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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한 취업 현실 속, 대구·경북 공공기관 지역인재 합동설명회 북적

“취업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조금은 해소됐어요.” 31일 오전, 경북대학교 글로벌플라자 앞은 이른 시간부터 긴 줄로 북적였다. ‘2026년 대구·경북 공공기관 지역인재 합동설명회’가 열리는 날. 행사 시작 전임에도 입장을 기다리는 학생들과 구직자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행사장 문이 열리자 교복 차림의 고등학생부터 졸업을 앞둔 대학생, 취업 준비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이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각 기관 부스와 상담 테이블로 향했다. 입구에 마련된 체험 공간은 특히 붐볐다. 퍼스널 컬러 진단부터 인공지능(AI) 기반 프로필 분석까지, 취업 준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 앞에는 대기 줄이 길게 이어졌다. 한쪽 벽면에 설치된 ‘취업 선배에게 질문하기’ 게시판은 빼곡한 포스트잇으로 뒤덮였다. ‘공공기관을 선택한 이유’, ‘NCS 준비 기간과 방법’ 등 현실적인 질문들이 눈에 띄었다. 행사장 내부 곳곳에서는 각기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자료집을 넘기며 중요한 내용을 메모하는 학생들, 인사담당자와 마주 앉아 질문을 쏟아내는 취업 준비생들. 상담 테이블 위에는 채용 일정과 전형 절차가 적힌 안내문이 가득 쌓였고, 참가자들은 작은 정보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을 들었다. 경북대 4학년 하나경 씨(22)는 “현직자에게 직접 질문할 수 있어 막연했던 취업 준비 방향이 조금은 구체화됐다”며 “채용 계획을 확인한 만큼 시기에 맞춰 준비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고등학교 3학년 류예지 양(17)도 “공공기관 취업에 대해 잘 몰랐는데, 다양한 진로를 알게 되면서 시야가 넓어졌다”며 “자격증과 NCS 준비를 바탕으로 도전해 보고 싶다”고 했다. 오후에는 분위기가 한층 더 달아올랐다. NCS 전문 강사의 특강을 시작으로 한국가스공사, 한국부동산원,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장학재단 등 주요 기관의 채용설명회와 토크콘서트가 이어지며 참가자들의 집중도를 끌어올렸다. 이번 설명회에는 대구로 이전한 공공기관 9곳과 경북으로 이전한 7개 기관을 비롯해 총 26개 기관이 참여했다. 글·사진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중동 위기 대응 강화⋯대구시, 비상경제 TF ‘권한대행 체제’ 격상

대구시가 중동 정세 장기화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경제 대응체계를 한층 강화했다. 대구시는 31일 오전 시청 산격청사에서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 주재로 회의를 열고 중동 상황에 따른 분야별 영향과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는 대구상공회의소,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한국에너지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 대구신용보증재단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시는 기존 ‘중동상황 관련 비상경제대응 TF’를 김정기 권한대행이 직접 총괄하는 체제로 격상하고, 민생·기업·에너지 분야별 대응책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먼저 민생 안정 분야에서는 고유가로 인한 물가 상승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공요금 동결 기조를 유지한다. 도시가스와 하수도 요금 등 지방 공공요금은 상반기 중 동결을 원칙으로 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도 인상 시기를 조정해 시민 부담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농·수·축산물과 생필품 등 주요 품목에 대한 가격 모니터링도 강화한다. 취약계층 지원도 확대된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식품 및 생필품 지원을 강화하고 긴급복지 지원 대상 범위를 넓히는 한편, 민간단체와 협력한 추가 지원 방안도 추진한다. 기업 지원 분야에서는 경영 부담 완화를 위한 금융·물류 지원이 확대된다. 시는 긴급경영안정자금과 수출 물류비 및 보험료 지원 규모를 늘리고, 특히 중동 의존도가 높은 섬유기업 등을 중심으로 우선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금융권과 협력해 대출 만기 연장과 원금 상환 유예 등 추가 지원책도 마련한다. 에너지 절감 대책도 강화된다. 시는 TF 내 ‘에너지절감 확산팀’을 신설하고 공공부문부터 강도 높은 절약 정책을 시행한다. 공사·공단 및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차량 5부제 운영 여부를 점검하고, 4월부터는 도심 공영주차장 일부에 차량 5부제를 시범 도입한다.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와 승용차 요일제 참여를 유도하는 민관 합동 캠페인도 병행할 예정이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과 에너지 위기는 사실상 전시에 준하는 상황”이라며 “정부 정책과 연계한 선제적 대응으로 시민과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고, 에너지 취약계층 보호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시는 지난 12일부터 비상경제대응 TF를 가동해 현재까지 50여 개 기업에 긴급경영안정자금과 수출 물류·보험비 등을 지원했으며, 지역 내 주유소 등 55개 업체에 대한 가격 점검도 완료한 상태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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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끈한 매운맛으로 스트레스 확~맵고수들 다 모여라

긴 여행의 후유증은 여러 개다. 갱년기 증상으로 불면증이 있는데 시차 적응까지 하려니 내내 잠을 설쳤다. 두 번째로 입이 짧은 탓에 여행 내내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배가 고플 때마다 과자와 사탕으로 버텼다. 열흘이나 하얀 쌀밥 구경 못하니 위에 탈이 났다. 그럴수록 매운맛이 당겼다. 경주 안강읍에 불맛으로 20년 넘게 동네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곳이 있다고 했다. 오전 일정을 함께 한 문숙씨에게 소개하니 좋아했다. 닭날개 먹으러 영양까지 다니러 갈 정도라고 오늘 당장 가보자며 웃었다. 네이버에 검색하니 안강제일초등학교 근처였다. 점심부터 화끈한 불향 생각에 침이 고였다. 내비게이션 안내에 따라 찾아가니 이런, 문이 닫혔다. 다시 검색하니 영업시간이 오후 5시부터였다. 소식 듣자마자 반가운 마음에 허겁지겁 달려오며 시간도 확인하지 않은 탓이었다. 하는 수 없이 바로 옆 가게에서 옹심이를 팔기에 무작정 들어가 시켰더니 나쁘지 않았다. 안강은 동네 장사라 대부분 어느 수준 이상의 맛을 자랑했다. 남편과 따로 주말 저녁에 다시 찾았다. 가게 바로 앞에 주차하니 문 열기까지 20분이 남아서 안강성당에 환하게 밝힌 목련도 보고, 가로수에 막 꽃문을 열기 시작한 벚꽃도 보다가 몇 걸음 가니 칠평도서관이 있었다. 형산강으로 흘러가는 지류의 이름이 칠평천이라 도서관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는 사이 5시가 되어 가게로 가니 첫 손님이었다. 그런데 불날개 1인분과 뼈 없는 닭발 1인분을 주문 넣으니 30분 기다려야 음식이 나온다고 했다. 미리 전화로 우리보다 먼저 시킨 곳이 밀려있었다. 가게 안에 손님은 우리뿐이었지만 불판에 석쇠를 뒤집는 사장님은 전화기에 불부터 꺼야 할 정도로 주문이 많았다. 쉴 새 없이 벨이 울렸다.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며 양배추샐러드와 치킨 무와 수저를 내왔다. 남편은 그것만으로도 맥주 한 병을 해치웠다. 포장한 음식이 쌓이자 가지러 오는 퀵서비스 아저씨들이 들락거렸다. 오래 기다리는 우리가 안쓰러운지 계란탕 뚝배기를 서비스로 슬쩍 건넸다. 아, 5시에 문을 열지만 그 전에 미리 전화로 주문하고 와야 하는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줄이 길었다. 한참 후 닭날개와 닭발이 불향을 덧입고 우리 탁자에 놓였다. 손으로 들고 뜯으라고 비닐장갑도 함께 내려놓았다. 한 입 뜯자, 입술이 화끈거렸다. 저기요, 쿨피스 하나요! 자두와 파인애플 중에 무슨 맛으로 드릴까요? 자두맛 주세요. 불날개 한입에 쿨피스 한 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면서도 자꾸만 손이 가는 맛이었다. 남편은 매운맛을 핑계로 혼자 세 병의 맥주를 들이켰다. 메뉴판에 있는 마늘닭도 맛볼까 하다가 집에 있는 아들 주려고 불날개와 닭발 1인분씩 따로 포장해 달라고 우리 음식이 나오기 전 부탁드렸다. 다 먹고 시키면 또 얼마를 기다려야 할지 몰라서다. 술을 안 먹는 나로서는 밥이 없는 게 조금 아쉬웠다. 어쩌겠나 이 집은 밥집이 아니라 안주 맛집이니. 싱겁게 먹는 내 입맛에 닭발은 간이 세다. 밥반찬으로는 딱이었다. 안강 사람들은 주문해서 저녁 식사로 치밥을 먹는가 보다. 매운맛을 후후거리며 먹는 동안, 전화로 주문하고 직접 가지러 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다. 우리가 따로 주문한 하얀 봉지를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양배추샐러드와 치킨 무와 콜라가 서비스로 들어있었다. 아들과 2차를 했다. 최근 음식을 먹을 때마다 속이 약간씩 쓰려서 매운 불날개를 먹으면 더 아플까 봐 걱정하며 먹었다. 미리 나온 양배추샐러드를 한 접시 미리 먹고 나서 매운맛이 들어가니 속이 편했다. 두 음식이 궁합이 잘 맞았다. 쿨피스 한 통을 다 마신 건 비밀이다. /김순희 시민기자

400년 이어진 노오란 산수유꽃 향연

경북 봉화군 봉성면의 산골 마을 띠띠미는 매년 봄마다 노란 산수유꽃으로 화려하게 변신한다. 바람결에 실려 오는 흙냄새와 봄꽃 향기가 어우러진 이곳에서, 산수유꽃은 잎보다 먼저 피어나 마을 전체를 황홀한 노란 물결로 물들인다.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절정을 이루는 꽃향기는 400년 역사의 숨결과 함께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띠띠미마을은 조선 시대 병자호란의 굴욕적 화의에 반발해 청나라에 항거한 ‘대명절의’ 정신을 간직한 곳이다. 특히 태백오현 중 한 명인 두곡 홍우정(1595~1656)이 이 마을의 산수유 역사를 시작했다. 그는 경기도 이천에서 산수유 두 그루를 가져와 심었고, 이는 후손들에 의해 마을 전체로 퍼져나갔다. 홍우정의 종택과 ‘옥류암’ 정자가 남아 있으며, 주변에는 그의 뜻을 기리는 태백오현(홍우정, 심장세, 정양, 강흡, 홍석)과 관련된 유적들이 흩어져 있다. 문수산 자락 아래 자리한 원조 산수유 군락지는 수령 100년이 넘는 나무들이 고즈넉한 고택들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토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돌담과 기와지붕이 눈에 들어오며, 가을이면 빨간 열매로 변모하는 산수유는 영원한 사랑과 강인한 생명력을 상징한다. 꽃잎은 차로, 열매와 뿌리는 약재로 활용되는 산수유는 겨울의 혹독함을 이겨내고 피어난 희망의 상징이다. 남양홍씨 집성촌인 이곳에는 두곡종택, 옥류암 정자, 홍가선가옥, 성경재고택 등 전통 한옥들이 산수유 군락과 어우러져 독특한 정취를 풍긴다. 특히 홍우정의 종택 옆에는 ‘옥류암’이라는 정자가 있는데, 맑고 깨끗한 물이 떨어지는 계곡 옆에 자리해 이름 그대로 청정함을 간직한 공간이다. 고택 담장과 계곡, 산비탈 언덕까지 사방이 노란 꽃그늘로 물드는 봄날, 마을 사람들은 순박한 모습으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다. 지난 28일에는 봉화문인협회가 주최한 산수유 시낭송회가 열려 노란 꽃망울 터지는 순간을 문학적으로 기념했다. 마을 초입에는 수십 그루의 춘양목 군락이 우뚝 서서 선비 같은 기품으로 길손을 맞이한다. 봉화의 어디를 가도 마주치는 늘씬한 춘양목은 띠띠미마을의 고택들과 산수유꽃이 빚어내는 황금빛 풍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정경을 연출한다. 띠띠미마을의 산수유꽃은 단순한 자연 경관을 넘어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호젓한 고택 마루에 앉아 바라보는 노란 꽃밭은 마치 시간을 거스른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가족, 연인, 아이들이 함께 산책하며 봄을 만끽하는 모습은 마을의 평화로움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봉화의 8경 중 5경으로 꼽힐 만큼 아름다운 이곳은,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피어난 꽃이 주는 희망의 메시지를 오롯이 전달한다. 400년간 이어진 산수유의 향연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이자, 자연과 역사가 공존하는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봄 햇살 아래 펼쳐지는 황금빛 꽃물결 속에서 방문객들은 일상의 번잡함을 잠시 내려놓고, 선조들의 정신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역사의 향기 그윽한 세월의 흔적과 지천으로 핀 산수유꽃이 어우러진 띠띠미마을은, 봄의 전령으로서 우리에게 끝없는 영감을 선사한다. /류중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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