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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4세대가속기로 새 물분자 구조 밝혀내

이바름기자
등록일 2020-08-25 20:14 게재일 2020-08-2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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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스톡홀름대 연구팀 공동
‘가벼운 물·무거운 물’ 증거 제공
4세대 방사광가속기로 바라본 물은 달랐다. 포항공과대학교 연구팀이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해 물의 새로운 구조를 밝혀냈다.

김경환<사진> 포항공대 화학과 교수와 스웨덴 스톡홀름대 연구팀이 최근 액체상 물 분자의 정렬과 무질서화에 관한 구조동역학을 분석했다. 이 연구성과는 물리학 분야 권위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게재됐다.

일반인들에게 물은 일상생활 어느 곳에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인간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하나의 평범한 물질에 불과하다. 반대로 과학에서의 물은 여전히 많은 수수께끼를 안고 있는 호기심의 대상이다. 과학을 통해 밝혀진 물에 대한 지식은 물이 4℃에서 부피가 가장 작고 무거운 상태가 된다는 것, 액체 상태에서도 서로 다른 두 가지 구조로 이뤄져 있다는 것 등이다.

이러한 물의 특성은 다른 액체들과는 다른 변칙적인 특성이다. 미지의 영역인 물 탐구를 위한 노력들이 있어왔지만, 지금까지는 펨토초(1/1천조 초) 단위로 이뤄지는 물의 구조변화를 직접적으로 측정할 방법이 없었다.

연구팀은 슈퍼현미경으로 불리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해 강한 전기장 하에서 일어나는 물의 구조 변화를 들여다봤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햇빛보다 100경(100조의 1만배)배 밝은 빛으로 나노 크기의 미세한 물체를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통해 바라본 물 분자는 레이저 펄스의 전기장 방향으로 순간적으로 정렬됐다가 다시 무질서하게 배열됐다. 추가로 연구팀은 실온에서 가벼운 물이 무거운 물보다 전기장에 의해 더 잘 정렬된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물이 하나의 분자 구조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밀도와 구조를 가진 ‘가벼운 물(LDL)’과 ‘무거운 물(HDL)’로 이뤄져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신빙성 있는 증거를 제공했다.

제1저자 및 교신저자로 연구를 주도한 김경환 교수는 “생명의 근원이 되는 물의 다양한 특성이 무엇으로부터 기인했는지에 대한 학계의 오랜 논쟁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바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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