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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불출마...대구시장 국힘 vs 민주당 김부겸 대결되나

대구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일 대 일’ 구도가 만들어질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당의 공천 배제(컷오프) 결정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 여부를 저울질해 온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은 23일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 공천에서 컷오프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무소속 출마 여부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국민의힘은 오는 24~25일 본경선과 여론조사를 거쳐 26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최종 후보를 확정한다. 주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출마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더 이어질수록 선거를 살리기보다 오히려 더 꼬이게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6·3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동안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놨던 이유에 대해선 “저를 여기까지 오게 한 가장 큰 이유는 대구를 민주당에 내줘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이라면서 “김부겸 후보의 기세를 결코 가볍게 보지 않았다. 지금의 경선 구도로 그 흐름을 막아낼 수 있겠느냐는 걱정을 저는 끝까지 버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의 행태를 보면 만정이 떨어지지만, 인간의 신의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며 “잘못을 그냥 덮지 않고, 무너진 당의 질서를 바로 세우는 데 정치인생을 걸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는 당의 공천 구조를 바로잡고 보수를 다시 세우는 일에 더 무겁게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다. 보수 분열에 대한 책임론을 피하는 동시에 공천 파동으로 흔들리는 당을 수습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의미로 평가된다. 주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 남은 변수는 이진숙 전 위원장의 무소속 출마 여부다. 이 전 위원장은 “시민의 선택과 판단에 맡기겠다.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김부겸 후보에 맞서는 자유민주주의 우파 단일후보가 있는 게 가장 승산이 크다”며 후보 단일화를 거론했다. 무소속으로 완주할 시 보수 분열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국민의힘 유영하(대구 달서갑)·추경호(대구 달성) 예비후보는 “최종 후보가 되면 단일화하지 않겠다”고 했다. 다만 지역 정치권에서는 주 의원이 불출마 입장을 밝힌 데다 유영하·추경호 후보가 단일화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전 위원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 있는 동력을 상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자 구도로 대구시장 선거가 치러지면 이 전 위원장으로서는 보수 분열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도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이 전 위원장이 대승적 차원에서 불출마를 선언하고,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전 위원장은 오는 26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 결과 발표 이후 향후 거취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주목할 전시] 이철진 ‘행복한 춘심이’

한 작가를 기억하게 만드는 것은 결국 하나의 이미지다. 오랜 시간 반복되며 축적된 형상은 이름을 대신해 작가의 세계를 설명한다. 한국화가 이철진에게 그 이미지는 ‘춘심이’다. 포항을 기반으로 활동해온 이철진은 독특한 여성 인물 ‘춘심이’ 연작을 통해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구축해왔다. 여체 누드로 시작된 이 인물은 인간 내면과 존재에 대한 사유를 담아내며 작가 작업의 중심축이 돼왔다. 이철진의 52회 개인전 ‘행복한 춘심이-내면의 정원’은 4월 28일부터 5월 4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인사아트에서 열린다. 서울 개인전은 10여 년 만으로, 60호에서 200호에 이르는 대형 작품들이 주로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춘심이’를 둘러싼 정서의 밀도다. 여체 누드로 시작된 인물은 2015년 이후 착의의 형태로 전환됐고, 이번 작업에서는 밝고 경쾌한 색채 속에서도 내면으로 침잠하는 감정이 한층 또렷해졌다. 눈을 감은 인물과 과장된 색의 꽃들은 현실 풍경이 아니라, 작가가 쌓아온 기억과 감정이 응축된 내면의 장면에 가깝다. 연작 ‘행복한 춘심이’는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인식을 바탕에 둔다. 화면에 펼쳐진 풍경은 자연의 재현이라기보다 감정과 기억이 축적된 내면의 이미지에 가깝고, 꽃 역시 특정 대상을 따르기보다 감정의 크기와 밀도에 따라 자유롭게 변주된다. 색채 또한 현실의 범주를 벗어나 서로 겹치고 충돌하며 화면에 긴장을 만든다. 화면 속 춘심이는 눈을 감고 미소 짓는다. 외부를 향한 시선을 거두고 자신의 내면으로 향하는 모습으로, 인물은 특정한 장소에 놓이기보다 감정으로 이루어진 공간 속에 존재하는 듯하다. 이번 작업에서 작가는 화면의 밀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한 작품에 들이는 시간을 늘리고 색과 형태가 겹치고 스며드는 과정을 통해 감정의 층위를 더욱 치밀하게 쌓아올렸다. 최근 포항예술고등학교를 퇴직하며 작업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점도 이러한 변화의 배경이 됐다. 이철진은 뉴욕과 서울, 부산 등지에서 개인전 51회를 열었고, 국내외 아트페어 30여 회와 그룹전 500여 회 등을 통해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 대구·부산미술대전 심사위원과 초대작가로 활동했으며, 공공 프로젝트와 신문 삽화 작업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주 APEC 정상회의 기간 불국사 진현동 일대에서 야외와 실내를 아우르는 대규모 전시를 선보이며 지역과 예술의 접점을 확장했다. 이철진 작가는 “춘심이는 특정 인물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또 다른 이름이며, 행복은 밖이 아니라 내 안에서 만들어지고 확장되는 것인 만큼 관람객들이 각자의 기억과 감정을 떠올리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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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마당, 사계절을 품은 소우주

열 평 남짓 작은 마당이 사계절을 품는다. 매일 같은 자리 같은 풍경인 듯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어제와는 또 다른 모습이다. 하루도 같은 날이 없다. 요란하지 않지만 작은 생명들이 꼬물꼬물 쉼 없이 움직인다. 4월이 깊어 봄 한복판에 이르면 작은 이별들이 보인다. 연보랏빛의 고운 자태로 봄을 알리던 깽깽이풀은 금세 꽃잎을 떨어뜨리고 우아한 자태를 뽐내던 할미꽃도 미련 없이 머리를 풀어 헤친다. 화려함은 잠시뿐, 그제야 잎을 내며 생명은 또 다른 시간을 이어간다. 꽃들뿐만이 아니다. 이슬 맺힌 거미줄, 깽깽이 씨앗을 나르는 개미, 배양토를 빚는 지렁이 그리고 바삐 날아다니는 벌 나비까지 작은 마당에서 꼬물거리는 모든 생명체는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다. 서두름도 머뭇거림도 없다. 도심 속 작은 공간에서도 자연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겨울 끝자락을 뚫고 올라오는 모습은 언제 봐도 경이롭다. 20여 년 전 양지바른 곳에 할미꽃이, 반그늘 자리에는 깽깽이풀이 각 한 포기로 터를 잡았는데 지금은 제법 군락을 이룬다. 스스로 번식하며 자리를 넓혀가는 모습이 때로는 대견하다. 마당 한편을 차지한 수사해당이 벚꽃 못지않은 화려함으로 마당을 환히 밝히는 이 봄, 번식력 강한 국화는 이미 부지런히 잎을 키우며 가을을 준비한다. 긴 여정이 봄부터 시작되는 셈이다. 오월이 오면 찔레꽃이 피어난다. 그 은은한 향은 언제나 유년시절을 주저 없이 소환하고, 작약의 단단한 꽃봉오리가 갑자기 툭! 터지듯 피어나는 그 순간은 마주할 때마다 놀랍다. 유월이 되면 마당의 중심은 수국이 차지한다. 토질과 햇빛의 노출 정도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수국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풍경이 된다. 이렇게 계절은 꽃을 바꾸어 가며 마당을 채운다. 제한된 공간에서도 사계절은 분명하게 흐른다. 춘하추동, 나고 자라고 거두고 감추는 순서를 어기지 않는다. 게으르지도 조급하지도 욕심을 내지도 않는다. 그러나 햇살이 닿는 자리와 그늘진 자리를 두고 보이지 않는 경쟁이 벌어지고, 어디선가 날아온 씨앗이 터를 잡으면 원래 있던 꽃들이 자취를 감추기도 한다. 하얀민들레, 초롱꽃, 사랑초, 꿀꽃, 백리향, 기린초까지 가만히 들여다보면 작은 생명들이 비좁은 마당에서 영역 다툼을 한다. 식물의 삶에서도 약육강식은 존재하고, 그 또한 자연의 질서 속에 스며 있다. 봄꽃과 가을꽃은 삶의 방식이 서로 다르다. 봄꽃은 겨우내 포근한 대지의 품속에서 준비한 꽃봉오리를 아직 찬 기운이 남은 세상 밖으로 밀어 올린다. 그렇게 올라온 꽃이 이내 씨앗을 품기 시작하면 그제야 잎을 낸다. 그래서 봄꽃의 개화는 짧고 강렬하다. 반면 가을꽃은 봄부터 잎을 내고 여름 내내 뜨거운 햇빛을 즐기며 천천히 준비한다. 긴 시간을 들여 꽃봉오리를 키운 뒤 가을이 되어서야 비로소 꽃잎을 낸다. 그래서인지 개화 기간이 봄꽃보다 길다. 충분히 준비한 만큼 오래 머문다. 작은 마당에 터 잡은 생명들은 조용하지만 결코 단조롭지 않다. 꽃이 피고 지는 때를 알아 그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삶. 어쩌면 그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단단한 삶일지도 모른다. 작고 소박한 공간이지만 그 안에는 세상의 이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작은 마당을 ‘소우주’라 부른다. 그리고 오늘도 그 안에서 세상의 시간을 배운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봄날, 재즈로 물든 무대···'카리나 네뷸라 공연'

지난 11일 대구 서구문화예술회관에서 따스한 봄의 기운과 함께 카리나 네뷸라의 공연 ‘JAZZ CIVAS’이 서구 구민들을 찾아왔다. 이번 공연은 각기 다른 음색을 지닌 네 명의 여성 아티스트가 한 무대에 올라 피아노, 기타, 베이스, 드럼과 어우러지며 다채로운 재즈의 매력을 선보였다. 재즈를 접해본 적 없던 시민기자에게 이번 공연은 새로운 음악적 관심을 열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첫 무대를 장식한 카리나 네뷸라의 신입 멤버 임채희를 시작으로 김민희, 박라온, 그리고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말로까지, 각자의 개성과 색깔이 또렷하게 드러나는 무대가 이어졌다. 임채희의 무대는 재즈의 첫 경험을 신선하게 열어주기에 충분했다. 맑고 깊은 음색으로 곡의 감정을 섬세하게 끌어올리며, 자신만의 색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그녀의 목소리는 단순히 멜로디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곡이 담고 있는 이야기와 정서를 입체적으로 표현해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어냈다. 이어진 김민희의 무대는 한층 더 성숙하고 안정된 분위기를 보여주었다. ‘A Weaver of Dreams’와 ‘Spring Can Really Hang You Up the Most’ 두 곡을 통해 잔잔하고 편안한 음색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몸과 마음을 부드럽게 감쌌다. 특히 두 번째 곡에 앞서 봄에 싹을 틔우는 새싹을 응원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계절의 따뜻한 기운을 무대 위에 자연스럽게 담아냈다. 또한 그는 “함께 술자리를 즐기던 친구지만 같은 무대는 처음”이라며 임채희를 다시 소개해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이어 두 사람은 ‘Just in Time’을 함께 부르며 비슷한 음색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듀엣 무대를 선보였다. 악기와 목소리가 하나처럼 어우러지는 순간, 두 사람의 목소리 또한 하나의 악기처럼 느껴졌다. 김민희의 소개로 이어진 박라온의 무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었다. ‘천사의 목소리’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맑고 청아한 음색은 가볍고 투명하게 공간을 채우며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마지막 무대는 ‘스캣의 여왕’이라 불리는 말로가 장식했다. 김민희는 그녀를 소개하며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재즈 보컬 음반 부문 수상 이력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수식어보다도, 실제 무대 위에서 마주한 그녀의 존재감은 그 자체로 압도적이었다. 힘 있는 목소리와 리듬감 있는 몸짓, 그리고 넘치는 자신감으로 채워진 무대는 단숨에 공연장의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말로와 박라온의 듀엣 무대 이후, 네 명의 아티스트는 다시 한 무대에 올라 ‘Danny Boy’, ‘Happy’, ‘Spain’을 함께 그리고 번갈아 부르며 서로의 색을 드러내는 동시에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함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무대는 이번 공연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였다. 관객들 역시 단순히 공연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박수와 몸짓, 그리고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며 공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재즈를 온몸으로 ‘경험하는’ 시간을 만들어갔다. 이번 카리나 네뷸라의 공연은 봄날의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재즈가 가진 매력을 한껏 전해준 무대였다. 서로 다른 색을 지닌 목소리들이 하나로 어우러지며 만들어낸 이 밤의 기억은, 관객들에게 오래도록 잔잔한 여운으로 남을 것이다.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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