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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개 세 달 버릇 15년 간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개가 교육을 받는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야 할 개가 교육을 받지 않으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구속된 삶을 살게 된다. 산책할 때 말을 듣지 않는다고 심하게 목줄을 당겨지게 될 것이고, 손님이 왔을 때 짖거나 공격하려 들테니 개 집에 가두어 두게 될 것이다. 식사 때 식탁에 오르려는 개들은 가족들과 함께 있지 못하고 묶여 있게 될 것이다. 개는 15년 정도가 평균 수명이다. 이 시간동안 사람들과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사람들과의 생활에 필요한 필수적인 행동방법을 교육받아야 한다.낯선사람을 만났을 때 당신의 개는 어떻게 행동하는가? 경계심이나 수줍음을 보이지 않고 당신의 곁에서 얌전히 잘 있어야 한다. 당신과 같이 있을 때 낯선 사람이 다가와 개를 만졌을 때 당신의 개는 경계심이나 수줍음을 보이지 않아야 한다. 개들이 많이 가는 장소인 동물병원이나 애견미용실, 애견 카페를 갔을 때 당신의 개는 어떠한가? 수의사의 진찰행동에 잘 응할 수 있는가? 애견미용사에게 까다롭게 굴지는 않는가? 애견 카페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처음보는 개들에게 약간의 관심정도가 아니라 다가가서 거친행동을 하지는 않는가? 당신의 개는 당신이 가자는 곳으로 가고, 앉아 기다리라고 하면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이 다니는 길과 공공장소에서 얌전히 이동할 수 있어야 하고, 필요에 따라 앉아있고, 엎드려서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당신이 부르면 개는 당신의 말을 듣고 당신에게 달려올 수 있어야 하고, 처음 보는 물체를 가진 사람들을 보더라도 당황하거나 짖거나 공격하거나 도망가는 행동을 보여서는 안 된다. 개는 어린이들 주변에서도 안전해야 하고, 이웃들이 보기에 안심할 수 있어야 하고, 주인과 있을 때 행복함을 주면서 타인에게 피해주지 않아야 한다. 당신의 개는 어떤가? 이런 조건을 만족하고 있는가?우선 강아지를 데려와서 함께 살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알아야 할 이야기를 먼저 해본다. 프로이트는 사람의 정신세계를 분석하며 유아기부터 성장기별로 성격형성에 관련된 주요한 단계를 설명한 바 있다. 개들도 태어나서 시기별로 특징을 알아야 하고 단계별로 교육을 위해 중요한 시기가 있다. 따라서 엄마 개가 강아지를 어떻게 교육시키는지를 아는 것이 엄마개의 역할을 대신 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필요하겠다. 엄마 개는 강아지가 생후 5주가 되면 바른 행동을 가르친다. 젖을 먹는 시기에 엄마 개는 자신을 귀찮게 하는 것을 싫어하는데, 강아지가 잘못된 행동을 하면 엄마 개는 으르렁거리거나 짖고, 물기도 하여 강아지를 가르친다. 강아지들은 이런 상황을 몇 번 겪으면 엄마 개를 살피기 시작한다.이 시기에 엄마 개는 강아지에게 리더에 대한 존중을 가르치게 되는 것인데, 이런 교육을 받지 못한 강아지는 성장 후 보호자의 질책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 생후 7주 정도가 되면 강아지는 감각기능이 발달하여 사람과의 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에 새로운 집으로 가기 적당한데, 그 전에 엄마 개와 헤어지게 되면 향후 사람 보호자를 만났을 때 과잉집착, 공격성, 불안, 지속적인 짖음을 보일 수 있다.강아지가 12주가 넘도록 엄마 개나 형제 개들과 같이 생활한 경우에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해져서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기가 어려울 수 있다. 이것은 강아지의 사회화 능력이 지나치게 단순해져서 자신의 행동을 관리하는 능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인데 이런 강아지는 사람가족에게 신경을 안 쓰게 되므로 가정에서 길들이는 교육이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개는 생후 7주에서 12주 사이에 보호자가 되는 사람과 다른 사람들, 그리고 다른 개들과의 만남을 통한 사회화 과정이 중요하다. 이 시기에 강아지가 어린이들과 접촉을 많이 못했다면 성장해 어린이와 함께 있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이 시기의 정신적 충격이 있는 사건이나 나쁜 경험, 특히 공포감을 느끼는 상황은 매우 좋지 않다. 공포감을 느끼고 있는 강아지를 만져주거나 안심시키면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이 괜찮다는 인식을 줄 수 있는데, 차라리 강아지가 좋아하는 것으로 주의를 돌려 겁먹은 행동이 사라지게 하는 편이 더 낫다. 강아지 시절에 투자한 시간과 노력은 경험이 되어 훗날 사회생활에 적응하는 반려견의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기억하라. 생후 7주에서 12주 사이는 강아지가 보호자를 잘 따를 때이므로 생애동안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과 환경을 겪게 해주고 특별히 좋은 경험과 다양한 대상들과의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서라벌대 반려동물연구소장(마사과 교수)

2019-07-23

이름을 지어 불러주는 특별한 동물

몇 년간 직장인, 학생들에게 의사소통능력과 관련한 특강이나 교양수업을 진행할 기회가 있었는데 깨달은 것이 있다. 인간은 말과 글을 통해 의사소통을 하는데, 사회생활에서 언어는 개인이 사회에서 얼마나 적응하였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핵심도구가 된다는 것이다. 언어와 관련된 장애아동과 가족의 관계성 연구의 결과를 보면, 아무리 심한 장애가 있는 아이라도 그 아이에게 실제적인 언어이해 능력만 있으면 가족간 애정 정도가 좋았다고 한다. 그러나 가벼운 장애가 있더라도 언어능력이 없는 경우에는 인간관계나 사회적응이 매우 어렵고, 가족은 심한 좌절감을 느끼고 아이에 대한 애정도 매우 적었다. 최근 다문화가정 아이들과 교육에 소외된 아이들을 위한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 가장 먼저 학내 한국어 어학당 운영을 추진한 이유는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이주자나 망명자들이 새로운 사회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언어를 배우는 속도와 숙달 정도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개인이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의사소통을 위한 언어이해와 사용이 기본 중의 기본이다. 사람이 그런 것처럼 개가 인간사회에서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개의 언어를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이 기본이라 할 수 있다. 개의 언어를 잘 이해한 사람은 개에게 사랑을 줄 수 있고, 개도 사람에게 잘 적응할 수 있게 되어 사람과 개 사이에 발생하는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우선 알아야 할 사실은 개는 사람이 말하는 단어의 미묘한 뉘앙스까지 식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세 살 아이가 말은 하지 못하지만 어른들의 말을 알아듣는 것을 경험한적 있는가? 외국어를 알아들을 수는 있지만 유창하게 말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말을 하지는 못하더라도 말을 이해할 수는 있는 것이다. 언어능력은 말을 알아듣는 수용언어와 말을 하는 생산언어로 구분할 수 있다. 개는 수용언어를 가지고 있다. 사람의 지시에 따르거나 사람의 단어에 반응하여 현명하게 행동하는 것이 가능하다. 구강구조 등의 해부학적 특징으로 언어를 사람처럼 생산할 수 없을 뿐 수용언어는 발달해 있다. 한집에 여러 마리의 개를 기르고 있다면 개들이 자신의 이름에 정확히 반응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또한 “이제 자볼까?” 라고 말했을 때 개들이 침실과 침대로 향하고 “배고파?”라는 말에 개는 자신의 밥그릇으로 다가가기도 한다.“산책하러 가자”라는 말에 개는 현관문에 가서 기다리기도 하고, “앉아”, “손”, “엎드려”, “붙어”, “점프”등의 다양한 명령어에도 정확히 반응한다. 이외에도 개체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개의 언어수용능력 때문에 정식으로 가르치지 않은 단어에도 개들은 반응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개와 의사소통을 잘 하기 위해서 개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왜냐하면 당신이 집에서 다른 가족을 향해 “이리와, 앉아서 같이 TV보자”라고 이야기 했을 때 사실개의 입장에서는 크게 당황할지도 모른다. 개들이 흔히 알고 있는 “이리와”, “앉아”라는 명령어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개는 사람이 말하는 수많은 단어 중에서 어느것이 자신에게 향한 것인지를 사람의 몸짓(눈짓)을 보고 판단한다. 개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주의를 끌면서 “이리와”, “앉아”라고 했다면 개는 당황하거나 오해하지 않을 것이다.일상생활에서 몸짓이나 시선 없이도 개에게 혼란을 주지 않는 방법은 개 이름을 먼저 불러주는 것이다. 그러면 개는 자신과 관계있는 사람의 단어를 구분할 수 있게 된다. 개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주목해! 다음에 말하는 메시지는 너에게 향하는 거야”를 의미하게 된다. 개에게 말을 걸때는 명확하게 해야 하는데, 개에게 뭔가를 시키고 싶을때는 반드시 먼저 이름을 불러주어야 한다. “자몽, 이리와”, “자몽, 앉아” 라고 하면 된다. “이리와, 자몽”, “앉아, 자몽” 하는 것은 좋지 않은데 개의 이름이 불린 후에 의미를 가진 단어가 지속되지 않으면 개는 뭘할까요? 라는 표정으로 당신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번 더 “앉으라고”라고 이야기 하면 앉겠지만 개는 이름이 불리는 순간 사람의 요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름을 먼저 불러주고, 원하는 행동을 이야기 하는 것이 개와의 의사소통에서 기본이며 간단하지만 중요한 일이다.개 이름은 어떤 이름이 좋을까? 개는 두 음절 정도의 이름이 부르기 쉽고 반응을 이끌어 내기 좋다. 개의 이름이 주변사람들에게 개를 인식하게 하는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 강한 이름, 혐오스러운 이름은 개가 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사람들이 그 개에 대해 선입견을 가질 수 있으므로, 밝고 부르기 좋은 이름으로 주변 사람들이 내 개에게 좋은 인상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서라벌대 반려동물연구소 소장(마사과 교수)

2019-07-16

개의 서열관계와 공격성은 별개문제

최근에 개가 아이를 공격한 사건 때문에 SNS에서 관련 토론이 뜨겁다. 우선은 개가 인식하는 사회에서의 지배와 우위, 서열에 대한 이해가 우선 있어야 하고 개들이 세상을 인식하는 방법이 어떠한지, 서로 어떻게 다른 개체들과 관계를 맺는지, 리더가 되는 개는 어떻게 자기를 따르는 개들을 대하는지, 서열관계가 낮은 개들은 어떻게 서열 높은 개들을 대하는지, 공격성의 근본이유를 알지 못하면 개와 사람이 사회에서 평화롭게 공존하지 못하고 개에 물리는 사건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 개는 함께 살고 있는 가족들과 이미 서열이 형성되어 있지만 서열과 공격성은 별개 문제이다.우선 전제가 되는 중요한 핵심은 콜로라도 대학교 명예교수인 마크 베코프가 이야기한 것처럼 개들이 가진 지배, 주종관계 개념은 사람들이 대부분 생각하는 고통을 주고 조종하고 벌하는 방식으로 적용되는 지배개념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개 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은 서열을 가지고 지배행동을 보이는 개체가 있는데 에드워드 윌슨에 의하면 동물은 세가지 유형의 서열형태를 가진다. 첫째는 폭정이라는 개념의 형태다. 폭정은 한 개체가 집단의 모든 개체를 지배하며, 지배당하는 개체끼리는 위계의 차이가 없다. 즉 AB=C=D=E 이다. A가 모든 다른 개체들보다 우위에 있지만 BCDE는 같은 위치에 있게 된다. 두 번째는 선형적 서열인데, ABCDE로 표시할 수 있고 BD, BE, CE 관계가 보존된다. 즉 모든 구성 개체들이 서열상 높고 낮음이 순서대로 명확하게 정해진다. 비선형적 서열은 다른 모두를 지배하는 하나의 개체가 반드시 존재하지 않을 수 있고, 개체들의 관계가 선형적 순서를 따르지 않는 경우이다. AB, BC, CD, DE 이면서 EA, DB일수도 있는 경우이다. 누가 가장높은 서열인지 가장낮은 서열인지 알 수 없고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서열이 존재한다. 동물들은 이처험 크게 세가지의 유형의 서열형태를 가지는데, 사람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개는 세가지 유형중 두 번째인 선형적 서열을 이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즉 개들이 모이면 특별히 평등하지 않고, 거의 항상 지위 구분이 엄격해서 서열이 사다리를 닮았다. 개는 A가 B보다 높고 B가 C보다 높으면 반드시 A가 C보다 서열이 높다. C가 A보다 서열이 높기도 하는 복잡한 비선형적인 서열관계는 관찰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많은 훈련사들이 사람과 개가 조화롭게 살아가려면 사람이 개보다 서열이 높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실 개들은 서열이 결정된 상태에서 그에 맞게 행동하는 것을 편안하게 여기기 때문에 함께 지내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어린 강아지들은 자신의 부견 모견보다 서열이 더 위에 있는 손위 형제자매 개들에게 복종하지만 부모개와 손위 형제자매 개들은 어린 강아지들을 먼저 먹인다. 이것이 개 서열관계를 한마디로 보여주는 핵심이다. 부모개는 제일 큰 자식보다 서열이 높기 때문에 먹을 것이 부족하면 큰 자식들의 먹는 양을 줄이고 어린새끼들을 먹인다. 즉 개 세계에서의 서열의 진정한 의미는 먹을 것을 배당할 때 드러난다. 또한 서열이 높은 개는 잠재적 짝과 실질적 짝, 영역, 쉬는곳, 잠자는 곳 등 다양한 자원들에 대한 접근을 지배하고 통제하기도 한다. 개 세계에 실제 존재하는 이런 주종관계 개념은 사람과 조화롭게 잘 살아가기 위한 올바른 관계형성을 위해 정확히 이해되고 적용되어야 한다. 사람들은 가혹한 훈련방식을 정당화하고 원치 않는 행동에 벌을 줄 때 개의 서열관계 특성을 구실로 삼는다. 이는 잘못된 것이다. 개들의 세계에서 지배가 가지는 의미를 오해하면 개를 학대하게 된다. 사람이 개를 지배해야 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춘 훈련법은 사실 과학적이지는 않다. 꼭 알아야 할 사실은 서열관계에서의 지배개념과 공격적인 개는 별개문제인데, 공격적인 개들은 우위에 있고 싶어서가 아니라 두려움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친숙하지 않은 성인이나 아이를 무는 개는 겁이 많은데, 대부분 이런 개들은 강아지 시절의 부적절한 사회화 과정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의 개는 아이를 위협을 느끼는 대상으로 인지했을 가능성이 크다. 강아지 시절부터 사소한 행동에도 칭찬과 어루만짐을 받고, 두려움과 소심함을 가지게 되는 개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사람과 개의 공존, 동물권에 기반한 존중들을 유지할 수 없기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강아지때부터 어떻게 개와 공존할 수 있는지 알게하는 교육시스템의 구축과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인재양성이 시급해 보인다./서라벌대 반려동물연구소 소장(마사과 교수)

2019-07-09

개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

지난 칼럼에서 개와의 올바른 산책을 이야기 했는데, 이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다.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사람도 있고, 오래 전에 알려진 이론 이야기이지 요즘에도 적용되느냐는 의견, 우리 개는 그렇지 않은데 문제가 있느냐는 분도 계시고, 내용은 괜찮은데 표현이 강해서 사람들이 듣기에 불편한 이야기일 수 있다는 전문 훈련사의 의견까지 매우 다양했다.사실 개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을 말하기란 매우 어렵다. 현재까지 개와 관련한 여러 연구의 결과에서 알 수 있는 확실한 하나의 결론은 개들 사이에는 엄청나게 많은 변동성이 있다는 것인데, 각각의 개들이 차이점이 있다는 것은 지금까지 알려진 여러 연구들을 통해 알려진 일관된 결론이다.사실 개의 행동에 대해서 모든 개, 대부분의 개, 또는 많은 개들이 이렇다 저렇다고 말하거나 개와 늑대가 어떤 점이 비슷하거나 다르다고 명확히 말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예전 연구실에 출근하던 로트와일러(일반적으로 용맹한 품종으로 인식된다)는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덩치를 가지고 있는데, 장애인을 비롯한 어린이들과도 아무 문제없이 잘 지내고 다양한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로트와일러 품종에 알려진 공격성(히틀러의 경비견으로 활약한 개도 있었던 품종이다)을 아는 이들은 가까이 오기를 무서워했지만 연구실 사람들에게 애교도 보이고 착한 행동을 하는 개였다.옆구리를 건드리며 공격신호를 주면 특유의 공격성을 나타내도록 훈련받았다는 것을 나중에 알고는 별로 가까이 가고 싶지 않았지만, 평소에 그 개는 매우 사랑스러웠다. 이처럼 개에 대하여서는 정설이 없다. 어떤 품종이 어떠하다라고 일반적으로 말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개 행동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어려운 점이 매우 많아서 일반화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객관적 사실들이 주관적 해석 때문에 논란이 되기도 한다.개를 키우는 사람들은 자신의 개가 다른 개와는 전혀 다르고, 세상에 하나뿐인 개라고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다. 개 주인은 대부분 그렇게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사실이다. 개에 대해 실제 아는 사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하여 일반화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사실 맞는 말이다. “말 못하는 존재에게 목소리를 부여한다는 것은 그들이 무슨말을 하는지 아는채 하기 전에 먼저 그들에게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라고 이야기한 매트마지니의 이야기에 동의한다.궁극적으로는 개와 사람사이에 형성되는 상호관계에 초점을 맞출 때에 개에 대해 더윽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개에 대해 이해해야 할 뿐만 아니라 개가 사람을 어떻게 이해하는지도 이해해야 한다. 과학적인 많은 연구들을 살펴보면 개가 생각하고 느낄 줄 안다는 것이 밝혀져 있는데 개가 생각하고 감정을 가지는 동물이라는 것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사람들은 문제행동을 보이는 자신의 개에 대한 이유를 알고 싶고 빠른 해결을 원하지만 각각의 개마다 해결을 위한 답이 다를 수밖에 없어서 즉각 해결책을 제시하기는 어렵다.개와 관련해서는 일반적 상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인 각각의 개를 이해하고자 노력해야 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것이 최근 특정 전문훈련사들의 연봉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이동훈개의 문제행동을 해결하려면 내 개가 평소에 무엇을 알고, 느끼고, 행동하는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것이 가능하려면 개의 행동을 읽을줄 알아야 한다. 반려동물 주인들이 반려동물 행동에 대한 이해가 커져갈 때 궁극적으로 동물들의 삶의 질이 좋아지고, 그에 따라 사람의 삶의 질도 좋아질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반려동물에 대해 과학적으로 밝혀진 여러 사실들을 이야기로 써보고자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반려동물의 유전적 다양성을 생각해야 하는 시대이고, 반려동물들이 살아갈 곳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반려동물의 형질을 선택하는 책임있는 브리딩 관행도 정착해야 할 것이다. 개의 삶에서 사람은 전부이고 모든 것이지만, 사람의 삶에서 사실 개는 일부분일 뿐이다.이 때문에 사람의 책임감은 더욱 막중하다. 개가 사람에게 가질 수 밖에 없는 의존성을 생각할 때 개들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개가 행복할 수 있는 것을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각각의 개가 다르고 일반적 개 상식을 말하기 어렵지만 개를 공부해야할 이유다. 개들은 우리를 전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에./서라벌대 반려동물연구소 소장(마사과 교수)

2019-07-02

개와 산책하는 올바른 방법(下)

개는 산책에서 만나는 다른 개들을 잠깐 만날 때 외에는 대부분 다른 개들과 떨어져서 지낸다. 개들은 어떻게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을 얻을까? 결국에는 곁에 있는 반려자 즉 사람에게서 배운다. 사람이 개와 올바른 방법으로 산책하면 개와 더 친해질 수 있지만 잘못하면 개의 문제행동을 만들 수도 있다.개와의 산책에 대하여 매우 상반된 두가지 견해가 있는데, 사람이 산책시 주도권을 가져야 개가 서열관계를 바르게 인식하여 평상시에도 사람을 잘 따른다는 견해가 있고, 정반대로 서열 가르치기는 나쁜 방법이고 개들에게는 지배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개들에게 지배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완력을 쓰지않는 훈련법을 강조하고, 지배에 근거한 방법을 비난하기도 한다.사람이 우두머리임을 개에게 각인시킬 필요가 없고, 친절과 사랑만으로 충분하다는 주장도 있다.과학적으로 밝혀진 동물행동학 연구결과들은 개들의 세계에는 분명 서열관계와 지배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개들에게 적용되는 지배, 주종관계 개념은 사람들이 사람사회를 떠올려 대부분 생각하는 고통을 주고 조종하고 벌하는 방식으로 적용되는 지배개념과는 분명히 다르긴 하다.개 세계에 실제 존재하는 서열과 주종관계 개념은 사람과 개가 조화롭게 잘 살아가기 위한 올바른 관계형성을 위해 정확히 이해되고 적용되어야 한다.개들이 산책시 자유롭게 냄새를 맡게 해주기 위해 목줄을 풀어 주거나 자유롭게 해주는 것이 개들을 위해 좋은 일이긴 하다. 하루종일 실내에서 개를 가두어 키우기 때문에 산책을 나가는 시간만큼이라도 자유롭게 개들 특유의 감각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자유롭게 마킹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개들 입장을 배려하는 개 주인의 사랑이라 생각한다.하지만 산책에서 이런 자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으려면 최소한 주인이 불렀을 때 개가 주인에게 돌아오는 관계는 먼저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개가 산책 시 야외에서 주인이 불러도 올 생각을 하지 않는 상태라면 자유롭게 풀어주어서는 안된다. 개를 산책할 때 “하지마”, “그만해”, “안돼”라고 주인들이 자주 말하는 것을 듣게 되는데, 산책할 때 “옳지”, “착하지”, “잘했어”등의 칭찬을 통한 긍정강화법을 사용할 수 있는 관계라면 매우 훌륭한 상황이다. 개 주인이 개를 지배할 수 있는 지위획득을 위해 개에게 강압적 방법을 꼭 사용할 필요가 없긴 하지만 이미 개가 주인보다 서열상 위에 있다면 좋은말과 칭찬만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평소에 주인이 자신의 개들을 통제하고 사회에서 조화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산책시 낯선 사람들이 개를 귀엽다고 만지려고 하면 “그러지 마세요”라고 거부하는 것이 좋다.주인은 개를 귀여워해주어 자랑스러울지 몰라도 개는 큰 스트레스를 느낀다.산책과 배변은 할 수 있다면 분리해서 길들이는 것이 좋은데 산책할 때만 배변하도록 습관을 들이면 비가 오거나 날씨가 좋지 않아 산책을 갈 수 없을 경우에 배변장애가 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풀숲을 산책하다 개가 진드기에 물리게 되면 기구를 이용해서 피부 속에 박힌 침까지 다 제거한 후 피부 상처 소독제로 소독해주어야 하는데 직접 하기 힘들다면 바로 동물병원을 찾아 진드기 제거와 함께 정도에 따라 연고 및 내복약을 처방받아야 한다.진드기에 물린 부위는 수일 동안 발작, 부종과 가려움증이 동반될 수 있고 드물지만 진드기에게 물리면서 감염되는 진드기 매개 질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진드기 매개 질환에 감염되면 빈혈이 생기거나, 혈소판 감소증 또는 백혈구 감소증이 흔히 발생하므로 진드기에 물린 후 또는 풀밭을 산책한 후에 피부 여러 부위에 피멍이 든다거나, 식욕과 활력이 저하되고, 체중감소 또는 열이 나는 등의 증상이 보인다면 즉시 동물병원으로 가야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산책할 때 목줄을 착용하여 개가 풀숲으로 마구 뛰어드는 것을 막아서 노출을 최소화하고, 동물병원에서 판매되는 진드기 기피제나 진드기 구제약물을 정기적으로 적용하는 방법이 있다.하지만 진드기 구제약물 등은 간혹 개의 신경계에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데 약물 적용 후 경련 혹은 기면과 같은 증상을 보인다면 수의사와 상담하여 적절한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서라벌대 반려동물연구소 소장(마사과 교수)

2019-06-25

개와 산책하는 올바른 방법(上)

개는 일반적으로 먹는 것보다 산책을 더 좋아한다. 보통 개들은 새끼에게 젖을 물리고 있을 때도 먹을 것을 보면 새끼를 밀치고 먹이를 향해 달려갈 만큼 먹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보다 더 좋아하는 것이 정기적으로 산책을 해온 개들이 원하는 산책이다. 정기적으로 주인과 산책한 개들은 먹는 것보다 주인과 함께하는 산책을 더 좋아한다. 사실 산책시간은 불규칙한 것이 좋은데, 사람들은 일정한 시간에 개와 산책하여 문제를 만든다.개는 시간에 굉장히 예민한 동물이라서 일주일 동안 같은 시간에 산책을 나갔다면 개는 그 시간을 정확히 기억하는 편이다. 그래서 산책 갈 시간이 가까워지면 개는 밖으로 나가고 싶어 불안해 하고 낑낑거린다. 만약 주인이 그 시간을 무심히 지나치면 개는 당연히 산책을 가고 싶다고 조르거나 짖게 된다.개의 이런 행동을 오해하는 주인도 있다. “우리 개는 아주 영리해요. 시간을 다 알아요” 하지만 이런 생각은 사람의 착각일 뿐이고, 개는 속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봐 이제 슬슬 산책시간인데, 뭘하고 있는거야 빨리 날 모시고 나가야지” 정기적인 시간에 하는 산책이 반복되어 개가 계속해서 짖어대면 주인은 어쩔 수 없이 개의 요구대로 산책을 나갈 수 밖에 없어진다.아파트 등에서 개 짖는 소리는 이웃의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다. 이정도 되면 개의 산책에 사람이 끌려가는 모양새가 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서열을 중시하는 개의 입장에서는 주인의 머리 위에 있으려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꼬박꼬박 산책을 데리고 나가면 개는 사람을 자기가 길들였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필히 기억하라. 산책 시간을 규칙적으로 정하지 말아야 한다.산책은 주인의 상황에 따라 나가야 한다. 시간에 관계없이 주인이 주도권을 늘 가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산책을 나가지 않아도 된다. 그래야 개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짖어대는 일도 없다. 습관적 산책은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개를 키우는 사람들은 매일 빠지지 않고 산책을 나가주는 것이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개는 산책이 습관화되면 습관대로 하지 않는 것에 불만을 가지게 되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산책은 주인 마음대로, 형편에 따라서 가능한 불규칙한 시간에 하라. 산책을 의무로 생각할 필요도 없고 산책을 가지 못한다고 고민할 필요도 없다. 더 나아가 정기적 산책의 결과로 개가 줄을 가지고 와서 산책을 가자고 조르는 경우가 있다. 이때 주인은 개가 똑똑해 보이고 심지어 이것을 자랑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이 모습은 개가 주인에게 산책을 가자고 명령하고 있는 것이다.이것은 서열상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개가 서열이 낮은 주인에게 산책을 요구하는 모습인데, 이때 개의 요구에 따라 산책에 응해줘서는 안된다. 이때 산책에 응해주면 개의 본능은 점점 주인에게 복종이 아니라 자기 마음대로 하려 할 것이다. 개가 줄을 물고 와서 산책을 가자고 조를 때는 일단 거부해야 한다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한다. 산책에 나가서도 개가 사람보다 앞서가거나 줄을 당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개가 힘이 넘쳐서가 아니라 개가 주인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 주종관계를 역전시키는 방법은 한가지 뿐이다.주인이 가고 싶은 곳으로 개를 이끌고 가는 것인데, 개가 앞서지 못하게 하고 반드시 뒤에 따라 오도록 해야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를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리더워크인데, 개와 시선을 맞추지 않은 상태에서 개가 앞으로 가려고 하면 빙글 돌아서 방향을 바꾸어 반대방향으로 가고, 다시 앞으로 나가려고 하면 다른 방향으로 전환하여 사람이 가고 싶은 데로 걷는 방법이다. 이사람 저사람이 돌아가면서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산책에서 개의 운동량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운동을 많이 시키면 개도 체력이 길러진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왕성한 체력을 발산하고 싶어하고 그렇지 못하면 개는 스트레스가 쌓이기도 한다. 결국 개와의 장거리 산책이나 달리기로 습관이 되는 경우들이 있다. 지나친 운동형 산책은 단명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지나친 운동은 개의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 대형견이라고 해서 장거리를 달리게 할 필요가 없으며 지나친 운동은 피하고 주인과 적당한 운동을 하면 되는데, 몸집이 큰 사람이 작은 사람보다 운동을 특별히 더 많이해야 하는 것은 아님을 생각하면 된다. 몸집이 큰개라고 운동을 무조건 많이 해야하는 것은 아니다./서라벌대 반려동물연구소 소장(마사과 교수)

2019-06-18

반려동물 경제, 펫코노미(2)

반려동물 산업은 세계적으로 이미 거대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반려동물 산업이란 사람들과 함께 동거하면서 사람들에게 행복과 즐거움이라는 가치를 제공하는 반려동물과 반려동물에 관련된 용품 및 관련 서비스를 총칭한다. 반려동물을 소재로 한 1, 2, 3차산업 분야 전체와 문화, 복지 및 관광 등 주변영역을 포함하여 산업분야가 갈수록 다양화되고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지금까지는 반려동물의 분양, 사료 및 용품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으나 최근에는 건강, 의료영역을 비롯한 3차산업 영역으로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이며 반려동물 동반 카페, 호텔 및 테마파크 등에 이어 캐릭터, 영화산업같은 문화콘텐츠 산업으로까지 사업 영역이 확대되고 있으며 최첨단 BT기술을 활용한 고부가 서비스 분야도 포함되고 있다.세계 미래학회에서 미래 10대 전망 중의 하나로 반려동물 산업이 급속하게 팽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핵가족화와 고령화 사회현상의 가속화, 사이버공간의 활성화 등의 이유로 반려동물의 증가가 지속된다는 예측이다. 현재 미국인들의 여가선용을 위한 영화, 노래, 게임산업을 합친 규모보다 반려동물 산업분야가 더 큰 규모를 형성하고 있고, 중국을 비롯한 신흥 아시아권에서도 반려동물 산업이 빠른 성장산업으로 발전하고 있을뿐 아니라 사업영역의 폭이 다각화 되고 있으며 고급화, 단순한 화려함을 넘어 반려동물의 인격화 추세에 있다.최근 KB경영연구소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카페나 숙소 등 반려동물과 동반할 수 있는 장소에 대한 정보를 가장 필요로 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는 우리나라의 관광산업 형태가 기존의 단순한 여행을 추구하던 모습에서 색다른 경험을 추구하는 형태로 변화되고 있는 트렌드와 맥을 같이 한다. 앞으로의 관광형태는 단순관광이 아니라 색다른 경험의 추구, 전문성의 추구 등 특수목적 혹은 특별분야에 대한 관심이 관광현상으로 표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특히 반려동물 테마는 교육 문화 관광적 요소를 갖춘 경쟁력있는 분야로 발전할 수 있다. 지역의 전통 주력사업의 쇠퇴에 따른 경제 침체가 장기화 되는 가운데 지역 경제 진흥을 위해서는 대체산업의 활성화를 통한 도시 경제구조의 개편과 특화산업 육성이 필요한 시대이다.세계 반려동물산업의 급속한 확대와 다양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경상북도의 반려동물 산업은 관련 정책과 산업기반 조성이 부족한 상황이다.한발 앞선 산업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정책의 보완 및 제안적 기능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뿐아니라 규제가 아닌 실질적인 반려동물 산업 관련 정책이 매우 중요한 실정임을 감안할 때 가장 먼저 경상북도가 핵심역량을 갖춘 인재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합리적인 정책제안 시스템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반려동물 산업분야는 경상북도의 관광산업 발전과 고령화 시대의 노인일자리 창출을 비롯하여 반려동물 교감 교육, 활동, 복지영역의 청년일자리 창출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반려동물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규격화 및 체계화, 과학화된 반려동물의 관리시스템이 기본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사회문제로 대두되는 무분별한 반려견 생산 판매업자, 무등록, 가짜인증서, 유기동물 등의 문제는 반려동물 산업관련 첨단 BT기술과 IT기술을 도입하여 국제경쟁력을 신속히 갖추고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갖추면 해결해 나갈 수 있다.대부분 수입에 의존중인 국내 반려동물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종합적인 공간, 시설, 장비 등을 지원하고 산업체에 필요한 전문기술 인력을 양성, 공급하여 반려동물 산업 발전을 위한 개발 기술확보 및 기술이전, 벤처창업 및 산업화 촉진을 위한 핵심적인 앵커기능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이동훈경북은 이미 천연기념물 삽살개와 경주개 동경이를 보존하고 있고 첨단 기술을 접목,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관련 인재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자체는 길을 열어주고 반려동물 산업관련 핵심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민간투자 유치 및 연계된 관련산업의 육성을 동시 추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경상북도가 반려동물의 문화와 산업을 선도하는 이미지를 선점하고 동시에 반려동물 산업지원센터를 통하여 실질적으로 반려동물 산업 관련 요소들의 육성 및 지원을 통해 경북이 반려동물 산업의 아시아 허브역할과 함께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서라벌대 반려동물연구소 소장(마사과 교수)

2019-06-11

김유신장군과 함께한 동경견

현재 경주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경주개 동경이’가 있다. ‘동경’은 고려시대 중요 도시 삼경 중 한 도시를 지칭하는 말로, 고려시대 경주의 옛 지명이다. 동경견에 관한 최초의 문헌 기록은 현종 10년(1669년)에 경주 부윤 민주면이 ‘동경지’를 증보한 ‘동경잡기(東京雜記)’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성호사설(星湖僿設)’, ‘신라회고(新羅懷古)’, ‘해동지(海東誌)’, ‘고금석림(古今釋林)’등의 고문헌 속에서도 볼 수 있다. 또한 대한제국 순종황제 때 간행 된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에도 “동경의 지형은 머리만 있고 꼬리가 없는 형상인 까닭에 그곳에서 태어난 개는 꼬리가 없거나 짧은 것이 많았다”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동경견을 구이(狗異. 이상한 개)로 기록하고 있다. 또 세종 후기의 문헌인 ‘동국어록(東國語錄)’에는 “꼬리가 짧거나 없는 개를 동경구(東京狗)라고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5~6세기 경 경주 신라의 고분군에서 출토되는 개 토우에 꼬리가 짧으며, 귀가 꼿꼿한 동경견이 멧돼지 형상의 동물과 대치하고 있는 장면을 볼 때 동경견은 멧돼지 사냥에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동경견은 꼬리가 짧은 단미견(短尾犬)인 동시에 노루처럼 꼬리가 짧은 특징 때문에 장자견(獐子狗)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유럽의 사냥개들이나 경비견의 경우 사람이 꼬리를 잘라주는 경우가 있는데 개가 사냥감에 접근할 때 꼬리가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고, 추격이나 사냥할때 꼬리에 입을 수 있는 부상을 미리 방지하는 이유가 있다. 동경견은 선천적으로 꼬리가 짧거나 없어서 사냥에 효용성을 가질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동경견은 지역마다 불리는 이름이 다양한데 경상도에서는 ‘댕갱이’, 전라도에서는 ‘동개’, 강원·경기도에서는 ‘동동개’ 등으로 불린다. 이들 명칭은 모두 꼬리의 모양인 단견(短犬)과 출산지인 ‘동경’이 음운 변화된 결과로 민간 어원적 혼착에 의해 두 가지 명칭이 유착된 것으로 보인다고 경북대 이상규 교수는 해석한다. 19세기 경에 쓴 백과사전식 유서인 ‘광재물보(廣才物譜)’에는 개와 관련된 가장 다양한 명칭이 실려 있다. 먼저 ‘개’에 대응되는 한자어는 ‘狗, 犬’이며, 땅에서 자라는 양(羊)을 지키는 목견으로서 그리고 “문을 지키는 일(守門使)”을 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물명유고’에서는 경주개를 ‘동경개’라고 하여 ‘장자구(獐子狗)’라고 하고 있는데 비해 ‘광재물보’에서는 동경개를 ‘궐(厥)’이라고 부르거나 ‘독미견(79C3尾犬)’이라고 부르며 이 개의 유래를 “우리나라 동경 곧 경주 지역의 개로(出我東慶州地)” 규정하고 있다. 그 외에도 녹미구(鹿尾狗), 노(3E9C)(長毛犬), 獅子狗(더펄개), 花犬(바독개), 오룡(烏龍)(감졍개 黑犬), 백룡(白龍)(세인동이 白犬), 패(7308)(발발이 短頭狗), 금사구(金絲狗), 향구(香狗)(내 맛난산양개), 오(獒)(狗 四尺), 한로(韓盧)(良犬名), 송작(宋3E71)’ 등의 개의 명칭을 밝혀두고 있다.‘광재물보’의 내용 중 주목해볼 부분은 녹미구(鹿尾狗), 노(3E9C)(長毛犬)라는 기록에서 꼬리짧은 개라는 뜻인 ‘녹미구(鹿尾狗)’를 털이 긴 개를 뜻하는 ‘노(3E9C)’로 기록한 점으로 보아 꼬리가 짧으면서 털이 긴 장모견이 있었다고 추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역어유해’(1690년)에서 이미 “장자구(獐子狗) 동경개”와 “녹미구(鹿尾狗) 상동”으로 표기되어 있어 장자구와 녹미구는 꼬리짧은 경주지역 개로 동일한 개임을 확인 할 수 있다. 즉 신라 경주의 꼬리짧은 동경견 중에 털 긴 개가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신라와 연관된 경주 건천지방의 구전 가운데 김유신 장군이 군견으로 데리고 다녔다는 개 이야기가 있는데 경주, 동경견의 원종이다. 털이길고 꼬리가 짧은 모습을 상상해본다. 신라의 천마도에 그려진 천마를 복원하고, 천마를 탄 김유신 장군과 군견, 경주 동경견 이야기로 경주의 문화콘텐츠 원형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천년고도 경주의 정신을 바탕으로 관광콘텐츠를 개발 하는 일에 견마지로를 다 해보고 싶다./서라벌대 반려동물연구소 소장(마사과 교수)

2019-05-28

의성군 반려동물문화센터의 성공 조건

한창 공사가 진행중인 의성군 반려동물문화센터의 현장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올해 완공이 목표인 이곳은 행정구역상 경상북도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는 의성군의 서북쪽인 안계면에 있다.이곳이 내년 상반기부터 전국의 반려동물 소유자들이 기대감을 가지고 방문할 수 있는 곳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지, 예산이 낭비되는 사례로 남게 될지는 지금부터의 운영준비 과정에서 운영주체의 진정성 있는 노력과 참여하는 산학민관의 협력 여부로 결정될 것이다.의성군이 경북의 중간지점에 있긴 하지만 대구경북의 시민들이 개를 데리고 찾아갈 이유를 만들지 못하면 시설만으로는 방문객을 유치하기 힘들것이라서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콘텐츠가 개발되고 제공돼야 할 것인데, 개를 동반할 수 있는 공간이나 숙박시설들은 최근 인프라가 잘 갖춰진 가까운 곳에 민간주도로 특화된 시설들이 장점을 갖추고 운영되고 있으므로 사람들이 의성까지 와야 할 이유가 있어야 한다.비유하자면 극장을 아무리 잘 만들어둬도 재미있는 영화가 상영되지 않으면 사람들이 그 극장을 찾을 리가 없다는 것이다. 의성만이 가지는 컨텐츠의 개발과 운영이 핵심이기 때문에 시설을 만들었다고 해서 초기 운영 투자에 소극적이어서는 곤란하다.민간이 만들 수 없는 핵심적인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증가와 트랜드의 변화에 따라 반려동물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가 전국에 1천여 개 정도 운영되고 있지만 공적예산을 투입해 지자체 주도로 기획된 곳은 경북에서 이곳이 처음이다. 의성 반려동물문화센터의 성공적 운영여부가 향후 다른 지자체에도 영향을 줄 것이고, 국내 반려동물 문화의 성숙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현재 대구경북의 반려동물 사육가구는 32만가구 정도이며, 사육인구는 80만명 정도로 추산할 수 있다.농장 등에서 길러지는 개를 제외하고 가정에서 길러지는 개는 41만마리 정도로 추정되는데, 동물보호법에 의해 의무적으로 동물등록을 하도록 하고 있으나 실제 대구경북에서의 반려동물 등록현황은 8만마리 정도로 등록대상의 20%가 되지 않는다.41만마리의 대구경북 반려견들과 함께 의성에 오고 싶도록 만들고, 의성 반려동물문화센터에 입장하려면 동물등록이 확인돼야 입장할 수 있도록 해서, 의성 반려동물 문화센터가 대구경북의 반려동물 등록률을 획기적으로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유기견은 매년 증가하고 있고, 한해동안 전국의 버려진 반려동물들을 관리하는데 들어가는 공적예산만 112억원 이상이 든다. 국비와 의성군비로 조성되는 이곳에서 유기동물 문제해결의 근본 해법을 제시하는 운영을 기대한다.시설유지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최신기술을 도입하여 큰 비용부담없이 자발적 반려동물 등록이 가능하도록 하여 분실 및 유기방지 시스템이 도입되도록 해보면 좋겠다. 반려동물의 DNA를 활용한 등록방법과 세계 견종별 유전병 검사방법을 도입한 세계반려동물유전자 은행을 의성군과 경상북도가 한발 앞서 운영한다면 전국을 선도하는 사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최근 강아지 비문을 핸드폰으로 등록해 개체식별을 제공하고 보험회사와 협업하는 기업이 등장했는데, 결국 개인정보를 다뤄야 하므로 한계가 있을 것이다. 법률적 근거를 마련해 의성군 반려동물문화센터가 주도해 나가면 민간이 추진하지 못하는 근본적이고 핵심적인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이동훈반려동물문화센터를 통해 반려동물 유기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을 의성군이 진행한다면 사람들의 공감을 기반으로 많은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아이들을 위한 반려동물 교감교육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는데, 교육청과의 협력을 통해 반려동물 안전교육과 진로체험 등이 가능하도록 구성과 준비를 하고 운영은 대학의 전문인재를 활용하면 효과적일 것이다.계약학과 운영 등으로 운영자들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 방문객들이 재방문할 수 있도록 운영되는 컨텐츠의 개발과 운영은 결국 누가 하는 지가 핵심이다.남녀노소가 공감하는 이야기를 통해 반려동물 문화센터의 이야기가 반려동물 문화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겠는데, 운영초기 과감한 기획과 운영으로 의성 반려동물문화센터가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반려동물은 문화동물이고, 문화컨텐츠 사업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다./서라벌대 반려동물연구소 소장(마사과 교수)

2019-05-21

사랑스런 페스탈로치, 반려동물 교감교육

반려동물이 인간에게 정서적 문제완화, 정서적 외상의 최소화, 건강한 정신건강, 학습기회 제공, 그리고 사회수준에서의 능력감등을 향상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반려동물이 치유와 교육에서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또한 반려동물과의 교감 프로그램이 손상된 사회적 상호작용 및 의사소통, 자아개념개선, 공감, 자기통제감 증진 및 스트레스 감소 등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1960년대 정신과 의사였던 보리스 레빈슨은 전통적인 치료에 대한 부수적 치료로 동물매개 치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하였는데, 그는 진료를 받기 위하여 대기실에서 기다리던 아동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 개와 놀면서 치료를 받지 않고도 저절로 회복되는 놀라운 사실을 목격하였고, 이를 계기로 반려동물의 치료적인 효과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여러 영역에서 반려동물 교감프로그램을 활발히 실시하여 그 효과성을 입증한 바 있다. 그는 현재의 반려동물 교감프로그램이 다양한 영역에서 보급되고 활용되는데 크게 기여한 개척자였다.최근 급증하고 있는 청소년 범죄문제는 법률적 제재나 임시적인 행정 처리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는데, 근본적 문제해결을 위한 실천대책이 요구되고 있다.인성 회복을 위한 하나의 활동으로 각 가정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이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는 주장과 연구들이 있다.독일에서 555명의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가족들을 대상으로 아동과 개와의 관계를 탐색한 연구가 있었다.아이들은 개를 독특한 능력을 가진 친구이자 놀이친구로 인식하고 있음을 밝혔는데, 개는 어른처럼 행동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은 개를 거리낌 없이 대할 수 있고, 아동이 수행하는 사회적 방식은 개와도 쉽게 이루어질 수 있으며, 어린아이들이 자신과 똑같은 욕구를 가지고 있는 반려견에 대해 편견 없이 정서적, 신체적으로 접촉을 할 수 있다.어린이들은 자신이 기르는 반려견과의 관계를 통해, 반려견을 주의 깊게 기르는 과정에서 자긍심을 얻게 되고 또한 타인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이런 능력은 계속 변화하는 사회 환경에 적극적이며 긍정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중요하다.자신에게 의존하고 순응하는 동물을 통해 책임감과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되고, 동물의 감정과 욕구를 직접경험하고 충족시켜 줌으로써 다른 사람들의 감정과 욕구에도 관심을 갖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어린이들은 반려동물이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편에 서서 무조건적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따라줄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이것이 아이에게 든든한 힘이 되는 것이다.또한 반려동물을 사육하는데 따른 역할분담을 통하여 가족 내의 교류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며 가족간의 유대를 더욱 강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따라서 어린이들은 반려동물을 키움으로서 사회적, 감정적 발달을 성공적으로 이루고 또 다른 사회에 적응할 준비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반려동물을 키우면 어린이의 지각발달과 언어습득을 촉진시키며 말하는 기술을 향상시킨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반려동물이 어린이가 말하는 것을 끝까지 들어주는 대상으로, 어린이로부터 칭찬과 지시, 격려, 처벌과 같은 형태의 의사소통을 끌어내는 언어 자극제로서의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이동훈또한 반려동물은 아이에게 생명의 신비, 죽음등에 관해 자연스럽게 알려 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고 동물과 같이 놀면서 다른 어린이와의 관계 형성이나 유지에 촉진제 역할을 하여 아이의 사회성이 증가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어린이는 반려동물을 키움으로써 긍정적인 경험과 함께 부정적인 경험도 하게 될 것이다. 아이들은 자기가 기르던 동물이 죽거나 다쳤을 때 경험해야 하는 고통, 동물의 본능적인 요구에 대한 불만, 동물 때문에 부모에게 혼나는 문제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동물을 키움으로써 얻는 혜택은 그 부작용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하므로 어른들이 치유적, 교육적 여건을 만들어 주고 그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서라벌대 반려동물연구소 소장(마사과 교수)

2019-05-14

진돗개의 날, 5월 3일?

5월 3일은 천연기념물 53호로 등록된 진돗개를 기념하기 위해 진도군이 2012년에 제정한 진돗개의 날이었다. 이맘때가 되면 진도군에 있는 진돗개 테마파크에서는 진돗개 페스티벌이 열리는데, 진돗개 달리기대회, 진돗개 공연단의 훈련시범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지금은 진도의 군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하고 있고 우리나라 대표 토종개로 자리잡은 진돗개이지만 진돗개의 시작은 우리가 잘 모르는 아픈 역사가 함께 하고 있다.진돗개라는 말이 처음 등장하는 문헌은 1937년 일본 동식물박사 모리 다메조가 작성한 보고서였다. 모리교수는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1938년에 조선총독부를 통해 진돗개를 천연기념물로 등재시킨다.일본의 기주견, 시바견, 아키다견은 진돗개와 모양이 비슷한 스피츠 계통의 개였고 일본의 토착견들이 일본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고 있던 시기였다. 일본은 내선일체 정책의 일환으로 진돗개를 보호하기로 했지만, 종집 개가 주인집 개보다 좋아서는 안된다는 논리를 펼쳤으며 진돗개를 일본의 개들과 광범위한 교잡을 하여 혈통서를 발급했다.조선총독부에 의해 진돗개는 1938년 5월 3일에 천연기념물 53호로 지정되었고 곧바로 진돗개 보호위원회가 발족되어 개의 반출금지, 불량견 도태의 이름으로 보호사업이 해방 때까지 지속되었다. 조선총독부의 공권력으로 야견박살령을 내려 혈통서가 있는 진돗개를 제외한 나머지 한반도의 개들은 때려 죽였는데, 그 수가 150만 마리에 이른다.일제 식민지 시대 조선을 방문한 외국의 선교사들과 여행가들은 조선을 개고기 먹는 나라로 묘사하고 있는데, 일제가 박살한 개들의 가죽은 전쟁 군수용품을 만들기 위해 가져가고 고기는 가격을 책정하여 굶주린 조선인들이 먹도록 하였기 때문이다.사실 이전까지 조선에서 개고기는 가난한 사람들이 숨어서 먹는 정도였지 백성들이 일반적으로 광범위 하게 먹던 음식이 아니었다. 조선말기 조선에 와있던 미국인 선교사 헐버트는 ‘대한제국멸망사’에서 조선 말기 조선인의 개고기 식용 현황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서울에는 개고기를 공급하는 것을 주요 업무로 삼는 개 시장이 있기는 하지만 오직 빈민층에서만 개고기를 먹는다”고 말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이 조선에 개고기 전문시장이 있었다는 부분만 인용하여 조선은 개고기 시장이 성행할 정도로 개를 즐겨먹은 나라였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헐버트는 개고기를 먹는 것은 가장 낮은 계급의 사람들로 한정되어 있었음을 분명히 말하고 있다.즉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개고기를 먹게 된 것은 개들을 공권력으로 박살하는 과정에서 고기를 장터에서 큰 솥에 끓여 사먹게 한 것이 시초인 것이다. 일제는 조선백성 중 일부계층이 먹은 개고기를 조선인 전체의 식생활로 규정했고 조선인을 개고기 먹는 야만인이라고 비난한 사건은 학생만세운동으로 번질 정도로 조선인의 민족감정을 자극하기도 했다.이동훈일제는 조선인이 야만스럽기 때문에 개화된 일본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고 선전하고 있었지만 자존심 강한 조선 학생들이 그런 사실을 인정할 리 없었다. 1929년 6월 26일에 있었던 일이다. 광주고등보통학교 2학년 김기수와 광주중학교 3학년 일본인 곤도가 같은 통학열차를 타고 가다 운암역 부근에서 주막집 기둥에 개고기 뒷다리가 걸려있는 것을 보고 곤도가 저것이 조선인이 즐겨먹는 개고기라 소리치며 조선인은 야만인이라 욕하기 시작하자 조선학생들이 격분하여 폭력사태로 번진 사건이 있었다. 이 운암역 개고기 사건은 광주 전남지역 학생들에게 알려졌고 같은 해 10월 나주역에서 일본인 학생이 조선인 여학생을 희롱하는 사건과 겹치면서 광주학생운동의 도화선이 된다.1929년 11월 광주에서 촉발된 광주학생운동은 해를 넘겨 전국으로 파급되었고 만주, 일본등지까지 영향을 주어 학생들의 가두시위와 동맹휴교운동으로 발전하게 된다. 시민들도 여기 합세하여 시위대는 약 3만명 가량 되었다고 한다. 조선의 전통을 왜곡하려는 일제와 이를 바로잡으려는 조선 백성들의 충돌이 있었던 것이다.1962년 12월 3일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되면서 진돗개는 우리정부에 의해 천연기념물 53호로 재지정되었다. 천연기념물 53호여서 진돗개의 날을 5월 3일로 정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에 의해 지정된 1938년 5월 3일을 진돗개의 날로 기억하고 싶진 않다./서라벌대 반려동물연구소 소장(마사과 교수

2019-05-07

안내견(guide dog), 리트리버

세계 최초의 안내견은 독일 셰퍼트로 알려져 있지만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안내견의 90% 이상은 기질, 품성, 사람과의 친화성 등이 연구되고 검증된 리트리버이다.시각장애인 안내견 훈련센터에서는 방문객들에게 안내견 체험을 통해 시각장애인들의 불편을 느껴보고 안내견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 지를 체험하게 해준다. 체험자들의 눈을 안대로 가리고 안내견에게 의지해 체험장의 여러 환경을 걸어보도록 하는 것이다. 눈을 가린 채 계단을 오르내리고 길 한가운데 놓여져 있는 장애물을 피해가는 것이 생각보다 두렵고 힘듦을 깨달을때에 사람들은 시각장애인 도우미견, 즉 안내견의 고마움을 절감하게 된다.그런데 안내견이 어떻게 온갖 장애물을 피해가고 계단이나 도로의 경계턱에서 시각장애인을 멈춰 세우는지 생각 해 본적이 있는가? 원리는 간단하다. 시각장애인 안내견은 교육을 받는 기간 내내 안내견 훈련 전문가에 의해서 산책을 하고 도로에서의 경험을 쌓으며 교육장에서 훈련받은 관계로 보행속도가 정형화되어 있고 ‘걷다 멈추다’의 반복이 잘 교육되어 있다.도우미견은 선발된 이후부터 은퇴할 때까지 단 한 번도 예외 없이 계단 앞에서는 멈추도록 훈련받았고 ‘가자’고 하면 계단을 오르도록 훈련 받았고, 걷는 앞에 어떤 형태의 장애물이 나타나든 일단 멈추고, ‘가자’고 하면 그것을 우회하도록 훈련받는다. 안내견에게 있어 이런 습관은 100% 유지돼야 한다. 단 한 번의 실수는 교육 후 함께 걷게 될 시각장애인을 크게 다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시각도우미견이 함께 걷는 사람이 계단에서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멈춰서는 것이 아니다. 많은 시간동안 습관적으로 그렇게 하도록 반복 훈련받았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는 것 뿐이다. 안내견은 자신과 함께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이 누구이든지 다르게 여기지 않는데, 안내견은 옆에서 걷고 있는 사람이 자신과 익숙한 훈련사가 아니라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반복된 훈련을 통해 훈련사와 수년동안을 그래왔듯이 계단 앞에서 멈추고, 바닥에 있는 장애물 앞에서 멈추는 것이 가능하다. ‘어, 시각장애인이 걷는데 위험한 방해물이 있구나!’라고 생각하고 그 앞에서 위험사실을 확인하도록 정지하고 기다려 주는 것이 아니라, ‘저 물체 앞에 가면 함께 걷고 있는 이 사람이 나에게 정지하도록 하겠지!’, ‘ 그 다음에는 나에게 옆으로 우회하라고 지시하겠지!’라고 반복 습관된 행동을 하는 것이다.이런 이유로 비장애인에게 안대를 씌우고 안내견과 걷게 하거나, 시각장애인이 안내견과 걷게 할 때 사람들은 안내견에게 의지해 걷고 있지만, 안내견은 하네스를 잡고 함께 걷고 있는 사람이 안대를 썼는지, 앞을 보는 것이 불편한지 생각하지 않은 채 그냥 자신을 교육시킨 핸들러와 동일하게 여긴다. 개의 입장에서 하네스를 잡은 사람은 자신을 교육시키고 리드하고 있는 사람일 뿐이다.이처럼 시각도우미견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횡단보도를 건널 때나 버스를 탈 때, 도심의 인도를 걸을 때마다 하네스를 잡고 있는 사람에 의해 교육을 받는 상황이라 생각하고 또 교육받아 온 내용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시각장애인과 살아가는 동안 여전히 교육의 연속성은 유지되어야 하기 때문에 시각도우미견을 훈련시킨 핸들러는 시각장애인에게 안내견을 인계하면서 장애우가 자신처럼 도우미견을 대하고 행동과 움직임도 자신과 유사하게 따라하도록 조언한다.훈련사는 안내견에게 “너 배운대로 안전하게 잘 리드해라!‘ 하며 당부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하고 저런 상황에서는 저렇게 하세요!“, “안내견이 이런 실수를 하게 되면 이렇게 대처하세요!” 라며 안내견를 데리고 다녀야할 시각장애인에게 개가 언제나 교육받는 상황처럼 움직일 수 있게 하는 방식을 설명해주는 것이다.즉, 교육시켜 온 훈련사가 하던 역할을 시각장애인이 하도록 인계해 주는 것이며 시각장애인은 도우미견이 은퇴할 때까지 실수없이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핸들러의 역할을 이어 나가는 두 번째 핸들러가 되는 것이지 개가 똑똑해서 알아서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처럼 개가 판단할 것이라는 생각이 개의 문제행동을 만든다. 개의 입장과 행동이유를 알게되면 오늘날 개 때문에 생기는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서라벌대 반려동물연구소 소장(마사과 교수)

2019-04-30

보더콜리는 양을 모는 게 아니라 쫓는 것

보더콜리가 양을 몰고, 양은 축사로 들어가는 것을 본적 있는가? 매우 신기해보이지만 사실 이것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처럼 복잡하지도 않고, 동물들 간의 특별한 의사소통이 필요하지도 않다. 양은 늑대같은 천적이 공격해 오면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무리의 중심으로 이동하려는 습성이 있다. 이렇게 무리의 중심으로 향하려는 구심력은 무리의 밀도를 높게 하고 무리가 하나의 개체같이 움직이게 한다. 보더콜리는 움직이는 양을 지속적으로 쫓아다니는데 이것은 사냥감을 쫓는 추격본능에서 비롯된 것이다. 물론 양을 먹이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아니지만 양을 쫓는 행동 자체는 먹이동물을 추격하는 본능에서 비롯된 것임은 분명하다. 무리에서 이탈한 양이 빠르게 움직일 때는 빠르게 쫓고, 가만히 있을 때에는 개가 자신의 몸을 낮추고 가만히 주시하고 있는 것은 육식동물이 먹이동물의 움직임에 맞추어 자신의 움직임을 숨겨가며 포획하려는 본성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양 한 마리가 어떤 이유로 인해 무리에서 떨어져 나오게 되면 양몰이개가 잽싸게 쫓아가다보니 초식동물의 본성대로 도망을 치게되고 양몰이개는 육식동물의 본성대로 이를 쫓기 때문에 양은 우왕좌왕하다 무리가 있는 곳으로 합류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양과 양몰이개의 기본적인 쫓기게임은 끝나게 된다.양몰이개의 머리속에 ‘양이 무리에서 떨어져 나오면 위험하므로 얼른 되돌아가도록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혼자 돌아다니는 양은 사냥하기 좋은 대상이기 때문에 이리저리 쫓다가 양이 무리속으로 들어가게 되면 더 이상 쫓지 않는 것일 뿐이다. 실제 야생 늑대들의 경우에도 초식동물의 무리를 발견하면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한 마리를 사냥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무리의 좌우를 돌아 달리며 한 두 마리가 무리에서 떨어져 나오도록 만들어 그 대상을 쫓아 사냥한다.양몰이개 보더콜리는 특유의 매력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움직이는 물체에 대한 높은 집중력과 그에 따르는 짖음 신호를 쉽게 낸다는 것이다. 이 특이한 매력은 움직이는 자전거, 오토바이, 자동차 같이 덩치가 큰 것에서부터 나뭇잎, 테니스공, 비닐봉지같은 작은 것에까지 다양하게 반응하고 그것을 추포하기 위해 응시와 돌진을 하지만 그것을 실제 사냥감처럼 물어뜯거나 과격하게 대하지는 않는다. 이는 보더콜리만의 오묘한 사냥습성이자, 절제된 표현을 하는 그들만의 특성이다. 보더콜리가 양떼를 울타리 안으로 몰고 축사로 들어가게 하는 행동을 잘 살펴보면 보더콜리는 양떼에서 떨어져 나온 한 마리를 쫓는 것외에도 양떼가 이리저리 움직일때 마다 양떼의 주위를 돌아다니며 사냥포즈를 취한다. 보더콜리의 입장에서 ‘양떼가 이쪽으로 가면 위험하니까 다른 쪽으로 몰라야겠다!’라는 생각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방향의 개념없이 양떼가 한쪽 방향으로 계속이동하면 얼른 그 선두쪽으로 달려가 더 이상 도망가지 못하게 가로막는 것이다.너무 자주 양들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가로막게 되면 양들은 충분히 풀을 뜯지도 못하고 이내 축사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목동은 보더콜리에게 단순한 몇 가지를 가르치는데 이것이 바로 ‘정지’, ‘부르기’, ‘쫓기’ 등이다. 이 훈련을 통해 너무 자주 또는 성급하게 양들을 따라다니게 되면 정지신호를 주거나 개를 불러들여 가만히 있게 하고, 양떼에서 이탈한 양이 발생하면 쫓아가라는 신호를 주어 얼른 양떼로 되돌리도록 한다. 목동이 양들을 우리로 가둘 시간이 되면 보더콜리에게 지속적으로 양들을 쫓도록하는데 양떼의 후미에서 자극을 주거나 무리의 선두를 가로막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도록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다.이렇게 끝도 없이 양들을 쫓아다니게 되면 양들은 더이상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안전한 곳으로 숨으려 하게 되는데 몰려다니는 중에 축사안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때부터는 보더콜리가 자신들을 더이상 쫓지 않음을 익히게 된다. 양떼가 축사로 들어가게 되면 목동은 보더콜리를 불러들이고 축사문을 닫아 더 이상 보더콜리로부터 양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다. 경험없는 양떼가 처음부터 축사로 잘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의 도움도 필요하겠지만, 은신처에 대한 개념은 동물들에게 금방 인식되어지는 것이므로 양떼가 축사로 몸을 피하는 것은 오래 걸리지 않는 일상적인 생존습관이 된다. 양떼를 따라 다니는 보더콜리와 그를 피해 도망다니는 양떼의 관계는 개의 사냥행위와 양이 자신을 지키기위해 무리에 합류하고 은신처로 피하려는 관계에서 비롯된 본성적 행위이며 둘 사이의 쫓고 쫓기는 신경전이 ‘양몰이’의 모습으로 표현되는 것이다./서라벌대 반려동물연구소 소장(마사과 교수)

2019-04-23

외모보다 능력, 보더콜리

1990년대에 바텔 전화기의 광고 모델로 출연한 개가 있었다. 유명한 명견 래시의 주인공이기도 한 그 개는 콜리(Collie)라는 품종이다. 콜리라는 이름은 고어(古語)로 ‘검정’이라는 뜻이다. 원래는 검은 털이 주류였지만 빅토리아 여왕이 이 개를 남쪽으로 데리고 간 뒤 품종개량을 거듭하여 지금의 세이블(sable) 앤드 화이트 계통의 고급 이미지로 굳어졌다. 사람들이 흔히 연상하는 털이 길고 풍성한 모습의 콜리는 러프 콜리, 털이 짧은 콜리는 스무스 콜리라고 부른다. 보더 콜리(Border Collie)는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사이의 국경에서 가축, 특히 양을 몰기 위해 콜리를 개량하였는데, 국경지역을 뜻하는 단어 보더(border)를 붙여 보더콜리라 불린다. 세이블(흑담비 모피와 같은 털발이 길고 실크같은 광택이 나는) 러프 콜리도 유명하지만 현재는 보더콜리가 세계에 더 널리 분포하게 되었다. 외모보다 능력 때문이다.견종의 개념이 생긴 것은 사실상 200년밖에 되지 않는데, 현대사회의 개 품종화 과정에서는 외모지상주의의 사회상을 반영하듯 외모를 중요시 여긴다. 사람이 개를 선택할 때도 멋지거나 귀여운 외모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행동적 특징이 좋더라도 외모가 다르거나 좋지 않으면 다음 번식에서 제외시킨다. 몰상식한 번식가들은 그들이 생각하는 품종기준과 다른 털색이나 모양을 가진 개들이 나타나면 열등한 개체로 치부하거나 심지어 죽이기도 한다. 이렇게 대부분의 견종은 외모를 기준으로 하여 그 기준을 고착화 하면서 탄생하였지만 보더콜리는 전혀 다른 탄생 배경을 가지고 있다. 보더콜리는 양몰이를 해야하는 목동들에 의해 외모와 상관없이 몰이능력이 뛰어난 개체위주로 선택, 번식 되었다. 그 과정에서 견종에 상관없이 몰이능력이 뛰어나면 이종교배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고, 심지어는 견종의 구분이 없는 잡종견이어도 능력이 뛰어나면 번식에 참여시켰다. 즉 외모라면 빠지지 않는 콜리끼리의 동종교배가 아닌 다른 견종이 번식에 사용된 이종교배를 통해 탄생한 견종이 보더콜리이다. 보더콜리는 이 때문에 매우 다양한 외모를 가지게 되었지만, 폭넓은 유전자 풀을 지니게 되었다.외모보다는 능력이 우수한 개체의 지속적 선별, 사람과 함께 일을 하며 호흡을 맞추는 과정에서 가지게 된 강인한 체력과 교감력 등 현재의 보더콜리 매력이 만들어지게 된 것인데, 보더콜리는 세계에서 가장 머리 좋은 개로 유명하며, 그 명성에 걸맞게 학습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기네스북에 등재된 ‘체이서’라는 보더콜리는 무려 1천22단어를 구분할줄 아는데 단어를 듣고 그 단어와 관련된 그림이나 행동을 선택할 줄 안다. 명사와 동사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어 조합된 명령을 구별해서 알아듣고, 모르는 장난감의 이름을 들었을 때 소거법으로 유추해 내는 능력까지 있다. 게다가 보더콜리는 지능만 좋은 것이 아니라 뛰어난 체력, 민첩성을 가져 이를 바탕으로 스포츠에서도 두각을 보인다. 프리스비, 어질리티(장애물 달리기), 복종훈련, 플라이볼(테니스 공을 가지고 하는 릴레이 경주) 등의 도그 스포츠에서 보더콜리는 다른 견종과 경쟁하여 대부분 결승전에 올라간다. 플라이볼 대회 같은 경우에 ‘ABC(Anything But Collies) 룰’이라는 것이 있어서 보더콜리만을 가지고서 팀을 짜는 것이 허용되지 않을 정도이다.현대사회에서 외모를 기준으로 품종기준을 만들고 그에 따른 번식을 하므로 유전적 문제는 해가 지날수록 커지고 있다. 보더콜리는 품종으로 공인되면 생김새의 표준에 따라 번식이 제한될 것을 우려하여 등록을 계속 거부해오다 1977년에야 공인된 품종으로 등록하였다. 현재에도 보더콜리의 표준형은 다른 품종들과는 달리 몸 전체에 반점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색이나 패턴을 전혀 따지지 않으며, 흉터나 부러진 이빨 또한 도그쇼에서 감점요인이 아니다. 영국 보더콜리단체인 ISDS는 여전히 보더콜리의 탄생배경을 기초로 하여 견종을 보호하고 있지만 순종혈통이 강조되고 부모 모두 같은 견종으로 등록되어야 다음 세대가 순종으로 인정받는 캔넬클럽의 견종 등록 규칙과 쇼독 비즈니스 논리에 보더콜리는 도전받고 있다. 공인등록 이후 대부분 동종교배가 이루어지고 있는 최근의 보더콜리는 안구기형과 관련한 유전병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게 되었는데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외모가 다가 아니다./서라벌대 반려동물연구소 소장(마사과 교수)

2019-04-16

개 행동 유전학

어느 TV방송에서 개가 아무도 살지 않는 빈집에 혼자남아 생활하는 사연을 방영한 적이 있었다. 그 집에 살던 사람들이 개만 남겨두고 이사를 갔는데, 개는 그 집을 떠나지 않고 주인이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혼자 동네를 배회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습관화되어 있는 이 개의 경우 집에 돌아왔을 때에 가족들이 집안에 있고 없고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개와 사람 사이에 강한 유대관계, 즉 무리, 공동체, 반려라는 개념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보통 개와 사람이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공유하고 지속적인 스킨십과 유희적 행위 등의 반복적 교감이 있을 때 가능한 것인데, 평상시 나 홀로 마당의 개집에 들어가 쉬다가 온종일 밖을 쏘다니며 살아가는 개가 동네를 한 바퀴 돌고 집에 돌아와 ‘어! 왜 집에 사람이 안보이지?’하면서 집안을 살피거나 가족들을 걱정할 가능성은 없다.언제나 그랬듯이 자연스레 집에 들어가 쉬거나 그릇에 먹을 게 놓여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전부일 것이다.그러다가 쉴 만큼 쉬었으면 동네 이곳저곳을 다니며 나름의 활동을 하고 집에 돌아오기를 반복하며 살아가는 것인데, 이런 행동들을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의 관점에서 놀이공원에서 부모를 놓쳐버린 아이가 엄마를 애타게 찾아다니는 것처럼 개들도 그렇게 행동하는 것으로 방송이 각색한 것 뿐이다.사람의 관점에서 볼 때 이 개가 리차드 기어가 출연한 영화 ‘하치이야기’에 나온 하치처럼 돌아오지 않는 주인을 매일 매일 기다리는 듯이 보이지만, 개는 사실 그냥 자신의 집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우리는 사람의 관점에서 개를 바라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개는 늑대와 유전자가 유사하므로 지금까지 잘 연구되어 있는 늑대의 행동 습성과 비교해 개를 바라보고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과학자들은 지난 10년 동안 개의 몸집, 털가죽, 털모양 등의 변이에 관여하는 DNA를 발견해 왔으며, 개 질병관련 유전자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를 진행해 왔다. 그 결과 일부 사람들에 의해 주관적으로 주장되던 내용들이 객관적으로 설명되기 시작했다. 개의 행동학적 연구만 제외하면, 개에 관한 유전학적 연구는 지난 10년간 가히 폭발적인 수준이었다.연구기법들이 점차 발전해 최근에는 늑대와는 다르게 개에게서 특이하게 나타나는 유전자를 포함해 행동관련 유전자, 뇌에 작용하는 유전자가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기 시작하면서 더 깊이 있게 개의 행동을 분석하고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최근에는 개의 뇌파를 분석해서 개와 대화를 시도하려는 브레인 머신 인터페이스(Brain Machine Interface, BMI)라고 불리는 기술, 즉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로 컴퓨터나 기계를 작동시키는 기술을 이용해서 강아지 뇌에 BMI 장치를 이식하고, 그 뇌파를 컴퓨터가 분석해 주인이 어떤 질문을 하면 강아지의 특정한 뇌파를 인식해 음성으로 만드는 시도가 성공한 바도 있다.늑대와 개의 행동을 구별하는 핵심적인 특징은 과사회성(hypersociability)인데, 늑대보다 사람에게 더 친근한 사회성을 보이는 개의 행동 유전자를 탐색하는 연구들이 진행중이다.GIF21이라는 단백질은 다른 유전자의 활성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사회성이 강한 개들은 GIF21유전자가 특정한 형태를 보였다. 반면 늑대와 비슷한 냉담한 행동을 보이는 개들은 늑대의 GIF21유전자와 비교해보면 차이가 별로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 연구결과이다.이런 연구들은 늑대와 개 행동의 차이에 대한 이해를 위한 시작이기도 하지만, 어떤 유전자를 통해 사회적 행동이 나타나는 것인지, 나아가 인간의 행동학적, 정신적 문제들을 더 이해하기 위한 연구자들의 관심 분야이기도 하다.이동훈윌리엄스-보이렌 증후군(WBS)을 가진 사람들 역시 과사회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WBS에 걸린 어린이들은 종종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아무 사람하고나 허깅을 한다. 유전자를 비교분석한 결과, 개의 6번 염색체에는 인간의 WBS 유전자와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실험쥐를 통한 검증에서도 이 유전자에 변화를 주면 사회성이 강화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앞으로 개의 행동연구는 더욱 세분화 될 것이고, 그에 따라 행동 관련 유전자들을 찾아내는 연구들이 IT기술과 접목하여 더욱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서라벌대 반려동물연구소 소장(마사과 교수)

2019-04-09

스탠다드 푸들과 미니어처 푸들

필자가 제일 처음 키운 개 품종은 푸들이었다. 푸들은 개들 중 지능이 매우 높은 편이다. 털이 잘 빠지지 않아 키우기도 좋지만 관리를 잘 해 주지 않으면 털이 빠지지 않고 엉키기 때문에 자주 관리해 주어야 하는 견종이기도 하다. 푸들은 미용방법이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어서 멋스러운 연출과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하다. 똑똑해서 주인의 행동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성격이고 주인을 많이 의지한다. 주인을 많이 의지하는 기본성향 때문에 주인이 보이지 않으면 분리불안과 같은 문제행동이 많이 나타나는 편이다. 다른 견종에 비해 빨리 성숙하는 편이어서 6개월 정도의 초기 성장기가 지나면 많이 먹지 않는다. 사료를 섞어서 주어도 먹고 싶은 것만 골라먹기도 하는데 입이 짧은 편이다. 푸들은 크기에 따라 네 가지 종류가 있다. 가장 크기가 큰 스탠다드 푸들은 체고가 45~60㎝이다. 수컷 진돗개가 50~55㎝ 정도이니 진돗개와 비슷하거나 더 큰 푸들이 스탠다드 푸들이다. 미디엄 푸들은 체고가 35~45㎝ 정도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가정에서 많이 기르는 푸들은 체고가 24~28㎝이고 몸무게가 3㎏정도 되는 토이푸들 또는 28~35㎝인 미니어처 푸들인데, 스탠다드 푸들을 개량한 것이다. 푸들은 본래 대형견이었으나 점차 작게 개량하여 작은 사이즈의 푸들이 널리 퍼졌고 이들을 그룹화 하면서 ‘스탠다드-미니어처’로 이분화 되다가 미니어처에서 좀 더 작은 집단을 구분하면서 ‘토이’그룹까지 생겨난 것이다.토이푸들이나 미니어처 푸들, 치와와나 몰티즈, 포메라니안, 퍼그, 페키니즈 등의 작은 개들은 아이리쉬 울프하운드나 그레이트 데인, 세인트 버나드와 같은 큰 개와는 다른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데, ‘유사 인슐린 성장인자 1(insulin-like growth factor 1, IGF-1)’로 불리는 특별한 호르몬을 만드는 유전자에 미세한 유전적 변형을 가지고 있다. IGF-1은 개 뿐만 아니라 사람이나 생쥐 등을 비롯한 포유류의 출생 직후부터 자랄 때까지 성장에 관여하는 호르몬이다.143품종 3천마리의 개들의 DNA를 분석한 결과, 몸집의 크기가 작아진 개들은 공통된 IGF-1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즉 개 몸집의 크기 결정에 있어 IGF-1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개의 성장이 억제되는 현상을 이해하면 성장호르몬의 이상으로 생기는 질병이나 암 등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으므로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다. 개들에게 나타나는 질병들 중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질병과 유사한 질병은 고혈압이나 자가면역성질환, 암 등을 비롯해 200~300가지나 되기 때문에 개들의 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발견하면 사람의 병 치료에도 일대 도약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푸들이나 대부분의 개 품종에는 품종화와 개량의 과정에서 유전자의 변형으로 인해 해로운 돌연변이가 나타나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푸들에게서 나타나는 주요 유전병은 뒷다리 관절 이형성증, 슬개골 탈골, 추간판 변성, 연골 무형성증, 대동맥 및 폐동맥 문제, 눈물샘 폐쇄증, 미성견 백내장, 녹내장, 혈우병A인자 VIII 결핍, 진행성 망막위축, 망막 박리, 선천성 난청, 간질, 기면증, 행동이상, 아토피성 피부염, 외배엽 결손 등의 피부문제 등, 이외에도 다양하다.개의 유전적인 질병들이 많이 알려지고 연구되면서 최근 개를 위한 건강 보험이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보험회사들이 관련 상품들을 내어놓고 있는 추세이다. 간단한 검사로 발병할 수 있는 개 유전병을 예측할 수 있고, 미리 대비 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점차 사용자가 늘고 있다. 개는 사람들의 선택에 의해 품종화되며 특정 유전병들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이제 최첨단의 기술과 보험 등을 통해 질병이 예상되는 개들이 사전 검사와 적절한 예방, 치료를 통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들이 논의되고 만들어지고 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내 첫 사랑 토이푸들 장군이.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유전자 검사도 직접해주고, 보험도 들어 주고, 더 잘 대해 줄 수 있을 것 같은데…./서라벌대반려동물연구소 소장(마사과 교수)

2019-04-02

페르시아 네눈박이 개, 파사구

2019년 이란 정부가 공공장소에서 개 산책을 금지했다. 개를 차에 태우는 일도 금지된다. 이란 정부가 국민이 개를 키우는 걸 막기 위한 정책이다. 이슬람교를 국교로 채택한 이란에서 개는 부정적인 동물로 여겨지는데, 개를 기르는 일은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이후 지금까지 논란거리였다.이란은 과거에 페르시아제국이라는 세계 최초의 세계제국을 건설했는데 아케메네스-페르시아 왕조는 조로아스터교를 국교로 믿었다. 조로아스터교는 조로아스터가 쓴 [아베스타]를 믿는 종교인데 히틀러 나치의 심볼과 불교의 만(卍)등은 조로아스터교의 지·수·화·풍(地水火風)에서 나왔다. 영어로 조로아스터이지만 페르시아식 발음은 짜라투스트라다.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저서의 짜라투스트라가 조로아스터이다. 조로아스터교는 세상은 시작과 끝이 없고 무한대로 순환한다고 여기는데, 니체가 언급한 영겁회귀와 순환이 바로 여기서 나온 것이다. 조로아스터교에서는 죽으면 이란 고원 북쪽에 있는 알부르즈산과 하늘 사이에 걸려있는 친바트 다리를 건너야 한다고 믿는데, 다리를 무사히 건너면 천국이고 다리 밑으로 떨어지면 지옥이다. 이때 다리 옆을 네눈박이 개가 지키고 있다가 착한사람의 영혼이 건너려 하면 도와주고 나쁜사람의 영혼은 도와주지 않아 지옥으로 떨어지게 한다고 믿는다. 물론 생전에 개를 죽인 사람은 절대 도와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네눈박이 개는 천국과 지옥을 판가름 하는 다리지기 역할 외에도 장례절차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믿어져서 죽은 사람을 네눈박이 개에게 보여주는 의식을 치른다. 시체가 지나간 길을 정화하는 의식도 네눈박이 개가 있어야 치를 수 있다. [아베스타]에서는 네눈박이 개를 데리고 시체가 운반된 길을 세 번 지나가면 시체를 훔치러 온 악마들을 쫓을 수 있다고 가르친다.조로아스터교에서 개가 인간의 삶과 죽음을 상징하는 가장 신성한 동물로 여겨진 이유는 죽을 위기에 처했던 조로아스터를 암컷 늑대가 구해준 적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조로아스터 교도들은 개를 아주 소중히 여기는데, 개에게 제때 먹이를 주지 않거나 괴롭히거나 죽이는 행위는 중죄에 해당하고 미친개라도 최대한 잘 돌보아 주고 치료해 줘야 한다고 믿는다. 이처럼 당시 조로아스터교를 국교로 하던 페르시아에서는 네눈박이 개를 신성시 했다. 651년 이슬람의 침공으로 조로아스터교를 국교로 삼았던 사산조 페르시아가 멸망하자 조로아스터교도들은 남아서 이슬람교로 개종하든지 아니면 다른 나라로 탈출하든지의 선택의 기로에서 개종을 하지 않은 이들은 인도로 피난했다. 페르시아에서 온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파르시’라고 부른 그들의 후손들이 지금까지 인도 뭄바이 지역에서 공동체를 이뤄 살고 있는데, 여전히 저승을 가는 도중에 죽은 사람의 영혼을 개가 보호해 준다고 믿고 있다.단군의 홍산문명권에 수도를 둔 선비족도 파사구(波斯狗), 즉 페르시아 개를 길렀다. 중국땅에 다섯 오랑캐가 16개 나라를 세웠다 해서 5호 16국 시대라 불리던 시기에 다섯오랑캐 중 선비족 계 왕조가 세운 북제의 고위는 페르시아산 개에게 최고 벼슬을 내렸다. ‘북제서’에 의하면 고위는 “파사구를 총애해 군국의 예로 대했다”고 적혀있다. 우리나라 개의 유래를 DNA 분석해 보면 북방계열의 개들이 한반도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나고, 우리나라 문헌에도 파사구의 명칭이 보인다. 파사구의 이야기와 함께 페르시아 사상과 유목 기마민족들의 하늘사상은 초원길을 통한 교류로 다양하게 결합되고 재생산 된 것으로 보여진다.개는 예나 지금이나 사람을 말없이 바라본다. 개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 뿐인데 개를 대하는 사람의 마음은 변해왔다. 개를 신성하게 여기든지, 불결하게 여기든지 개는 그 자리에 말없이 그대로 있을 뿐이다. 진리를 찾는 사람들이 여전히 각자의 이야기를 하겠지만, 진리는 말없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 뿐이다. /서라벌대 반려동물연구소 소장(마사과 교수)

2019-03-26

개 세계의 점잖은 거인 아이리쉬 울프하운드

미국 로키 산맥으로 보내진 아이리쉬 울프하운드가 1892년 “한 해 겨울 동안 혼자서 늑대를 사십 마리나 죽였다”는 이야기가 알려져 큰 놀라움을 준 적이 있었다. 늑대나 다른 큰 동물들을 사냥하는 개로 이름을 날렸었지만, 최근에는 “개 세계의 점잖은 거인”으로 불리면서 아이들과도 잘 지내고, 반려견으로 잘 길러지고 있는 아이리쉬 울프하운드는 어떤 개 일까?아이리쉬 울프하운드(Irish wolfhound)는 개 품종 중 초대형견에 속하는데, 지면에서 어깨까지의 높이인 체고가 70~100㎝, 몸무게 40~82㎏ 정도로 알려져 있다. 체고가 1m가 넘는 것들도 있고 머리에서 꼬리까지 체장이 2m가 넘는 개체도 있다. 이 개는 아일랜드의 국견(國犬)이다. 아일랜드는 영국의 서쪽 아일랜드 섬 대부분을 통치하는 섬나라로, 면적은 대한민국의 70% 정도이다. 유럽 대륙과 브리튼 섬에서 로마인, 게르만족 등에 밀려난 켈트족이 마지막까지 버틴 지역이다.아이리쉬 울프하운드는 고대 로마 시대의 기록에도 남아 있을 만큼 아주 오래된 견종이다. 퀸투스 아우렐리우스 심마쿠스라는 로마 집정관에 관한 기록을 보면, 393년에 그가 자기 형제에게 아이리쉬 울프하운드 일곱 마리를 로마로 보내 준 데 대해 감사를 전하는 편지를 쓴 내용이 나온다. 심마쿠스는 그 편지에서 “모든 로마 사람들이 경탄스러워하는 눈으로 그 개들을 보면서, 그 개들이 틀림없이 쇠우리에 갇혀서 여기까지 운반되어 왔을 것이라고 상상하더군”이라고 쓰고 있다. 로마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그 개들은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까?이 개들은 사실 고대 아일랜드의 전투견 후예인데, 아일랜드의 쿠 쿨린 전설에 나오는 맹견이 아이리쉬울프하운드의 선조이다(쿠 쿨린의 ‘쿠’가 고대 전투견들을 의미하는 단어였다). 주로 늑대와 엘크 사냥에 이용됐던 초대형 수렵견으로 알려져 있으며, 로마시대 전쟁 때 말에서 적을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다고도 알려져 있다. 유럽의 설화나 전설과 무용담, 이야기 등에 자주 등장했으며 시인들의 작품에도 종종 묘사될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었다. 아일랜드의 왕과 귀족들만 아이리쉬 울프하운드를 가질 수 있는 법률까지 만들었을 만큼 상류층에서의 인기는 대단했었다. 1500년대에 크롬웰이 아이리쉬 울프하운드의 수출 금지령을 내렸던 기록이 남아 있다.아이리쉬 울프하운드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하운드는 사냥개를 뜻한다) 아일랜드라는 섬나라의 늑대를 사냥하기 위한 견종이었는데, 전투력과 덩치로 늑대 멸종에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아일랜드에서의 늑대 멸종으로 인해 필요성이 없어져 기피되기도 했었다. 아일랜드의 늑대와 엘크의 멸종이 시작되며 아이리쉬 울프하운드 역시 1800년대 초에는 살아있는 아이리쉬 울프하운드를 거의 보지 못할 정도로 멸종위기가 있었다. 1862년 영국의이동훈군인 조지 그레이엄에 의해 견종 표준이 만들어지고, 그레이엄 선장이 일생동안 이 혈통을 회복시키려 노력하여 아이리쉬 울프하운드가 다시 만들어 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스코티시 디어 하운드와의 개량이 있었는데, 이 때문에 전투견과 늑대사냥개로서의 공격성이 크게 순화되어 현대의 아이리쉬울프하운드는 젠틀 자이언트로 불리는 온순한 개가 되었다. 아이리쉬 울프하운드는 최고의 속도와 힘을 겸비한 경주견이기도 한데, 경주용 개들과 하운드 그룹 중에서 가장 큰 개다. 생김새는 그레이하운드를 닮았지만 마스티프나 불독과 싸워도 지지 않을 만큼 강인한 기질을 지니고 있다. 덩치는 크지만 공격적이지 않기 때문에 반려견으로도 적당하다.아이리쉬 울프하운드는 몸과 다리 머리 털이 거칠고 뻣뻣한 편이다. 모색은 회색, 붉은색, 검은색, 황금색이나 흰색등이 있으며 수명은 8년정도로 다른 개에 비해서 조금 짧다. 아이리쉬 울프하운드는 짖는 일이 별로 없으며 강인하고 조용한 타입이다. 하지만 짖을 때는 오래 기억에 남을 만한 굵고 우울한 소리를 낸다. 아이리쉬 울프하운드가 걸리기 쉬운 질병으로는 고관절 형성 장애와 백내장 등이 있다./서라벌대 반려동물연구소 소장(마사과 교수)

2019-03-19

개 품종의 이해

태초에 회색늑대와 현재 개의 조상이 되는 개 종류(kind)의 동물이 있었다. 자연선택과 사람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개과 야생동물과 개들이 유전자 조절에 의해 분화되어 왔는데, 사람들은 시대와 상황에 맞도록 오래전부터 개에 대한 품종개량을 하여 왔다. 품종이라는 용어는 인간에 의해 개발된 동물에게 주로 사용되는 용어이다. 고립된 지역에서 자연선택에 의해 형성된 다른 모습으로 인해 구분되는 동물은 아종이란 말을 사용한다. 인도 코끼리와 아프리카 코끼리를 구별할 때 보통 아종이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하고 품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또한 인도코끼리 순종이라는 말은 잘 사용하지 않는데, 순종이라는 용어도 인간의 선택이 많이 들어간 동물종들, 즉 경주마나 개의 경우에 주로 사용하는 용어이다. 우리가 길에서 만나는 개들의 품종이 뭔지 물어보고 순종이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많은데, 품종과 순종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때 내포된 의미는 인간의 선택과 노력이 들어가 있는 동물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세계에서 가장 수가 많은 개 품종은 독일 셰퍼트인데, 역사가 오래된 품종들에 비하면 최근의 새로운 품종으로 볼 수 있다. 100여년 전에 독일의 기병장교인 스테파니츠가 독일 칼스루 지역의 외모와 능력이 뛰어난 개를 선택해 셰퍼트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때 선택된 최초의 개를 셰퍼트 순종이라 부르지는 않는다. 칼스루 지역에서 선택된 최초의 개들은 셰퍼트 원종이라 부르며, 세월이 지나 혈통기록이 갖춰지고 특정한 기준에 의해 외모, 품성 등 특징이 일정한 형태를 갖추게 된 개가 셰퍼트 품종이 되고, 혈통기록이 확인되는 개를 순종 셰퍼트라 부를 수 있게 된다. 스테파니츠는 당시에 말(馬)을 브리딩(breeding)하는 교과서로 불리는 “마체 심사론”이라는 책을 이해한 사람으로 보인다. 개 골격과 근육의 움직임, 비절 각도와 관련한 이야기 등은 대부분 경주마 브리딩 과정에 고려되었던 내용을 셰퍼트의 브리딩에 접목한 것으로 보인다.세계 최초로 우리나라 기술로 처음 생물학적인 복제에 성공한 개는 스너피라는 이름이 지어진 아프간하운드 품종이다. 누가 보더라도 감탄하게 되는 아름다운 긴 털을 자랑하는 아프간하운드의 원종은 쥐뜯어 먹은 모양의 털을 가진 볼품없고 보잘 것 없는 모양의 아프간 지역의 개였다. 척박한 환경에 있던 아프간하운드의 원종이 지금처럼 아름다운 품종의 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름다운 장미가 만들어진 과정과 비견할 수 있다. 장미의 원종은 야생 찔레꽃인데, 보잘 것 없는 야생 찔레꽃을 아름다운 장미꽃으로 만들기 위해 사람들의 많은 노력들이 있었다. 현재 전 세계에 있는 600여품종의 개들은 각각 사람들의 창의성과 노력으로 만들어졌고, 지금도 만들어 지고 있다.근대의 개 품종 분류는 영국에서 시작되어 여러 나라로 전파되었다. 그래서 영국애견단체는 세상에서 유일하다는 의미로 정관사 THE를 애견단체 이름 앞에 붙여서 사용한다.(The kennel Club은 영국애견단체이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단체이기도 하다.) 영국애견단체인 The kennel Club은 개의 품종을 크게 사냥개인가 그렇지 않은가로 나누었다. 사냥개는 건독, 하운드, 테리어로 나누고, 개로는 유틸리티, 페스러럴, 토이 종을 포함한 7개 그룹으로 나누었다. 미국애견단체인 American kennel Club(AKC)은 하운드, 스포팅, 테리어, 논스포팅, 워킹, 허딩, 토이, 미설레니어스로 8개 그룹으로 구분하고 있다.개의 품종화와 브리딩에 의한 개량은 사람의 손을 거친 인위적 선택이기 때문에 적은 수의 개체군에서 많은 자손이 나오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전자 병목 현상은 유전적 대립 형질 가운데 일부를 사라지게 한다. 개의 품종개량에서는 최초의 교배 개체군 선택에서, 그리고 품종을 공인받기 위해 특정한 특징만을 남기는 과정에서 유전자 병목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데, 적절한 유전적 건강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품종 자체가 특이한 유전적 질병을 가지게 되기도 한다. 연구자들은 개 품종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유전병과 암과 같은 질병의 원인을 찾고 있는데, 품종화된 개 연구를 통해 사람 질병관련 유전자들을 찾아내고 있고, 향후 더 많은 정보가 제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서라벌대 반려동물연구소 소장(마사과 교수)

2019-03-12

잃어버린 고구려 개

역사속의 유목 기마민족은 농경민들이 악의적으로 묘사해 놓은 것처럼 그렇게 단순한 성격을 가진 집단이 아니다. 유목 기마민족들은 거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이동을 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교역에 눈을 뜨게 되었고 농경민들이 한달 걸려서 걸어갈 거리를 며칠만에 후딱 다녀올 수 있을 정도로 기동성이 좋으니 다른 문명과 접촉하는 것도 쉬웠다. 또한 개방적인 삶의 태도로 농경민에 비해 다양한 문명의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속도와 정보를 지배한 것도 모자라 발달된 문명의 혜택까지 먼저 누렸으니 유목민이 농경민을 압도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교역을 하는 물건을 지키기 위해 완전무장을 하는 것도 유목민의 필수조건이 되어갔다. 이렇게 해서 군사력을 갖추고 속도와 정보를 장악하여 교역으로 부를 축적하는 넓은 의미의 유목민인 전사와 상인의 복합체가 탄생하게 되었는데, 중앙아시아와 중국 대륙에 있어 유목 기마민은 말과 함께 이동하며 초원의 패권을 두고 경쟁 또는 공생을 하는 일종의 정치 연합체이다. 유목 기마민족에게 속도와 정보를 의미하는 말이 차지하는 의미는 매우 크다. 속도와 정보를 지배하는 자가 세상도 지배할 수 밖에 없는데, 당시 세계를 지배하던 넓은 의미의 유목민은 초원의 귀족이자 왕족이었고, 신성하게 여기는 개를 데리고 다닌 이들은 역사의 중심이기도 했다.고구려 사람들은 말을 타고 사냥하는 수렵도를 남겼고, 신라에서는 말을 신령하게 표현한 천마도까지 남겼는데 왜 조선 사람들은 말탄 모습의 그림 하나를 남기지 않았을까? 말을 타던 기억은 왜 지워야 했으며, 장사는 언제부터 천박한 직업으로 인식하게 되었을까? 모든 유목 기마민족이 개를 신성시했는데 왜 개는 ‘사기(史記)’가 전해주는 전통인 개고기로 인식되게 되었을까? 그 이유는 조선시대 유학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다. 조선시대 유학은 단순한 학문이 아니었는데 조선의 정치, 사회, 종교를 지배한 유학은 민족의 정체성을 파괴했고 사대 중화사상에 의해 한국인이 아닌 중국인이 되고 싶어 한 몸부림이었다는 주장이다.이동훈일본인들은 지금까지도 고구려의 개를 신사를 지키는 신령한 상징동물로 여기면서도 왜 우리나라를 강점할 때 공권력을 투입해 우리나라 개를 때려서 잡고, 개가죽을 벗겨가고 개고기를 돈을 받고 팔고, 먹게 만들었을까? 우생학이라는 학문은 단순하게 인종적으로 흑인에 비해 백인이 잘났다는 점을 강조하여 식민지를 정당화했고, 히틀러는 우등민족이 열등민족을 지배하는 것이 자연의 섭리라는 슬로건으로 죄책감을 가지지 않았다. 일제는 조선을 넘보면서 식민 지배를 위한 논리가 필요했다. 일제는 근대화에 성공한 자신들은 우수한 민족이고, 사회적으로 진화가 덜 된 조선은 미개하다고 주장했는데, 그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조선을 왜곡하는 작업을 추진했다. 더러움, 무지함, 비위생성, 복종성, 혐오스런 풍속 등의 이미지로 조선을 정의했고, 혐오스런 풍속에 일부 조선 백성들이 먹던 개고기가 포함된 것은 당연했다. 일제는 조선백성들 중 가난한 사람들이 숨어서 먹던 개고기에 주목했다. 그리고 재빨리 조선은 전통적으로 개고기를 먹은 나라라고 규정해 버렸다. 이때 조선 후기 사대부들이 발행한 개고기 식용에 관한 책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무라야마 지준 등이 조선의 풍속연구라는 이름으로 해놓은 것들이 지금까지도 아무런 비판없이 재생산되고 있다. 그 당시 일본학자들과 일부 친일학자들은 연구와 학문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자주성을 고취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조선총독부의 주도하에 철저하게 억압했다. 그것이 여의치 않을 때는 살짝 비틀어 왜곡하였다. 개고기를 우리의 전통으로 만들어버린 역사적 왜곡의 이유를 알게 되면 개고기 식용 논쟁들에 대해 숙연한 마음까지 들게 된다. 최근 우리나라 개 보존과 연구는 문화재청의 관리감독에 따라 각 견종을 보존하고 있는 지자체와 각 기관에서 독립적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긴 하지만 한반도 개들에 영향을 준 고구려개의 원형탐색과 복원을 위한 역사적 고증과 과학적 연구를 통해 우리 고유의 개에 대한 연구와 보존, 통섭적인 해석과 통합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참고문헌:‘BOKA 늑대의 왕국’(주정은 저)/이동훈 서라벌대 반려동물연구소 소장·마사과 교수

2019-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