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김순은 자치분권위원회 위원장
정기국회서 법안 통과…내년 1월 1일부터 시행이 목표
코로나19 대응 위해 보건·의료·복지 등 권한이양 추진

김순은<사진>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이하 자치위) 위원장은 24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지방협력회의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경북매일신문-한국지역언론인클럽(KLJC: 회장 김진호)와 가진 공동인터뷰에서 “이번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중앙과 지방이 긴밀히 협력하면서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분명히 입증됐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이러한 협력적 관계의 제도화가 필수적”이라며 “법안이 통과되면 중앙 정부와 자치단체가 대등하고 협력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지방자치와 지역 간 균형발전 정책을 논의하는 협력적 거버넌스가 마련된다”고 소개했다. 이어 “2기 위원회 출범 및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지방 정부 건의사항 등을 중심으로 보건과 의료, 복지와 고용분야의 권한이양을 본격적으로 검토·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중앙이 잘하는 것은 중앙에서 하고 지방이 잘할 수 있는 것은 지방에서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자치분권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전국 광역 지방자치단체들의 행정 통합 공론화에 대해선 “특별지방자치단체란 제도를 대구·경북, 광주·전남, 동남권 메가시티 등 행정 통합에 씌울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자율적인 통합이 이루어진다면 맞춤형 분권을 하는데도 굉장히 유리해지고, 이를 통해 인구수 500만 명 이상의 ‘수퍼 자치단체’가 된다면 그에 맞는 권한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굉장히 주의 깊게 진행상황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자치경찰제 도입으로 인한 경찰 권력 비대 등 각종 우려에 대해선 “자치경찰법이 통과됐을 때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과도기적 모형이지만 중앙에 집중된 경찰 권한을 분산하고 경찰 개혁의 마침표를 찍는다는 데 의의가 있다. 최초로 도입하는 제도인 만큼 첫 발을 내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20대 국회 법안소위에도 가지 못했던 법안들이 이번 국회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며 “앞으로 4개월이 자치분권에 굉장히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고 위원회가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다음은 인터뷰 요지다.

-21대 정기국회에 제출된 자치분권 5법에 대해 소개해 달라.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은 30여년 만에 추진되는 것으로 지방자치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지난 7월 3일 국회에 제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심의 중이다. 개정안은 주민자치 활성화와 직접민주주의 강화를 통한 주민주권 구현, 지방의회의 의회사무기구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 전문인력 확보, 부단체장 증원 등을 통해 자치단체 역량 강화, 특별지방자치단체의 설치 관련 구체적 규정 마련과 기관구성의 다양성 보장, 중앙과 지방 협력 등에 역점을 두고 있다. ‘지방자치법’에서 분리해 별도의 법으로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주민조례발안법’은 청구 요건을 19세에서 18세로 완화하고 필요 서명인수도 축소했다. 자치단체장을 거치지 않고 주민이 직접 지방의회에 조례를 발의하고 의회는 이를 1년 내에 심의하도록 의무화했다. ‘고향사랑기부금법’은 도시인들이 자신의 고향이나 원하는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는 방안이다. ‘경찰법 개정안’은 중앙에 집중된 경찰 권력을 지방으로 분산하고 주민들과 밀접한 경찰사무를 지역별 특성에 맞게 맞춤형 서비스로 제공하도록 한다. 올해 정기국회 내 법안을 처리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처리 전망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은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추진됐지만 마지막까지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자치위는 법안들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꼭 통과될 수 있도록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 지방4대협의체 등과 긴밀하게 협력해 이견 사항 조율 및 대응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으며, 국회 여·야 의원 및 자치단체장 등을 방문해 설명하고 있다.

-지방재정 확충을 위한 2단계 재정분권 TF추진과 그 결과는 언제쯤 나오나?

△자치위에서는 범정부 2단계 재정분권 TF(태스크포스)를 2019년 9월 6일 출범, 2020년 7월 31일까지 총 18차례 TF 논의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지방의 실질적인 재정자립을 위한 지방세수 확충 방안, 포용복지사회 실현을 위해 국고보조사업의 중앙-지방 기능 조정, 재정측면에서 자치단체-교육청 연계·협력 방안 등 지방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위한 자치분권 추진 방향은?

△ 이번 코로나19 대응을 보면서 ‘지방자치단체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구나’라는 것을 실감했다. 초기 방역 성과를 이루어낼 수 있었던 것은 자치단체가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방역행정을 추진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방역을 통해 ‘지방의 재발견’이라는 수식어를 이끌어냄으로써 지방행정의 신뢰성과 자치분권의 중요성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각 부처나 자치단체가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제도개선은 아직 부족한 점이 있을 거라고 판단, 2기 위원회 출범에 따라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지방정부 건의사항 등을 중심으로 보건과 의료, 복지와 고용분야의 권한이양을 본격적으로 검토·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박형남기자7122love@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