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글로벌 철강산업은 긴 조정 국면을 지나왔다. 미국발 관세 정책,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 글로벌 제조업 둔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철강 수요를 전방위로 압박했다. 철강산업이 중심인 포항철강산업단지 역시 이러한 흐름을 피해 가지 못했다. 생산 실적은 13조8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6.2% 감소했고, 수출도 31억3000만 달러로 5.7% 줄었다. 고용 인원까지 줄어들며 전반적인 하락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주요 기관들은 2025년을 철강 경기의 저점으로 보고 있으며, 2026년부터는 점진적 회복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무엇보다 가장 큰 변수는 중국이다. 세계 철강 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철강 수요가 감소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글로벌 시장의 공급 과잉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 철강의 수출 확대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 가격 경쟁을 한층 심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중동 지역 갈등에 따른 유가 변동성 역시 철강 산업의 위험 요인으로 남아 있다. 노란봉투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도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철강 대기업들은 양적 성장보다 질적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는 기존 고로 중심의 생산 체계를 넘어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과 전기로 확대 전략을 추진하며 자동차 강판과 전기차 소재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서고 있다. 현대제철 역시 자동차 강판 중심의 고급 강종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전기로 투자 확대와 탄소 저감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포항철강산업단지의 중소 철강기업들은 여전히 어려운 경영 환경에 직면해 있다. 올해 산업단지의 생산 전망은 글로벌 철강 경기 부진과 통상 압박, 중국발 공급 과잉 등 여러 불확실성 속에서 전년 대비 약 5% 증가한 14조5812억 원 수준으로 계획돼 있다. 수출 역시 글로벌 교역 둔화와 환율 변동성, 미국 관세 정책 등의 영향으로 전년도 수준인 31억3875만 달러 정도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산업단지 중소기업 제품의 주요 수요처인 국내 건설 경기가 아직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장기간 이어진 철강 경기 침체로 투자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전기요금 등 에너지 비용 상승까지 겹치며 기업들의 경쟁력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결국 철강산업의 회복을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철강산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인식하고 변화된 시장 환경에 맞는 대응이 필요하다. 건설 수요 회복을 위한 지원과 철강 수입 증가에 대응하는 비관세 장벽 강화, 그리고 전기요금 등 에너지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
2026년은 철강산업이 단순한 경기 반등을 넘어 구조 전환의 분기점이 되는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기술 경쟁력과 친환경 전환, 그리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산업 구조 재편이 철강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우리 철강 산업은 지금, 새로운 도약의 갈림길에 서 있다.
/전익현 포항철강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