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자주 내린다. 촉촉이 새순을 적시는 풍경을 보러 길을 나섰다. 대구∼포항 고속도로를 달리니 누군가 먼 산에 연두색 붓을 들고 점묘법으로 수채화를 그린 듯하다. 산을 깎아 길을 낸 곳엔 등나무가 한창 꽃을 피워 보라색 폭포가 쏟아지는 형상이다.우리는 군위군 삼국유사면과 영천시의 경계에 자리한 화산으로 향했다. 해발 828m로,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최근 도시 농업이 인기다. 도시에 풀 내음 향기가 시민들의 지친 일상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마다 도시 농업을 하고자 하는 시민들도 늘어나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봄이면 지인들이 베란다에서 직접 키우는 꽃과 반려 식물들, 마당의 작은 텃밭에서 자라는 푸릇푸릇한 식물들 사진을 보내오기 바쁘다.도시 농업은 도시의 제한적 공간에서 소규모로 농작
뿌연 하늘을 닦아내듯 봄비가 내리던 날 간절한 기다림, 설레임, 희망을 가득 담아 ‘바램’을 주제로 ‘22회 경주도자기축제’가 열렸다. 이 행사는 경주시 주최, 주관 경주도예가협회, 경상북도, 한국수력원자력(주) 월성원자력본부 후원으로 황성공원 실내체육관 광장에서 펼쳐졌다.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다수의 관람객에게 선보일 수 있고 구매자들은 한자리에서 다양한
지난 3월 중순 어느 날, SNS에 서설이 내렸다며 좋은 징조이기를 바란다는 남편의 글이 농장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초봄 날씨에 민감한 농부가 걱정스러운 마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였다. 아직 주말부부로 살고 있기에 청송의 날씨를 모르는 나는, 글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곧바로 전화했다. 아침에 서설은 내렸으나 다행히 오전 중에 다 녹아서 괜찮다는 말
경남 합천 영상테마파크는 다양한 공간과 시대적 배경을 지니고 있어 ‘태극기 휘날리며’, ‘암살’, ‘강철비’ ‘덕혜옹주’ 등과 같은 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세트장으로 유명하다. 본래는 세트장의 목적으로 지어지고 기능했으나 합천군에서 영상테마파크 관광지로 개발하여 합천의 대표적인 관광명소가 되었다. 영화 세트장인만큼 일제강점기부터 힌국전쟁까지의 모습을 그대로
봄은 벚꽃의 계절이다. 4월이 시작되면 왕벚꽃은 살랑대는 봄바람에도 하얀 꽃잎을 눈처럼 흩날린다. 꽃비 내리는 그 황홀한 풍경이 온 세상을 들썩이게 하면 봄은 절정에 이른다. 하지만 탄성을 자아내는 황홀함의 기간은 잔혹하리만치 짧다. 꽃잎 진자리 붉은 꽃받침 뒤로 연두 잎이 돋아날 때 흩날린 봄을 다시 부여잡은 겹벚꽃이 기다렸다는 듯 바통을 이어받아 화려하
황성공원은 지금 연두의 세계다. 굴참나무가 몸통에 물을 올려 가지 끝까지 푸르름을 전하고, 버드나무는 꽃가루를 날려서 숲이 뿌옇다. 목월 시비 앞에는 백일장이 열려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웃음이 공기를 채웠다. 오전 10시 백일장을 알리는 사회자의 목소리가 마이크를 통해 울려 퍼지자 다람쥐도 백일장에 참여하려 나무에서 쪼르르 내려왔다. 경주문협 회장님과 어린이
봄기운이 절정에 이른 4월. 겨울이 긴 봉화 오지 산골에도 화사한 야생화가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산 높고 골 깊은 산골에 100여 년 전에 지어진 도토마리집과 까치구멍집이 원형 그대로 남아 있다.따스해진 봄날 찾아간 초가집. 옛 주인은 간 곳 없고, 빈집 용마루 까치구멍으로 한줄기 봄 기운 가득한 햇살이 비쳐든다. 봉화는 정자의 고장이요, 20여 군데의
지금은 100세 시대이다. 현대의학의 발달로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100세라는 장수 시대를 맞고 있다.주민등록상 지난달 기준으로 65세 이상 인구는 981만 명으로 내년에는 1천만 명 시대를 앞에 두고 있다. 경북은 100세 이상의 인구 비율이 높은데 그중 포항은 100세 이상 인구수가 가장 많다. (2021년 5월 말 기준) 이들 중에는 고령화로 인한 그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너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저 유명한 김춘수 시인의 시를 빌려오지 않더라도 이름을 안다는 것은 굉장히 큰 의미이다. 이름을 앎과 모름의 간극은 참으로 크다. 이미지로만 알다가 이름을 알고 나면 그때부터 그 사물과 나는 더 깊은 유대감을 가지게 된다. 그것이 백과사전을 통한 앎이 아닌 시를 통한 앎이라면 더욱 그러하다.“화분에 붉은 꽃대 두 주가/ 나란히 올라와 서 있다/ 혼례를 올리는/ 신랑 신부 같다/ 신랑은 신부를, 신부는 신랑을/ 아내와 남편으로 받아들이고 영원히 사랑하겠느뇨?/ 주례목
경주는 벚꽃과 함께 봄몸살을 앓는 중이다. 벚꽃으로 좀 알려졌다 싶은 곳은 어김없이 차와 사람이 엉켜 북새통이다. 그럼에도 꽃바람은 맞고 싶어 차를 몰았다. 왼쪽으로 나서면 벚꽃이 하늘을 뒤덮는 터널이고 오른쪽은 전자만큼은 아니나 잔잔히 오래 눈에 담을 수 있어 즐겨 찾는 코스다. 오른쪽을 택했다.참고로 대구방면에서 경주로 들어올 때 아화리 쪽을 통하면 꽤 오래 벚꽃길을 볼 수 있다. 오늘의 코스는 금척리 고분군에서 박목월 생가, 무열왕릉 벚꽃 가로수 길이다. 봄을 한껏 느낄 찰나의 시간. 바람이 불 때마다 연분홍 꽃잎들은 비처럼
지난 7일 ‘튤립 트래블’이 개최된 대구 이월드 튤립가든에 다녀왔다. 이월드 튤립가든은 2천 평 규모의 넓은 공간에 1천만 송이의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튤립들을 모아놓았다. 덕분에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와 인생사진을 남기기도 했다.많은 사람들이 튤립하면 네덜란드를 떠올리곤 한다. 풍차가 돌아가는 언덕 위에 피어난 알록달록 튤립이 머릿속에 그려질 것이다. 또한
이제 외국인은 우리가 생활하는 일상 곳곳에서 만나고 있다. 그 모습 또한 낯설지가 않다. 유명 관광지는 물론이고 TV프로그램에서도 한국의 음식과 문화에 대해 유창한 한국말로 소개하는 외국인의 모습이 익숙하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기고 있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자연스럽게 우리들의 이웃사촌이 되고 있다.점점 유입되고 있는 국내 외국인 주민은 지난해 행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가 지난 5, 6일 양일에 걸쳐 전국 3천565개 투표소에서 진행됐다. 사전투표 첫날인 5일 안동에서도 풍산읍사전투표소를 비롯 읍면동 24개 투표소가 마련됐다.‘사전투표’는 선거일 당일 투표가 어려운 선거인이 별도의 신고 없이 사전투표 기간 동안 전국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는 제도이다. 선거일이 법정 공휴일인 만큼 미리
벚꽃이 찬란하다. 봄에는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만사 제쳐두고 벚꽃을 즐겨야 한다. 피었다 지는 기간이 길어야 2주 정도면 화르륵 떨어져 그다음엔 또다시 봄을 기다려야 하니 아픈 것도 뒤로 미뤄야 할 판이다. 아침 일찍 벚꽃 투어를 떠났다. 첫 코스, 포항 장성동 떡고개, 두호고 앞에 벚꽃이 가장 먼저 꽃 문을 열었고 철길숲을 따라 유강의 가로수가 4월의
이달 10일에 실시하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공보물이 투표안내문과 함께 우편으로 배달되었다. 봉투 겉면에 10일에 투표할 수 없는 선거인은 전국에 설치된 사전 투표소에서 누구든지 별도의 신고 없이 4월 5일과 6일 이틀 동안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투표할 수 있다고 커다랗게 적혀 있었다. 다른 겉면에는 당해 정당 또는 후보자가 제출하지 아니하여 발송하
봄꽃들이 앞다투어 피어나던 삼월 중순, 대구시 북구의 카페 자작나무에서 ‘우리는 모두, 자기 인생의 여행자’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드디어 나도 작가가 되었다. 작년 11월 여행 이후 기다리던 포토에세이가 나왔다. 세상을 읽고 나를 읽는 어른의 인문 여행,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함께한 ‘스스로 공부하고 떠나는 여행’은 한차례 사전 워크숍과
가족들을 차에 태우고 운전연습을 하다가 어느새 바퀴는 대구에서 경산까지 닿게 되었다. 경산 남산면 어느 골목을 지나는 길에 ‘삼성현역사문화공원 가는 길’이라 적힌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나들이 삼아 방문한 이 공원은 넓은 규모와 다채로운 체험거리로 가득했다.공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전통 놀이터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널뛰기, 그네, 투호, 굴렁쇠와 같은 전
며칠 전 마트에서 딸기를 샀다. 최근 과일값이 크게 올라 장을 볼 때마다 머뭇거려지지만 탐스럽고 새콤달콤한 딸기는 자꾸만 손이 간다. 이 맛있는 딸기는 겨울 초입부터 사람들의 입맛을 유혹하며 언젠가부터 겨울을 대표하는 과일이 되었다. 하지만 딸기를 먹을 때마다 드는 생각은 ‘왜 딸기의 제철이 겨울일까’하는 의문이다.그러다 문득 지구온난화로 사라지는 과일에
봄 내음이 묻어나오는 상큼한 흙냄새가 정겹다. 며칠 전에도 눈이 내리고 미루적거리던 겨울이 산수유꽃이 피면서 물러나고 있다. 이렇듯 봉화의 봄은 더디게 온다. 지난달 30일 산수유로 유명한 띠띠미 마을에서는 산수유 신춘 시낭송회가 열렸다. 봉화 문인협회 회원들의 시 낭송과 바이올린, 퓨전 성악, 기타 등 음악이 어우러져 봄날의 포근함과 여유를 느끼게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