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에 대구 섬유 ‘직격탄’⋯경북 철강·자동차 수출도 긴장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로 중동 정세가 급격히 불안해지면서 대구·경북 수출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대구는 섬유, 경북은 철강과 자동차 산업의 중동 의존도가 높은 구조여서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지역 제조업 전반에 파장이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의 대(對)중동 수출액은 3억 3000만 달러, 경북은 9억 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6%와 2.6% 수준이지만, 중동 수출의 상당 부분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협력회의(GCC) 국가에 집중돼 있어 지정학적 리스크에 취약한 구조다. 특히 대구는 중동 수출의 절반가량이 GCC 국가에 몰려 있고 경북은 이 비중이 77%에 달한다. 대구의 중동 수출은 직물류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UAE 수출 가운데 직물류가 48%, 사우디아라비아 수출에서는 70% 이상이 직물류로 나타났다. 중동 시장은 전통 의상용 직물과 기능성 원단 수요가 꾸준해 대구 섬유업체들이 최근 적극적으로 공략해 온 시장이다. 하지만 전쟁으로 현지 소비가 위축되거나 물류가 불안해질 경우 주문 지연이나 거래 축소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구 서구의 한 섬유 수출업체 관계자는 “중동은 거래 규모는 크지 않지만 꾸준히 성장하던 시장”이라며 “분쟁이 길어지면 바이어들이 계약을 미루거나 선적을 늦추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환율 변동과 해상 운임 상승이 겹치면 중소 섬유업체들은 수출 채산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북의 경우 철강과 자동차 관련 제품이 중동 수출의 핵심 품목이다. 아연도강판과 중후판 등 철강 제품, 특장차, 자동차부품, 전선 등이 중동 건설·플랜트 시장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포항 철강업계에서는 중동 건설 경기 위축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포항의 한 철강업체 관계자는 “중동 플랜트나 건설 프로젝트가 지연되면 철강 수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유가 상승으로 철강 생산 원가가 올라가는 점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구미 자동차부품업계 역시 중동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구미의 자동차부품 업체 관계자는 “중동 자동차 시장이 위축되면 완성차 수출이 줄고 부품 주문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아직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지역 수출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이다. 세계 원유 해상 운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이 해협이 봉쇄될 경우 국제유가와 해상 운임이 동시에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 상승과 환율 상승, 물류비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 수출기업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직접적인 수출 감소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분쟁이 길어지면 지역 수출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중동 정세와 유가, 환율 변동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동 사태가 단기간에 마무리될 경우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장기화될 경우 지역 제조업 전반으로 파장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대구는 섬유, 경북은 철강과 자동차 산업 비중이 높은 구조”라며 “유가 상승과 물류 차질이 동시에 발생하면 지역 제조업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최경환·이재만 공천 신청에 국민의힘 내부 논란⋯‘비리 전력자 배제’ 원칙 충돌
국민의힘에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등의 공천 신청을 둘러싸고 내부 잡음이 나오고 있다. 장동혁 대표가 올해 초 공언한 ‘비리 전력자 원천 배제’ 원칙이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등 중량급 인사들의 공천 신청과 정면으로 충돌하면서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지난 9일 공개한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자 공천 신청 현황에 따르면,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경북지사 후보로,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은 대구시장 후보로 각각 공천을 신청했다. 두 인사는 모두 실형을 받은 전력이 있다. 최 전 부총리는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2019년 징역 5년이 확정됐다. 이 전 청장 역시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2020년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앞서 장동혁 대표는 지난 1월 ‘이기는 변화’를 강조하며 “뇌물을 비롯한 비리 전력이 있는 인물은 공천 자격을 원천 박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강력범죄, 부패범죄, 성범죄, 선거범죄 등에 해당하는 후보자는 부적격 또는 실격 처리한다는 지침을 마련했다. 장 대표는 앞서 22대 총선 시 사무총장으로 공천관리위원회 당연직 부위원장을 맡았을때도 “강력범죄·뇌물범죄·재산범죄·선거범죄·도주차량·음주운전 등 파렴치 범죄로 집행유예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공천에서 원천 배제한다”고 밝혔었다. 당시 최 전 부총리는 공천을 받지 못했고 경북 경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최 전 부총리는 적극적인 소명에 나섰다. 최 전 부총리 측은 “당시 사건은 정치적 보복 성격이 짙었으며, 이미 사면을 통해 복권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특히 당규상 사면 후에도 공천이 불가한 ‘성범죄’와 달리 뇌물 수수는 해석의 여지가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작년 5월 국민의힘이 대선을 앞두고 최 전 부총리의 복당을 허용하며 정치 활동 재개 길을 열어준 만큼 상황이 달라졌다는 해석도 나왔다. 경북의 한 도의원은 “지역 민심이 복당을 수용한 만큼 공천 심사에서도 이를 반영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당내 갈등으로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도덕성 후퇴’ 프레임에 갇힐 경우 선거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당직자는 “최 전 부총리 사례를 허용하면 음주운전이나 다른 재산 범죄를 저지른 후보들을 걸러낼 명분이 사라진다”며 “공천 원칙이 연쇄적으로 무너지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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