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품격을 잃은 과도한 언행이 도를 넘고 있다. 입으로는 ‘검찰 개혁’이라는 명분을 되뇌고 있으나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에만 혈안이 돼 분별력을 잃은 모습이다. 과거의 발언과 정반대되는 언행들이 비교되면서 그 가치 기준의 변화무쌍이 혀를 내두르게 한다. 당 대표 시절의 습성 씻어버리고 법치 수호의 총책임자로서의 사명에 충실하여 자중하는 게 바람직하다.

추 장관은 국회의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 사건 공소장 제출 요구에 대해 원문을 비공개하기로 해 논란을 빚었었다. 추 장관은 당시 이에 대해 “형사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공판중심주의가 실질적으로 지켜질 수 있도록 그동안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사건에 대해서는 “무죄 추정의 원칙이 구현돼야 한다”며 형법상 피의사실 공표죄를 언급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사건에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한 자신의 고강도 질타 이후 빚어진 비판여론에 반박하면서 직접 “검언(검찰·언론) 유착”이라고 강조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나아가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는 조국 사태와 관련해 “과잉 수사라든지 또는 수사 관행이 반복적인 수사 무리한 수사 이런 것이 있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해 불과 얼마 전 자신의 주장을 모조리 뒤집었다.

법치는 균형을 잃으면 모든 의미를 잃는다. 정의의 여신상이 천칭을 들고 있는 그림을 사법기관의 상징으로 쓰는 이유도 바로 그런 것이다. 오죽하면 이런 상황을 풍자해 법무부(法務部)가 아니라, 법무부(法無部) 또는 무법부(無法部)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겠는가.

‘검찰 개혁’의 요체는 검찰의 정치적 독립이라는 것은 상식이다. 정권 초기 적폐청산의 사냥개로 잘도 부려먹던 윤석열 총장이 검찰 본성을 발휘해 청와대와 집권층을 겨냥하자 갑자기 융단폭격을 가하며 윤 총장 사퇴가 마치 검찰 개혁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는데, 이런 행태야말로 진정한 청산대상 아닌가 싶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이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데, 왜 이렇게 막 나가는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