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듀 조작 이후 오디션 존폐 기로
더 잔인해진 ‘헝거게임’ 반응
1위는 ‘사이코지만 괜찮아’

‘아이랜드’. /엠넷 제공
‘프로듀스 101’ 시리즈 조작 사태 발생 후 약 1년, 존폐 기로에 선 엠넷표 오디션을 되살리라는 명을 받고 탄생했다. 코드명은 ‘아이랜드’(I-LAND).

1일 CJ ENM과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6월 넷째 주(22~28일) 콘텐츠영향력평가지수(CPI) 집계에서 ‘아이랜드’가 5위에 신규 진입했다. CPI 지수는234.6.

‘아이랜드’는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 역량을 총집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작비 200억원 이상을 들여 블록버스터 영화 세트장 같은 공간을 별도로 조성했으며 ‘연습생들이 알을 깨고 데뷔한다’는 세계관도 웅장하게 구현됐다.

여기에 방탄소년단을 키워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시혁 의장이 프로듀서로 중심축을 담당하고, ‘깡 열풍’의 월드스타 비와 트렌디함의 선두주자 지코까지 합류하면서 ‘아이랜드’는 사활을 건 모양새가 됐다. ‘우리는 오디션이 아니면 안 된다’는 엠넷의 절박함마저 느껴진다. 빅히트 입장에서도 방탄소년단의 입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시기, ‘아이랜드’는 중요한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프듀 조작 논란’의 잔상이 아직 또렷한 만큼 ‘아이랜드’는 연습생들의 주체적인 선택과 그에 따른 성장을 모토로 내세웠다. 첫 회부터 연습생들은 서로의 무대를평가해야 했고, 그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나뉘었다. 어떻게 보면 ‘프듀’ 시리즈보다 더 잔인한 ‘헝거게임’이라는 반응이 작지 않다.

‘피디 픽(pick)’, ‘투표 조작’ 같은 단어들이 연상되지 않도록 프로듀서 군단의 입김도 시청자 투표도 아직은 없지만 그렇다 보니 기존 엠넷 오디션에서 느낄 수 있었던 재미는 또 반감된 측면도 있다.

제작진이 12명 멤버 선발 방식을 거의 비밀에 부친 탓에 어떻게 프로그램이 진행될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아이랜드’의 성패에 따라 엠넷이 오디션 왕국 지위를 유지하느냐 박탈당하느냐가 결정될 것이라는 점이다.

첫 방송 시청률은 1.3%(유료가구),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아이유가 부른 주제가와 더불어 김선우, 제이크, 박성훈, 김태용, 이희승 같은 몇몇 출연자들이 온라인에서는 벌써 화제몰이를 쏠쏠하게 하고 있다.

1위는 한류스타 김수현의 복귀작 tvN 주말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차지했다. 전주보다 10계단 오른 성적으로, CPI 지수는 264.1이다.

국내에서는 잘 시도되지 않은 어른들의 잔혹동화라는 콘셉트가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김수현 팬덤을 중심으로 한 젊은 여성 시청자들에게는 어느 정도 호응을 얻고 있다. 1회 6.1%에서 2회 4.7%로 떨어졌던 시청률은 3회에서 5%대로 회복했다.

특히 서예지가 연기하는 고문영 캐릭터가 여성들의 지지를 얻는다. 서예지의 수려한 얼굴과 중저음의 목소리가 만들어낸 독특한 고문영이라는 인물은 그동안 안방극장에서 봐온 여성 캐릭터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다만, 고문영이 문강태(김수현 분)에게 스킨십하는 장면 등이 성희롱 논란을 불러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진행 중이다. 이 건은 방송심의위원회에도 수십 건 접수된 것으로 전해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