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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서울 북부지법에서 열린 승용차 운전자 70대 A씨의 항소심을 애타게 지켜보는 피해자 B양(초등학생) 가족이 있었다. B양의 할머니와 엄마, 아빠는 재판부가 1심과 다른 판단을 해주기를 기도하는 심정으로 바라봤다. A씨가 몰던 승용차가 할머니와 함께 골목길을 걷던 B양의 발등을 타고 지나가 부상을 입었다. A씨는 별다른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고 지나가 버렸다. 검찰은 ‘뺑소니 사고‘에 해당한다고 보고 A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으로 재판에 넘겼다. 사건은 2024년 1월10일 오후 3시20분쯤 서울 성북구 도봉로의 한 좁은 골목길로 거슬러 올라간다. 할머니 손을 잡고 골목길을 가던 B양이 A씨의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지나가는 것과 동시에 넘어졌지만, 차량은 멈추지 않고 그대로 지나갔다. B양은 차량 조수석 쪽 펜더(휀다)에 부딪쳐 넘어졌고 이어 바퀴가 발등을 밟고 지나가는 바람에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발목 염좌와 타박상을 입었다. A씨는 이 사고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주행, 사고 장소에서 약 170m 떨어진 빌라 주차장에 SUV 차량을 주차했다. B양의 할머니가 고함을 지르며 쫓아가 “아이를 다치게 하고 왜 그냥 가느냐“고 항의했다. A씨는 “앞에서 나오는 차량을 보고 비켜 주려다 아이를 보지 못했고, 사고가 발생한 줄도 몰랐다“고 해명했다. B양 아버지는 “차가 아이를 치고 간 뒤 할머니가 소리를 질렀다. 운전하다가 작은 돌멩이만 튀어도 소리가 나는데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1심은 “운행한 차량의 보닛 높이가 120㎝로 비교적 높고, 피해 아동은 작고 몸무게도 가벼워 차량이 충격했음을 인식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아이를 치고 지나간 후 차량 흔들림이 거의 없었다는 피고인의 주장도 받아들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피고인의 주시점, 인지능력, 판단 능력 등에 의하면 사고 당시 피해 아동을 충격 및 역과하는 상황을 인식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되나, 이를 객관화해 명확히 판단하기는 불가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1심은 “피고인이 도주할 생각이었다면 불과 200m도 채 되지 않은 곳까지 서행한 후 주차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공소기각 이유를 밝혔다. 당일 재판은 검찰이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선고일로부터 약 1년 후인 지난 17일 열린 것이다. 선고는 오는 8월 14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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