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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 위기와 지역기업의 대응전략

등록일 2016-11-23 02:01 게재일 2016-11-2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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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홍<br /><br />한국은행 기획조사팀장
▲ 김진홍 한국은행 기획조사팀장

지난 8일 미국에서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었다. 직선제가 아닌 만큼 선거인단 538명 중 290명을 확보한 트럼프 후보는 오는 12월 9일 선거인단의 투표를 거쳐 내년 1월 20일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이러한 미국의 신임 대통령으로 취임할 트럼프가 유세과정에서 내세웠던 공약(公約)들이 공약(空約)이 아닌 실행정책이 될 것이라는 전제 하에 그 정도와 시기, 강도 등에 대한 평가 또는 예측에 따라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이는 한편 각국별로 정치 정세나 국가수반의 성향 등에 따라 이해득실을 따지며 일희일비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며 한동안 그러한 경향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그동안 경기부진에서 허덕여 왔던 지역 경제계 또한 앞으로의 향방에 대해 더욱 긴장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앞으로의 미국의 정치, 경제의 향방은 누구도 단정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기준점은 트럼프 당선자가 그동안 언급해 온 공약이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공약 이행의 정도, 실시 시기 등은 소수파였던 트럼프 당선자의 진영과 공화당 주류파 등과의 의견조율 내지는 융합의 정도에 좌우될 것이다. 따라서 공약 가운데 먼저 지적재산권보호, 반덤핑제소 등 무역제한조치 등은 트럼프 당선자가 대통령 취임 직후 단독으로 의회와 큰 조율이 없이도 적정 범위 내에서 시행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즉시 지정하지 못하더라도 달러 약세 기조를 유지함으로써 위안화나 엔화는 물론 원화까지도 강세로 움직일 개연성이 지금보다 상대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통상문제는 국가 간 조약, 협정 등이 관련되는 만큼 취임 직후의 즉각 시행되기에는 많은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트럼프가 지지계층인 저소득 백인노동자의 대량 실직 원인으로 지목하였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에 대해 미국의 의회예산국(CBO)과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연구결과 모두 미국에 대한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점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그보다는 오히려 MIT의 아토(Autor) 교수 등이 논문에서 중국의 WTO 가입 이후 미·중 간 무역 확대로 인해 200~240만명의 미국 내 고용이 감소되었다는 주장이 현실적인 설득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앞으로의 경제흐름은 많은 변수가 있어 예측하기 어렵지만 우선, 트럼프 당선자의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해 본다면 강한 달러가 아니라 약한 달러, 엔화나 원화는 강세가 쉽게 진전될 가능성이 있다. 둘째,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관련한 주요 타겟이 중국과 일본이더라도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들 모두에 공통된 문제일 것이므로 각국별로 중국을 통한 우회수출의 규모, 각국별 대미수출의존도 등에 따라 긍정적 부정적 영향이 혼재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우리 지역기업은 지금까지 보다도 더욱 치밀한 경영전략을 준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 변함이 없는 가장 확실한 전략과 방책은 언제나 있었다. 하지만 매번 대내외 충격이 발생할 때마다 기업들이 고민하는 공통분모도 언제나 변함이 없다. 저가격, 대량생산 범용품 중심의 수출제품군으로 인한 반덤핑 문제, 환율의 급등락에 따른 원자재 수입가격이나 수출가격의 급등락 등 가격경쟁력 문제를 야기하는 취약한 기업의 재무체질 등이 그것이다. 전 세계가 보호무역을 강화하더라도 우리 지역의 철강제품을 수입할 수밖에 없도록 고부가가치, 고품질의 제품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이 이루어지고, 수요산업과의 전략적 제휴와 협업 등으로 국내외 수요기반을 꾸준히 확충해 나간다면 모든 위기상황은 기회요인으로 다가올 수 있다. 재무체질의 개선과 외화 유동성의 확보를 통해 일시적 환율 등락과 원자재가격의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전략적 경영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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