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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와 절제, 윤택한 삶

등록일 2021-09-13 19:07 게재일 2021-09-1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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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광일포스코 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장광일​​​​​​​포스코 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산천의 초목이나 들판의 잡풀이 무성하다가 한숨 돌리는 계절, 추석이 다가오는 이맘 때가 되면 의레 하게 되는 것이 벌초(伐草)다. 저마다 부모 또는 선조의 묘소를 찾아 웃자란 풀을 베어내고 산소 주변으로 뻗은 나뭇가지를 자르거나 둥치를 베며 주위가 훤하고 깨끗해지도록 일손을 모으고 정성을 다한다. 자기가 태어난 근본을 잊지 않으며 조상을 기리고 섬기는 마음에서 해마다 애써 풀을 내리고 정리하게 되지만, 일단 벌초를 하고 나면 보기에도 그리 시원하고 깔끔하지 않을 수 없다.

비단 그와 결부되는 맥락은 아니겠지만, 일상 중에 물건을 정리하거나 청소를 하고 나면 가슴 속까지 후련해지고 마음이 개운해짐을 누구나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정리라는 것은 생활공간이나 주변 여건, 업무환경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영향과 변화를 수반하는 요소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최근에 필자가 관심있게 시청했었던 ‘신박한 정리’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나만의 공간인 ‘집’의 물건을 정리하고 공간에 행복을 더하는 노하우를 함께 공유할 수 있어서 기업체 정리 컨설팅에 많은 도움과 요령을 십분 활용하기도 했었다.

이른바 ‘정리’란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사용빈도와 기간에 따라 명확히 구분하고 불필요한 것을 과감하게 제거하는 활동으로 정의하고 있다. 10년 전 필자가 컨설팅한 H중공업의 혁신활동 첫 단계로 정리활동 차 공장 내 불필요한 물품에 레드 카드(Red Card)를 부치도록 했었는데, 전체를 다 부착한 후에는 공장 여기저기가 붉게 물들어 마치 가을단풍으로 착각할 정도로 즐비했었다. 정리 활동 후 불필요한 물건이 없어짐에 따라 공장 내부는 넓어졌고, 직원들의 환경관리 수준도 향상되었다.

정리활동이 제대로 이뤄지게 되면 혁신의 절반이 완성되는 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기업이 성공적으로 정리활동을 했던 비법이라 한다면, 첫째 아까워도 과감하게 버렸다는 점, 둘째 기간 내에 과잉으로 신청하여 가지고 있던 물건을 꺼내 놓으면 책임을 묻지 않고 상을 주었다는 점, 셋째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경영진부터 현장직원까지 전원이 참여했다는 점 등이라 할 수 있다.

정리하는 능력을 일상적으로 반복하게 되면 습관이 되고, 좋은 습관은 그 사람의 인생도 성공하는 인생으로 바꿀 수 있다고 본다. 그만큼 버리고 비우며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적당함과 적절함의 균형을 유지하고 관리하기란 생각보다 만만찮은 일이기 때문이다.

“아무 것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은 아무 것도 채울 수 없다”는 말처럼 정리는 단순히 현장의 변화만을 이끌어 주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개인의 삶을 성공으로 이끌어 주는데 도움을 준다. 정리하는 습관과 절제하는 노력은 저마다의 일상을 깔끔하게 하고 그 삶을 윤택하게 채워주는 힘이 있기에, 아무쪼록 정리활동을 습관화하여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꿈을 달성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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