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지자체마다 ‘마른 수건 쥐어짤 판’
경북 지자체마다 ‘마른 수건 쥐어짤 판’
  • 김락현·전준혁·손병현기자
  • 등록일 2020.09.14 20:36
  • 게재일 2020.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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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타격 포항·구미·안동시
경기 침체 지속돼 재정 ‘빨간불’
교부금·세입 동시 줄어 겹고통
내년까지 1천억원 내외 기채 등
악화 상황 돌파구 모색에 ‘진땀’

사상 초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경북도내 기초지자체들의 재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례적인 세수 부족 상황에 내몰리자 일부 지자체들은 지방채를 한계까지 발행하는 등 막다른 길에 다다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포항시는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총 결손액이 2천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14일 포항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결손액은 500억원이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2021년 역시 포항시의 세출은 법적·필수경비 및 사업비 증가로 600억원 정도 늘어나 총 1천500억원의 결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면, 포항시의 세입은 최대 900억원 정도의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내년도 지역 경기의 전반적인 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정부의 내국세 징수율 저조에 따른 지방교부세도 300억원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포항시는 올해 예산 편성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300억원을 보전하고 나머지 부족분 200억원을 지방채를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내년에는 500억원의 지방채를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BTL(임대형민간투자사업) 관련 1천억원을 포함해 포항시 총 지방채 규모는 1천700억원 수준이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포항시의 경우, 2014년 이후 지방채를 발행하지 않다가 2019년 들어서며 지방채를 끌어다 쓰기 시작했다”면서 “포항시는 도시공원일몰제 시행에 따라 지방채 발행 한도 자체가 늘어나 한도 관련 문제는 없으며, 해마다 원리금을 포함해 지방채를 갚아나가고 있어 현 지방채 규모가 시 재정에 큰 부담을 줄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구미시의 세수입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삼성과 LG 등 대기업이 구미공단을 빠져나가는 등 경영악화를 겪으면서 법인세 등 지방세 수입이 크게 감소했다. 또 부동산 경기 위축과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지역경제가 얼어붙으면서 세수입보다는 세지출이 더 많아지면서 구미시의 곳간은 하루가 다르게 비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구미시의 지난해 4천500억원 수준이던 지방소득세는 올해 3천517억원으로 1천억원이 감소했다. 그나마 3천517여억원은 올해 목표치여서 이보다 더 줄어들 수도 있다. 구미시의 지방소득세 감소는 지방소득세 47∼48%를 차지하는 삼성과 LG 등 대기업의 법인세가 경기 악화 등으로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대기업의 법인세는 지난해 대비 78% 선에 그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조세심판원이 기업들이 외국에서 번 돈에 대한 지방세 부과는 이중과세라는 판단을 내림에 따라 구미시도 5년간 기업들이 외국에서 번 돈에 대한 지방세 부과액 320억원을 돌려줘야할 처지에 놓였다. 지방세를 관리하는 행안부가 올해까지 기업들에게 이중 부과된 지방세를 모두 돌려주라는 공문까지 발송한 상태이다.

재정 사정이 이처럼 악화되자 구미시도 기채 발행의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구미시는 기채발행 한도액 510억원 가운데 430억원을 사용했다. 내년에는 600억원의 기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경북 도내의 10개 시(市) 가운데 재정자립도가 가장 낮은 안동시 역시 지방교부세가 쪼그라들면서 내년 재정 여건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해 본예산 일반회계 기준 안동시의 재정자립도는 11.15%로 도내 평균 31.9%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도내 군(郡) 지역을 제외한 모든 시 지역에서 최하위이다.

실제로 ‘2019년 안동시 세입 결산 결과’에 따르면, 안동시의 지방교부세는 6천56억원으로 전체 수입의 37.9%에 달한다. 이와 함께 국·도 보조금 4천121억원과 경북도가 교부하는 조정교부금 275억원을 더한 이전 수입이 1조452억원으로 안동시 전체 수입의 65.4%나 차지한다. 반면, 자체 수입은 1천661억원(10.4%)에 불과하다.

정부가 최근 경기 부진으로 세금이 덜 걷히면서 내년 지방자치단체에 지급하는 지방교부세 규모가 올해보다 4천억여 원 줄어들었다. 최근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한 ‘2021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국세의 19.24%를 떼어 지자체에 나눠주는 지방교부세는 51조7천646억원으로 책정됐다. 올해(52조2천68억원)보다 0.8%(4천422억원) 감액된 것이다. 올해 안동시의 지방교부세는 5천309억원, 조정교부세 220억원으로 국·도 보조금을 제외하면 지난해보다 12.6% 감소했다. 내년도 지방교부세 규모 또한 4천930여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안동시 관계자는 “앞으로 경비 절감, 불요불급한 지출 억제 등 세출 측면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새로운 세원 발굴과 체납액 관리 강화 등 세입 자립성 강화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락현·전준혁·손병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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