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일각 청문회 보이콧
특검·국정조사 주장도
24일 서울 광화문 30일 부산서
‘조국 규탄’ 장외집회 검토
9월 초에 청문회 개최 방침

21일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조국 사퇴’’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은 21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는 공세에 화력을 집중했다. 특히 조 후보자 딸의 입시 특혜 의혹에 초점을 맞춰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당시 ‘반칙과 특권’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최순실의 딸 정유라를 거론하면서 조 후보자 딸을 금수저 입시 특혜 의혹으로 얼룩진 ‘조유라’라고 몰아붙였다. 집권 초기부터 ‘공정’의 가치를 강조해 온 문재인 정부의 핵심 인사가 재산과 자식의 이익 앞에서는 부패한 기득권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게 한국당의 주장이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도 조 후보자를 향한 비판이 줄을 이었다.

황교안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판단력이 국민 평균에 못 미치는지, 아니면 진영 논리에 눈이 어두워져 국민을 기만하는 것인지 둘 중 하나일 것”이라며 “이 정권은 부도덕·위선·불공정·역대급 불통 정권”이라고 밝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 딸의 입시·진학 등 모든 결과는 이 정권이 만들어준 특권의 전리품이었고, 재산 증식과 채무 회피 과정 자체가 적폐였다”며 “후보자 지위를 유지하는 1분 1초가 대한민국의 치욕이고 국민의 아픔”이라고 조 후보자의 사퇴를 압박했다.

심재철 의원은 “조 후보자야말로 적폐 그 자체”라며 “조 후보자 딸의 대학 부정입학이 확실한 만큼 고려대는 학교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입학을 즉각 취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진석 의원은 “세간에는 벌써 ‘정유라 위에 조유라’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다. 정유라는 금메달이라도 따지 않았는가”라며 “조국 딸은 도대체 뭘 했길래 이런 프리패스 인생을 사는 건지 자식 둔 부모들의 끓고 있는 공분을 생각해보라”고 일갈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조 후보자가 과거 ‘죽창’을 얘기했는데, 구한말 죽창의 끝은 바로 탐관오리를 향했다”며 “어제 단국대도 공식 사과를 했으니 고려대도 답해야 한다. 조 후보자의 딸로 인해 실제로 한 학생이 탈락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당 내부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조 후보자가 여론의 질타를 집중적으로 받고 있는 만큼 청문 정국을 오래 끌고 가기를 내심 바라는 기류도 감지된다.

이 같은 맥락에서 한국당은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다음 달 초 실시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조 후보자의 의혹을 제대로 파헤쳐 낙마시키지 못할 경우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 기능을 못 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뿐 아니라 제1야당으로서 존재감도 상실될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당장 한국당은 오는 24일 서울 광화문에서 ‘조국 규탄’ 대규모 장외집회를 여는데 이어 30일 부산에서도 집회를 계획 중이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이런 국민적 저항을 불러일으키고도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한다면 여론의 역풍이 만만치 않아 야당에는 불리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조 후보자로 인해 드러난 이 정권 비위 의혹의 온상이 추석 밥상에까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일각에서는 청문회를 보이콧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신상진 의원은 회의에서 “청문회를 해봤자 문재인 대통령은 독선적인 국정운영으로 또 임명할 것이고, 청문회는 여야의 싸움판만 될 것”이라며 “우리 당은 인사청문회를 거부하고 국민의 이름으로 특검과 국정조사를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곽상도(대구 중·남구)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조 후보자의 딸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기 전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다니면서 장학금을 두 차례 수령한 뒤 휴학계를 내고 재등록하지 않아 제적당했다고 주장했다. 조 후보자 딸이 수령한 장학금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대 총동창회의 장학재단 ‘관악회’가 운영하는 것으로, 신고된 가족 재산만 56억원에 달하는 조 후보자 딸이 장학금 수혜를 입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게 곽 의원의 지적이다.

곽 의원은 “당시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였던 아버지의 음덕이 작용해 공짜로 대학원을 다닌 것인가”라며 “서울대 학적을 의전원 입시용 징검다리로 이용하면서도 다른 학생들의 입학·장학금 기회를 빼앗은 것이 조 후보자가 말하는 ‘정의’, ‘공정’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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