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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대구교도소 후적지 개발, ‘달성 아레나(Arena)’ 본격 시동

반세기 동안 지역 발전의 걸림돌이었던 옛 대구교도소가 100년 미래를 여는 문화거점으로 탈바꿈한다. 대구 달성군은 25일 옛 대구교도소 부지(10만4613㎡)에 대규모 복합문화공간 ‘달성 아레나(Arena)’를 2033년까지 조성한다고 밝혔다. 1971년 개청한 옛 대구교도소는 오랜 기간 화원 지역 발전을 제약해 온 대표적 기피시설이었다. 2012년 이전 결정 이후 2023년 하빈면으로 완전히 이전했지만, 남겨진 부지는 슬럼화와 주차장 폐쇄로 주민 불편이 이어져 왔다. 정체됐던 사업은 지난 7월 개발계획이 최종 확정되며 전환점을 맞았다. 달성군이 후적지 일부를 매입해 사업을 주도하기로 하면서 추진 속도가 붙었다. 2012년 이후 이어진 중앙정부·대구시·달성군·LH 간의 입장 차도 해소돼 협력 구조가 마련됐다. 후적지는 문화시설(달성군 개발 5만1258㎡), 공동주택(LH 개발 약 500세대), 근린생활시설(LH 개발 3110㎡), 청년·창업 지원 기능의 도시지원시설(대구시 개발 1만6033㎡) 등 문화·주거·지원 기능이 결합된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된다. 달성군이 주도하는 핵심시설 ‘달성 아레나’에는 2000~3000석 규모의 대공연장과 전시장, 잔디마당, 명품공원이 들어선다. 법정문화도시 지정 이후 축적된 문화 콘텐츠를 담아낼 핵심 인프라로 총 3500여억 원이 투입되며, 옛 교도소 건물 일부는 헤리티지 공간으로 재해석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곳은 지하철 1호선 화원역이 가깝고 화원옥포IC와 국도 5호선이 인접해 있어 접근성이 좋다. 향후 도시철도 1호선 연장, 대구산업선 개통, 제2국가산단 조성 등과 맞물리며 지역 성장축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달성군은 본격 사업에 앞서 지난해 10월 외곽 녹지 1만1270㎡를 먼저 개방해 산책로·잔디광장·야간경관 거리를 조성했고, 폐쇄됐던 204면 주차장도 주민에게 무료 개방했다. 화원 일대는 복합커뮤니티센터(2027년), 사문진 워터프론트, 가족테마파크, 제2 국가산단 조성 등 대형 프로젝트와 함께 대구교도소 후적지 개발을 계기로 재도약을 앞두고 있다. 50년 기피시설이 100년 미래공간으로 다시 태어나는 이번 사업은 화원을 넘어 달성군의 도시 위상을 새롭게 정의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상진기자 csj9662@kbmaeil.com

대구·경북 소비, ‘온라인쇼핑’이 압도···40대 이하 50% 넘어

동북지방통계청이 25일 소비자의 날(12월 3일)을 앞두고 발표한 ‘대구‧경북 카드소비 분석’에 따르면, 두 지역 모두 온라인쇼핑이 전체 카드소비의 최상위 업종으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는 35.0%, 경북은 27.0%로 집계돼 전 연령층에서 디지털 소비가 정착된 양상을 보였다. 이 조사에는 BC카드 승인 데이터를 활용한 비식별 통계가 사용됐다. 2024년 업종별 소비 비중은 대구의 경우 온라인쇼핑 35.0% → 종합소매 23.3% → 음식·숙박 11.9% 순이었고,경북은 온라인쇼핑 27.0% → 종합소매 23.4% → 운송교통 15.1% 순으로 나타났다. 두 지역 모두 2020년 대비 온라인 소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대구는 5.1%p, 경북은 4.3%p 상승했다. 같은 기간 대구는 종합소매(-4.3%p)가 줄어든 반면 보건의료(+1.1%p)는 늘었고, 경북은 운송교통(+1.2%p)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소비 구조는 뚜렷하게 갈렸다. 대구 남성은 운송교통(여성 대비 +7.7%p), 음식·숙박(+5.3%p), 대구 여성은 온라인쇼핑(+9.5%p), 전문소매(+2.4%p)이었고, 경북 남성은 운송교통(+13.7%p), 음식·숙박(+5.0%p), 경북 여성은 온라인쇼핑(+13.5%p), 교육(+3.6%p)이었다. 특히 경북 남성의 운송교통 비중은 20.5%, 여성(6.8%) 대비 세 배에 달해 지역 이동 수요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연령대별 소비는 세대별 생활 패턴을 그대로 반영했다. 20~30대 대구는 온라인쇼핑 비중이 각각 50.6%, 51.4%로 절반을 넘겼다. 60대 이상은 보건의료 비중이 대구 60대 13.2%, 70대 이상 24.1%, 경북 60대 11.2%, 70대 이상 18.2%로 크게 높았다. 반면 교육 지출은 30대에서 가장 높고, 50대 이후 급감하는 특징을 보였다. 평일 소비가 대구 59.5%, 경북 60.1%로 주중 소비 비중이 더 컸다. 업종별로 평일에 높은 비중을 보인 곳은 보건의료(대구 +8.2%p, 경북 +7.4%p), 온라인쇼핑 순이었고, 휴일에 높은 비중은 종합소매(대구 +12.7%p , 경북 +12.5%p), 음식·숙박이었다. 이는 직장인의 생활 패턴과 주말 외식·쇼핑 중심 활동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 간 소비 유출입 흐름은 두 지역이 가장 긴밀했다. 대구 시민의 타지역 소비는 경북(42.4%) → 수도권(30.1%) 순이었고, 경북 지역민의 타지역 소비는 대구(38.0%) → 수도권(32.2%) 순이었다. 반대로 대구에서 소비하는 외지인은 경북(60.8%)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경북 역시 대구(42.1%)의 유입 비중이 가장 높았다. 주요 이동 업종은 운송교통·종합소매가 중심이었다. 소비생활 만족도(2025년)는 대구 20.7%, 경북 22.4%로, 2017년 대비 각각 7.2%p, 6.9%p 상승했다. 물가 안정, 소비 선택권 확대, 온라인 쇼핑 성장 등이 만족도 개선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진홍경제에디터·황인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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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부르는 우리의 소울푸드 ‘떡볶이’

진짜 맛있는 떡볶이집을 찾습니다! 내 소울푸드는 떡볶이다. 피곤한 저녁이면 더 땡긴다. 직접 매장에 가서 먹어야 제일 맛있겠지만 맥이 빠진 상태라 아들에게 배달앱으로 시켜달라고 하고 소파에 털썩 기댄다. 음식이 도착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을 때린다. 몸도 마음도 잠시 쉰다. 매달 월례고사를 치던 동지여중에 다니던 시절, 학교 앞 가게도 없이 할머니가 앉은 자리에서 팔던 부추전을 먹으며 시험 스트레스를 날렸다. 얇게 부친 전을 플라스틱 접시에 대충 찢어서 떡볶이 국물을 끼얹어 주셨다. 쪼그리고 앉아 금방 구운 뜨거운 전을 호호 불어 먹으며 어려웠던 시험 문제를 씹었었다. 졸업 후 우연히 일로 만난 낯선 선후배에게서 떡볶이 국물에 젖은 할매의 정구지 전으로 동질감을 느끼고는 손을 맞잡고 추억에 젖었다. 그래서 떡볶이가 우리에게 소울푸드인가 보다. 맛집이라는 소문을 들으면 꼭 가보고, 내 입맛에는 너무 달아 실망하고 돌아서기도 하고, 가끔은 만족하기도 한다. 며칠 전 저녁 모임에서 처음 만난 지인이 어색한 인사말을 나누다가 메뉴 중에 떡볶이를 시키니 포항의 떡볶이 맛집을 소개해 달라고 했다. 떡복이에 진심이란다. 그 말에 기억을 떠올려도 자신 있게 생각나는 곳이 없었다. 그래서 자주 배달시킨 곳을 알려주었다. 옆에 앉은 J가 ‘퐝할매떡볶이’ 가보았냐고 하니 가보았는데 자신의 취향이 아니었다고 했다. 어묵 핫도그는 먹어보았는지 궁금하다. 학교 앞마다 김떡순이나 떡파순을 파는 분식집이 있었다. 독서 모임 톡방에 떡볶이 맛집 추천하라고 올리니, 감기 기운 있냐고 먼저 물어왔다. 맞다. 으슬으슬 몸에서 신호를 보내면 뇌에서 번쩍 알아듣고 맛집을 찾게 마련이다. 서울 신당동 떢볶이, 반포 애플하우스 떡볶이가 생각난다는 K는 서문여고 앞 정우성이 일했던 떢볶이집까지 떠올렸다. 얼마나 좋으면 떡볶이로 과자를 만들어 대박이 났겠냐며 긴 댓글을 남겼다. 청소년 때는 즉석 떡볶이가 거의 저녁 식사였다고 했다. 학교 수업 마치고 가스레인지 켜서 직접 요리 해 먹는 재미도 있고 김 가루 넣고 밥도 볶아 먹는 재미에 라면 사리도 빠질 수 없다. 쫄면 사리 넣을까, 라면 사리 넣을까 고민하다가 나중에는 반반이 생겨서 정말 맛있게 양은 냄비까지 전분 눌어붙은 거 박박 긁어 먹던 때가 있었다. 엄마가 직접 해주는 떡볶이는 휴게소 떡볶이를 이길 수 없다고 한다. 엄마는 사랑으로 만들고 휴게소는 MSG가 듬뿍 들어가기 때문이다. 여고생을 키우는 U는 요즘 MZ 아이들은 ‘두끼떡볶이’라고 뷔페식으로 되어있어서 좋아하는 마라 떡볶이, 로제 떡볶이를 직접 조리해서 만들어 먹는단다. 그녀의 딸들이 크면 뷔페의 추억을 떠올리겠지. 가을이 다 지나도록 바쁘다가 하루 쉬는 날, 남편과 양덕으로 해물떡볶이 맛집을 찾았다. 파스타와 피자도 있는 ‘라라코스트’는 패밀리 레스토랑이라 가족 모두가 즐기도록 놀이방 시설, 음료와 커피를 셀프로 가져와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양식치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메뉴 구성이라 자주 찾는 곳이다. 최근엔 갈 때마다 새로운 메뉴가 추가 되니 기대가 되기도 한다. 예전엔 없던 해물떡볶이가 생겨 더 반가웠다. 떡에 구멍이 뚫려 해물의 감칠맛이 속까지 스며들었다. 본사에서 알려준 레시피는 같지만, 양덕점만의 솜씨로 참기름이나 양념을 첨가한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우리 입맛에 잘 맞았다. 샐러드와 리조토까지 주문하고 탄산음료를 입맛대로 가져와 마셨다.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이라 우리 테이블뿐이라 사장님이 마늘빵을 서비스로 주셔서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으니 더 별미다. 뜨거운 커피 한 잔 내려와 앉았다. 입맛이 깔끔해진다. 라라코스트 양덕점 주소는 포항시 북구 장량로 158번길 17, 월요일은 휴무, 070-8226-0365, 오후 2시 30분-오후 5시까지 브레이크타임이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지명’이야기

지명(地名)은 말 그대로 땅의 이름이다. 지역마다 그 지역이 품고 있는 지명들이 여럿 있다. 포항을 예로 들면 호미곶이나 구룡포, 영일, 죽도 등. 동네마다 숨은 이야기가 주저리주저리 열릴 것 같다. 하지만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민기자가 지명에 대해 처음 관심이 생겼던 건 중학교 1학년 때 한문 시간이었다. 그때 선생님께서는 한자 쓰기 숙제를 많이 내주셨다. 한자 뜻풀이로 배우는 게 재미있기도 했는데 자신의 이름이나 학교 이름을 한자로 써오는 숙제도 있었다. 시민기자가 다닌 학교는 감포중학교였다. 어느 날 수업 시간에 우리 지역인 감포가 달 감(甘)자에 바닷가 포(浦)자가 합쳐진 말인데 물고기가 잘 잡혀서 일제강점기 때는 구룡포와 함께 일본인들이 많았다고 하셨다. 순간, 남겨진 적산가옥과 감포의 역사 이야기도 알게 되었고 즐겨 먹는 가자미가 생각났다. 스무 해전, 포항으로 이사를 와서도 새로운 지명에 익숙해지는 게 첫 번째였다. 처음 하수구 뚜껑에 새겨진 포항시라는 글자도 어색했었는데 그보다 조금 더 낯설었던 건 ‘나루끝’이라는 이름이었다. 이사 온 동네가 궁금해 버스를 타고 한 바퀴 돌았다. 그때 안내방송을 통해 마주한 지명인 ‘나루끝’이 포항과 뭔가 어울리지 않는 듯 들렸다. ‘나루라면 강이 있고 나룻배가 다니던 곳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지금의 아스팔트로 덮여진 모습에선 예전의 나루터를 연상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주변의 고층 아파트보다 술집이나 실비집 같은 조그만 가게들이 아직도 있는 것 보면 예전 나룻배로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갔을 거라 어렴풋이 느껴본다. 두무치 마을도 그랬다. 두호동의 옛 이름인데 마을 모양이 사람의 머리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었다. 이런 지명에 흥미가 느껴졌다. 포항이라면 흔히 떠올려지는 포스코나 죽도시장 이야기만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포항의 역사도 경주만큼이나 이야기보따리가 열릴 것 같았다. 포항의 역사가 궁금해 들었던 문화원의 ‘인문학 산책’에서 마주한 구룡포의 이야기도 마찬가지였다. 신라 시대 장기 현감이 마을 순찰 중 천둥과 폭풍우가 몰아쳐 열 마리의 용이 승천하다가 한 마리가 떨어지고 아홉 마리만 승천한 포구여서 구룡포라 한다고 전해진다. 그 길에는 구룡포가 된 이야기와 함께 그곳에 살았던 일본인들의 이야기도 있다. 가슴 아픈 수탈의 현장이기도 했던 곳, 일본인 가옥거리에서 만난 옛 지도가 그때의 구룡포를 이야기하고 있다. 구룡포에서 조금 떨어진 호미곶이라는 지명도 재미있다. 호랑이 꼬리라는 지명인데 조선시대 풍수지리학자가 붙인 이름이다. 예전에는 토끼 꼬리라고 불리웠다고 한다. 포항에서는 영일이라는 지명도 자주 접하고 있다. 해맞이의 고장인 포항은 연오랑 세오녀 의 이야기를 품고 영일만, 영일대 해수욕장, 영일중·고등학교의 지명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민기자가 살고 있는 우현동도 마찬가지다. 우현(牛峴)은 누운 소다. 우현동의 지형이 누운 소의 모습인데 옛날 영덕으로 가던 소 장수가 날이 저물어 이곳에서 자던 중 소뼈가 가득한 꿈을 꾸고 소티골이라고 부른 데서 유래했다. 지금 소티재로라는 도로명으로도 쓰고 있다. 낯선 도시를 여행하다 보면 지명을 보고 정겨움을 느낄 때가 있다. 지금은 사라진 지명을 가게의 간판에서 발견하면 그 지역의 지나간 이야기를 짐작하기도 하니 말이다. 이 지명들이 사라지지 않게 앞으로도 잘 보존되고 기록되길 바란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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