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오늘 美합참의장 만나 대응태세 논의<BR>미국, 북한 선제타격 시나리오 실천 가능성 낮아
북한의 `괌 포위사격` 예고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로 고조된 한반도 긴장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의 안보위기 대처방안이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제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이 현명하지 않게 행동할 경우 군사적 해결책이 완전히 준비됐고, 장전됐다(locked and loaded)”며 북한을 향한 군사적 대응을 경고하자 미국 언론들이 북한을 선제타격하는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를 앞다퉈 내놓으면서 한반도 안보위기가 크게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선제타격론은 전면전 우려가 커 실행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8·15경축사로 외교·평화적 해결강조
우선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15일 8·15 경축식 경축사를 통해 미국과 북한이 서로에 대해 군사적 위협을 표출시킴에 따라 고조된 한반도에서의 전쟁위기에 대한 한국정부의 메시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북미 간의 격한 `말싸움`에 굳이 개입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는 판단 속에서 메시지를 자제해왔다. 그러나, 한반도문제 최대 당사국의 국가원수로서 하루속히 입장을 표명할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메시지 효과를 극대화할 최적의 시간으로 8·15 경축식을 보고 있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북미 양국의 정제되지 않은 위협 발언 자제를 촉구하면서 현 상황 타개와 한반도 평화 번영을 위해서는 북한이 핵·미사일을 포기하는 길 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국과 북한의 서로를 향한 일체의 무력 사용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면서 외교적·평화적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14일 던포드 미 합창의장 접견
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조지프 던포드 미국 합참의장을 접견하는 것도 한미 연합방위태세구축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13일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문 대통령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이순진 합참의장, 김병주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던포드 의장을 접견한다”고 전했다. 던포드 의장의 방문이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만큼 한반도 안보위기와 관련한 대응태세 구축에 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던포드 의장은 문 대통령을 만나기에 앞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 등 우리 군 수뇌부를 만나서 한반도 안보정세를 논의한 뒤 중국을 찾을 것으로 전해졌다.
◇미·중 정상 전화통화서 외교노력 하기로
청와대는 지난 12일 오후 미·중 정상 간 전화 통화를 계기로 북핵 위기의 돌파구가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있다. 특히 백악관이 “평화적 해결”을 언급하고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화와 담판”을 강조한 대목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지난 12일 오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통화를 마쳤다는 보도가 나온 지 3시간여 만에 `양 정상의 적극적인 노력을 평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는 것은 우리가 노력한 대로 방향이 잡혀가는 것”이라며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 선제타격 시나리오… 전면전 우려 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군사·외교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국이 북한을 겨냥해 사용 가능한 군사 시나리오로 미국이 북한 보유 미사일 중 하나를 일회성으로 선제 타격하는 방안을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시를 내리면 미군 전투기가 비행에 들어가거나 적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토마호크 미사일이 한반도 근처에서 발사될 수 있다.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핵무기 폐기를 압박할 수 있지만, 한국이나 일본을 겨냥한 즉각적인 보복대응에 나설 위험성이 있다. NYT는 조금 덜 위험한 선택지로 미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나 괌에 있는 미사일 방어 포대를 활용해 이 지역 근처에서 시험 발사된 북한 미사일을 격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두 시나리오 모두 한반도에 전면전을 촉발할 우려가 있어 미국이 섣불리 채택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CNN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선제타격을 시행할 경우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군사력을 비교할 때 중국의 개입과 북한의 핵무기 활용 등 변수를 제외한다면 한·미 연합군의 승리는 확실하다”며 “다만 한·미 연합군이 승리를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는 엄청날 것이며 서울을 중심으로 한 대량의 인명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