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거침에 대하여’

홍세화 지음·한겨레출판 펴냄
인문·1만5천원

“착하면 손해 본다. 그래도 넌 착한 사람이 되어라”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생각의 좌표’ 등으로 우리 시대에 뼈아프지만 명쾌한 질문을 던져왔던 진보 지식인의 대부 홍세화 작가가 11년 만에 신작을 출간했다. ‘결:거침에 대하여’(한겨레출판)는 세상의 거친 결들이 파도를 치며, 이따금 주체할 수 없이 그 큰 결에 휩쓸려버릴 때에도 한결같이 중심을 지켜온 그의 사유들은 분열로 어지럽혀진 세상에 또 다시 중심을 잡을 나침반으로써 삶의 방향과 결을 되돌아보게 한다.

환대와 배려, 겸손을 품은 사람이 약자가 되는, 이 정제되지 못한 사회에서 우리는 둥글어지기보다는 뾰족하고, 거칠어져야만 ‘편하게’ 살 수 있게 됐다. 과거에 비하면 분명 자유로운 시대에 살고 있지만 신자유주의라는 구조 속에서 자신도 모르는 새에 억압된 삶을 살고 있다. 힘없는 자들은 국가폭력에 맞서 “아니오”라고 말하지 못하고 자본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거짓 담론과 정치가들의 어젠다 세팅에 교묘하게 이용당한 채 이제는 ‘자발적으로 복종’하게 된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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