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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박물관, 고전적 번역총서 5종 6책 간행

상주박물관(관장 윤호필)이 고전적 기록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최근 고전적 번역총서 5종 6책을 간행했다. 상주박물관은 지난 2021년부터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고전적의 기록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장고에 잠들어 있던 옛 선인들의 기록을 하나하나 정리하고 해제해 고전적의 내용을 간략하게 파악하는 내용이다. 이와 더불어 2023년부터는 고전적 번역사업도 병행했는데, 그 성과물로 5종 6책의 번역총서가 간행됐다. 1책 ‘형제급난도’는 상주 출신 유학자 월간 이전(1558~11648)과 창석 이준(1560~1635) 형제가 보여준 깊은 우애를 주제로 하고 있다. 1604년 중국 화공이 그린 그림과 당대 문인들의 시문을 함께 엮은 작품으로, 필사본과 목판본을 아울러 번역했다. 2책 ‘후계선생문집’은 조선전기 상주를 중심으로 활동한 교육자 후계 김범(1512~1566)의 시문과 후인들이 지은 전후문자(傳後文字)가 수록된 문집을 번역한 것이다. 3책 ‘입재선생연보’는 조선후기 대표적 유학자 입재 정종로(1738~1816)에 대한 후손들의 기록인 ‘입재선생세계도’와 ‘입재선생별집’ 제10~11권을 중심으로 번역한 연보다. 4책 ‘곡구원기별집’은 19세기 상주지역 문장가 곡구원 정상관(1776~1820)의 시문집 ‘곡구원기’에 포함되지 않은 시문을 담은 필사본 별집으로, 새로운 문학자료로서의 가치가 있다. 마지막 5책 ‘석당유집’은 조선말기 상주출신 유학자 석당 이형교(1835~1908)의 문집 4권 2책 가운데 본인의 시문이 담긴 제1~3권과, 후인들이 그의 생애와 학덕을 기록한 제4권을 각각 ‘석당유집 1’과 ‘석당유집 2’로 나눠 번역한 것이다. 이번에 간행된 고전적 번역서는 기증·기탁자와 관계 기관에 배포할 예정이며, 일반 시민들에게는 자료를 열람할 수 있도록 공개할 계획이다. 윤호필 상주박물관장은“앞으로도 박물관 소장 고전적 기록화 사업과 번역총서 간행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며“사명감을 가지고 지역박물관의 역할을 다하면서 상주의 문화유산을 널리 알리는 데 힘쓰겠다”고 전했다. /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

임이자 국회 기재위원장 첫 출발부터 민생 실천

지난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임이자(국민의힘, 경북 상주·문경시) 의원이 첫 출발부터 민생 실천에 돌입했다. 지난 15일 국세청장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첫 공식 일정을 소화한 임 위원장은 여야 간 치열한 공방 속에서도 노련하고 단단한 회의 진행 능력과 정책 통찰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17일 열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는 모두발언을 통해 국회의 공무직 근로자와 보좌진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정면으로 지적하며, 기재부 장관 후보자로부터 관련 제도 개선을 약속받았다. 임 위원장은 “국가의 가장 본질적인 책무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데 있으며, 국회는 그러한 국가적 책무를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할 모범적 사용자”라며 “타 부처 대비 낮은 국회 공무직 근로자의 명절상여금과 가족수당을 개선하고, 국회 보좌직원들의 초과근무수당 및 연가보상비도 현실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발언과 요구는 단 하루 만에 현실적인 개선 약속으로 이어졌고, 이에 임 위원장은 ‘6‧5‧4행복 전도사’를 자처했다. ‘6‧5‧4행복전도사’는 임 위원장이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에게 요청한 공무직 처우 개선안의 하나로, 상여금 60%, 배우자수당 5만원, 자녀수당 4만원 지급을 의미한다. 앞서 국세청장 청문회에서도 임 위원장은 영세 납세자들이 신용·체크카드로 국세를 낼 때 발생하는 수수료 부담 문제를 집중적으로 질타했다. 임 위원장은 “지방세는 카드 수수료가 없지만, 국세는 신용카드 0.8%, 체크카드는 0.5%를 납세자가 전액 부담하고 있어 특히 소상공인의 불만이 크다”며 “친(親)납세 세정의 첫걸음은 수수료 인하”라고 지적했다. 이에 국세청장 후보자는 신용카드는 0.4%, 체크카드는 0.15% 수준으로 수수료를 절반가량 인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국회를 위해 묵묵히 일해온 이들을 챙기는 일에서 시작된 임 위원장의 기재위는 앞으로도 책임자에게는 진땀을, 민생에는 온기를 불어넣는 따뜻한 재정과 정책으로 국민에게 다가가는 위원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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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꽃처럼 뜨겁게 피어보자

이른 폭염이 찾아왔다. 6월 말부터 시작된 더위에 정신을 못 차리는 나날이었다. 이 더위 속으로 꽃 핀다. 여름꽃들이 핀다. 화려한 주황색 능소화와 붉은 목백일홍이 핀다. 고운 이름의 부용화도 어느 길목에 피었으리라. 제 안의 색을 모조리 꺼내어 피는 여름꽃들. 폭염 속에서도 저리 만발이다. 저렇게 뜨겁게 피는 것들에게는 눈부신 아름다움만큼 위험한 광기가 숨어있는 법이다. 나 미쳤다고 대놓고 피는 꽃들. 그 광기에 한번은 물들고 싶어진다. 그 요란스러운 깔깔거림에 나도 미친 척 끼어들어 보고 싶다. “사는 일이 강퍅하여 / 우리도 가끔씩 살짝 돌아버릴 때가 있지만 / 그래서 머릿골 속에 조금 맺힌 꽃봉오리가 / 새벽달도 뜨기 전에 아주 시들어버리기도 하지만 // 부용화나 능소화나 목백일홍 같은 것들은 / 속내 같은 거 우회로 같은 거 은유 같은 거 빌리지 않고 / 정면으로 핀다 / 그래 나 미쳤다고 솔직하게 핀다 // 한바탕 눈이 뒤집어진 게지 / 심장이 발광하여 피가 역류한 거지 // 거참, 풍성하다 싶어 만질라치면 / 꽂은 것들을 몽땅 뽑아버리고 내뺄 것 같은 / 예측 불허의 / 파문 같은 / 폭염 같은 / 깔깔거림이 // 작년의 광증이 재발하였다고 / 파랗게 머리에 용접 불꽃이 인다고 / 불쑥불쑥 병동을 뛰쳐나온 목젖 속에 / 소복하게 나방의 분가루가 쌓이는 7월이다”- 문성해 시 ‘여름 꽃들’ 이 땅의 여자들은 바람에 살랑이는 코스모스처럼 늘 가녀린 모습으로 얌전하게 살기를 강요당하며 살아왔다. 나 또한 조상부터 내려온 그 끈질긴 구속에서 자유롭지 못하여 얌전한 여자의 표본처럼 살아왔다. 하지만 오십 중반 더 이상 여자가 아닌 한 명의 사람이 속에서 자꾸 불거져 나온다. 삶은 남자 여자 이전에 존재하는 것이니 누구든 잘 살아내는 것이 중요하리라. 누군가 만들어준 프레임에 갇혀 내가 가진 색깔을 내놓지 못하고 사는 사람이 참으로 많다. 저 불타듯 피는 여름꽃처럼 ‘속내 같은 거 우회로 같은 거 은유 같은 거’ 없이 직방으로 한번은 피어나고 싶어진다. 생활인으로서 내 모습은 그렇지 못하다고 해도 시인으로서는 그런 미친 정열을 닮고 싶다. 화려하게 피었다가 폭우 한 번에 제 몸뚱이 다 내던져 바닥을 뒹구는 능소화 그 주홍빛 꽃송이들처럼 그리 뜨겁게 살다 뜨겁게 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으리라. 역류한 심장의 피로 붉게 물든 목백일홍과도 오래 눈 맞추고 싶다. 날씨가 변덕이 심하다. 지글지글 끓다가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여름을 나는 일이 갈수록 녹록하지 않다. 후끈한 열기의 세상에서 이 여름을 피하지 않고 여름꽃들 같이 한번 화들짝 피어 보자. 뜨거운 것이 여름이고 뜨거움이 있어야 풀과 나무와 곡식이 자란다. 능소화의 주홍으로 목백일홍의 붉음으로 우리도 화끈하게 여름을 건너가 보자. /엄다경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서남시장 FLEX, 맛도 정도 다 있는 그곳

“언니야, 뭐 하는데? 나는 서남시장 왔다.” 엄마와 함께 주말 점심 데이트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엄마에게 걸려온 이모 전화 한 통에 우리는 곧장 서남시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대구 달서구 감삼동에 위치한 서남시장은 1984년 개장해 지금까지 오랜 시간 지역주민들의 삶과 함께 호흡해 온 생활형 시장이다. 지하철 2호선 감삼역에서 도보로 약 5분 거리로 접근성도 뛰어나다. 공영주차장도 두 곳이나 마련되어 있어 자가용으로 이용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시장 골목에는 반찬, 떡, 과일 등이 반갑게 얼굴 내밀며 인사하는 모습이 전통시장의 정겨운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서남신시장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음식은 ‘족발’이다. 덕분에 ‘맛의 거리’로 불릴 만큼 족발은 이 시장의 시그니처 메뉴로 자리 잡고 있다. 족발로 유명한 골목에는 30년 넘는 오래된 점포부터 SNS를 통해 입소문 난 맛집까지 다양한 족발집이 즐비하다. ‘김주연왕족발’, ‘한상일왕족발’, ‘만원족발’ 등은 주말이면 대기 줄이 생길 정도로 맛집으로 소문나 있다. 떠올리면 군침이 도는 맛있는 족발 덕분에 시장을 많이 찾는 중장년층뿐 아니라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의 발길도 꾸준히 늘고 있다. 족발 외에도 삼계탕, 떡갈비, 전통떡, 만두, 분식류 등 가성비 좋은 먹거리들이 시장 곳곳에서 우리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들에 마음이 부자가 된 듯했다. 먹거리만 풍성한 게 아니었다. 시장 중간중간에는 잡화점, 옷 가게, 문구점도 자리 잡고 있어 장 보러 왔다가 추억을 마주치는 느낌이었다. 낡은 간판 밑 오래된 의류점에는 옛날 스타일 원피스들이 가득했고, 오래전 엄마가 입던 옷 같아 괜스레 정겨웠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시장의 활기였다. 상인들은 손님 한 명 한 명을 반갑게 맞았고, 서로 안부를 나누는 이웃들의 인사도 따뜻했다. 장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가고, 웃음이 끊이지 않는 이곳에는 요즘 보기 힘든 정서가 살아 숨 쉬고 있었다. 또, 인근에는 두류공원, 이월드, 중리동 곱창 골목, 퀸스로드 패션 거리 등 다양한 명소들이 있어 시장 탐방과 지역 관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시장 탐방과 함께 하루 코스로 즐기기에 제격이다. 서남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 냄새가 나는 곳이었다. 물건을 사면서 자연스럽게 덤을 얹어주시는 상인의 손길에서, 조금이라도 더 좋은 걸 골라주려는 마음 씀씀이에서 진짜 ‘시장 인심’을 느낄 수 있었다. 대형마트에서는 결코 맛볼 수 없는 정이 서남시장에는 살아 있었다. 골목 끝 작은 국밥집에서는 소박한 점심 한 끼를 해결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택배 상자를 한 손에 든 상인 아저씨, 장바구니를 들고 걸어가는 할머니, 손을 꼭 잡고 다니는 부모님과 아이들까지. 각자의 사연이 모여 시장 골목을 채우고 있었다. 그 모습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졌다. 시장 입구 쪽에는 새롭게 단장한 간판들과 LED 안내판이 눈길을 끌었다. 옛 전통시장 특유의 정취는 그대로 간직하면서도, 깔끔하게 정비된 통로와 편리한 시설 덕분에 젊은 세대도 부담 없이 시장을 찾을 수 있다. 구석구석 마련된 고객 쉼터 덕분에 잠시 앉아 숨을 돌리기도 좋았다. 우리는 이날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사고 달콤한 간식을 챙겨 집으로 돌아왔다. 엄마와 이모가 함께 웃으며 나란히 걷는 모습을 추억으로 남길 수 있어 더욱 값진 시간이었다. 다음에는 아빠와 동생까지 데리고 다시 한 번 서남시장 나들이를 하고 싶다. 한 번 방문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맛과 정이, 이곳엔 분명 있다.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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