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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웠지만 포기할 순 없었다”...두 번 넘어졌지만 ‘금메달’ 최가온

13일(현지시간) 새벽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획득해 88.00점의 클로이 김(미국)을 제치고 정상에 오른 최가온(17·세화여고). 1차 시기에 넘어지면서 다치는 바람에 발가락을 움직일 힘조차 없었던 선수가 한국 대표팀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기 당시 상황과 메달 획득 후의 에피소드, 그리고 자신이 느꼈던 솔직한 감정을 전했다. 국민들이 가장 안타까워 하고, 응원했던 순간이 1차 시기에서 넘어진 뒤 오랫동안 누워 있었을 때였는데, 최가온은 그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바로 일어나려고 했는데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서 일어날 수 없었다. 의료진들이 내려왔고, 들것에 실려 나가면 병원에 가야 해서 그대로 대회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포기하면 많은 후회가 들 것 같았다. 다음 차례 선수가 대기하는 상황이라 시간이 많지 않았다. 잠시만 시간을 달라고 한 뒤 발가락부터 힘을 주면서 발을 움직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 다행히 발가락이 움직였다. 그렇게 내려와서 다행히 다시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부상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코치진은 최가온에게 기권을 권유했고, 그래서 전광판에도 기권 표시가 잠시 떴다. 선수를 보호해야 하는 코치진으로선 당연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최가온은 이를 악물고 걸어보려고 노력했고, 다행히 다리 상태가 나아져서 2차 시기 시작 직전 기권을 철회하고 출전을 강행했다. 최가온은 1, 2차 시기 모두 넘어졌고, 많이 아팠지만 3차 시기를 앞두고는 오히려 긴장감이 덜해졌다고 했다. “기술 생각만 하면서 출발했다. 내 연기는 완성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아프고 눈도 많이 왔지만 성공했고, 감격스러운 마음에 눈물이 났다.” 최가온은 3차 시기 도전 때 ‘두려움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원래 어릴 때부터 겁이 없었다. 언니, 오빠들과 함께 성장하며 키운 승부욕이 두려움을 이겨내는 데 큰 힘이 된 것 같다. 내 승부욕이 겁을 이긴 것”이라고 말했다. 최가온은 앞으로 보완하고 싶은 점에 대해 “이번 올림픽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드리진 못했다. 기술을 높여서 더 완벽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아울러 대회 때 긴장감을 다스리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른 시기에 꿈을 이뤄 영광이다. 목표를 멀리 잡지는 않겠지만 더 열심히 해서 지금의 나보다 더 잘 타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 빨리 돌아가서 할머니가 해주는 맛있는 밥을 먹고 싶다”면서 “귀국하면 친구들과 파자마 파티도 하기로 했다”고 했다. 최가온은 우승 당시 클로이 김의 축하를 받은 데 대해 “클로이 언니가 안아줬는데 매우 행복했다. 클로이 언니를 넘어섰다는 느낌을 받았고, 뭉클한 감정이 치솟았다. 클로이 언니는 항상 좋은 말을 많이 해줬는데, 그때 눈물이 다시 터졌다”고 당시 소감을 전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대구시, 외국인 인력 실태조사⋯‘언어·비자·취업정보’ 3대 장벽 확인

대구시가 산업현장의 인력난 해소와 외국인 인력의 지역 정착 지원을 위해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언어 소통 문제, 비자·행정절차, 취업정보 부족이 외국인 인력의 주요 장벽으로 확인됐다. 대구시는 ‘외국인 인력 고용·노동 실태조사’를 통해 지역 산업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와 유학생이 겪는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정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번 조사는 전문 조사기관 ㈜리서치코리아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구조화된 설문조사를 활용해 대면 및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지역 사업체 205개사와 외국인 노동자 224명, 외국인 유학생 303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외국인 노동자의 직무는 생산직이 93.2%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기업들은 외국인 고용의 가장 큰 이점으로 구인난 해소(71.7%)를 꼽았으며, 고용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으로는 언어·의사소통 문제(58.5%)와 복잡한 행정절차(57.1%)가 높게 나타났다. 외국인 노동자의 생산성이 내국인보다 높다는 평가는 57.5%였고, 지속적인 고용 의사도 52.2%로 과반을 넘었다. 외국인 노동자의 체류자격은 비전문취업(E-9)이 90.2%로 대부분이었으며, 근무 기간은 3년 미만이 67.4%로 나타났다. 업종은 제조업이 98.2%로 압도적이었다. 구직 과정에서의 애로사항은 언어장벽(27.7%), 비자 및 체류자격 제한(26.8%), 일자리 정보 부족(20.5%) 순이었다. 특히 응답자의 81.7%가 장기 체류가 가능한 비자가 주어진다면 대구에 거주할 의향이 있다고 답해 정착 수요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 유학생의 경우 대구 거주 및 취업 의향은 47.2%였으나, ‘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42.9%에 달했다. 취업 준비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언어문제(49.2%), 비자 및 체류문제(39.9%), 기업의 외국인 채용 제한(37.6%), 정보 부족(29.4%)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취업정보 제공과 비자제도 개선이 병행될 경우 지역 정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과 외국인 노동자, 유학생 모두 공통적으로 △언어 소통 문제 △복잡한 비자·행정 절차 △취업 정보 부족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단순한 근로조건 개선을 넘어 비자·행정절차 간소화와 취업정보 제공, 정주환경 개선을 포함한 종합적인 지원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기환 대구시 경제국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지역에 필요한 외국인 정책 수요를 구체적으로 확인했다”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숙련기능인력 추천제 등 외국인 근로자의 지역 정착과 산업현장 연계를 지원하는 맞춤형 정책을 체계적으로 설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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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를 타고 번지는 ‘두쫀쿠’ 열풍의 명암

“외숙모, 사전 예약으로 힘들게 사왔어요. 이 카페가 정말 맛있거든요”라며 내민 봉지 안에는 ‘두쫀쿠’라는 이름도 생소한 제과가 들어있다. 일명 두바이 쫀득 쿠키. 이름만큼이나 생김새도 맛도 아주 독특하다. 이 디저트 열풍의 중심에는 SNS가 있다. 요즘 유행의 핵심은 압도적인 호평이 아니라 얼마나 오래, 얼마나 많이 이야기되느냐다. “이게 뭐야?” “비주얼 미쳤다” “생각보다 더 쫀득해” “호불호 갈릴 듯” “한 번은 꼭 먹어봐야 하는 쿠키” 등 완벽한 찬사는 아니지만 끊임없이 언급된다. 맛의 평가 이전에 보는 재미와 상상하는 즐거움이 먼저 반응하는 시대다. 혀보다 눈과 손가락이 먼저 움직이는 소비 흐름을 두쫀쿠가 정확히 건드린 셈이다. 두쫀쿠는 초콜릿을 입힌 마시멜로의 얇은 피 안에 중동식 면인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를 버무려 채운 제과다. 겉은 쫀득하고 속은 바삭하다. ‘생활의 달인’에 출연한 최초 개발자 김나라 제과장은 마시멜로의 쫀득함과 피스타치오의 고소함, 카다이프의 바삭한 식감을 조화시키기 위해 수개월간 실험을 거쳤다고 밝힌 바 있다. 입소문을 타고 찾는 사람이 늘면서 김 제과장의 레시피를 기반으로 한 유사제품도 빠르게 늘었다. 비교적 간단한 조리법 덕분에 제과점은 물론 국밥집에서도 판매될 만큼 확산 범위가 넓다. 포항 지역만 검색해도 많은 판매처가 나온다. 같은 조리법이라지만 모양과 맛은 제각각이다. 평가가 엇갈리는 이유다. 최초 개발자인 김 제과장은 특허나 명칭을 독점하지 않았다. 방송을 통해 조리법을 공개한 그는 폭발적인 사랑이 함께 만들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두바이 초콜릿’이라는 키워드를 차용한 소박한 발상에서 출발했다지만 인기에 기대어 독점하지 않고 공유를 택한 결정은 결코 쉽지 않다. 이 태도가 요즘 소비자 정서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이 열풍은 국경도 넘었다. 아랍에미리트 현지 언론은 한국의 ‘두바이 쫀득 쿠키’ 열풍을 보도하며 두쫀쿠의 두바이 상륙 가능성을 주목했다. K팝과 K드라마에 이어, 이제는 K제과가 한국 문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두쫀쿠의 성공을 단순히 ‘맛’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두바이’라는 이름이 주는 이국적인 이미지, 강렬한 비주얼, 한국인에게 익숙한 떡을 닮은 질감 그리고 공유하기 좋은 서사까지. 이 요소들이 겹치며 두쫀쿠는 단순한 과자를 넘어 하나의 현상이 된다. 과거 품귀를 빚던 과자들이 어느새 관심에서 멀어진 사례처럼 이 열풍 또한 일시적일 수도 있다. 다만 아직은 그 기세가 폭풍에 가깝다. 그러나 음양의 조화는 두쫀쿠도 비켜갈 수 없어 인기가 높아질수록 그에 따른 그림자도 짙다. 무분별한 판매로 인한 위생 관리 미흡, 무허가 영업, 이물질 발견 등 식품위생법 위반 신고도 잇따르고 있다. 커진 관심만큼 관리의 책임도 함께 무거워진다. 이미 대형마트까지 유통망이 확장된 가운데 속 재료의 변주와 상품 다양화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외숙모를 위해 힘듦을 감수했다는 두쫀쿠는 독특한 식감에 이야기까지 더해져 신선한 인상을 남긴다. 이 열풍이 단순한 유행에 그칠지, K제과의 또 다른 흐름으로 자리 잡을지는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 /박귀상 시민기자

불안을 지우는 처방전, 산책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수년간 복용해 온 고지혈증 약이 떨어져 병원을 찾았다가 예상치 못한 소식을 들었다. 2024년 말부터 주시해 온 당화혈색소 수치가 위험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이전 의사는 기준 수치를 넘어서면 당뇨 약을 먹어야 한다고 경고했지만, 다행히 지금의 주치의는 괜찮다고 했다. 소변검사와 기타 지표를 보더니 아직은 ‘당뇨병’ 단계가 아니니 관리로 극복해 보자며 희망을 주었다. 대신 조건이 붙었다. 스트레스를 멀리하고, 뭐든 잘하려는 강박을 내려놓으며, 등산스틱을 쥐고 부지런히 산책하라는 권유였다. 최근에 늘어난 몸무게에 경각심을 느끼던 차였기에, 2026년은 매일 걷기를 거르지 않겠노라 결심했다. 아파트 문만 나서면 매호천과 욱수천, 남천이 흐르고 매호지까지 곁에 있으니 걷기에는 천혜의 환경이다. 비록 아침잠이 많아져 ‘새벽 산책’은 놓칠지언정, 느지막이 일어나 독서와 글쓰기를 마친 후, 해 질 녘이면 어김없이 밖으로 나간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심정으로 시작한 운동이지만, 요지부동인 체중계 수치와 달리 몸과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복병은 생활의 이원화였다. 대구와 청송을 오가는 생활이다 보니 규칙적인 리듬이 청송만 가면 깨지곤 했다. 남편과 함께 동네 한 바퀴 산책하기도 하고, 혼자서 동구 밖까지 나가기도 했지만, 인도가 없는 시골길을 혼자 걷기란 망설여지는 일이라 결심이 흐지부지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다르다. 당뇨라는 문턱을 넘지 않기 위해 중단 없이 걸음을 이어가려 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접한 유튜버의 영상은 나를 깊은 번민에 빠뜨렸다. 고지혈증약의 부작용으로 근육통은 물론 당뇨 유발과 기억력 감퇴가 올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내용을 자세히 듣다가 최근의 일화가 떠올랐다. 예전에도 증상은 있었지만 최근 들어 조금만 움직여도 다리에 쥐가 나는 통에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있었다. 마그네슘을 복용해야 할지 의사와 상담했다. 의사는 고지혈증 약 때문일 수 있다며 약을 바꿔보자고 했다. 당시 의사의 뜻밖의 처방에 의문을 가졌는데, 고지혈증 약이 부작용이 많다고 먹으면 안 된다고 유튜버는 말하고 있었다. 스타틴 성분의 약이 영양제도 아니고 건강에 문제가 있어서 의사가 처방해 준 것이라 마음대로 끊을 수도 없다. 당화혈색소 수치가 높게 나온 것도, 잦은 다리의 쥐도, 자꾸 깜빡깜빡하는 증상도 다 먹고 있던 약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니까 불안감과 함께 의사에 대한 배신감 마저 들었다. 고지혈증 약을 당장 끊으라는 전문가라는 유튜버의 단호한 조언에 불안은 잠을 설칠 만큼 커졌다. 결국 다시 병원을 찾아 의사에게 물었다. 의사의 답은 명료했다. “모든 약에는 부작용이 있지만, 지금 약을 끊으면 더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불안해하지 마세요.” 약국에서도 답은 같았다. 결국 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흔들리는 대신 주치의를 믿고 내 몸의 회복력을 믿기로 했다. 약 때문에 당뇨가 왔다는 의구심도, 기억력이 나빠졌다는 자책도 매호천의 물길에 흘려보내기로 했다. 긍정적인 잠재의식이 몸을 지배한다고 믿으며 말이다. 오늘도 나는 매호천에서 욱수천까지 한 시간 남짓 길을 나선다. 매서운 바람이 앞길을 막아서지만, 오히려 그 바람을 안고 당당히 걷는다. 목전까지 차오른 당뇨의 그림자를 털어내며, 건강한 60대를 즐기기 위해 힘차게 땅을 딛는다. 2026년 2월의 공기는 차갑지만, 내 걸음엔 이미 봄의 활기가 담겨 있다. /손정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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