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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장 출신 권영진 의원, 장동혁에게 “제발 정신 차리세요”

대구경북 국회의원 가운데 ‘윤어게인과의 결별’ 등 비교적 중도적 목소리를 내온 대구시장 출신 권영진 국회의원(대구 달서병)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제발 정신 좀 차리라”고 일갈했다. 대부분의 TK 국회의원들이 속내는 드러내지 않은 채 장 대표와 그 지지세력들의 눈치를 살피는 속에서 지방선거 공천권을 행사하는 당 대표에 대해 공개적으로 소신있는 목소리를 냈다. 권 의원은 6일 새벽 본인의 SNS에 ‘당 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나 재신임 요구를 당원들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장 대표를 향해 “이런 독재적 발상이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을 끌어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던 장 대표는 국민에게 도전한 것이냐”고 되물었다. 권 의원은 “현 시점에서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장 대표에 대한 사퇴나 재신임 요구에 동의하지는 않는다"면서도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한 것은 선거를 앞두고 해서는 안 될 뺄셈의 정치이자 자유민주주의 정당임을 스스로 포기하는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규정했다. 그 이유를 “당의 통합이 아니라 또다른 갈등과 분열을 촉발시키고, 위로부터의 분열을 아래로까지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오직 바라는 것은 장 대표가 민심을 직시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짓밟는 윤어게인 세력이나 극우 유튜버들과 분명하게 절연해서 통합과 혁신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권 의원은 “그런데 장 대표는 자신에 대한 사퇴나 재신임을 요구하는 의원이나 단체장이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면서 정치적 생명을 걸라고 했는데, 이는 민주 정당의 지도자 입에서 나왔다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조폭실 공갈 협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대로 가면 지방선거는 필패”라면서 “사퇴도 재신임도 요구하지 않을테니 제발 좀 정신차리라”고 했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4년 강제수용 대구희망원 피해자 국가배상 13억 받는다

대구시립희망원에 장기간 강제 수용돼 인권침해를 당한 피해자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첫 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구희망원 강제수용 문제에 대해 사법부가 국가 책임을 인정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향후 유사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구지법 민사12부(부장판사 김태균)는 대구희망원 강제 수용 피해자인 60대 남성 A씨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고, 국가가 13억 원 지급하라고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인정된 배상금에 대해 2025년 12월 18일부터 지난 5일까지 연 5%, 이후부터는 연 12%의 지연이자를 적용하고 가집행도 가능하도록 했다. 가집행은 판결이 확정되지 않더라도 손해배상금을 임시로 강제 집행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법원과 원고 측 등에 따르면 지적장애가 있는 A씨는 1998년 충남 천안역에서 한 종교인의 말을 듣고 따라갔다가 대구희망원으로 보내졌고, 이후 약 20년 넘게 시설에 수용됐다. A씨는 2022년 퇴소해 자립생활 주택에 입주했고, 이후 가족과도 재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씨가 가족과 함께 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보호 필요성이 없는 상태에서 공권력 단속 과정으로 시설에 수용됐고, 가족에게도 통보 없이 장기간 격리된 점을 문제로 봤다. 또 시설 내에서 독방 생활과 상시 감시, 지속적인 노역 등 부당한 처우가 이뤄져 신체의 자유와 거주 이전의 자유가 과도하게 침해됐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희망원이 뒤늦게 자립생활 체험 등을 지원한 점은 일부 참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 과정에서 강제 수용 및 인권침해 사실이 확인되면서 소송으로 이어졌다. 원고 측은 판결 직후 “당사자 의사 없이 수십 년간 강제 수용한 국가 책임을 인정한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A씨도 “기쁘다. 집을 마련해 농사를 짓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1958년 설립된 대구희망원은 1980년대 이후 민간 재단이 운영해 왔으나, 2016년 인권침해와 비리 논란이 불거지면서 운영권이 대구시로 이관됐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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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늘 좋은 ‘경주 불국사’

일 년 사계절 늘 좋은 곳을 꼽으라면 경주 불국사를 먼저 내세운다. 봄은 봄대로 고운 꽃들과 함께라 좋고 여름은 초록이 좋아 찾는다. 가을 단풍은 말할 것 없이 최고다. 그리고 겨울은 꾸밈이 없고 다른 계절보다 조용해서 좋다. 몇 년 전까지는 봄이 오면 겹벚꽃을 보러 가거나 외지에서 손님이 오면 함께 찾는 정도였다. 최근 몇 년 동안은 꽤나 자주 찾는 곳이 되었다. 달에 몇 차례 방문할 정도로 찾는 빈도가 잦아졌지만 매번 다른 매력에 빠져든다. 계절따라 빛에 따라 달라지는 기와색들. 그리고 늘 단정히 정돈된 하얀 모래 마당. 특히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관음전 뒷마당은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관광객 눈에 현지인 표가 나는지 방문 때마다 꽤 많은 횟수로 두 가지 질문을 받는다. 첫 번째는 입구가 어디냐는 것이다. 처음엔 이쪽 저쪽 다 출입이 가능하다고 알려주다 요즘은 여유가 늘어 일주문과 불이문 중 어느 쪽을 원하냐고 되물어본다. 그리고 사천왕을 먼저 만나고 싶으면 우측으로 나무가 우거진 산책로를 원하면 좌측으로 가라 한다. 두 번째는 주차장이 어디냐는 것이다. 두 번째 질문은 대답이 쉽다.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니 어느 쪽이든 아래로 가시면 된다 한다. 버스정류장이나 주차장 입구 쪽에 직관적인 안내 표지판이 있으면 좋을 듯 하다. 관람객이 많아 붐비는 날에도 관음전 뒷마당은 비교적 한산하다. 볕 좋은 날 눈과 귀를 기울이다보면 햇볕도 새소리도 온전히 내 안으로 들어온다. 운이 좋으면 염불소리도 들을 수 있는데 대략 오전 10시쯤이다. 각각의 건물에서 다른 스님들이 염불을 외다 보니 법당마다 찾아다니며 들어보기를 추천한다. 색색이 고운 단청을 올려다보며 염불 소리에 한참 빠져들다 보면 이리저리 떠들어대던 마음이 한결 조용해진 기분이다. 매번 방문 순서는 같다. 일주문을 지나 일반인의 세계와 부처의 세계를 잇는다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 청운교와 백운교를 마주한다. 그리고 우측 옆으로 돌아 석가모니불을 모신 대웅전을 거쳐 무설전, 관음전, 비로전, 나한전, 극락전 순서로 한바퀴를 돈다. 무설전, 관음전 다음에 위치한 비로자나불을 모신 비로전에 이르면 보호각 아래 자리 잡은 사리탑이 보이는데 일본으로 밀반출 되었다가 1933년 불국사로 반환되었다. 복원된 것은 1970~72년에 이르러서다. 다음에 위치한 나한전은 석가모니 부처와 제자인 십육나한을 모신 전각이다. 나한전을 뒤로 하고 내려오면 아미타불을 모신 극락전이다. 가볍게 돌면 30여 분 정도 소요된다. APEC의 영향인지 이른 아침에도 많은 인파로 붐빌 때는 관음전 뒷마당에서 시간을 꽤 흘러보낸 뒤 조금 조용해지면 경내를 돌아보기도 했다. 매번 시선을 끄는 것은 귀여운 털복숭이 모양의 목련 봉오리다. 불국사는 봄에 피는 겹벚꽃으로 유명한데 목련이 만개할 무렵에도 전문 카메라 장비를 가진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다. 목련은 꽤 오랜 시간 털복숭이 집 속에서 시간을 기다리다 아쉬울 만큼의 시간 동안 새하얀 얼굴을 내비친다. 몇 달째 그 모양을 그대로 유지 중인데 매번 방문할 때마다 다른 관람객들은 꽃이 곧 필 것 같다고 한다. 다들 봄을 기다리는 것이리라. 나무 가득 매달린 봄들을 보며 다음 봄을 기대한다. 어떤 모습이건 어떤 시간이건 봄은 우리에게 꼭 올 것이다. /박선유 시민기자

배움과 봉사, 지역사회의 작은 등불이 되다

지난달 31일 포항시산림조합 숲마을대강당에서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이하 방송대) 포항시학생회 회장 이·취임식이 열렸다. 학우들의 평균 연령이 결코 낮지 않은 학생회이지만, 그 역사는 어느덧 50년에 이른다. 제49대 이재민 회장이 제50대 이종기 회장에게 바통을 넘겼다. 2026년 제50대 학생회의 슬로건은 ‘심상사성(心想事成)’이다. 마음속에 뜻을 품고 꾸준히 노력하면 결국 이루어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종기 신임 회장은 이 슬로건에 방송대 학생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각오를 담았다. 이날 행사에서는 방송대 동문 강성태 서예가의 퍼포먼스를 통해 ‘心想事成’이 공개되며 현장에 활기를 더했다. 최근에는 학위 취득을 목표로 방송대를 찾는 이들보다 깊이 있는 배움과 자기 성장을 위해 문을 두드리는 학우들이 늘고 있다. 일과 학업을 병행하면서도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모습은 방송대 학생회의 또 다른 특징이다. 이종기 회장은 선배 학생회가 다져온 연일무료급식소 봉사와 한봉우리봉사단과의 협력을 제50대 학생회에서도 지속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공부에 대한 마음은 있지만 선뜻 시작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방송대는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종기 회장은 방송대를 알리고 배움에서 얻는 성취감과 봉사를 통해 느끼는 따뜻함을 함께 나누는 것이 학생회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혼자서는 망설여질 수 있는 길도 함께라면 한 걸음 내딛기 수월해진다는 것이다. 방송대는 평생학습의 가치를 실현하는 공간이다. 나이나 환경 때문에 배움을 포기하려는 이들과 함께하며, 서로를 도와 끝까지 완주할 수 있도록 학생회가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한다. 지난 학생회의 슬로건이 ‘소외되지 않고 모두 함께 가는 것’이었다면 이번 50대 학생회는 학우 각자가 품고 있는 꿈을 하나씩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종기 회장은 바르게살기운동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전 학생회에서 체결한 봉사 협약들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학우들이 학업에만 머무르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학생회 차원에서 적극 뒷받침할 방침이다. 또한 방송대 포항 총동문회와 TF팀을 구성해 시민들과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기획할 예정이다. 방송대가 누구나 입문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인 만큼, 이러한 행사가 배움의 길로 들어서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나이나 경제적 여건이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의지만 있다면 학생회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배움은 반복과 성찰의 과정이며, 그 속에서 쌓인 자존감은 삶의 질을 변화시킨다. 제50대 학생회는 누구나 공부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현재 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에서 근무 중인 이종기 회장은 배움의 길은 언제나 열려 있으며 “뜻을 가지고 찾아오는 이라면 누구든 학생회가 따뜻하게 맞이하겠다”고 전했다. 공부와 봉사를 함께 실천하며 지역사회의 작은 등불이 되고자 하는 이들이 세대를 넘어 바통을 이어가는 모습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방송대 포항시학생회의 이러한 발걸음이 끊김 없이 이어져 지역사회에 오래도록 따뜻한 빛으로 남기를 기대해 본다. /박귀상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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