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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포항시장 공천, 독보적 후보 없는 ‘무주공산’ 속 변수만 수두룩

포항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전국적 관심을 받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국민의힘 포항시장 후보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일었던 것도 그중 하나였다. 또, 당시 경북도당위원장이었던 김정재 의원이 기초단체장 경쟁력 조사를 근거로 3선에 도전한 이강덕 포항시장을 컷 오프 했으나 중앙당 재심을 통해 기사회생하는 등 극심한 공천 파동을 겪었다. 4년이 지난 지금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보다 구도가 더 복잡해졌다. 국민의힘 공천장을 받으려는 예비후보만 무려 11명에 달한다. 이강덕 포항시장이 3선 연임 제한에 걸려 출마할 수 없게 되면서 도전이 줄을 잇고 있는 것. 경쟁자가 많다는 것은 유력한 후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론조사기관들은 이런 상태에서 후보 간 우열을 가린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경북매일신문이 설 연휴를 앞두고 차기 포항시장 민심을 청취하기 위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만 보더라도 두드러진 선두 주자는 보이지 않았다. 15%를 받은 예비후보가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고, 10%를 넘는 후보도 3명에 그치는 등 오차범위 내에서 후보들 간 접전 양상이었다. 이는 언제든지 국민의힘 포항시장 공천 상황이 뒤바뀔 수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후보들이 난립하면서 선거 분위기도 혼탁해지고 있다. 서로 약점을 공공연하게 거론하는 등 한껏 달아올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가 하면 금도를 넘는 행위도 나타나고 있다. 포항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후보마다 다들 약점이 있다 보니 각 진영들은 자신만 빼고 ‘일부 특정 후보는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말을 하고 다니는 상황”이라며 “본격적인 공천 경쟁이 시작되면 수면 아래에 있던 네거티브전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민의힘 중앙당이 인구 50만 명 이상의 자치단체장 공천권을 가져가기로 함에 따라 예비후보자 입장에선 큰 변수로 등장했다. 도내에서는 포항이 유일하게 여기에 해당된다. 공천권을 중앙당이 행사하면 여러 면에서 달라진다. 경북도당에서 할 때와는 판이하다. 도당 경우 인맥 등 인적 인연 등이 작용, 사소한 문제 등은 심사 등을 통과할 수 있는 길이 일부나마 있었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입김도 크게 먹혀 자신이 미는 후보를 경선 대열에 꽂아 넣기도 했다. 하지만 중앙당에서는 그런 사적 영향력이 차단된다. 특히 포항처럼 후보자가 11명이나 되면 1차 심사 과정에서 공천 기준이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이 잡음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다. 중앙당이 내놓을 공천 기준이 ‘살생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소리는 그래서 나온다. 현재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공천 방침과 관련해 성범죄, 아동·청소년 관련 범죄 혐의자 원천 배제, 뇌물을 비롯한 비리 전력이 있는 인물은 공천 자격 원천 박탈 등의 내부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12일 국힘이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이정현 전 대표를 임용한 만큼 조만간 그 방향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장 공천에 지역구 현역 의원이 영향이 줄어들고 당 지도부와 공관위의 의사가 많이 반영되면 예상외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전략공천 지정은 그중 하나다. 혁신 공천 차원에서 영입인사를 통한 공천도 충분히 검토 대상에 올릴 수 있다. 아직 출마 뜻을 내지는 않았지만, 보수정권에서 고위직을 지낸 인사들이 몇 명 후보군으로 오르내리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중앙당 공천에 대한 도내 국회의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지금은 50만 명 이상 공천권을 가져가겠다고 밝혔지만, 도내 몇몇 국회의원들은 그 폭을 인구가 아니라 수로 확대, 자신들의 자치단체에도 적용해 달라는 민원을 중앙당에 낸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여건상 후보자를 지역 정치인 중에서 선택할 수밖에 없을 바에는 차라리 중앙당이 일 잘하는 사람을 선택해 공천해 달라는 것이다. 포항에 지역구를 둔 김정재∙이상휘 국회의원은 이 부분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상당수 예비후보가 선거 때마다 도움을 준 데다 자칫 스쳐 가는 말도 평지풍파를 일으킬 수 있어 현실적으로 공천방식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내는 것 자체가 쉽잖다. 인재영입을 배제하고 현 후보 중에서 경선이 진행된다면 11명 가운데 심사를 통해 절반 정도, 이후 예비경선을 통해 또 절반 탈락시킨 후 최종 경선에는 2~3명으로 압축시킬 가능성이 높다. 유력후보는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항 예비후보 중 상당수는 정치 베테랑 급 반열에 있다. 이들은 경선에 대비, 이미 지난해부터 지인들을 대거 당원으로 입당시키는 등 준비를 착착 진행해 왔다. 2월 현재 책임당원은 남구 9000여 명, 북구 1만 명 정도로 지난해 초보다 많이 증가했다. 이번 조사를 분석해 보면 지지율 15.8%로 선두에 오른 김병욱 전 의원은 지역 경제의 허리인 30~60대에서 강한 지지층이 형성돼 있음이 확인됐다. 포항 남·울릉 국회의원 출신으로 젊은 감각과 입법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한 그는 30대(18.5%)부터 60대(14.9%)까지 경제 활동 인구 전반에서 1위를 달렸다. 과거의 영광보다는 ‘미래의 변화’를 바라는 유권자들의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국회의원 당시 다소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던 소통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지지율을 견인해 주고 있다는 평가다. 김 전 의원에 불과 0.9%p 뒤진 박승호 전 포항시장은 전통적 지지층인 70대(23.4%)뿐만 아니라, 가시적 성과를 중시하는 18-29세(17.3%)에서도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재임 시절 추진한 KTX 포항 유치, 영일대해수욕장 정비, 포항운하 건설 등 현재 포항의 랜드마크가 된 주요 사업들을 성공시킨 추진력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시민들 속을 파고 든 전력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각종 조사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10~15% 지지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공원식 전 경북도 정무부지사는 이번에도 10.9%를 받아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다. 12년 전 시장공천 경선에서 1위를 달리다 막판 낙마한 그는 이번에는 설욕을 벼르고 있다. 포항시의회 의장과 경북관광공사 사장 등을 역임, ‘준비된 행정가’라는 평가 속에 포항11·15지진범시민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아 지역의 아픔을 치유하는 데도 앞장선 공로 등이 ‘4강 구도’를 지탱하는데 원천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용선 경북도의원(10.5%)은 이번 조사에서 크게 올랐다. 경북도의회 부의장을 역임하며 정치적 체급을 키운 그는 바닥부터 다져온 ‘풀뿌리 조직력’이 최대 강점으로, 4050 허리층(각 14.8%, 12.8%)에서 탄탄한 지지를 받았다. 포스코 출신으로, 차별화된 ‘현장형 일꾼’임을 강조하며 표밭을 갈고 있다. 김일만 포항시의회 의장(6.4%)의 지지세도 꾸준함이 확인됐다. ‘자족도시 건설’을 기치로 내건 그는 영일만항 물동량 확대와 호미곶 국가 거점 육성 등 구체적인 공약으로 바닥 민심을 훑고 있다. 포항 북구 흥해읍 토박이인 이칠구 경북도의원(6.5%) 또한 견고한 지지층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시의원 3선(의장 2회)과 재선 도의원을 지낸 ‘지방자치 산증인’인 그는 정치 흐름을 누구보다 잘 읽는 것으로 정평 나 있다. 그런 그가 11일 경북도의원 사퇴라는 배수의 진을 치며 출마 선언을 한 것은 사실상의 수 계산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느 정도 치고 올라갈지가 관심이다. 김순견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2.4%)도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주변에서는 그의 정치 여정을 안타까워하는 층이 꽤 많다. 한때는 지역구당원협의회장까지 오르며 국회의원 목전까지 다다랐으나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경북도 정무실장 등을 거친 ‘실물 경제·행정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호소하고 있다. 기존 정치 문법과는 다른 전문성을 내세운 후보들도 비교적 선전했다. 안승대 전 울산시 행정부시장(6.6%)은 정치권 진입이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지지율로 볼 때 비교적 안정되게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세종시를 거친 정통 관료 출신으로, 검증된 행정력 등을 호소한 부분 등이 먹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지율 상승이 지속된다면 다크호스 중 한 명이 될 수도 있다. 연세대·위스콘신대 화학 박사 출신의 과학자이자 CEO인 문충운 환동해연구원장(3.9%)은 애플·마이크로소프트와 협업했던 글로벌 감각과 일신상선 대표로서의 경영 능력을 결합해 ‘경제 시장’으로서의 차별성을 부각한 점이, 내무부·대통령 직속 위원회 전문위원 출신인 모성은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 의장(3.2%)은 포항 지진 이후 시민단체를 결성해 손해배상 소송을 주도해 온 ‘행동하는 전문가’ 이미지를 부각한 부분 등이 현 지지율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후보 중 가장 젊은 48세의 박대기 전 대통령실 대외협력비서관 직무대리(2.2%)는 ‘새로운 바람’을 기대하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포항 출신으로 국회 보좌관과 대통령실 행정관을 거치며 국정 운영 전반을 경험한 그는 “중앙과 통하는 젊은 일꾼”을 강조하며 세대 교체론에 불을 지피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여당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박희정 포항시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며 선거판에 뛰어들었다. 박 의원은 민주당 포항 남·울릉 지역위원장이자 재선 시의원(8·9대)으로, 포항지방의정연구소 사무국장을 역임한 정책통이다. 보수 색채가 짙은 포항에서 유일한 여성 후보이자 여당 후보로서 경쟁력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중앙당의 입김으로 지역 민심과 전혀 다른 공천 결과가 나온다면 박 의원이 반사이익을 통해 최초의 진보 계열 포항시장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조사는 경북매일신문이 (주)에브리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7~8일 양일간에 걸쳐 포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유선 RDD(유선 20%),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무선 8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응답률은 4.3%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형남·배준수·고세리기자 7122love@kbmaeil.com

경북도 ASF·AI 잇단 발생에 설 연휴 특별방역 총력

경북도가 설 명절을 앞두고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가축전염병 확산 차단을 위한 특별방역대책을 전면 가동했다. ASF는 지난 12일 김천의 한 양돈농장에서 발생했으며, AI는 6일과 12일 봉화 산란계 농장, 10일 성주 육용오리 농장에서 확인됐다. 이에 경북도는 설 연휴 기간(14~18일) 24시간 가축전염병 방역상황실을 운영하고, 비상근무체계를 유지한다. 또한 유관기관 상황실과의 연계 운영을 강화해 신고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축산농가에는 폐사, 고열, 식욕부진, 유산(ASF), 사료 섭취 저하, 침울, 졸음, 호흡기 증상, 녹색 설사(AI) 등 경미한 임상증상이 발견될 경우 즉시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신고 지연 시 살처분 보상금 감액 등 엄정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또한, 경북도는 13일 농축산유통국 사무관으로 구성된 21개 시·군 전담관을 긴급 편성해 축산농가와 거점소독시설 등 주요 방역 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있다. 또한 13일과 19~20일을 ‘일제 소독의 날’로 지정해 축산농장, 사료공장, 도축장 등 방역 취약시설에 대한 집중 소독을 실시한다. 아울러 설 연휴 전후 사람과 차량 이동 증가에 대비해 현장 방역태세를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축산농가에는 사람·차량 출입 통제, 차량 소독, 종사자 전용 의복·장화·장갑 착용 등 기본 방역수칙 준수를 강조했으며, 귀성객들에게는 축산농가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철우 지사는 “발생농장에 대한 긴급 방역조치와 특별방역대책으로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는 각오로 차단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경미한 증상이라도 즉시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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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를 타고 번지는 ‘두쫀쿠’ 열풍의 명암

“외숙모, 사전 예약으로 힘들게 사왔어요. 이 카페가 정말 맛있거든요”라며 내민 봉지 안에는 ‘두쫀쿠’라는 이름도 생소한 제과가 들어있다. 일명 두바이 쫀득 쿠키. 이름만큼이나 생김새도 맛도 아주 독특하다. 이 디저트 열풍의 중심에는 SNS가 있다. 요즘 유행의 핵심은 압도적인 호평이 아니라 얼마나 오래, 얼마나 많이 이야기되느냐다. “이게 뭐야?” “비주얼 미쳤다” “생각보다 더 쫀득해” “호불호 갈릴 듯” “한 번은 꼭 먹어봐야 하는 쿠키” 등 완벽한 찬사는 아니지만 끊임없이 언급된다. 맛의 평가 이전에 보는 재미와 상상하는 즐거움이 먼저 반응하는 시대다. 혀보다 눈과 손가락이 먼저 움직이는 소비 흐름을 두쫀쿠가 정확히 건드린 셈이다. 두쫀쿠는 초콜릿을 입힌 마시멜로의 얇은 피 안에 중동식 면인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를 버무려 채운 제과다. 겉은 쫀득하고 속은 바삭하다. ‘생활의 달인’에 출연한 최초 개발자 김나라 제과장은 마시멜로의 쫀득함과 피스타치오의 고소함, 카다이프의 바삭한 식감을 조화시키기 위해 수개월간 실험을 거쳤다고 밝힌 바 있다. 입소문을 타고 찾는 사람이 늘면서 김 제과장의 레시피를 기반으로 한 유사제품도 빠르게 늘었다. 비교적 간단한 조리법 덕분에 제과점은 물론 국밥집에서도 판매될 만큼 확산 범위가 넓다. 포항 지역만 검색해도 많은 판매처가 나온다. 같은 조리법이라지만 모양과 맛은 제각각이다. 평가가 엇갈리는 이유다. 최초 개발자인 김 제과장은 특허나 명칭을 독점하지 않았다. 방송을 통해 조리법을 공개한 그는 폭발적인 사랑이 함께 만들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두바이 초콜릿’이라는 키워드를 차용한 소박한 발상에서 출발했다지만 인기에 기대어 독점하지 않고 공유를 택한 결정은 결코 쉽지 않다. 이 태도가 요즘 소비자 정서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이 열풍은 국경도 넘었다. 아랍에미리트 현지 언론은 한국의 ‘두바이 쫀득 쿠키’ 열풍을 보도하며 두쫀쿠의 두바이 상륙 가능성을 주목했다. K팝과 K드라마에 이어, 이제는 K제과가 한국 문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두쫀쿠의 성공을 단순히 ‘맛’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두바이’라는 이름이 주는 이국적인 이미지, 강렬한 비주얼, 한국인에게 익숙한 떡을 닮은 질감 그리고 공유하기 좋은 서사까지. 이 요소들이 겹치며 두쫀쿠는 단순한 과자를 넘어 하나의 현상이 된다. 과거 품귀를 빚던 과자들이 어느새 관심에서 멀어진 사례처럼 이 열풍 또한 일시적일 수도 있다. 다만 아직은 그 기세가 폭풍에 가깝다. 그러나 음양의 조화는 두쫀쿠도 비켜갈 수 없어 인기가 높아질수록 그에 따른 그림자도 짙다. 무분별한 판매로 인한 위생 관리 미흡, 무허가 영업, 이물질 발견 등 식품위생법 위반 신고도 잇따르고 있다. 커진 관심만큼 관리의 책임도 함께 무거워진다. 이미 대형마트까지 유통망이 확장된 가운데 속 재료의 변주와 상품 다양화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외숙모를 위해 힘듦을 감수했다는 두쫀쿠는 독특한 식감에 이야기까지 더해져 신선한 인상을 남긴다. 이 열풍이 단순한 유행에 그칠지, K제과의 또 다른 흐름으로 자리 잡을지는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 /박귀상 시민기자

불안을 지우는 처방전, 산책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수년간 복용해 온 고지혈증 약이 떨어져 병원을 찾았다가 예상치 못한 소식을 들었다. 2024년 말부터 주시해 온 당화혈색소 수치가 위험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이전 의사는 기준 수치를 넘어서면 당뇨 약을 먹어야 한다고 경고했지만, 다행히 지금의 주치의는 괜찮다고 했다. 소변검사와 기타 지표를 보더니 아직은 ‘당뇨병’ 단계가 아니니 관리로 극복해 보자며 희망을 주었다. 대신 조건이 붙었다. 스트레스를 멀리하고, 뭐든 잘하려는 강박을 내려놓으며, 등산스틱을 쥐고 부지런히 산책하라는 권유였다. 최근에 늘어난 몸무게에 경각심을 느끼던 차였기에, 2026년은 매일 걷기를 거르지 않겠노라 결심했다. 아파트 문만 나서면 매호천과 욱수천, 남천이 흐르고 매호지까지 곁에 있으니 걷기에는 천혜의 환경이다. 비록 아침잠이 많아져 ‘새벽 산책’은 놓칠지언정, 느지막이 일어나 독서와 글쓰기를 마친 후, 해 질 녘이면 어김없이 밖으로 나간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심정으로 시작한 운동이지만, 요지부동인 체중계 수치와 달리 몸과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복병은 생활의 이원화였다. 대구와 청송을 오가는 생활이다 보니 규칙적인 리듬이 청송만 가면 깨지곤 했다. 남편과 함께 동네 한 바퀴 산책하기도 하고, 혼자서 동구 밖까지 나가기도 했지만, 인도가 없는 시골길을 혼자 걷기란 망설여지는 일이라 결심이 흐지부지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다르다. 당뇨라는 문턱을 넘지 않기 위해 중단 없이 걸음을 이어가려 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접한 유튜버의 영상은 나를 깊은 번민에 빠뜨렸다. 고지혈증약의 부작용으로 근육통은 물론 당뇨 유발과 기억력 감퇴가 올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내용을 자세히 듣다가 최근의 일화가 떠올랐다. 예전에도 증상은 있었지만 최근 들어 조금만 움직여도 다리에 쥐가 나는 통에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있었다. 마그네슘을 복용해야 할지 의사와 상담했다. 의사는 고지혈증 약 때문일 수 있다며 약을 바꿔보자고 했다. 당시 의사의 뜻밖의 처방에 의문을 가졌는데, 고지혈증 약이 부작용이 많다고 먹으면 안 된다고 유튜버는 말하고 있었다. 스타틴 성분의 약이 영양제도 아니고 건강에 문제가 있어서 의사가 처방해 준 것이라 마음대로 끊을 수도 없다. 당화혈색소 수치가 높게 나온 것도, 잦은 다리의 쥐도, 자꾸 깜빡깜빡하는 증상도 다 먹고 있던 약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니까 불안감과 함께 의사에 대한 배신감 마저 들었다. 고지혈증 약을 당장 끊으라는 전문가라는 유튜버의 단호한 조언에 불안은 잠을 설칠 만큼 커졌다. 결국 다시 병원을 찾아 의사에게 물었다. 의사의 답은 명료했다. “모든 약에는 부작용이 있지만, 지금 약을 끊으면 더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불안해하지 마세요.” 약국에서도 답은 같았다. 결국 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흔들리는 대신 주치의를 믿고 내 몸의 회복력을 믿기로 했다. 약 때문에 당뇨가 왔다는 의구심도, 기억력이 나빠졌다는 자책도 매호천의 물길에 흘려보내기로 했다. 긍정적인 잠재의식이 몸을 지배한다고 믿으며 말이다. 오늘도 나는 매호천에서 욱수천까지 한 시간 남짓 길을 나선다. 매서운 바람이 앞길을 막아서지만, 오히려 그 바람을 안고 당당히 걷는다. 목전까지 차오른 당뇨의 그림자를 털어내며, 건강한 60대를 즐기기 위해 힘차게 땅을 딛는다. 2026년 2월의 공기는 차갑지만, 내 걸음엔 이미 봄의 활기가 담겨 있다. /손정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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