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1주기 추도식에서 박 전 대통령 묘소에 헌화하지 않고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이날 일부 참석자들이 김 위원장에게 항의하면서 소란이 일기도 했다. /연합뉴스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41주기 추도식이 고향 구미와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각각 진행됐다. 하지만 이날 현충원 추도식을 찾았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곤혹스러운 상황을 겪어야 했다.

박정희대통령생가보존회는 이날 구미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에서 41주기 추도식을 개최했다.

이날 추도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50여 명만 참석한 채 진행됐다. 추모제에서는 이철우 경상북도지사가 첫 술잔을 바치는 초헌관을 맡았으며, 민주당 소속 장세용 구미시장이 두 번째 술잔을 바치는 아헌관을 맡았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직 나라와 국민만을 생각하고 배고픈 시절을 어떻게든 끊어내고 국민이 배불리 잘 먹고 잘살도록 해야 한다는 그 일념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가슴을 울린다”며 “배고픔을 끊어내고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그 공은 후세에 길이길이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도 박 전 대통령의 추도식이 진행됐다. 이날 추도식에는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주호영(대구 수성갑) 원내대표, 정양석 사무총장 등 지도부가 참석했다. 이들은 검은 정장과 하얀 장갑, 마스크를 착용하고, 가슴에는 추모 리본을 달았다.

추도사를 맡은 강창희 전 국회의장은 “박 전 대통령을 직접 모시고 한강의 기적을 만든 주역들이 이제 거의 다 세상을 떠났다”며 “그간 온갖 폄훼와 모욕이 가해졌지만 박정희 시대는 우리나라를 넘어 20세기 세계사에 깊이 아로새겨졌다”고 말했다.

이어 “권력자들이 증오와 복수심에 빠져 현대사의 기억을 말살하려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국민들을 편가르고 모든 제도적 권력을 장악했다”며 “더 이상 허물어지기 전에 나라를 살리는데 모든 기회와 힘을 모으자”고 촉구했다.

하지만 추도식 이후 발길을 돌리던 김종인 비대위원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곤혹스러운 장면을 목격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김 위원장 등을 향해 “물러가라”, “보수를 망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은 “(김종인은) 빨갱이다. 박 전 대통령이랑 사진 찍으로 왔나” 등을 외치며 고성과 욕설을 하기도 했다.

일부 보수 유튜버들은 당황스러운 표정의 김종인 비대위원장 등을 촬영하며, “보수를 버리자고 하더니 보수를 버리면 무엇을 할 것이냐”고 항의섞인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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