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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형 경제통’ 추경호, 국정 사령탑 넘어 대구 경제 수장 노린다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26일 오후 밝은 표정으로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26일 확정된 추경호 의원(3선·대구 달성)은 경제부처 요직과 국회, 국무위원까지 두루 거친 자타공인 대한민국 대표 ‘경제 전문가’다. 거시경제의 큰 그림을 그리면서도 금융 실무에 정통한 ‘하이브리드형 관료’로 평가받는 그는 이제 고향 대구의 경제 지도를 새로 만들겠다는 포부로 본선 무대에 섰다. 지난 1960년 대구 달성군에서 태어난 추 후보는 대구 계성고를 거쳐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제25회 행정고시에 합격하며 공직에 발을 들인 그는 재정경제원 경제정책국 종합정책과 총괄 계장을 지내며 일찌감치 ‘장래의 장차관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의 이력은 ‘경계 없는 전문가’로 요약된다. 경제기획원(EPB) 출신임에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부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금융정책까지 완벽히 섭렵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및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박근혜 정부의 기획재정부 차관과 국무조정실장(장관급), 그리고 윤석열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 등 정권마다 핵심 요직을 거치며 쌓은 네트워크와 정책 집행 능력은 타 후보와 극명하게 차별화되는 정통성이다. 지난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고향 대구 달성군에 출마해 당선된 추 후보는 국회 입성 후에도 적극적인 의정 활동을 펼쳤다. 초선 시절에는 법안 처리율 83%라는 기록을 세웠으며 여의도연구원장, 원내수석부대표를 거쳐 최근 국민의힘 원내대표까지 역임하며 중앙 정치권에서의 중량감을 키웠다. 그는 이번 경선 과정에서도 ‘실전 투입 가능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추 후보는 경선 토론회에서 “부총리 재임 시절 대구시가 요구한 사업 예산을 100% 반영했고 이는 언론에서도 사상 최대 규모라 극찬했던 부분”이라며 “중앙정부 장관부터 예산 실무자까지 저와 동고동락한 인맥들이 포진해 있는 만큼 대구 현안을 해결할 최고의 적임자는 나”라고 강조했다. 냉철한 정책 역량과 달리 조직 내에서는 세심하고 유연한 리더십으로 유명하다. 서면 보고서 대신 텔레그램으로 보고를 받고 사무관들과 셀카를 찍으며 소통하는 등 파격적 행보는 탄탄한 지역구 지지세로도 이어졌다. 지난 22대 총선 당시 기록한 그의 득표율 75.31%은 국민의힘 지역구 당선인 중 유일하게 10만 표(10만 544표)를 돌파한 최다 득표 기록이다. 추 후보는 대구·경북(TK) 행정통합에 대해서도 강한 추진 의지를 밝히고 있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통합 특별법 무산을 “여당인 민주당의 정치적 몽니 때문”이라고 직격하며 “당선되면 2027년까지 통합행정법을 추진하고 2028년 총선 시기에 맞춰 통합특별시장을 다시 뽑겠다”고 공언했다. 자신의 임기가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더라도 대구·경북의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해 행정통합을 반드시 완수하겠다는 결기다. 그는 이날 경선 승리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락 연설의 포문을 ‘진심 어린 사과’로 열었다. 가장 먼저 “정치가 시민들에게 힘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실망과 걱정만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끼며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특히 그는 경선 기간 중 지역 전통시장에서 만난 한 어르신이 “니들 제발 쫌 정신 차려라! 이대로 가면 지지자들도 다 돌아선다”고 질책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추 후보는 “그 애정 어린 꾸짖음과 매서운 민심의 경고 앞에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며 “성과로 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면서 경선 과정에서의 갈등을 뒤로하고 ‘원팀’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함께 뛰었던 모든 후보님께 감사드린다. 이제 경쟁은 끝났고 이 순간부터 우리는 하나”라며 작은 차이를 내려놓고 보수와 대구가 하나 되는 ‘대통합’이 승리의 전제 조건임을 분명히 했다. 추 후보는 현재 대구의 상황을 ‘산업 기반이 흔들리는 구조적 위기’로 규정했다. 그는 “대구 경제 살리기는 더 이상 미룰 수 없고 연습할 시간도 없다”며 “대한민국 경제부총리로서 글로벌 경제 위기를 돌파했던 경험을 대구 시정에 쏟아붓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지난 10년, 자신의 지역구인 달성군에서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전국 군 단위 출생아 수 1위를 기록했던 성공 사례를 언급하며 이를 대구 전역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의 경제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대구 경제의 판을 바꾸겠다”며 “청년들이 부모의 배경이 아닌 도시의 기회를 통해 꿈을 실현하는 ‘대구 찬스’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눈길을 끈 대목은 경쟁 상대인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를 향한 초당적 협력 제안이다. 추 후보는 “대구·경북(TK) 통합, TK 신공항 건설 등 핵심 과제는 누가 시장이 되든 흔들림 없이 추진되어야 한다”며 여야가 함께 참여하는 ‘대구 경제 발전 공동협의체’ 구성을 전격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대구의 미래 앞에서는 정치도 경쟁도 잠시 내려놓아야 한다”면서 당리당략을 떠나 실천적 협력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는 보수 텃밭에서의 지지층 결집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중도층까지 아우르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추 후보는 끝으로 이번 선거의 정치적 의미를 ‘보수의 재건’으로 규정했다. 그는 “민주당이 국회와 행정부에 이어 사법부와 지방 권력까지 장악하려 한다”며 “대한민국을 지키는 마지막 균형추는 결국 대구에서 다시 세워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보수는 본래 경제로 인정받아 왔다”면서 유능한 보수의 가치를 대구에서 다시 입증하겠다고 했다. 그는 “정신 단디(단단히) 차리고 대구에서 승리의 돌풍을 일으켜 보수 재건의 출발점을 만들겠다”고 필승의 결의를 다졌다. 이날 추 후보는 취재진과 만나 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 수습에 대해서는 ‘단일대오’로 민생을 챙기겠다면서도 “주호영 부의장께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반드시 승리하고 대구시장 선거에서 이길 수 있도록 하는 데 역할을 해달라고 계속 당부드릴 생각”이라고 답했다. 경북도지사 이철우 예비후보와의 공동선대위 구상에 대해서는, “TK 선거는 ‘원팀’ 정신으로 서로 지원하고 힘을 모아서 반드시 승리해야 된다고 이 지사와 얘기했다”라며 “공동 선대위는 선거법상 문제가 없는 범위 내에서 협업 협력하는 형태로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앙당의 선거 지원 문제에 대한 질문에는 “중앙당이 이번 지방선거를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지는 전적으로 중앙당의 전략적 판단과 기조에 따라 움직이는 영역”이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다만 그는 대구 선거만의 특수성을 강조하며 ‘자강론’에 무게를 실었다. 추 후보는 “대구 선거는 전통적으로 중앙당에 의존하기보다 대구시장 후보자가 중심이 되어 시당과 지역 국회의원, 그리고 당원 동지들이 함께 민심을 얻고 선거 승리를 위해서 해나간다“고 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정청래, 김부겸 캠프 개소식서 ‘으라차차’⋯“대구 선거, 당 간섭 없이 김부겸 얼굴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 대표가 26일 대구 달서구에 마련된 김부겸 대구시장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찾아 “이번 6.3 지방선거는 김부겸의 얼굴로 치르겠다”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정 대표는 이날 “중앙당의 간섭 없는 지원”을 강조하며, 험지 대구에 출마한 김 전 총리에게 선거 전략의 전권을 부여하겠다는 파격적인 언급도 했다. 정 대표는 그간 김 후보를 출마시키기 위해 삼고초려한 상황을 토로하면서, “조승래 사무총장과 함께 김 전 총리의 출마를 설득하기 위해 몇 달간 얼마나 애간장을 태웠는지 모른다”며 “김 전 총리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최고의 스타이자 확실한 필승 카드”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대구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다 해드리는 ‘다해드림 센터장’이 되겠다는 약속은 변함없다”며 “김 후보가 오라 하면 오고, 가라 하면 가고, 앞에 있으라 하면 앞에 있고, 뒤에 있으라 하면 뒤에 있겠다. 오로지 대구 선거 승리를 위해 안성맞춤으로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과거 카피라이터 출신임을 강조한 정 대표는 이번 선거의 메인 슬로건으로 ‘으랏차차 김부겸’을 제안했다. 그는 여기서 ‘랏(rat)’을 영어로 차용해 대구의 미래 비전을 3가지 핵심 키워드로 정리했다. 정 대표는 “R은 로봇으로 대구를 명실상부한 ‘로봇 수도’로 조성하겠다는 것이고, A는 AX로 대구를 인공지능 전환 선도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T는 TK 신공항 건설로 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구·경북 행정통합 문제 역시 김 후보가 당선되자마자 당의 핵심 사업으로 확실하게 추진하겠다”며 “이는 이재명 정부 성공의 열쇠이자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날 “김부겸은 한 개인의 인재가 아니라 국가적 공공재”라며 “지역감정 타파를 위해 부산 가시밭길에 도전했던 노무현의 정신이 대구에서 김부겸을 통해 재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축사 마지막에 “할 것은 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안 하겠다”며, 자신의 강성 이미지가 대구 중도층 표심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철저히 김 후보의 ‘조력자’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다짐도 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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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종현 시민기자의 유머산책) 이팝나무

여인의 마음을 한껏 달뜨게 하던 벚꽃이, 소리도 없이 떠나버리고 이제 다른 풍경이 들어섰다. 가로수마다 하얀 것이 수북이 매달려 있다.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막 지은 쌀밥이 가지마다 봉긋하게 얹힌 듯하다. 바라만 보아도 어쩐지 속이 든든해지는 착각이 든다. 이팝나무는 참으로 솔직한 나무다. 이름부터가 숨김이 없다. 배고픈 시절 사람들의 속내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꽃이 피면 스스로를 감추지 않는다. “나는 쌀밥이다” 하고, 가지마다 대놓고 밝힌다. “이밥에 고깃국이면 더할 나위 없겠다.” 이팝나무라는 이름에는 여러 갈래의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입하에 피는 나무라 하여 ‘입하목’이 ‘이팝’이 되었다는 말도 있고, 꽃이 만발하면 풍년이 들어 쌀밥을 먹게 된다는 믿음에서 ‘이밥나무’라 불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마음에 와 닿는 것은, 꽃이 피면 나무 전체가 하얀 쌀밥처럼 보여 그렇게 불렸다는 설명이다. 자연이 지어낸 한 그릇의 밥, 그것이 바로 이팝나무다. 그러나 이 꽃이 피는 시절은 공교롭게도 보릿고개다. 일 년 중 가장 허기진 계절, 뒤주는 비고 아직 수확할 것이 없다. 그런 때 산과 들에는 쌀밥 같은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그 풍경이 과연 아름답기만 했을까. 어떤 이에게는 꽃구경이 아니라 견디기 힘든 고문이었을지도 모른다. 눈으로는 배부르고, 속은 더욱 비어가는 시간. 사람들은 그 꽃을 바라보며 허기를 달래고, 또 허기를 키웠을 것이다. 그래서 이팝나무는 어쩌면, 배고픔이 만들어낸 집단의 환영이었는지도 모른다. 한때 “이밥에 고깃국”은 삶의 가장 소박하면서도 간절한 소망이었다. 지금은 넘쳐나는 음식 속에서 칼로리를 따지고, 쌀밥을 멀리하기도 하지만, 그 시절 쌀밥 한 공기는 곧 삶의 품격이었고, 부의 상징이었다. 조선시대에는 벼슬을 해야 임금이 내리는 흰쌀밥을 먹을 수 있었다 하여, 쌀밥을 ‘이(李)왕조의 밥’, 곧 이밥이라 불렀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밥 한 그릇에도 신분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던 시대였다. 쌀 한 톨이 밥상에 오르기까지의 길은 길고도 고되다. 볍씨를 뿌리고, 모를 키우고, 물을 대고 빼고, 다시 논으로 옮겨 심는다. 그리고 김을 매고 또 맨다. 초벌, 두벌, 세벌···. 풀과의 끝없는 싸움이다. 그렇게 자란 벼를 베고, 타작하고, 정미소에서 껍질을 벗겨야 비로소 하얀 쌀이 된다. 그 수많은 손길을 ‘여든여덟 번’이라 하여, 쌀 미(米) 자에 팔(八)이 겹겹이 들어갔다고도 한다. 한 숟갈의 밥에는 그만큼의 땀과 시간이 스며 있다. 그래서일까, 이팝나무에 얽힌 이야기들은 유난히 애잔하다. 흉년이 들어 굶어 죽은 아이의 무덤에, 살아생전 먹지 못한 쌀을 함께 묻었더니 이듬해 그 자리에서 하얀 꽃이 피어났다는 전설. 꽃은 눈부시게 희지만, 그 속에 담긴 사연은 먹먹하다. 배부름을 향한 간절함이 결국 꽃으로 피어난 셈이다. 또 다른 이야기는 더 아프다. 제사를 준비하던 며느리가 밥이 제대로 되었는지 확인하려다 밥알 몇 알을 입에 넣는다. 그것을 본 시어머니는 크게 노하여 며느리를 쫓아낸다. 제삿밥은 어떤 경우에도 손대지 말아야 할 신성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억울함을 풀 길 없던 며느리는 끝내 뒷산에서 생을 마감하고, 이듬해 그 무덤가에 하얀 꽃이 피었다고 한다. 이팝나무의 흰빛은 단순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말하지 못한 사연과 눈물까지 품고 있는 색이다. 세월은 흘러, 이팝나무의 의미도 조금씩 변해갔다. 배고픔의 상징이던 쌀밥은 더 이상 귀한 음식이 아니게 되었고, 사람들은 꽃을 보며 침을 삼키기보다 청소를 걱정한다. “꽃이 너무 많이 떨어져 지저분하다”는 말이 먼저 나온다. 한때는 풍년을 기원하며 바라보던 꽃이, 이제는 민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나무도 시대를 따라 그 운명이 달라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팝나무 앞에 서면 잠시 걸음을 멈추게 된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먹는 한 끼의 밥, 그 속에 담긴 수고와 시간, 그리고 오래전 사람들의 허기와 소망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하얀 꽃잎이 바람에 흩날릴 때, 그것이 단순한 꽃비가 아니라 기억의 낱알이라면, 세상은 조금 다르게 보일지도 모른다. 배부른 시대를 사는 우리가 그 말을 웃으며 들을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이미 충분히 따뜻한 세상이 아닐까? /방종현 시민기자

국보 안동 법흥사지 칠층전탑 복원은 언제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매년 문화유산 20~30건을 중점 관리 대상으로 정해 구조 안전, 보존과학, 생물 피해 상황을 확인한 뒤 ‘양호’ ‘경미 보수’ 등 등급을 나눠 평가한다. 최근 2025년 중점관리 대상 문화유산 모니터링 결과를 보고하면서 국보 13건, 보물 11건 등 24건을 점검한 결과 ‘경주 불국사 대웅전(보물)’, ‘안동 법흥사지 7층전탑(국보)’, ‘강릉 보현사 낭원대사탑비(보물)’ 3건의 문화유산이 수리가 필요한 등급을 받았다고 했다. 불국사 대웅전은 작년 2월 천장 일부에 문제가 발견됐고, 2023년 점검에서도 건물 부재 일부에서 파손·간격 벌어짐·처짐 등이 확인됐다. 올해 연말쯤 가설 덧집을 먼저 짓고 기와부터 걷어가면서 내부 상태를 보고 해체 수리 범위를 결정할 것이라며 공사 기간은 2~3년 걸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당시 함께 같은 등급을 받은 ‘안동 법흥사지 칠층전탑’도 이참에 제대로 수리 및 복원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통일신라시대 전탑은 경북 안동에 여러 기가 현존한다. 안동시 법흥동에 국보 ‘안동 법흥사지 칠층전탑’, 운흥동에 보물 ‘안동 법림사지 오층전탑’, 일직면 조탑리에 보물 ‘안동 조탑리 오층전탑’이 자리하고 있고, 칠곡군 동명면 구덕리 송림사 사찰에도 보물 ‘송림사 오층전탑’이 자리한다. 안동시 일직면 ‘안동 조탑리 오층전탑’은 사과나무를 베어내고 말끔하게 수리했으며, ‘칠곡 송림사 오층전탑’도 수리해 팔공산 자락 송림사 대웅전 앞에 의젓한 자태를 돋보이고 있다. ‘법흥사지 7층전탑’은 1단의 기단 위로 7층으로 쌓은 높이 17m, 기단 너비 7.75m로 우리나라 최고 전탑이다. 기단 각 면엔 화강암으로 조각된 팔부중상(八部衆像)과 사천왕상(四天王像)을 붙였고, 동쪽 면에는 1층 몸돌에 불상을 모시는 감실(龕室)을 만들고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계단을 만들어 누가 봐도 으뜸을 보인다. 그런데 감실을 향하는 계단은 시멘트 구조물에, 기단의 각면에 조각된 팔부중상과 사천왕상 위로 1층 몸돌까지 사방 전체가 경사진 시멘트 구조물이다. 그간 중앙선 철길 영향으로 탑신과 시멘트 틈에 쇳물이 누렇게 베여 현존하는 전탑 중에 가장 크고 오래된 통일신라시대 전탑의 위상에 걸맞지 않게 보존돼 왔다. 원래 시멘트 바른 자리에는 화강석과 감실 계단석이 있었으나 주변 건축의 부재로 썼다는 얘기를 들은 바 있다. 아직 행방이 묘연해 70년 넘게 지금 모습이다. 게다가 서쪽 면의 기단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조각상에 시멘트를 바른 석축이 흉하다. 정밀 추적 조사를 통해 원형 복원이 아쉽다. 덧붙여 문화재당국에 바람이 있다면 안동읍지 ‘영가지’에 나오는 법림사 전탑은 법흥사지 전탑과 함께 7층으로 탑 위에 금동장식이 있는 유서 깊은 전탑이다. 명나라 군에 의해 철거돼 지금은 5층만 남아 있다. 일제가 중앙선 철로 부설 때 절터 일대를 성토해 ‘법림사지 오층전탑’과 ‘당간지주’만 남긴 남쪽은 콘크리트 옹벽, 서쪽은 흙으로 둑을 쌓았다. 전탑은 또 지표보다 40cm 정도 더 푹 꺼진 자리에 현존한다. 구 안동역사 주변에 법림사지를 되찾아 오층전탑 일대를 원래대로 복원해 법흥사지 칠층전탑을 아우른 통일신라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하면 어떨까 싶다. /권영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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