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의원이 깔아준 멍석 위에서 지만원 씨가 ‘편견’ 굿판을 벌이고, 이종명·김순례 의원이 덩달아 춤을 춘 ‘5·18 망언’ 소동 후폭풍이 자유한국당을 막다른 골목길로 몰아가고 있다. ‘5·18 망언’ 사태는 경제정책실패와 북한 비핵화 지지부진의 여파, 당정 인사들의 잇따른 구설수 늪에서 버둥거리던 청와대와 민주당, 그리고 진보세력 모두에게 반격의 핵폭탄을 제공한 망동이다.봄 날씨를 연상시키는 따뜻한 주말 청계광장이 사람들로 넘쳐났다. 5·18 비상시국회의와 5·18역사왜곡처벌 광주운동본부가 주최한 ‘5·18 민주화운동 왜곡·모독
윤흥길의 ‘완장’은 권력의 횡포가 심한 우리 사회를 풍자한 대표적 소설이다. 무위도식하며 건달로 살다가 보잘것없는 저수지 감시인으로 채용된 ‘임종술’은 완장을 차고 으스대며 행패를 부린다. 낚시질 온 도시의 남녀들에게 기합을 주기도 하고 고기를 잡던 초등학교 동창 부자를 폭행하기도 한다. 그러다 결국 자신을 고용한 사장 일행의 낚시까지 단속하다가 해고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완장을 차고 저수지 지키는 일에 몰두한다.기형적으로 성장해온 이 나라 포퓰리즘 민주주의의 행태가 기가 막힌다. 이제는 다 잦아든 줄 알았던 ‘동남권 신공항’ 망
오는 27일 전당대회를 앞둔 자유한국당이 오리무중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한국당 전대는 애초부터 친박(친박근혜계)이냐, 비박(비박근혜계)이냐의 논란을 중심으로 ‘계파 갈등’이라는 고질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영입으로 인해 대안(代案)에 목말라 있던 일부 지지자들의 쏠림현상이 감지되면서 다른 주자들의 경계심이 날카롭다. 정치 권력 쟁패에 나타나는 변수는 워낙 변화무쌍해서 예측도 대응도 늘 난제다. 황교안의 등장에 기대는 사람들의 심리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실망이 그 바탕을 이룬다. 한국의 민심은 늘 이런저런
조선은 사대부들의 지독한 사색당파로 망한 나라다. 학자에 따라서는 ‘당쟁’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일이 아니라는 관점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객관적 시각의 통사(通史)로 볼 때 조선시대의 당파싸움은 미화될 여지가 없다. 사색당파의 논쟁들은 하나같이 ‘백성’과 ‘국가’를 위하는 충정을 명분으로 걸어놓고 있지만 그 행태와 뒷이야기에는 냉혹한 흑백논리와 더럽고 편협한 욕망만 우글거린다. 절대권력자인 왕을 지렛대로 쓰려는 그들의 음모는 필사적이었다. 지금 이 나라를 이끌어나가고 있는 청와대와 여야 정치권의 행태를 보면 조금도 변하지 않
손혜원 스캔들을 논하려면, 아무래도 청와대의 국채발행 장난질 실체를 고발한 신재민 전 사무관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누가 뭐래도 손혜원은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해프닝에 앞장서온 더불어민주당 친문 강경파다. 웬만한 사람들은 손혜원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를 다 안다. 적어도 민주당 안에서 손혜원의 언행을 제어할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은 없다. 신재민 폭로사태가 벌어졌을 때, 손혜원은 야속하리만치 앙칼지게 물어뜯었다. 자식 같은 사람에게 왜 저러나 했다. 그런데, 신 전 사무관이 극단적인 선택을 예고한 뒤 한 모텔에서 발견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자문위원회가 국회의원 수를 현행 300명에서 360명으로 늘리고 연동형 비례대표제(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의석수를 배분)를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 권고안을 냈다. 권고안은 이밖에 ‘투표 참여 연령 만 18세 하향’, ‘공천제도 개혁’ 등도 담고 있다. 하지만 정개특위가 금세 합의안을 도출해낼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어떤 긍정적인 신호도 없다. 정개특위 자문위가 내놓은 권고안에 대하여 거대 정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부터 난색이다. 구체성도 떨어지고, 그동안 숱하게 제기돼 왔던 문제들에 대한 깊은
정초에 발표된 김정은의 신년사에는 ‘핵보유국’이라는 자만심의 여유가 한껏 묻어났다. 이탈리아산으로 추정된다는 초호화 가구가 배치된 거실에 앉아서 성명서를 읽는 방식으로 진행된 신년사 낭독은 그 형식부터가 생소한 것이었다. 그러나 호화판 거실에 앉아서 읽는 그 형식만 바뀌었지, 신년사 내용에는 우리가 걱정해야 할 대목들이 즐비하다. ‘평화’는 낭만적인 의지만 갖고 달성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현실을 다시 한번 깨우쳐준다.김정은은 우리에게 지난 9월의 남북 군사합의서의 범위를 훌쩍 넘은 군사적 요구부터 해왔다. ‘외세’와의 군사훈련 중
홍준표가 돌아왔다. 정치 재개를 선언하며 내놓은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가 날개를 달았다. 18일 첫 방송 이래 구독자 수가 15만 명을 넘겼고 누적 방문자 수는 200만 명을 넘나든다. ‘남북 정상회담 대가설’ 등 특유의 ‘독설 잔치’로 존재감을 알리면서, 유튜브 채널을 달구는 숱한 우파 논객을 압도하는 기세다. 며칠 전에는 자신의 또 다른 프로젝트인 ‘프리덤코리아포럼’을 발족했다. 보수의 진지를 구축하고 이념전을 펴겠다는 신호다.가파른 내리막길로 접어든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마침내 대선 득표율(41.1%) 수준인 43
얼마 전 친노(親노무현 팬클럽) 멤버를 자처하는 한 사업가와 술자리를 함께한 적이 있었다. 당연히 친문(親문재인) 활동을 하시는 분일 텐데, 굳이 친문이라고 밝히지는 않았다. 평소에 책을 좋아하고 시집을 찾아 읽기도 하기에 자연스럽게 문학 이야기가 소재가 되었다. 그런데 자리가 길어지면서 조금 취기가 돌 무렵에 내게 느닷없는 질문이 날아왔다. “KAL기 폭파된 것 틀림없나요?” “천안함 폭침이 맞습니까?”사상검증에 들어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언짢았지만, 일단 참고 대답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가가 조사하여 발표한 것을 저는
역사 속에서, 백의종군(白衣從軍)은 무인 관료들에게 내리는 처벌의 하나였다. 본인이 자발적으로 내리는 결정이 결코 아니었다. 계급이나 직책없이(白衣) 군문에 종사한다(從軍)는 뜻인 백의종군은 5단계 처벌 중 감옥에 가두는 도형과 곤장을 때리는 장형 사이 경징계의 벌(罰)이었다. 정확하게는 무과 과거 급제자의 신분은 유지해주면서 계급과 직책을 박탈하는 형벌이었다. ‘백의종군’ 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두 번이나 당한 충무공 이순신을 떠올린다. 첫 번째는 1587년 조산보만호 겸 녹둔도 둔전관 직책을 맡던 중 북방 오랑캐를 제대로 막지 못했다는 누명을 쓰고 받은 백의종군 처분이었다. 두 번째는 1597년 정유재란 때 원균과의 갈등에다가 이순신을 제거하기 위한 왜국의 작전에 휘말린 선조가 수군통제사 자리를
부족한 음식을 놓고 힘센 맞이와 둘째만 배불리 먹고 나머지 동생들을 늘 주리게 만든다면 이는 온당한 처사인가. 자유민주주의가 신봉해온 다수결 원칙은 옳다. 이견이 존재할 때 합리적 결론을 도출하는 방법으로 이보다 더 공정한 방법은 없다는 차원에서 그렇다. 단순다수의 선택에 따르는 단순다수결(simple majority)이야말로 비용을 줄이고 속도를 높이는 지혜로운 의사 결정법이다. 그러나 이 단순다수결은 단지 승자라는 이유로 소수가 지나치게 많은 권한을 독점하는 모순을 파생한다. 문제점을 보완하는 방법으로 과반수로 결정하는 절대다수결(absolute majority), 3분의2나 4분의3 등 특정 다수의 결정에 따르는 제한다수결(qualified majority)을 적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절대다수결은 결선
지금 대한민국을 망치고 있는 것은 ‘맹신’이다. 색안경 단단히 끼고 앉아 도무지 사고의 유연성이라고는 낌새조차 보이지 않는 편협한 아집 속에 갇혀서 민초들이야 죽든 말든 개의치 않고 좌파 정치실험을 거듭하는 ‘맹신’이 가장 큰 문제다. 공기가 안 좋을 때 미세먼지 피하듯 집안에 꼭꼭 숨어 있다가 조금 살 만하니까 우르르 밖으로 쏟아져나와 케케묵은 권력욕 찌꺼기로 남은 극우 선동가나 불러대는 초라한 ‘맹신’도 문제이긴 마찬가지다.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보수 재결집’ 흐름이 날마다 뉴스가 되고 있다. 누가 누구를 만났네, 누구와 무슨 말을 나눴네 세간의 관심이 치솟기 시작했다. 진보정권의 치세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급상승한 가운데 나타난 이 같은 현상은 어쩌면 자연스러울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 입에서 나오는
‘어떤 부모가 과년한 아들에게 맞선을 보러 가자고 했더니, 신붓감 다섯 명을 데려다 놓지 않으면 안 나가겠다고 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객관식 시험에만 익숙한, 찍기식 공부가 빚어내는 부작용을 풍자한 것으로 들린다. 매사 그렇게 정답만 알면 되는 식으로 문제를 상대하는 버릇과 능력을 키운 사람은 여러모로 부실할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는 과정’이라는 말은 진리다. 고지만 탈환하면 수단은 상관치 않는 것이 ‘군사문화’라면, 민주주의는 달라야 한다. ‘성과 지상주의’에 함몰되어 구성원의 권리나 소비자의 권익을 무시하고 몰아쳐 성장만을 추구해온 시절이 있었다. 이젠 그래서는 안 된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아니, 정치야말로 객관식 문제 풀듯이 달려들어서는 결코 정답에 다다를 수가 없다. 설사 그렇게
‘이혼 숙려기간’이란 제도가 있다. 이혼이 드물지 않게 된 현대의 세태에 맞게 협의이혼 당사자가 일정 기간(양육해야 할 자녀가 있는 경우는 3개월, 그런 자녀가 없는 경우는 1개월)동안 좀 더 생각해보라고 주는 숙고의 시간을 말한다. 지난 2008년 도입된 이 제도는 대체로 ‘홧김 이혼’ 등 결혼생활의 성급한 파경을 예방하는 효과를 뚜렷하게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유한국당이 전원책 조직강화특위위원 해촉 후폭풍으로 어수선하다. 애초부터 ‘차도살인(借刀殺人)’을 위해 잠시 빌린 칼이 아니냐는 의심 속에 ‘실패’하리란 비관이 무성했었다. 방송해설가 기질을 그예 참지 못하고 무슨 독립군 선봉이나 된 것처럼 나서던 모습부터 이상했다. 칼을 치켜들고서 그렇게 말이 많은 무사를 무서워할 악어가 세상에 어디 있
드디어, 남한에 ‘김정은 팬클럽’이 출범했다. 최근 서울 광화문에서 한 좌파단체가 ‘백두칭송위원회 결성 선포’ 행사를 열고 “김정은!”을 연호하며 ‘백두혈통’을 찬양했다. 국민주권연대와 한국대학생연합 등 13개 단체는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환영한다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평양 주민들과 비슷하게 붉은 색 조화(造花)까지 들고 흔들었다. 이날 발표된 이들의 선언문에 김정은은 ‘자주 통일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감수하겠다는 진정 어린 모습’으로 묘사됐다. ‘백두칭송위원회’ 공동대표라는 사람들은 “전 국민적 환영 분위기를 조성해 역사적인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자주 통일의 일대 사변(事變)으로 만들어 분단 적폐 세력이 감히 준동하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이순신(李舜臣)은 전라좌수사에 취임한 직후 어머니 변 씨를 여수의 고움내라는 곳에 모시고 봉양했다. 어머니 변 씨는 상당히 강직한 여성이었는데, ‘난중일기’를 보면 문안 인사를 하고 떠나는 아들 이순신에게 “가거라. 부디 나라의 치욕을 크게 씻어라”라고 격려한 기록이 남아 있다. 이때 이순신은 어머니의 모습을 ‘두세 번 타이르시고 조금도 헤어지는 마음으로 탄식한 빛이 없으셨다’라고 묘사하고 있다. 조선은 임진왜란으로 전 국토가 초토화되는 전란을 겪고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당파싸움을 지속하다가 불과 44년만에 병자호란의 참화를 다시 당했다. 조정은 군역(軍役)을 감당하는 양인(良人) 계급이 급격히 줄어 들어가는 데도 제도를 바꾸지 않았다. 천민들은 물론 현직 관료, 학생(성균관 유생, 사학 유생, 향
관직사냥(獵官)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문재인 캠프에 얼쩡거렸던 사람들이 ‘낙하산’을 타고 소리없이 공기업 임원을 비롯한 고위직에 내려앉은 일이 비일비재하다. 바른미래당이 지난 25일을 ‘낙하산 근절의 날’로 지정하고 문재인 정부의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人事)를 집중적으로 폭로했다. 바른미래당이 밝힌 현 정부의 ‘낙하산’ 현상은 전 정권보다 더하면 더했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바른미래당이 공개한 ‘낙하산·캠코더 인사 현황’에 따르면 문 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공공기관 낙하산은 최고위 임원 364명의 44%인 161명(기관장 94명·감사 67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국회 상임위별로 소관 공공기관 340곳의 신규 상임·비상임 이사 1천722명을 전수조사한
시대를 제대로 못 읽어내는 자유한국당의 난독증(難讀症) 고질병이 도지고 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질 때의 장담처럼 환골탈태의 새 길을 열어가기는커녕 미래가 점점 더 혼미해지고 있다. 그 중에도 가장 수상한 것은 민심의 소재와 나라의 비전을 담은 감동적인 이정표를 세우고 새 깃발 아래 인재들을 품으리라던 밑그림이 사라진 일이다. 뒷방에서 무슨 말들을 나누는지 다 알 수는 없으나, 혁신을 위한 몸짓은 여전히 감감하다. 전권을 약속받고 조직강화특별위원이 된 전원책 위원은 날마다 제대로 정리되지도 않은 담론들을 흘려 호사가들 따따부따의 소재를 보태고 있다. 조용히 조직정비의 칼자루를 휘둘러야 할 사람이 왜 그렇게 많은 이야기들을 쏟아내야 하는지 모를 일이다. 새로운 척도를 위한 사전작업일 수는 있다.
‘애드벌룬’이라는 이름의 정치기법이 있다. 여론의 향배를 슬쩍 떠보고 대응하기 위해서 파격적인 이슈를 던져보는 정치술수다. 일단 띄워보고, 반응이 좋으면 막 밀어붙이고, 여론이 사나우면 흔히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거나 “진중치 못했다”며 사과 입장을 취해 거둬들이는 절차를 밟는다. 주요 정치인이나 정당들은 이슈 선점으로 자신들의 지명도를 높이는 이득까지 얻을 수 있는 이 정치기법을 간단없이 쓴다. 국정감사장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를 검토 중”이라는 깜짝 답변을 내놓아 정치권이 시끌하다. 강 장관의 발언에 외교부 수장이라면 당연히 따라 붙어야 할 ‘북한의 비핵화 진전이 있을 때’라는 수식어는 없었다. 야당의 질타가 빗발치자 강 장관은 “범정부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는
더불어민주당 수장 이해찬 대표의 ‘장기집권’ 호언은 이제 습관이 된 듯하다. 지난 8월에는 ‘20년 장기집권’을 언급하더니, 9월에는 ‘50년 장기집권’을 입줄에 올렸다. 며칠 전 10·4공동선언 11돌 기념식에 참석하려고 평양에 가서는 북측 정치인들과 면담하면서 “제가 살아있는 한 절대 (정권을) 안 빼앗기게 단단히 마음먹고 있다”고 호기를 부렸다. ‘보수궤멸론’을 부르대는 강골정치인 이해찬의 거듭된 ‘장기집권’ 발언에 대해 제대로 논박하는 보수정치인이라고는 눈을 씻고도 찾아보기 어렵다. 정치권 판세운동장의 기울기가 워낙 가파르다보니까 잽이든 어퍼컷이든 그저 무차별로 얻어맞고만 있을 따름인 모양새다. 보수정치가 전열정비를 제대로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스스로 변할 결기와 능력 자체가 없는 데다가 여전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