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경로 미상 29번 114명 접촉
당국선 “현재론 단정하지 않아”

바이러스 감염 공포가 마지노선인 의료계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감염 경로가 오리무중인 29번째 ‘코로나-19(우한 폐렴)’ 확진 환자와 100여 명이 넘는 시민들과 접촉했는데, 이들 대부분이 동네 병·의원과 약국 관계자들로 확인됐다. 의료기관 내 감염이라는 메르스 사태의 재현 우려와 함께 지역사회로 바이러스가 전파됐다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관련기사 2·6·8면>

17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는 지난 16일 추가된 29번째 확진 환자에 대한 역학조사 경과를 정례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중대본이 확인한 29번째 환자와의 접촉자는 현재까지 114명이다. 이 남성은 지난 5일 기침과 가래 증상이 첫 발생했고, 지난 15일 흉부 불편감으로 내원했다가 코로나-19를 의심한 병원의 조치에 의해 격리됐다.

이 남성은 격리 전까지 약 열흘 동안 동네 병·의원을 수차례 드나든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일을 시작으로 7일과 8일, 10일, 11일, 12일 등 거의 매일같이 의료기관과 약국을 오갔다.

하지만, 해외 여행력이 없고, 기존 확진자인 28명과 접촉한 적도 없어 단 한 번도 보건당국의 감시망에 잡히지 않았다. 더군다나 병원 방문 당시 발열이나 호흡기 증세가 나타난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선별진료도 받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29번째 확진 환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방역감시망 밖에서 감염된 환자로 추정된다. 이번 사례를 두고 의료계에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보균 상태에서 10일간 자유롭게 돌아다녔기 때문에 사실상 지역 전파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정은경 본부장은 “이번 사례에 대해 현재 지역감염 상황으로 단정하진 않고 있다”면서 “두 환자가 발병일로부터 14일 이전까지 접촉한 확진자가 경증이었다면 대부분 완치됐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바름기자

    이바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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