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는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이 이야기에서 여러 가지 교훈을 얻는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다면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교훈을 얻을 뿐 아니라 창의적인 사고 훈련도 할 수 있다.
이 이야기의 등장인물은 토끼와 거북이이다. 토끼는 뭍에 사는 동물이며 산을 오르내리는 것은 일상사이다. 거북이는 물속에 사는 동물이며 헤엄치는 것이 전문 분야이다. 거북이가 산에 오르는 것은 모험이며 도전이다. 그런데 왜 거북이는 산을 잘 오르지도 못하면서 산 정상까지 먼저 가기 경주에 응했을까? 상식적인 판단으로는 거북이가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그냥 평지에서 경기를 해도 질 것이 뻔한데 산꼭대기까지 가는 경기를 하기로 했으니 정말 어리석은 결정을 한 것이다. 그렇지만 결과는 거북이가 산 정상에 먼저 도달하게 된다.
이 이야기를 통하여 우리는 ‘열심히 하면 된다’라든가 ‘상대가 아무리 약해 보여도 얕보면 안 된다’라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창의의 세계에서는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교훈을 얻는 것 이상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먼저 누구를 경쟁 상대로 삼았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의미를 부여해 보자.
토끼는 경쟁 상대를 단순히 거북이로만 생각했다. 그래서 자신이 뭍에서 달리기는 거북이 보다 자신이 있기 때문에 산꼭대기까지 먼저 가는 경주를 제안했고, 달려가다가 생각해 보니 느린 거북이가 도저히 자기를 이길 것 같지 않아서 낮잠을 잔 것이다. 반면 거북이는 경쟁 상대를 토끼가 아닌 자기 자신으로 생각하였다. 토끼를 이기는 것이 목표였다면 처음부터 경기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 그렇지만 자기 자신을 이기는 것에 목표를 두었던 거북이는 토끼가 어떻게 하든지 상관하지 않고 정상까지 가는 동안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 몰입하였다. 마침내 거북이는 정상에서 만세를 불렀다. 토끼를 이긴 기쁨에서라기 보다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성취를 이룬 자기 자신이 대견스러워서 만세를 부른 것이다.
이번에는 목표에 초점을 맞추어 의미를 부여해 보자.
교육 활동에 있어서 학습자에게 나타나는 목표 유형에는 평가목표와 학습목표 두 가지가 있다. 평가목표는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 보이고자 하는 것으로써 남 보다 잘 하는 것에 관심을 두는 목표이다. 평가목표를 가진 학생은 성적표를 받으면 자기 점수 보다 다른 사람의 점수에 관심을 더 많이 가지게 된다. 반면 학습목표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초점을 두는 것으로써 도전하고 성취하는 기쁨을 맛보는 것에 관심을 두게 된다. 학습목표를 가진 학생은 성적표를 받게 되면 지난번과 비교해서 얼마나 더 나아졌는지, 자신의 노력이 부족한 점은 없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결과를 확인한다.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이 두 목표에 비추어 보면 토끼는 평가목표를 가졌고, 거북이는 학습목표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 토끼는 거북이 보다 더 잘 달릴 수 있다는 자기의 능력을 과시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경기 중에 낮잠을 자는 교만한 행동을 취하였다. 반면 거북이는 새로운 도전을 통해서 경험을 쌓고 성취하는 것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승패와 상관없이 힘들어도 땀을 뻘뻘 흘리며 정상까지 기어갔던 것이다. 거북이는 과정 중심의 관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와 같이 이솝 이야기와 같은 짧은 우화를 읽고도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는 훈련을 많이 하면 창의력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된다.
〈포항제철지곡초 이용석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