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침입자’ 주인공 김무열
가족의 의미를 묻게 만드는 영화
내일 개봉…“아버지 연기는 처음
배우 인생의 새로운 장 열린 느낌”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25년 전에 실종된 동생, 아니 자신이 동생이라고 하는 여자가 갑자기 나타났다. 모든 것이 수상한 이 여자가 나타난 뒤로 이상한 사건들이 시작되고 소중한 딸마저 위기에 빠진다.

오는 4일 개봉하는 영화 ‘침입자’의 주인공 서진 이야기다. 서진을 연기한 배우 김무열(38)은 관객을 영화가 만들어내는 진실과 거짓, 꿈과 현실의 혼란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지난 1일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김무열은 “어느 순간 감정적·육체적으로 피로도가 높아지는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일부러 목을 쉬게 할 정도였다”고 돌아봤다.

“제가 감독님한테 영화 후반부에는 쉰 목소리로 서진을 표현해보자고 제안했어요. 그래서 후반부 촬영이 있는 날에는 차에서 혼자 소리를 지르고 나갔어요. 옆에서 매니저가 많이 놀랄 정도였죠. (웃음)”

여동생의 얼굴을 한 침입자가 딸에게 위험한 존재가 되면서부터 서진의 혼란은 가중된다.

“서진이 여동생 유진을 의심하면서부터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해요. 그때부터 몸을 불살라 연기했어요. 격하게 표현하려고 했죠. 아버지 연기는 처음 해봤는데, 배우로서는 새로운 장이 열린 느낌이랄까요. 아버지 역할을 하고, 언젠가는 할아버지 역할도 하게 되겠죠.”

서진과 유진 그리고 부모님의 관계, 서진과 아내, 딸 예나의 관계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묻는 이 영화를 통해 “반성을 하게 됐다”고 김무열은 털어놨다.

“우리 가족 사이에서 잘못돼 있는 건 없나 하고 질문을 하게 되더라고요. 질문은 거창한데 답은 사소해요. 사소한 행동을 바꾸면 더 좋은 관계의 가족이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연출을 맡은 손원평 감독에 대해서는 “디테일하다”고 표현했다.

“연기 지도도 디테일하게 해주고 감독님과는 캐릭터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를 많이 나눴어요. 제가 놓치는 부분까지도 잡아주시더라고요. 전체적으로 영화의 톤을 다 잡고 계셔서 그 안으로 맞춰서 들어가는 것이 즐거우면서도 힘들었죠. 작가이시기도 하셔서 다른 감독들보다 본인의 세계관이 더 확실한 것 같아요.”

‘침입자’와 같은 스릴러 장르가 김무열에게 가장 꼭 맞는 옷 같지만, 올해 초 개봉한 ‘정직한 후보’에서는 코미디 연기로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저는 특정 장르를 선호하는 것은 아니에요. 공감되는 이야기를 가진 작품을 만나는 게 먼저예요. 대중이 저에 대해 생각하는 이미지가 있고, 저는 그걸 깨고 나아가기 위해 항상 노력하죠. 그런데 이게 배우로서 가장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개봉일을 세 번 연기한 끝에 ‘침입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 개봉하는 상업 영화가 됐다. 인터뷰 내내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한 김무열은 “많은 분이 영화를 볼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안전과 건강이 최우선이다”며 “시사회 때 한 칸씩 띄어 앉는 광경이 낯설었다. 배우로서 인간과 인간이 멀어지지 않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