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직업계고 유지취업률 조사
마이스터고 82%·특성화고 76%
여성취업자가 남성보다 6% 높아
경북은 75%로 전국 평균 못미쳐

고교 졸업과 동시에 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직업계고 학생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직업계고 졸업생 4명 중 1명은 직장에서 버티지 못하고 6개월 이내에 퇴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교육부에 따르면 ‘2020 직업계고 졸업자 취업통계 조사 유지 취업률’에서 지난해 1∼2월 전국 576개 직업계고 졸업자 8만9천998명의 4월 1일 기준 취업률은 50.7%인 것으로 조사됐다. ‘유지취업률’은 4월 1일 취업자 중 6개월 뒤인 10월 1일에도 취업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를 뜻한다. 조사 당시 유지취업률은 77.3%로 1만9천219명만이 직장에 다니고 있었고, 나머지는 진학했거나 취업상태가 아니었다.

특히 경북의 직업계고 유지취업률은 75.3%로 전국 평균(77.3%)보다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유지취업률이 높은 지역은 서울이 81.7%로 가장 높았고, 대전 80.8%, 인천 79.6%, 경기 78.3%를 각각 기록했다. 광역시 소재 학교의 유지취업률(79.3%)이 비광역시소재 학교의 유지취업률(75.7%)보다 3.6% 높았다. 또 남성 졸업자의 유지취업률은 74.8%이고, 여성 졸업자의 유지취업률은 80.9%로 여성의 유지 취업률이 6.1% 더 높았다.

이 같은 상황은 직업계고가 졸업과 동시에 취업으로 연결되는 구조적 특징을 지녔기 때문이다. 학교 입장에서는 학생들의 취업률이 가장 중요하다. 다수의 특성화고에서는 취업률 올리기에만 열중하고 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경북의 한 직업계고를 졸업한 고모(21)씨는 “담임 선생님께서 내가 원하는 직무는 아니었지만, 회사가 유명기업이라는 이유로 취업할 것을 적극 권하셨다”며 “회사에 다니다 보니 알게 모르게 고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겪었던 것 같고, 적성에도 맞지 않아서 3개월 만에 퇴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경북의 또 다른 직업계고를 졸업한 김모(22)씨는 “4년제 대학 졸업자보다 턱없이 낮은 임금과 처우로 인해 직장에 들어가서도 별로 행복하지 않았다”며 “지금은 고교 이수과목과 전혀 상관없는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교 유형별로도 취업률 희비가 엇갈렸다. 직업계 고교 중 비교적 입학 성적이 우수한 마이스터고의 유지취업률은 82.1%로 직업계고 중 취업률이 가장 높았다. 마이스터고는 특화된 산업수요를 바탕으로 실무 중심의 교육을 진행해 구인 업체의 채용조건에 맞춰 학생들을 교육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가운데 특성화고 취업률은 76.7%, 일반고 직업반은 74.1%를 각각 차지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 6월 중앙취업지원센터를 열고 취업연계 장려금과 현장실습·기업현장교사 지원금 등을 통해 고졸 인재의 취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공공과 민간에서 좋은 고졸 일자리를 발굴하고, 안전하고 질 높은 직무교육이 가능한 현장 실습 참여 기업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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