 가격에 매입할 수 있었다. 주유소가 잘 되어 서대문구 이대가 있는 학사 골목 뒤편에 상가도 매입하였다.당나무는 가난한 잠수부들의 슬픈 사연도 기억하고 있었다. 김 사장 건너집 아재가 죽었다. 잠수부로 작업하다 심장마비로 30대에 죽었는데 김 사장과도 집안의 먼 친척 벌이 된다. 그 건너집 아재에게는 20대 부인과 아들과 딸이 한명씩 있었다. 그 집은 여느 다른 집들도 다들 그랬지만 너무나 가난하였다. 그 부인은 이웃 동네 아들이 없는 늙은 노인에게 씨받이가 되었다. 그 노인이 그 집에 찾아 왔을 때 집이 단칸방 밖에 없어서 그 애들은 갈 곳이 없어 밖에서 울고 있었다. 김 사장은 그들과 또래 친구였다.

2023-02-15

<2> 소위, 요지·명당의 비방을 서술하다

선돌가 당나무는 자신을 희생하여 벼락을 맞은 흔적이 수백 년을 지내 오면서 가장 힘든 상처이기도 하였다. 선돌가 당나무는 느티나무가 빙의가 된 신목이다. 김 사장이 어릴 때는 그런 것도 모르고 거기에 있는 작은 열매를 따서 대나무에 넣어 딱총 싸움을 하기도 하였다. 대부분의 당나무가 그렇듯이 선돌가 당나무에도 철이 되면 학과 두루미가 떼를 지어 날아들곤 하였다. 학과 두루미가 지금은 천년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지만 먹고 살기 어려운 과거에는 포수들의 사냥 거리였다.한번은 학이 나무에 떼를 지어 앉아 있는데, 포수가 총으로 막 잡으려고 하는 순간, 번개가 치고 천둥이 치면서 벼락이 떨어져 학은 모두 무사히 날아가고, 포수와 당나무는 번개를 맞았다. 동네 사람들은 아마도 당나무가 스스로 번개를 치게 하고, 천둥을 맞았다고 믿고 있었다. 마을 주민들은 스스로 자기를 희생해서 학을 보호한 당나무를 두고, 다시 한번 마을 수호신인 당나무를 더욱 주민들은 아끼고 신앙의 대상으로 여겼다.우리나라도 삼국시대 이후부터 풍수지리설에서 좌청룡 우백호가 등장한다. 좌청룡 우백호라는 명당이 있다 하여 나라의 도읍지는 물론 집터와 묘지에 이르기까지 선조 때부터 소위 명당이라는 땅들이 비싼 값으로 거래되기도 했다. 동양의 음양오행 사상에서는 그 방위를 동서남북과 중앙으로 나누며 동서남북에는 각의 신이 있는 것으로 본다. 그러므로 각 방위는 하나의 가상의 신과 연결되어 있다. 모두가 토지의 위치에 관한 얘기다.즉, 동쪽은 청룡, 서쪽은 백호이다. 북쪽에 앉아 남쪽을 바라볼 때 왼쪽은 청룡, 오른쪽은 백호가 되므로 좌청룡 우백호가 된다. 우리가 풍수적으로 좋은 자리 즉, 명당이라고 하면 이러한 사신의 특성이 잘 반영된 배치가 되어 있느냐로 판단하는 것이다. 또한 배산임수라 하여 뒤로 산을 등지고 앞으로 물을 내려다보는 자세를 갖춘 터로서, 풍수에서 여기는 마을이나 건축 조영물이 들어설 이상적인 지형이라 할 수 있다.조선조 건국 초기에 이성계가 무학대사와 함께 고려 때 음양풍수설의 대가인 도선국사의 영향을 받아 개경에서 한양으로 천도한 것이 유명하기도 하다. 이러한 풍수지리설에 의한 명당이 현대에 이르러서는 국가의 도시 계획과 경제적 개발 여건에 따라 공단과 택지, 도로 등 인위적으로 변화되고 있다. 이른바 현대의 명당이라는 것은 경제적인 이용 측면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활동하는데 얼마나 적합하고 효용성이 있느냐는 것으로 판단된다 할 것이다.소위 명당, 좋은 토지, 양지를 찾기 위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인류 문명사를 거슬러 고민하고 있다. 산업화 이후 토지는 인위적인 힘에 의하여 개발되면서 음지도 양지로 바뀔 수 있게 되었다. 도로가 나고, 공단이 개발되고, 택지가 조성되면서 조상을 잘 만난 후손들은 일시에 벼락부자가 되기도 했다. 일부 토지를 개발하는 사람들도 신흥 재벌이 되긴 매 일반이었다.옛날에도 흉가가 있었다. 당나무가 알고 있는 그 비밀은 용마람에 태수 대장에게 털어놓았다. 한번은 동이 막 트는 아직 어두운 새벽에 치마를 덮어쓴 젊은 여인이 당나무 앞터에 앉아 있었다. 마침 새벽에 길을 가던 낯선 나그네가 그 모양을 보고 업고 가다 며느리는 중치가 막혀 죽었다. 당나무는 그녀가 누구인지 잘 알고 있었다. 최조합 댁 며느리였다. 그 집은 동네에서도 가장 큰 기와집이었는데, 그 집에서 며느리가 자식을 낳지 못한다고 소박을 맞히었던 것이다. 그 당시만 해도 칠거죄악이라는 현실이 있었다. 시대를 거스를 수 있다면 몰라도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라고 했다.사실은 며느리가 자식을 못 가지는 것이 아니고 아들이 음탕하여 건넛마을 용여와 눈이 맞아 거기에 자식을 두고 본처를 미워하고 소박했던 것이다. 그 해 조합장은 읍내에 나갔다 심장마비로 죽었다. 그 집은 저녁이 되면 집 기둥에서 억울한 한이 못다 하여 비웃기라도 하듯이 깔깔되는 소리가 났다. 그 후 집안은 대대로 망했다. 마을에서는 그 집터가 기가 다했다고 말했다.김 사장이 일찍이 우리나라가 막 산업화가 시작되어 각종 대형 토지 개발 사업이 진행될 때 토지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공기업에 취직해서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은 큰 행운이라 할 수 있었다. 김 사장은 주로 공기업에서 매각하는 공매 부동산과 법원에서 매각하는 경매 부동산에 관심이 더 많았다. 그 중에서도 성업공사와 토지개발 공사에서 매각하는 부동산에 더 큰 관심이 집중됐다. 서진국 작가 성업공사에서 매각하는 부동산은 주로 은행에서 채권을 확보하기 위해 담보권을 행사해 취득한 부동산을 성업공사에 위탁해 매각하는 경우로 매각을 촉진하기 위해 매수금 상환조건이 가장 좋았다. 계약금 10%정도만 있으면 중도금과 잔금은 2년 내지 최고 4년까지 분할하여 장기간 상환하면 되었다. 법원에서 매각하는 경매 재산 취득은 상당 부분 명도에 대한 문제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나 성업공사에서 매각하는 부동산은 이미 은행 등에서 경매절차를 거쳐 취득한 후 성업공사에 매각을 의뢰한 경우이기 때문에 명도에 대한 문제는 현실적으로 거의 없었다.토지개발공사에서는 공단, 택지 등을 주로 국가로부터 위탁 받아 조성하고, 직간접적으로 원시 매각하는 것이므로 대부분 신개발지의 토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토개공에서 매각되는 부동산은 미리 감정을 하여 최저 금액을 정하여 놓고, 그 최저 금액 이상 최고 금액을 쓴 사람에게 낙찰되는 방식이다. 소위 최고가 낙찰 방식인데 장점은 수백 필지 매각 토지 중 최고 인기 있는 토지에는 많은 경쟁자가 몰리는 반면 그렇지 않은 토지는 잘만하면 최저 감정가에 근접하는 매우 싼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2023-02-01

<1> 당나무의 예언으로 공매에 참여하다

경북매일은 계묘년 새해를 맞아 서진국 작가의 단편소설 ‘당나무의 약속, 부동산 신화’를 연재합니다. 소설 ‘당나무의 약속, 부동산 신화’ 는 1950년대 삶의 각오를 1980∼1990년대 부동산 투자로 인생 역전에 성공한 기업체 사장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소설입니다. 이 소설은 격주 목요일 6회에 걸쳐 소개될 예정입니다.1. 껄껄껄, 조물주 위에 건물주 있다고, 허참! 동네 입구에 목 좋은 요지 땅에 서 있는 당나무가 말했다. 귀신도 빌딩은 쳐다봐야 한다고 또 깔깔댄다. 옛날 같으면 빙의가 된 당나무 앞에서 감히 여자들이 깔깔 되다니, ‘세월 이긴 장사 없다더니….’ 하면서 당나무가 혀를 찼다. 선돌가 마을 입구에는 수백 년 된 수령을 알 수 없는 당나무가 있다. 주로 느티나무와 은행나무는 위치에 따라 당나무가 될 수 있는데, 마을입구나 신당 곁에 서 있으면 당나무가 되어 마을을 지킨다. 당나무는 그 나무에 신령이 나무를 통로로 하여 강림하거나 그 곳에 머물러 있다고 믿어지는 나무를 말한다.단군신화에 의하면 환웅은 태백산맥 꼭대기에 있는 나무 신단수 밑에 강림하였다. 신목 신앙이 한민족의 태초부터 시작하였음을 알려준다. 고조선 이래 신목에 대한 신앙은 무와 더불어 오늘에 이르기까지 면면히 내려온다. 옛날부터 땅의 정기가 하늘과 통하는 곳에 신당을 지어 놓고 제사를 지냈다. 마을을 수호하고, 마을 주민들의 긴 삶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당나무도 결국 그가 서 있는 토지 위치에 따라 그 신분이 결정된다.태백산맥이 동해바다에 다다라 다시 불끈 솟은 선돌가, 마을 입구 최고 요지에 서 있는 신목이 된 당나무는 마을은 물론 국가의 과거와 미래를 모두 꿰뚫고 있다. 소박맞은 여자가 이 동네를 떠날 때도 잠시나마 당나무 앞에 앉아서 눈물을 흘리고 떠났고, 나무 위에 모여 있던 학들을 총으로 쏘려 던 포수를 벼락 맞게 한 것도 그랬다. 남남쪽 월남으로 베트남전쟁에 참여하기 위하여 맹호부대를 따라 떠났던 박씨도 여기서 애인과 포옹하다 끝내 떠나고, 슬프게도 전사했다는 통지만 돌아왔다. 가난해서 목숨을 담보로 한 머구리의 슬픈 애환의 사연도 서글프다. 선돌가 당나무에는 또 다른 큰 비밀이 있었다.선돌가에서 친구같이 자란 당나무는 김 사장과 반드시 지켜야 할 운명의 약속이 있었던 것이다. 당나무가 지금처럼 자라 신목이 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김 사장의 역할이었다고 당나무는 생각하고 있다. 날씨가 가물어 목이 말라 갈기갈기 말라 죽어 갈 때도 그렇고, 도로가 새로 나게 되어 당나무가 대형 포크레인에 베어 쇠톱으로 동강동강 잘릴뻔 한 것 모두가 김 사장이 목숨을 걸고 단식을 하여 우회 도로가 나게 한 것이다. 당나무는 김 사장에게 신목의 주술을 걸어 인생 역전을 할 수 있는 태수의 빙의를 씌워준다. “태수 태수 비게 태수 용마람에 대장” 지붕 위에 있는 용마람 최고 태수 대장에게 도술을 부려 달라고 맡겼다.김 사장은 용마람 태수 대장의 신령으로, ‘당나무의 약속, 부동산 신화’라는 한편의 신의 계시를 서술한다. ‘부동산 신화’는 부동산으로, 인생역전을 이룩한 생생한 실제 체험 사례를 바탕으로 기술 한 것이다. 김 사장은 지난 밤에 당나무의 신령스러운 꿈을 꿨다. 당나무가 자기 자리를 내놓으면서 거기에 앉으라고 한 것이다. 평소에도 김 사장은 마을의 수호신인 그 당나무를 믿고 있었다. 김 사장이 A토지구획정리조합으로 아내와 함께 승용차로 가면서 생각에 잠겼다. 조합이 마련한 회의실에는 수백 명의 인파가 웅성대고 있었다. 민간 조합에서 체비지를 공개 추첨을 통하여 매각하고 있었다. 남자들보다도 여자들이 더 많아 보였다. 여기저기서 몇 명씩 모여서 수군거리고 있었으나 대부분 초조한 마음으로 간절하게 소원을 빌고 있는 것 같기도 하였다.김 사장도 이번에 조합에서 매각하는 체비지 공매에 참여하기 위해 5일 전에 미리 입찰보증금을 입금하고 오늘 공개 추첨을 통한 매각 절차에 참여하고 있었다. 입찰방법이 감정가로 해서 입찰 통에 넣고 입찰표를 공개적으로 뽑는 방법이었다. 복불복이었다. 김 사장은 조합이 매각하는 토지 중 가장 요지 중의 요지의 두 필지에 참여했다. 먼저 한 필지에 87명이나 투찰한 토지부터 공매 절차를 진행했다. 조합에서 입찰에 참여한 사람이 너무 많아 이를 해소하기 위해 가장 많이 참여한 필지부터 개찰했다. 서진국 작가 민간이 하는 토지구획정리사업은 행정기관에서 도시계획으로 지구단위계획구역을 지정한 곳에 토지소유자들이 민간조합을 만들어 택지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원칙적인 측면에서 보면 토지소유자들이 일정한 동의 형식으로 구성한 조합이 시행사이고, 조합이 직접 택지개발을 할 능력이 없으므로, 그러한 능력을 가진 건설업체 등과 계약을 체결하는데, 이를 시공사라 한다. 일반인들이 토지구획정리지구에 부동산을 투자하면, 대체로 안전하면서 발전 가능성이 가장 높은 투자의 방법 중 하나이다.구획정리 방식의 토지의 변화는 당초 자연녹지 상태에서 도시계획으로 지구단위 계획이 지정될 때 가장 가격이 폭발적으로 뛴다. 그 후 조합이 구성되어 개발 계획이 승인되어 큰 도로망이 나오면 다시 한 번 가격 상승 요인이 생긴다. 산을 깎는 등 본격적인 사업을 할 수 있는 실시계획이 승인되면 필지별 감정을 하여 환지예정지를 지정하는데 이때가 되면 자기 토지의 위치를 알 수 있어 또 한 번 토지의 신분이 변한다. 마지막으로 사업이 완료되어 환지처분이 되면 모두 건축이 가능하고 신번지가 나와 등기가 된다.

2023-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