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다문화 여성들 좀 더 돕고 싶어”
‘새해엔 다문화 여성들 좀 더 돕고 싶어”
  • 윤희정기자
  • 등록일 2021.02.07 20:08
  • 게재일 2021.0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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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초등학교 방과후 돌봄교사 김경숙
유치원 교사로 은퇴 후
70세까지 초등 돌봄교사로
전통 떡·과자 직접 만들어
주위 어르신에게 무료 배달
노인합창단원·색소폰 공연으로
지역사회에 온기 전하는 삶
김경숙 초등학교 방과후 돌봄교사가 만든 화과자와 타래과.

“요즘은 이웃들과 나눠 먹을 전통과자와 떡 만들며 새해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영덕에 사는 김경숙(70) 씨는 초등학교 방과후 돌봄교사다. 전통 떡과 과자 등을 직접 만들어서 주위 노인들에게 매달 무료배달 봉사를 하는가 하면, 색소폰 연주단과 노인합창단원으로 공연을 하며 지역사회에 따뜻한 온기를 전하는 삶을 살고 있다.

탁구도 잘 치는 편이어서 지난 2019년엔 영덕군 60대 대표로 경상북도 탁구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영덕의 소문난 살림꾼으로 ‘정리정돈의 여왕’으로도 불린다. 지난 7일, 경계를 넘나들며 노년을 재미나게 살고 있는 김 씨를 만났다.

-유치원 교사로 은퇴했는데 이렇게 늦은 나이까지 아이들을 지도할 줄 알았나?

△퇴임 전에 근무했던 농촌 초등학교병설유치원은 원생 5~7명 중 대부분 조손 자녀들로서 어릴 때부터 조기 음악수업을 접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근무 초부터 피아노·오카리나를 가르치다가 퇴임 후 방과후 돌보미로 초청되어 지도하다 보니 지금까지 하게 되었다.

-초등학교 방과후 돌봄교사로 어떤 과목을 가르치나.

△방과후 돌보미로서 틈틈이 음악의 기초적인 이론과 오카리나·한문 기초를 가르치고 있다. 시골이 집이라 학원에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한다.

-타래과, 화과자 등 전통과자와 떡을 잘 만들어 ‘전통과자 장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다. 언제부터 만들었는지, 그리고 만들 수 있는 전통 떡과 과자는 몇 종류나 되는지 궁금하다.

△장인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워낙 음식 만들기를 좋아하다 보니 20여 년 전쯤 안동 조진영 선생님께 우리 전통음식·혼례음식 등 다양한 수업을 받았으며, 나 나름대로 여기저기서 음식 수업을 받아왔다. 그때는 밤낮 가리지 않고 열심히 배우러 다녔다. 떡 종류는 워낙 광범위해서 딱히 몇 종류라고 단정 짓기 어려울 것 같다. 과자·다식 종류도 역시 떡이랑 마찬가지여서 몇 종류라고 말하긴 쉽지 않다.

-전통 과자와 떡을 만들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어떤 건가.

△어려웠던 점이라면 떡이나 음식 등을 전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가사·직장·봉사 틈틈이 짬을 내서 취미로 하고 있는 터라 시간이 여의치 않다고 할까.
 

김경숙 초등학교 방과후 돌봄교사.
김경숙 초등학교 방과후 돌봄교사.

-정해진 레시피가 있는 게 아닌가.

△물론 레시피는 다 있다. 그 레시피에서 조금 조금씩 변형해서 다양하게 만들다 보니 또 하나의 새로운 나만의 레시피가 만들어진다.

-악기 연주 실력도 대단하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배웠나. 연주하면서 어떨 때 보람을 느끼나?

△대단한 실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어릴 적부터 초등학교 교사이시던 친정 부친께서 음악에 조예(전국초등학교 교사들이 자료로 시던 음악교육자료를 수년간 집필하신 김명기 교장)가 계셔서 여러 가지 음악교육을 받아왔다. 결혼 후 기독음대 오르간과를 나와 지금까지 수십 년간 영덕읍교회 오르간 반주자로 있다. 그 외에도 플루트·오카리나·클라리넷·하프·팬플룻·색소폰 등의 악기들을 배우며 포항 플루트오케스트라에서도 몇 년간 연주 활동을 했다. 영덕 색소폰동호회에는 십여 년 넘게 주말 공연 찾아가는 음악으로 여름엔 강이나 바다로 나간다. 교도소 등을 찾아가 봉사하며 사회에서 소외된 분들에게 연주할 때 매우 보람을 느낀다.

-‘뿌린 만큼 거두며 노력한 만큼 이루어진다’는 게 신조라고 했는데, 설명이 듣고 싶다.

△무엇이든 노력한 만큼 이루어진다고 본다. 피아노 학원을 오랫동안 운영하면서 나름대로 여러 가지 악기 레슨에 몰두했다. 야간에는 안동을 왕래하면서 전통음식 수업을 받고, 악기 연주를 통한 순회 봉사활동도 다니는 등 언제나 바쁜 일상을 보내왔다. 뭐든지 하고자 하는 일에 게으르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다짐한다. 지금까지 건강을 허락해주신 주님께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2021년에 봉사하거나 배우고자 계획한 게 있다면?

△대구지방법원 영덕지원에서 민사·가사·조정위원으로 지금까지 17년 동안 활동하면서 새롭게 느낀 것은 요즘 핫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다문화 여성들 문제다. 사건 조정 때마다 보면 우리나라에 와서 갖은 수모와 멸시, 차별대우를 많이 받고 있는 걸 보면서 늘 안타까웠다. 이제는 우리가 한마음이 되어 좀 더 평등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다문화 여성들을 돕고 싶다. 또 한가지는 오래전부터 배우고 싶었던 대금을 배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설날이 다가온다. 새해를 맞으면서 함께 나누고 싶은 생각은?

△코로나19로 가족 이웃 간에도 왕래가 어려워 요즘 명절 때마다 준비한 다과를 이웃이나 외로운 분들에게 대접해 드리기를 좋아했는데, 올 설날에도 가능할지 모르겠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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