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동네 할머니께서 손가락을 다치셨다고 오셨어요.” 운동장에 계시던 선생님께서 교무실 문을 황급히 열고 들어 오셨다. 선생님의 말씀이 끝나기도 전에 아주 낯익은 할머니께서 들어오셨다. “아이고 이거 미안해서 어야닝교? 주변에 사람이 없었어, 학교에서 준 약이 있는데 혼자서는 도저히 못 하겠고…. 그래서 그냥 학교에 왔니더.” “할매요, 잘 오셨니더. 많이 놀라셨지요.” 할머니께서는 학교에서 나눠드린 구급약통에 있는 붕대로 왼쪽 두 번째 손가락을 감싸고 있으셨다. “할매요, 상처가 어떤지 볼게요. 어떻게 하시다가 다쳤닝교?” 말(言)이 그리우셨던 할머니는 소녀처럼 많은 말을 하셨다. 할머니께서는 불을 지피려고 불쏘시개를 마련하기 위해 종이 박스를 낫으로 뜯다가 다치셨다고 하셨다. 붕대로
포항~울릉을 운행하는 대형 정기여객선인 썬플라워호(총톤수 2천394t·정원 920명)의 선령이 2020년 끝난다. 하지만, 대체선박 마련에 대해 정부의 주무관청인 해양수산부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뒷짐을 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변화가 없자 울릉도 주민들 사이에서는 해양수산부 책임론이 물끓듯 하다. 섬 지방의 최대 복지는 안전한 여객선 운항이다, 특히 울릉도는 우리나라에서 해상교통에만 의존하는 도서낙도 중 가장 큰 섬이다. 겨울철에 섬 주민들이 물길이 막혀 아무리 아우성을 쳐도 해양수산부는 들은척도 하지 않는다. 동해안은 겨울철 파도가 높아 여객선 결항이 잦은 가운데 그나마 대형여객선은 검사를 핑계로 소형 여객선을 운항, 한 달에 절반 이상 운항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섬 주민들이 큰
최근 미국은 철강을 덤핑수출할 수 있는 신흥국가에 한국을 포함시켰고, 여기에 53%에 이르는 관세가 부과될 수도 있다. 트럼프의 취임 이후 이미 이런 계획이 진행되고 있었고, 업계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런 무자비한 관세가 발효되기 이전에 미국 기업들은 아시아로부터 값싼 철강 재고를 축적해왔다. 즉 그 동안 시장에서 한국의 철강 수출 실적에 대해 과대 평가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의 철강업체들은 중국의 설비 구조조정 덕분에 한 숨 돌렸고, 이제부터는 전 세계적인 인프라 구축 붐(boom) 속에 한번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1.5조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인프라 구축으로 인한 수혜는 `우리 떡`이 아닐 수 있다는 실망감이 생겼다. 이런 미국의 이기주의
블로그마케팅은 한마디로 블로그를 활용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하는 마케팅기법을 말한다. 블로그(blog)는 인터넷을 뜻하는 `웹(web)`과 자료를 뜻하는 `로그(log)`의 합성어인 `웹로그(weblog)`의 줄임말이다. `1인 미디어`라고도 불리는 블로그를 이용한 블로그마케팅이 인기를 끄는 것은 인터넷의 발달과 쌍방향성의 강화로 인해 1인 미디어인 블로그가 신개념의 소통수단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블로그를 활용한 마케팅 방식은 의외로 간단하다. 블로거들이 주로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모인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블로거들에 의하여 입소문이 나고 좋은 인식이 형성되면 홍보효과가 커진다. 즉, 타깃 마케팅이 가능해 비용대비 효과가 크다는 장점을 가진다. 이들을 통해 형성된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입
과거 왕이 절대 권력을 행사하고 유교사상에 젖어와서 그런지 공복(公僕)인 한국 관료들의 권력이 막강하다. 그에 따른 폐해가 크다. 개인들과 단체들도 이에 책임이 있다. 개인들과 단체들은 정부에서 정책을 내릴 때까지 좀처럼 솔선하여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정부가 프로젝트를 시행하기 위한 프로포절(proposal)을 모집하면 이전 관심도 경험도 없이 벌떼처럼 너도 나도 응모한다. 그들에게는 오직 돈만 보이고, 공복인 정부와 관료들에게 목을 매고 사는 것 같다. 정부가 솔선해서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이제까지 프로젝트에 관심도 없었던 사람이나 단체들이 응모 조건에 맞추어 앞으로 이렇게 하겠다고 응모하고 그제야 사람들을 모을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문제이다. 정부는 평상
2000년대 초반, 대학원 수업 중에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대구에서 방송작가로 일하던 지인이 방송국 내에서 작가 노조를 만드는 과정을 이야기했다. 그때만 해도 프리랜서인 방송작가들이 노조를 만드는 게 결코 쉽지 않았다. 지금도 쉬운 일은 아니다. 여성의 비중이 높은 방송작가들의 노조 조직은 최초이었고, 여성학과 대학원 수업에서 여성화된 직종이 가지는 저임금 등의 문제와 함께 방송작가 노조의 의미에 대해서 한동안 수업 중에 함께 이야기하고, 토론을 했었다. 하지만 결국 필자의 지인은 방송작가 노조를 만드는 일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해고가 되고 말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해고가 되었다면 메인 뉴스도 될 정도의 아이템이고 기삿거리지만 방송국 내에서 벌어진 작가들의 대량 해고 사태
경산시가 최근 확대간부회의에서 지역 축제의 성과분석과 발전방향에 대한 보고회를 가졌다. 지역에서 행해지는 경산 자인단오제와 경산 갓바위 소원성취축제, 대추축제 등의 성과를 분석하려는 것이었다. 이들 축제는 현장을 방문했던 관광객이나 시민들로부터 볼거리와 먹거리가 부족, 접근성과 주차장 부족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를 개선해 국가무형문화재 제44호인 자인단오제를 실속 있는 전통문화행사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는 팔공산 관봉 갓바위가 경산의 명물이고 전국 유일의 소원성취축제라는 홍보 효과를 노리려는 것이다. 보고 내용을 살펴보면 자인 계정 숲에서 2017년 5월 27일부터 30일까지 열린 제40회 경산 자인단오제에는 관광객이 10만 명이, 9월 15일부터 17일까지 와촌면 대한리 갓바위 공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오셀로(Othello)`는 섣부른 의심으로 아내를 살해하는 한 장군의 이야기다. 부관 자리를 카시오에게 빼앗긴 이아고는 앙심을 품고 아내 에밀리아로 하여금 흑인 용병대장 오셀로가 그의 아내 데스데모나에게 준 귀한 손수건을 훔쳐오게 한다. 이아고는 그 손수건을 카시오의 방에 떨어뜨려 거짓 밀애증거를 만들어놓고 오셀로를 자극한다. 오셀로는 자기가 준 손수건이 카시오의 방에서 발견된 이유를 끝내 대지 못하는 아내 데스데모나를 그만 목 졸라 죽이고 만다. 에밀리아의 뒤늦은 고백으로 모든 진실이 밝혀지자 오셀로는 슬픔을 이기지 못해 자살하고, 이아고도 잔혹한 처형을 받게 된다. 손수건을 도둑맞은 피해자 데스데모나에게 입증책임을 지운 것이 오셀로의 치명적인 오류였다. 김영철
세계인이 바라보는 한국의 대표 문화콘텐츠는 무엇일까. 근대사적 관점에서 보면 한류(韓流) 열풍을 쉽게 손꼽아 볼 수 있다. 이를 좀 더 구체화 시킨다면 케이팝(k-pop)이나 한류 드라마 등이 아닐까 싶다. 케이팝은 넓게는 한국의 모든 대중음악을 통칭하는 표현이다. 그러나 해외에서 널리 보편화된 케이팝의 명성은 2000년대 중반 이후다.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한국의 대중가요를 즐기기 시작한 것을 케이팝의 원류로 보는 것이다. 2005년 일본에서 `보아` `동방신기` 등이 `오리콘 차트` 상위권을 선점한 것이 계기가 된다고 본다. 케이팝의 다양한 장르 중에서도 세계의 젊은이 사이에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단연 `아이돌 그룹`의 음악이다. 평창 동계 올림픽 폐막식에 참석차 한
2차 대전 후의 냉전시대가 아직도 이 땅에서는 계속되고 있다. 다니엘 벨은 `이데올로기의 종언시대`를 이미 1960년대에 선포하였다. 좌우의 이념 대결시대는 사실상 끝났다는 뜻이다. 그러나 동북아와 한반도는 세계사적 흐름에 역행하는 좌우의 이념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 정치에는 아직도 좌익과 우익의 정치적 갈등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이 나라 시민 사회도 정치적 현안에 대해 아직도 치열한 이념 갈등이 전개되고 있다. 좌와 우, 진보와 보수는 같이 가야할 동반자임에도 상대를 무시하는 네거티브 게임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양쪽 모두 자기가 속한 집단과 이념은 선이고 상대는 악이라는 사이비 이념에 빠진 결과이다. 지난해 촛불과 태극기 집회는 한국사회의 이념 갈등을 극명하게 드러낸 사태이다. 촛불 집회는 이
그동안 경기 및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일자리 창출력이 약화돼 고용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앙정부, 지자체, 대학, 기업지원기관 등 각계에서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현실 체감도가 높지 않은 실정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대 전환기에 놓여 있으며, 그 변화의 핵심이 일자리 변화이다. 사회 경제적으로 기술의 진보와 함께 일자리의 양상이 변화하고 있다. 많은 직업이 사라짐과 함께 새로운 직업이 탄생하고 있으며, 끊임없이 새로운 일자리에 대한 인간의 역량을 필요로 하는 4차산업혁명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이젠 근본적인 일자리 정책에 대한 문제 제기를 고민해야 한다. 그 중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부분은 고령화 사회에 따른 여성 그리고 청
구미시가 26일자로 개방형직위인 감사담당관에 내부 공무원을 임명했다. 개방형직위에 내부 공무원을 임명했다고 해서 법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감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위해 감사담당관을 개방형직위로 두고 있는 만큼 적정성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구미시는 그동안 시민사회단체로부터 개방형직위인 감사담당관직을 민간인으로 교체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받아 왔기에 이번 내부 공무원 임명에 대한 비난은 더욱 피할 수 없게 됐다. 물론, 구미시도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내부 직원을 염두에 두고 공모를 했다는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해 외부 인사위원들의 의견과 결정을 100% 수용했다. 또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익명제로 심사와 배점을 진행했고, 인사위원들은 무기명 비밀 투표까지 했다. 그 결과 4명의
△고향:깊고 그윽한 설날이라 고향집에 왔다. 그러고 보니 집에 온 지가 2년이 지났다. 백수가 과로사한다고, 쓸데 없이 바쁜 척을 하고 살았다. 형 식구들과 함께 저녁께 도착했다. 아들이 온다고 부모님은 소고기를 사놓아 저녁엔 술도 한 잔 마셨다. 아침에는 일찍 일어났다. 아침을 먹고 빈둥거리다 뒷산을 올랐다. 뒷산이 백두대간의 한 자락이다. 집엔 눈의 흔적도 없었는데 능선에는 발이 푹푹 빠진다. 다섯 시간쯤 걸었나보다. 어렸을 때 같이 자란 한 살 터울의 동네 형과 열두 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산에 다녀왔더니 벌써 세 시다. 마침 배터리가 없어 전화도 못했다. 집에 도착해서 부리나케 전화를 했다. 지홍 형은 기다리다가 화가 났나보다. 차마 동생 앞에서 화난 내색은 못하고 갈 수 없다는 핑
스무 살 시절은 르네상스다. 그래서였나, 그 시절 두꺼비약국 지하에 있던 르네상스 커피숍이 우리의 아지트였다. 커피를 주문하면 머그컵이 아닌 받침까지 얌전하게 딸린 잔에 담겨 나왔다. 탁자 중앙에 설탕과 프림이 미리 놓여있어 티스푼으로 내 간은 내가 맞췄다. 커피를 처음 만난 날은 초등학교 2학년 설쯤이었다. 외지로 돈 벌러 나갔던 고모가 양손 가득 선물을 들고 귀향했다. 보따리 중에 유리병 세 개가 든 선물 상자가 제일 눈에 띄었다. 그게 무엇일까 궁금해죽겠는데 보여주지도 않고 만지지도 못하게 한 엄마는, 마루에 놓인 장식장에 보기 좋게 진열해 버리는 것이었다. 호기심 많던 언니와 나는 그 밤을 그대로 넘길 수 없었다. 식구들의 숨소리가 잦아들 무렵 살금살금 마루로 나왔다. 뻘쭘하게 서서 잠
지난 2월 19일 교육부 주최 공청회에서 발표된 `2021학년도 수학능력시험 출제범위(안)`에 따르면 이과학생들이 치르는 수학 `가형`에서 `기하`가 빠져 있다. 이에 국내 기초과학계를 대표하는 단체 가운데 하나인 `대한수학회`는 수능 출제범위에 `기하`를 반드시 포함할 것을 교육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그들의 주장은 간명하고 실용적이다. “이공계 진학 희망자에게 기하는 필수기초 교과목이며, 인공지능과 3차원 프린팅, 자율주행자동차,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등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표하는 신기술 개발에 유용하게 활용되는 핵심 분야다. 이공계 기초과목인 수학에서 기하가 차지하는 비중을 간과(看過)하여 미래 이공계 인력의 기초실력 배양과 역량강화를 위한 노력이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 너무 자명한
박자 감각이 절대적으로 떨어지는 필자이지만 그래도 2월이면 간혹 흥얼거리는 노래가 있다. “빛나는 졸업장을 받은 언니께 꽃다발을 한 아름 선사합니다. (중략) 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 (중략)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며 우리나라 짊어지고 나갈 우리들 ….” 아마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바로 졸업 노래다. 이 노래 가사 중 필자는 “부지런히 더 배우고 얼른 자라서 새 나라의 새 일꾼이 되겠습니다”라는 부분을 특히 좋아한다. 많은 것을 잊거나 잃어버리고 살지만, 이 부분을 부르며 혼자 코끝을 찡해하던 초등학교 졸업식 모습을 필자는 아직도 기억한다. 그 때 감정을 온전히 기억할 수는 없지만 어린 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사의 의미가 정말 크게 다가 왔었다. 어쩌면 그 때의 추억으로 지
평창 올림픽이 열렸다. 개막식 공연을 제때 보지 못했다. 대단했다고들 했다. 뒤늦게 찾아보니 1천218개의 드론으로 흰빛 오륜을 허공에 띄우는 멋진 무대였다. 영원한 피겨 챔피언 김연아 씨가 대회 성화에 불을 붙인 것은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그녀는 테크닉과 인내력과 음악과 춤을 고도의 예술로 승화시킨 최고의 명인이었다. 평창 올림픽은 평화 올림픽이라고들 한다. 소치 올림픽의 마지막 피겨 갈라 쇼에서 김연아씨는 존 레논(John Lennon, 1940.10.9~1980.12.8.)의 `이매진(imagine)`을 배경음악으로 선택하여 아름답고도 순수한 기원의 연기를 펼쳐 보였다. 감동적이었던 이날의 노래 가사는 이렇다. “천국이 없다고 생각해 보세요…. 우리 아래 지옥도 없고…. 위에는 오
미국 연예계에서 출발한 미투(Me too)운동이 우리나라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다. 뜻밖에도 우리나라에서 권력기관이라 불리는 검찰조직에 근무하던 서지현 검사의 폭로를 시작으로 검찰 간부, 원로시인, 원로 연극인, 중견배우이자 교수 등에 대한 폭로가 잇따르면서 우리 사회를 강타하고 있다. 권위와 권력으로 억압한 상태에서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일삼은 이들을 고발하는 미투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나 타오르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최고의 지성인 혹은 성공한 사람들이 잇따라 성추문에 휩싸이며 추락하는 이유는 뭘까. 아마 전통적인 남존여비 문화가 성차별적인 사회문화로 굳어진 데 따른 부작용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지난 해부터 문인들의 성추행의혹으로 시끄러웠던 문단이 미투운동에 본격적으로 휩쓸리게 된
옛날 어느 나라 왕이 늙고 병들어 왕위를 물려주어야 할 때가 됐다. 그러나 평소 공부를 싫어했던 왕자에게 지식을 물려줄 궁리로 학식이 높은 부하 선비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한권의 책에 세상의 지식과 지혜를 담아 오라고 했던 것이다. 선비들은 한권에 절대 담을 수 없다고 반대했으나 왕의 준엄한 명령을 거역 못해 한권의 책을 만들었다. 왕은 이마저 많다 싶어 이를 줄여 한쪽 아니 한 문장으로 만들라 다시 명령했다. 명령을 어기면 목숨을 뺏겠다고 했다. 목숨이 두려운 선비들은 머리를 맞대 이렇게 적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음력 윤달을 두고 우리 민족은 여럿 호칭으로 불러 왔다. 공달, 남의 달, 가웃달, 그저 달, 덤 달, 여벌 달, 우외 달, 없는 달, 공짜 달 등 정말로 다양하다. 윤달은 태음력에서
`유리천장(Glass ceiling)`이라는 표현이 있다. 투명한 유리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천장처럼 막혀 있어서 절대로 그 위로는 올라갈 수 없는 장벽. 즉, 충분한 능력을 가진 조직의 구성원 특히 여성들이 사회적 또는 제도적 장벽에 막혀 어느 정도 이상은 절대로 성장할 수 없는 구조를 일컫는 말이다. 작년 가을에 방한하였던 크리스틴 라가르데 국제통화기금 IMF총재는 한국 경제의 심각한 문제로서 여성의 경제참여율이 매우 저조함을 지적하였다. 즉, 우리나라에서 여성에 대한 `유리천장` 현상이 더욱 심각함을 언급한 것이었다. OECD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일할 수 있는 한국여성 가운데 겨우 58%만 경제활동에 참여하여 OECD 참가국 35개국 가운데 31위라는 것이다. 또한, 남녀간 임금격차도 거의 36%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