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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내년 地選 중앙당 공천설… TK관가 술렁

김영태·박형남기자
등록일 2017-08-09 20:55 게재일 2017-08-0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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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있는 정치신인 등 광역·기초단체장 투입<BR>“지방분권 강화하는 상황에서 시대에 역행” 반발
▲ 자유한국당 정우택(오른쪽 두번째)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광림(왼쪽 두번째) 정책위의장 권한대행 등 의원들과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공천을 행사하는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TK지역 관가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경쟁력 있는 정치신인 등 인재들을 영입해 내년 지방선거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반대 기류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 “현역 의원 공천서 손 떼라”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우리 당은 내년 지방선거를 백지상태에서 시작한다. 지연이나 학연 등 기존 관계는 의미가 없으며 가장 경쟁력 있는 인물을 내보낼 것”이라며 “여당 시절에 누렸던 기득권이나 정당 프리미엄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가장 경쟁력 있는 인물을 공천한다는 데 한국당 지도부 내에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광역단체장은 물론 기초단체장 공천을 중앙당 공천관리위가 행사하고, 지방의원(광역 및 기초의원) 공천은 기존대로 시도당 공천관리위가 공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런 방침이 확정되면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의 영향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기존 당헌당규대로 전략공천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추천 신청자의 경쟁력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한 지역을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할 수 있다. 또 광역 및 기초단체장 선거의 우선추천지역 선정은 중앙당 공천관리위가 담당한다. 한국당은 내년 지방선거 때 우선추천제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도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인물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힘들다는 위기론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방침이 확정되면 정당 지지율이 가장 높은 TK(대구·경북) 기초단체장에 대한 물갈이를 시도하는 한편, 신인들을 대거 발굴해 내년 지방선거에 투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기초단체장들 반발 움직임

한국당내 일각에서는 지도부의 이 같은 기류에 홍준표 대표가 측근을 챙기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내비치고 있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홍 대표가 신인발굴 등을 이유로 현역단체장들을 물갈이하고 전략공천을 이용해 홍 대표 측근들을 대거 투입할 소지도 있다”며 “지방선거를 통해 당내 입지를 강화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TK의 경우 인재영입한 인사들 중 인지도 낮은 인사가 지방선거에 차출될 때 바른정당과의 경쟁에서 자칫 밀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 일부 핵심인사들도 “이같은 방침은 홍 대표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재만 최고위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당 대표의 생각이지 중앙당에서 공천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방선거에서는 승리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렇게 해서 승리할 수 있을 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장에서는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검토를 할 뿐 확정된 사항이 아닌 만큼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TK(대구·경북) 기초단체장들도 중앙당 공천방침에 일단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확정된 것이 아니라 검토단계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일부 단체장들은 익명을 전제로 불만을 터뜨렸다.

한 기초단체장은 “그동안 중앙당의 권한이 많았지만 지금은 지방분권시대”라며 “중앙당 공천에 따른 유·불리가 있을 수 있지만 헌법을 고쳐가며 지방분권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중앙당이 공천을 행사하는 것은 시대에 역행한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단체장은 “중앙당에서 공천을 하게 된다면 경선을 할 때 문제가 생긴다. 일례로 당원 명부의 경우 모든 후보자들에게 공개를 해야 하는데 당협위원장만 독점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영태·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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