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다습 여름철에 환자 가장 많아… 악화땐 피부괴사·패혈증 등 동반
야외활동 후 반드시 샤워하는 등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로 합병증 예방

최근 1박 2일 일정으로 캠핑을 다녀온 직장인 이영빈(30·포항시 남구)씨는 집으로 돌아오고 나서야 팔, 다리에 모기 물린 상처를 발견했다. 간지러움에 하루에도 몇 번씩 모기 물린 자국을 긁었다. 긁은 자리는 붉게 부어올랐고 뜨끈한 열감까지 느껴졌지만, 좀처럼 자국은 사라지지 않았다. 며칠 후 상처에 염증까지 생겨 급하게 병원을 찾은 그는 ‘봉와직염’ 진단을 받았다. 이씨처럼 모기 물린 자리가 가려워 참지 못해 긁으면 봉와직염이라고 불리는 염증 질환인 연조직염에 걸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봉와직염은 피부에 생긴 작은 상처를 통해 들어온 세균이 진피와 연조직까지 침투해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고온다습한 날씨에 세균 번식이 쉽고 모기가 기승하는 여름철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데 주로 감염균과 접촉이 많은 손과 발, 다리에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봉와직염 진료인원은 다른 계절에 비해 여름철(7∼9월)에 주로 발생한다. 부위별로는 손가락 및 발가락이 가장 많았다. 최근에는 더위가 빨리 찾아오면서 봉와직염 환자가 급증하는 시기도 앞당겨지는 추세다.

봉와직염은 모든 연령층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고령이거나 당뇨를 앓고 있다면 발생 확률이 더 높다.

무좀 환자의 경우 발가락 사이 환부를 통해 감염될 수 있으며, 평소 팔과 다리에 부종이 있는 환자도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없어 보통 연고나 파스를 바르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 간혹 무좀으로 착각해 무좀약을 바르는 경우도 있다. 결국 대부분의 환자들이 증상이 심해져서야 병원을 찾는다.

일반적인 피부질환과 달리 봉와직염은 피부층 아래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범위가 넓고 깊은 편이다. 통증과 함께 상처 주변의 피부색이 붉게 변하면서 부어오르고 심하면 감기에 걸린 것처럼 오한이 느껴진다.

상처 부위 아래쪽에서 단단한 덩어리 같은 것이 만져지기도 한다. 물집이 생기거나 고름이 나올 수도 있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균이 온몸으로 퍼지거나 다른 부위로 번지면서 피부색이 자주색으로 변하는 괴사에 걸릴 수 있다. 패혈증이나 골수염과 같은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으며, 드물지만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상처가 난 부위에 세균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개인위생에 신경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무좀이 있다면 미리 치료를 하고 야외활동 후에는 반드시 샤워를 하는 등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를 통해 감염을 예방해야 한다.

피부 상처에는 연고를 바르고 소독 밴드를 부착하는 것이 좋다. 창문이나 싱크대, 배수구 등을 통해 모기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고 집 주변 고인 물을 없애는 등 모기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모기에 물렸다면 긁거나 침을 바르는 것보다 냉찜질이 바람직하다. 가려움과 부어오르는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항히스타민 성분의 모기약을 발라도 된다. 해당 부위가 부어오르면서 통증이 심해지면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포항시 남구보건소 관계자는 “무더운 날씨와 잦은 비 소식으로 여름철 불청객인 모기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며 “봉와직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여름철에 피부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만약 모기에 물리거나 상처가 났을 때에는 긁거나 손을 대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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