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겨울철 여행지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매서운 바람을 맞으며 겨울 여행을 다니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면 여독이 싹 풀린다.
최근에는 어린이를 위한 물놀이 시설과 노천탕, 건강을 위한 각종 기능성 탕까지 갖춘 대형 온천들이 생겨나면서 3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여행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여행도 하고 산도 타고 온천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일석3조의 즐거움을 누릴 것이다.
추위가 가시기 전에 설연휴를 이용해 가족과 함께 예로부터 온천 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는 울진백암온천이나 덕구온천, 충주 수안보 온천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지.
울진군은 동해안 제일의 온천 휴양지답게 수백 년의 역사를 이어온 온천단지 2곳이 있다. 북면 덕구리 덕구 계곡에 자리 잡은 덕구온천과 남쪽 온정면 온정리와 소태리 일대의 백암온천이다.
■울진 덕구온천
청정 숲과 푸른 바다와 연접해 있는 덕구온천.
이 덕구온천으로 가는 길은 바다를 끼고 달리는 7번국도의 환상적인 여행으로 시작된다.
경부선고속도로를 타고 오다 경주톨게이트에서 빠져 포항~영덕~울진을 지나는 이 도로는 겨울바다 정취를 맛보기에 최상이다.
평화로운 어촌마을, 갈매기 떼, 호젓한 항구, 아침저녁으로 만날 수 있는 해무, 오징어 배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그림 같은 풍경이다.
울창한 송림과 끝없이 펼쳐진 해안이 한눈에 들어오는 월송정에서 주차를 한 후 걸어서 월송정을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다시 차를 타고 덕구로 달리다보면 촛대바위와 거북바위, 각각의 모습을 한 기암절벽도 만난다.
여유가 있다면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16도를 유지하고 있는 신비의 동굴로 불리는 성류굴을 들러 보는 것도 여정에 즐거움을 줄 것이다.
여기서 920번 도로를 타고 구수곡자연휴양림을 지나면 온천관광호텔과 온천콘도를 만날 수 있다.
숙소에 여장을 푼 후 아침 일찍 일어나 응봉산(해발 998m) 중턱의 원탕까지 4km 등반에 나서보자.
호텔에서는 투숙객들을 위해 원탕까지 갔다 오는 아침 산책 프로그램(아침 6시30분 출발, 왕복 2시간 소요)을 마련, 운영하고 있다.
원탕은 온천수가 솟아나오는 곳을 말한다. 정상까지는 왕복 4시간 정도 소요된다.
선녀탕 마당소 신선샘 용소폭포 등 기암괴석과 폭포를 지나는 1시간 정도의 산책코스는 겨울 정취를 흠뻑 느끼게 한다.
‘원탕’에서 뿜어져 나오는 수증기가 차가운 하늘을 덮는 모습은 장관이다.
잠금장치를 풀면 뜨거운 온천수는 2~3m 높이까지 치솟는다.
이곳에서는 41.8도의 약 알칼리 성분의 온천수가 하루 4천t 정도 용출된다. 이중 절반 정도만 산 아래 온천장에서 사용되며, 나머지는 계곡으로 흘러 보낸다. 이 온천수를 한 모금 삼키면 언 몸이 확 풀림을 느끼게 된다. 온천수는 약수처럼 그냥 마시면 된다.
내려오는 길에 이곳의 온천수를 대중탕까지 운반하는 대형 파이프에 앉아 차가운 몸을 녹이는 재미도 쏠쏠하다.
덕구호텔 온천의 대온천장의 수온과 수질은 원탕과 별 차이가 없다.
이곳에서 열탕, 온탕, 냉탕, 폭포탕과 자수정 맥반석 사우나를 차례로 들락거려 보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다.
덕구온천의 유래를 알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600년 전 고려 말 한 사냥꾼이 멧돼지를 쫓은 적이 있었다. 상처를 입고 달아나던 멧돼지가 계곡에 몸을 담그더니 쌩쌩해져 달아났다고 한다.
온천이 개발되기 전인 1979년까지는 마을 주민들이 계곡에 노천탕을 만들어 사용해 왔다.
온천수에는 칼륨, 칼슘, 철, 염소, 중탄산나트륨, 마그네슘 등 10여 가지의 광물이 포함돼 있어 신경통, 류마티스성 질환, 근육통, 피부질환, 피부미용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보양온천으로 불리기도 한다.
종합휴양지 덕구온천에는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의 관광호텔과 대온천탕, 스파월드, 한식당 등을 갖추고 있다.
◇숙박.먹거리
△덕구온천호텔·스파월드 054-782-0677 △입욕료 6000원(스파월드 포함 9000~1만5000원, 투숙객 무료 이용), 가족온천실(3시간 기준) 3만3000~6만6000원, 객실료 12만1000~24만원 △온천장 06:00~22:00, 스파월드(주중) 10:00~19:00, (일요일) 08:00~ 20:00
△옹심이칼국수 (054)783-5830, 옛날집 (054)782-3357 백숙
◇가는 길
△경부고속도 경주IC로 나와 경주~포항~영덕을 거쳐 울진으로 진입하면 이정표가 보인다. 중앙고속도로 영주 IC로 나와 36번, 7번 국도를 타고 부구까지 가면 이정표가 나온다. 또는 영동고속도로, 동해고속도로, 7번 국도를 차례로 타고 부구까지 간다.
■울진 백암온천
백암온천은 덕구온천보다 오래된 우리나라에 흔치 않은 유황온천이다.
온천수에 몸을 담그기 전 백암산을 등반하는 것도 좋을듯하다.
백암산의 산행은 온천장에서 시작하여 온천장으로 다시 내려오는 코스다.
백암태백온천모텔 뒷길로 접어들어 화기보관소에서 천냥묘~헬기장~정상 코스로 올랐다가 같은 길로 내려오거나, 또는 정상에서 백암산성~백암폭포~온천장으로 내려오는 원점회귀형 산행도 가능하다.
정상까지는 2시간 남짓 걸리며, 비교적 산길이 곧게 이어져 정상 쪽으로만 향하면 큰 착오 없이 정상에 올라설 수 있다.
백암온천 지구에는 덕구온천지구와 달리 각종 호텔과 콘도, 펜션들이 즐비하며, 대부분 숙박업체에서는 온천 시설을 갖추고 있다.
1979년 국민관광지에 이어 1997년에 관광특구로 지정된 백암온천지구에는 세련된 워터파크 시설은 찾아볼 수 없지만 수질만큼은 최고다.
백암의 수질은 ‘온천 천국’ 일본에서도 인정하고 있어 일본 온천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 3곳의 수원지에서 솟아나는 백암온천의 원수는 온정면 온정리, 소태리 일대의 8개 온천시설에 공급된다. 수온은 53℃에 이른다.
이 물은 그대로 사용하고 열탕에서 온탕으로 흘러 온탕의 물은 찬물을 섞지 않고는 44~45도의 온도를 맞추고 있다.
온천수는 열탕이라고 해도 열상을 입을 일이 없다.
같은 온도의 일반 물이라면 피부가 발개지고 자칫 화상을 입을 수 있겠지만 온천수는 뜨겁게 느껴지지는 해도 피부에 무리가 없다.
백암온천은 신경통, 관절염, 동맥경화증에 특히 좋아 부모님들을 위한 효도여행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대부분 온천장에는 레몬탕, 노천탕, 한방탕 등 다양한 테마탕이 준비되어 있어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백암온천도 신라시대에 한 사냥꾼이 지금의 백암산(1천4m) 자락에서 창에 맞은 사슴이 따뜻한 샘물이 솟아나는 곳에 누워있는 것을 보고 발견했으며, 고려시대에는 이미 온천욕탕이 들어섰다고 한다.
백암온천 한화콘도에는 뜨거운 원수를 직접 시음해보고 족욕까지 즐길 수 있는 야외 온천학습관도 꾸며져 있다.
◇숙박.먹거리 △백암한화콘도 : (054)787-7001, 백암관광호텔 (054)787-3500, 스프링스호텔 (054)787-3007, 백암온천호텔 (054)787-3044
지구내 숙박시설은 많다.
△청풍식당 (054)788-4144 도다리회, 못잊어횟집 (054)787-7555 자연산 물회
◇가는 길
동해안을 따라난 7번 국도변의 평해읍에서 시내버스와 직행버스가 30~40분 간격(06:15~20:30) 운행. 요금 1,600원. 평해 버스정류장 전화 787-5703. 자가용으로 접근할 경우 7번국도 상의 평해읍에서 88번 지방도로 바꿔 타고 서쪽으로 12km 진입한다.
울진군청 문화관광과 (054)785-6393.
■충주 수안보온천
충북 충주시에서 남쪽으로 21km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충주시 상모면 수안보온천지구의 온천수는 지하 250~700m에서 용출되는 수온 53℃의 약알칼리성 물이다.
물은 알칼리성으로 무색, 무미, 무취이며 매우 매끄럽다. 산도 8.3 정도로 약알칼리성이며 라듐을 비롯, 인체에 유익한 각종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다. 피부미용과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안보에는 숙박을 겸한 온천 시설이 많다. 그 가운데 수안보파크호텔이 노천탕을 보유하고 있다.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는 원형의 노천탕에서는 눈 덮인 월악산 영봉의 산줄기를 감상하면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수안보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위치, 수안보마을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호텔은 2002년 7월 리모델링을 끝낸 110여개의 객실과 온천탕, 레스토랑, 연회장 등의 부대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주변 여행명소로는 사조마을 스키리조트, 탄금대공원, 중앙탑(국보 제6호) 등이 있으며 충주호관광선(043-851-5771)을 타면 충주호반의 설경을 가슴에 담을 수 있다.
◇숙박.먹거리
△수안보파크호텔 외에 수안보상록호텔(845-3500), 호텔수안보조선(848-8831), 와이키키수안보(841-3333) 등.
△향나무식당(한정식, 꿩샤브샤브, 846-2813), 영화식당(산채정식, 846-4500) 등. 15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향나무식당은 국산 콩으로 두부와 청국장, 콩비지를 거의 매일 만들어낸다. 언덕 넘어 (043)845-7791 꿩요리, 마당가든 (043)845-3999 메밀묵
◇가는 길=서울에서 가면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서 괴산인터체인지에서 빠져 나오면 된다. 국도를 이용할 땐 충주를 거쳐 문경 쪽으로 가다 보면 나온다.
경북에서는 문경새재를 지나면 된다.
주요 연락처(지역번호 043): 충주시청 문화관광과 850-5165.
■온천은 이렇게
온천욕의 효과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온천수의 성질과 효능을 바르게 이해해야 한다.
온천수는 입욕, 음수, 양치질, 흡입 등 다양하게 사용되어 왔는데 이 중 입욕과 음수법이 보편화되었다.
온천욕을 할 때는 수분 보충을 위해 미지근한 물을 마신 후 입욕하는 것이 좋다.
탕에 들어가면 우선 몸을 깨끗이 씻은 후 저온탕부터 시작해 고온탕으로 이동한다. 비누는 적게 쓰는 것이 좋다.
때를 미는 것은 동네 목욕탕에서 하고, 온천에서는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온천욕을 즐기는 것이 좋다.
배가 부르거나 공복일 때, 음주 후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탕에 너무 오래 있거나 한꺼번에 여러 번 하는 것은 피부나 건강에 좋지 않다.
온탕의 경우는 10~15분 정도로 2~3회 반복하는 것이 적당하다. 열탕은 10분미만으로 하되, 2회 이상 전신욕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입욕 후에는 충분한 휴식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피부병이나 신경통 등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온천욕은 1주일 이상 지속적으로 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루 온천욕 횟수는 처음 3~4일간은 1일 1회, 그 후는 2~3회로 점차 늘리는 것이 좋으나 전문가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육체노동이나 운동으로 피로한 사람이나 과음한 사람에게는 열탕 목욕이 좋다.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거나 정신적으로 피로한 사람 또는 성인병 환자나 노약자는 온탕 목욕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열탕목욕의 경우 반신욕, 족욕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뜨거운 물과 찬물을 번갈아 들어가는 교대욕도 혈액순환과 노폐물 배출에 효과적이다.
식염천과 유황천은 김을 흡입하면 비염,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의 환자에게 좋다고 알려져 있다.
민감하거나 연약한 피부가 아니라면 온천욕 후에는 물기를 닦아내지 않고 자연건조 시키는 것이 좋다. 그래야 피부에 유익한 미네랄 성분이 많이 흡수된다. 겨울철에는 목욕 후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주는 것이 피부 관리에 효과적이다.
또한 온천수를 마시거나 눈을 씻는 것도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온천수에 따라 음용을 할 수 없는 물도 있고 과용을 하면 몸에 해로울 수도 있으므로 전문가나 관계자의 조언을 따르는 것이 좋다.
/김규동기자 kd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