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보리와 도둑고양이’

동은 스님 지음·불교신문사 펴냄
에세이·1만6천원

‘눈먼 보리와 도둑고양이’(불교신문사)는 삼척 천은사 주지 동은 스님이 연재물·기고문을 엮은 감성칼럼이다.

출가한지 35년이 된 동은 스님은 ‘천년 고찰’ 천은사에서 일어난 일상의 감사함을 담담하게 썼다. 책은 ‘삶이 기도이다’, ‘매달려야 한다’, ‘띄워야 산다’, ‘정성이 비법이다’, ‘살아 있으니깐 아프다’ 등 5개 장으로 구성됐다.

‘눈먼 보리와 도둑고양이’는 2011년 ‘무문관 일기’, 2018년 ‘그대 지금 간절한가’에 이어 세 번째 출간이다.

보리는 동은스님과 절에서 함께 사는 진돗개 반려견이다. 서른살이 다 된 늙은 보리는 백내장까지 생겨 앞을 못본다. 보리가 ‘시각장애견’이 되니 스님은 ‘맹견안내인’이 됐다고 말한다. 보리가 눈이 멀자 이를 눈치 채고 보리 밥그릇을 탐하는 도둑고양이가 나타났다. 스님의 눈에는 보리는 본능적으로 제 먹이를 지키려 하고 고양이는 아침공양을 탁발하러 왔을 뿐이다. “지켜보는 나로서는 보리 편을 들고 싶지만 눈칫밥 먹는 고양이도 딱하긴 마찬가지다.…. 그대는 지금 눈 먼 보리인가 도둑고양인가?” 스님이 던져준 화두에 훅 가슴이 울린다.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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