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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고향, 안동 찾는 다카이치…靑 “국빈 준하는 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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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안동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양 정상이 마주 앉는 것은 지난해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과 지난 1월 일본 나라현에서의 정상회담에 이어 세번째다. 청와대는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방문에 대한 답방 성격을 지닌 만큼 ‘국빈 방한’에 준하는 예우로 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19일 오후 대구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공항에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 등이 다카이치 총리 일행을 영접할 예정이다. 정상회담과 만찬이 예정된 안동의 호텔에 도착하면 이 대통령이 직접 다카이치 총리를 맞이한다. 이 과정에서 전통 의장대와 군악대가 다카이치 총리의 차량을 호위하고, 호텔 현관에 12명의 기수단을 배치하는 등 국빈 방문에 준하는 환영식을 갖는다. 양 정상은 회담을 한 뒤 공동 언론 발표를 하고, 이후 만찬 및 친교 행사를 갖는다. 만찬은 안동지역 종가의 조리서이자 보물 제2134호 지정된 ‘수운잡방’에 나오는 요리를 접목한 퓨전 한식이 테이블에 오른다. 주요 메뉴로는 귀한 손님을 맞이할 때 내왔던 닭요리인 ‘전계아’, 안동한우 갈비구이, 안동 쌀밥, 신선로 등이 제공된다. 청와대 강유정 대변인은 “‘군자는 벗을 맞이하는 데 정성을 다한다'는 안동의 선비 정신을 표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만찬주로는 양국의 화합과 우정의 의미를 담아 안동 전통주인 ‘태사주’와 최고급 쌀로 빚은 ‘명인 안동소주’, 그리고 다카이치 총리 고향인 ‘나라현의 사케’가 함께 오른다. 후식으로는 한국 전통 디저트인 양갱의 일종인 ‘전약’과 일본 전통 디저트인 ‘모찌(찹쌀떡)’를 한 접시에 담아낸다. 만찬 후에는 문화 교류를 통한 친교 시간이 이어진다. 양국 정상은 하회마을 나루터로 이동, 다카이치 총리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전통문화 ‘선유줄불놀이’를 관람한다. 이와 함께 판소리 ‘적벽가’에 나오는 선유줄불놀이를 주제로 지은 한시 구절을 가미한 창작 판소리곡 ‘흩어지는 불꽃처럼’ 공연도 즐길 예정이다. 다카이치 총리의 숙소에는 안동의 특산물인 밀과 참마 등으로 만든 월영약과와 태사주 등으로 구성된 웰컴 선물을 비치할 계획이다. 양국 정상의 일정과 문화 교류 행사를 계기로 안동의 전통문화와 관광지, 음식 등이 세계에 다시 알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TK신공항 건설 부지 방문한 李 대통령 “정부가 하는 게 아닌데···두고 보자”

이재명 대통령이 대구·경북(TK) 신공항 건설 사업을 해결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이 지난 15일 TK신공항 건설 예정 부지를 찾은 데 이어 “두고 보자”, “정부 역시 필요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며 TK신공항 건설 사업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가 TK신공항 건설을 국가 지원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와중에 나온 발언이라 주목된다. TK신공항 사업은 대구시가 신공항을 우선 건설하고 K2 군 공항 후적지를 개발해 사업비를 회수하는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사업에 참여할 민간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하는 등 막대한 비용 부담으로 수년째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TK신공항 건설 예정 부지인 대구 군위군과 경북 의성군 일원을 방문해 사업 추진 현황과 현장 여건 등을 직접 살펴봤다. 이 대통령은 현장에서 대구시와 국방부, 국토교통부 관계자들로부터 사업 개요와 추진 경과, 향후 계획, 군공항 및 민간공항 이전 현황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대구시 관계자는 “군 공항 건설에 필요한 막대한 재원 조달 과정에서 과도한 금융비용 부담이 발생하고 있고, 사업 장기화에 따른 리스크 역시 대구시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안정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최소한의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이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재원 문제 등으로 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사업 장기화로 인해 추가되는 비용 규모와 재정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현장 관계자들에게 물었다. 이후 이 대통령은 군위 우보면 우무실마을을 찾아 모내기 체험과 농민 새참 간담회를 했는데 이 자리에서도 뜻하지 않게 TK신공항 건설 문제가 거론됐다. 김교묵 도산1리 이장이 이 대통령에게 “공항도 빨리 해주십쇼”라고 요청했고, 이 대통령은 “그건 원래 정부가 하는 게 아니에요”라면서도 “그런데 두고 봐야죠”라고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TK신공항 건설 예정 부지와 TK지역민들을 만난 후 이 대통령은 X(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TK신공항은 도심 군공항 이전으로 주민들의 오랜 불편을 해소하고, 국가안보 역량을 강화하는 중요한 국가적 과제”라며 “민·군공항을 함께 이전하는 최초 사례인 만큼, 관계 기관이 긴밀히 협력해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대안을 마련해 주길 당부한다”고 했다. 그는 “TK의 미래가 달린 이번 사업이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 역시 필요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했다. 국가 지원사업 추진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 김부겸 후보의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조건으로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오는 19일 안동에서 열리는 한일정상회담을 계기로 TK신공항 건설 사업 등 지역의 해묵은 현안들이 힘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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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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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단상) TK에서 DG로, 大邱에서 大丘로

조선시대 고을 이름의 작법은 의외로 단순하면서도 실용적이었다. 거창한 브랜딩이나 복잡한 용역 절차 대신, 주요 고을의 앞글자를 따서 도(道)의 이름을 지었다. 경상도 역시 경주(慶州)의 ‘경’과 상주(尙州)의 ‘상’이 만나 탄생한 이름이다. 이처럼 간결하면서도 품격 있는 이름 속에는 그 지역이 지향하는 가치와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예부터 영남 사람들은 기개가 크고 강인하다는 평을 받았다. 실학자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경상도의 인심을 ‘태산교악(泰山喬嶽)’이라 표현했다. 큰 산과 높은 봉우리처럼 묵직하고 굳센 기질을 지녔다는 뜻이다. 대구경북은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지탱해 온 정신적 지주였다. 국권이 흔들리던 구한말, 서상돈·김광제 선생이 주도한 국채보상운동은 대구에서 시작되어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시민들이 스스로 담배를 끊고 패물을 내놓으며 빚을 갚으려 했던 것은 단순한 모금운동이 아니라 민족 자존의 선언이었다. 일제강점기에는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항일운동의 거점이었고, 한국전쟁 당시에는 낙동강 전선을 사수하며 대한민국을 지켜낸 마지막 방어선이 되었다. 또한 부당한 권력에 맞서 거리로 뛰쳐나온 대구 학생들의 함성은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다. 이처럼 대구경북은 역사의 부름 앞에서 늘 가장 먼저 행동으로 응답해 온 지역이었다. 행정구역은 나뉘어 있어도 대구와 경북은 오랜 시간 생활권과 정서를 공유해 온 ‘하나’였다. 사람들은 이러한 연대감을 영문 표기의 첫 글자를 따 ‘TK(Taegu-Kyeongsangbuk-do)’라고 불렀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로마자 표기법이 바뀌어 Taegu는 Daegu가 되었고, 이제는 표기상으로도 ‘DG’가 더 자연스러운 시대가 되었다. 여기에는 단순한 철자 변화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오랫동안 사용된 ‘TK’라는 명칭에는 대구경북 특유의 강인함과 자부심이 담겨 있지만, 한편으로는 거칠고 고집스럽다는 보수적 이미지도 함께 투영되어 있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힘의 논리를 넘어 소통과 유연함, 공감의 능력을 요구한다. 이제는 TK가 상징하던 견고함을 넘어, 보다 부드럽고 세련된 느낌의 ‘DG’로 인식의 전환을 고민해 볼 때다. 지명의 유래를 거슬러 올라가면 더욱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대구는 본래 신라 경덕왕 시절 ‘大丘’라고 불렸다. 말 그대로 ‘큰 언덕’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조선시대 유교 문화가 강화되면서 성인 공자의 이름(丘)을 피하기 위해, 같은 음의 다른 한자인 ‘邱’로 이름을 바꾸게 되었다. 피휘(避諱)라는 명분 아래 도시가 지녔던 본래의 넉넉한 상징성이 다소 희미해진 셈이다. 최근 대구를 다시 ‘大丘’로 부르자는 움직임은 단순한 복고가 아니다. 도시가 지닌 본래의 포용력과 따뜻한 이미지를 되찾아 미래로 나아가자는 상징적 제안이다. 최근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의 행정통합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는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이라는 거대한 위기 앞에서 두 지역이 다시 하나로 뭉쳐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에서 비롯되었다. ‘TK에서 DG로’, ‘大邱에서 大丘로’의 변화는 단순히 글자를 고치는 작업이 아니다. 그것은 대구경북이 앞으로 어떤 정체성을 지니고 나아갈 것인가에 대한 선언이다. 태산교악의 강인한 정신은 계승하되, 그 위에 유연함과 포용력을 더하는 것. 강하지만 따뜻하고, 묵직하면서도 세련된 지역으로 거듭나는 것. 이름의 변화가 대구경북의 새로운 도약을 이끄는 뜻깊은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방종현 시민기자

누군가의 희생으로 지켜낸 평화 잊지말아야 할 역사

부산 재한유엔기념공원에 들어서자 걸음이 느려졌다. 줄지어 선 비석들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고, 참전국의 국기들이 하늘 아래서 흔들렸다. 낯선 나라에서 온 젊은이들이 조국도 아닌 이 땅을 위해 생을 멈추고 잠들어 있다는 사실은, 묘역의 침묵보다 더 깊게 마음을 울렸다. 묘역 앞에 서자 우리가 지나온 역사는 우리만의 힘으로 버텨 낸 시간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엔기 게양대 앞에 국화 한 송이를 내려놓고 묵념을 마친 뒤, 고개를 들었다. 수많은 깃발 사이에서 유독 눈에 걸리는 국기가 하나 있었다. 독일 국기였다. 한국전쟁과 독일은 내 안에서 쉽게 이어지지 않던 두 이름이었기에, 독일 국기는 오래 마음에 남았다. 독일은 전쟁의 깊은 상처를 지닌 나라다. 패전과 분단, 그리고 통일의 시간을 지나온 역사는 우리에게도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독일이 한국전쟁 뒤 부산에 의료진을 보냈다는 사실은 내게 뜻밖으로 다가왔다. 의료진은 총성이 멎은 뒤 이 땅을 찾아와 피난민과 시민들을 치료했고, 수많은 산모와 아이들의 생명을 지켜 냈다. 총을 든 대신 붕대를 들고, 파괴의 자리에 와서 돌봄을 남긴 사람들이었다. 재한유엔기념공원에 독일 국기가 걸린 것도 이 의료지원의 기억을 기리기 위해서라고 한다. 전장에서 싸운 이들뿐 아니라, 전쟁이 할퀴고 간 자리에서 삶을 붙들어 준 사람들 또한 기억되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바람 속에서 흔들리던 검고 붉고 노란 색의 물결을 바라보며, 한 나라의 국기에는 영광만이 아니라 부끄러움과 참회의 시간까지 함께 스며 있다는 생각을 했다. 독일은 아우슈비츠의 기억을 지닌 나라다. 인간이 어디까지 잔혹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 준 이름 앞에서 어떤 말도 쉽게 가벼워질 수 없다. 과거의 죄를 인정하고, 오랜 시간 사죄와 반성을 이어 오며,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해 온 역사가 더 무겁게 다가왔다. 평화의 성지와도 같은 이곳에서 독일 국기가 펄럭이는 모습은 복합적인 의미로 보였다. 누군가에게는 자부심일 것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긴 참회의 시간을 지나 겨우 다시 올려다볼 수 있게 된 상징일지도 모른다. 공원을 걷다 묘역 앞에 섰을 때, 미국인 묘역에 관한 이야기도 떠올랐다. 한국전쟁에서 가장 많은 전사자를 낸 나라였지만, 많은 유해는 고국으로 돌아갔고 지금 이곳에 남은 이들 가운데는 전쟁 뒤에도 한국에서 삶을 이어 가다 생을 마친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한국인 아내와 함께 묻힌 미군 병사의 부부 합장묘도 있었다. 그 이야기는 전쟁을 국가와 국가가 부딪친 거대한 사건만으로 볼 수 없게 했다. 한 사람이 낯선 땅에서 사랑을 만나고, 삶을 꾸리고, 끝내 낯선 땅에 마지막 자리를 남기는 일이기도 했다. 공원을 나서며 마지막으로 깃발들을 돌아보았다. 바람은 쉬지 않고 지나가는데, 깃발 아래 잠든 이름들은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나 오래 침묵하는 것들이 오히려 더 또렷하게 남는 법이다. 그곳을 다녀온 뒤 내게 국기는 단지 한 나라를 표시하는 천이 아니라, 누군가의 희생과 누군가의 참회, 그리고 어렵게 지켜 낸 평화가 함께 매달린 표지처럼 보인다. /김성문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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