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왜 포항 택했나
새 둥지 틀 ‘융합기술산업지구’
국가급 연구기관·유수 기업 유치
차세대 바이오 전진기지로 주목
전 세계 5대 뿐인 산업핵심시설
4세대 방사광가속기 보유도 한몫

15일 오전 한미사이언스의 스마트 헬스케어 임상센터 및 R&D 센터가 건립될 포항시 북구 흥해읍 대련리 일원의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부지 작업이 한창이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15일 한미사이언스(주)가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투자협정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은 포항이 보유한 우수한 인프라가 큰 몫을 했다는 평이다.

한미사이언스(주)가 둥지를 틀 포항융합기술지구에는 경북도 제2청사인 환동해지역본부가 착공을 앞두고 있다. 아울러 신약개발 산업 활성화를 위한 국가급 연구기관인 ‘세포막단백질연구소’,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국내 최초 식물기반 백신분야 기업지원시설인 ‘식물백신기업지원센터’, 미래선도형 창의 공간 구축 및 청년 창업기회 제공을 위한 ‘포항지식산업센터’ 등이 유치돼 있다. 또 세계 최초로 식물백신 제조품목허가를 취득한 (주)바이오앱을 비롯해 포항세명기독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의료법인 한성재단, 기술혁신 벤처기업인 (주)HMT과 각각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자체가 차세대 바이오산업의 전진기지로서의 본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포항이 보유한 가속기 기반 시설 역시 장점이다. 포항가속기연구소는 국내에서 유일한 제3·4세대 가속기 등을 보유한 가속기 관련 인프라의 집약체다. 특히,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바이오산업에 있어서 핵심시설로 평가받고 있다. 전 세계에 5대만 운영 중인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살아있는 물질의 분자구조 움직임을 펨토초(1천조분의 1초) 단위까지 분석할 수 있어 단백질의 기작(생물의 생리적인 작용을 일으키는 기본 원리)을 실시간으로 관측 가능하다.

이렇듯 훌륭한 인프라를 보유한 포항은 한미사이언스에게 단순히 MOU 대상 지자체가 아닌 실질적인 동반자로서의 의미가 더 커 보인다. 실제로 15일 체결한 MOU와는 별도로 한미사이언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6대 비전’을 제시했는데, 이 비전의 절반에 해당하는 3개 항목이 포항과 관련이 있다.

이와 관련, 한미사이언스는 미래 사업 비전 선포에서 △사이버 교육(Cyber Education) △디지털 바이오(Digital Bio) △오럴 바이오(Oral Bio) △시티 바이오(City Bio) △그린 바이오(Green Bio) △마린 바이오(Marine Bio) 6대 사업 과제를 발표했다.

‘사이버 교육’과 관련해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해 11월 경상북도, 포항시, 포스텍과 K-바이오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전문 인력 육성 등에 힘을 합치기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기존부터 구성하고 있는 협약을 바탕으로 한미사이언스와 경상북도, 포스텍, 포항시는 정상급 제약 바이오 산학클러스터를 함께 만든다는 계획이다.

‘시티 바이오’는 15일 포항시 등과 체결한 MOU와 관련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미사이언스는 시티 바이오(City Bio) 라고 이름한 포스트 코로나 비전 사업으로 그룹의 50년 노하우를 집약한 ‘미래 도시’를 포항에 건설하게 된다.

마지막으로는 ‘마린 바이오’가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포항 펜타시티에 융합 마린 바이오 센터를 개설하는 것을 시작으로 마린 바이오라는 생소한 영역에 출사표를 던졌다. 한미사이언스는 포항이 천혜의 해양 자원 입지 조건과 그를 입증하는 오랜 역사, 그리고 원조 4세대 가속기를 보유한 최적의 장소임을 밝히고, 이를 통해 진화 전·후 유전체 연구, 바이러스를 포함하는 미생물간 생태계의 이해, 인체 세포 기능의 기원 등을 연구할 방침이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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