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6일, 임명된 지 1년 남짓밖에 안 된 통계청장이 석연찮은 이유로 전격 교체됐을 때 정치권 내외의 반응은 격렬했었다. “‘소득주도성장’이 안 되니 ‘통계주도성장’ 하자는 거냐”는 비난에서부터 “기상청장 바꾸면 날씨가 바뀌느냐”는 비아냥에 이르기까지 여론은 대체로 곱지 않았다. 집권 더불어민주당의 정책에 대해서 대략 박수를 치고 있는 민주평화당에서 내놓은 당시의 반응은 두고 기억에 남는다. 평화당 홍성문 대변인의 논평은 ‘정부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자르는 우를 범하질 않길 바란다’라는 제목부터 대단히 이례적이고 맵짰다. “국민들의 눈을 속이려는 또 다른 시도에 불과한 것”이라는 힐난까지도 들어 있었다. ‘견지망월(見指忘月)’이라는 사자성어는 ‘달을 보라고 손을 들어 가리켰더니 손
1973년에 나온 미국의 역사학자 슐레징거 2세(Arthur Meier Schlesinger, Jr.)의 ‘제왕적 대통령제(The Imperial Presidency)’라는 책은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시끄럽던 닉슨 행정부의 막강한 권위를 묘사한 제목이다. ‘제왕적’이라는 말은 명목상 ‘3권 분립’을 선택하고 있으면서도 행정부의 권한이 과대한 경우 극단적으로 대통령 독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의 의미로 회자된다.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말은 우리나라에서도 수없이 언급돼 왔다. 대통령이 나라의 온갖 크고 작은 일들을 다 들여다보고 좌지우지하려고 한다고 해서 ‘만기친람(萬機親覽)’이라는 비판용어까지 등장했다.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비난은 보수정권시절 진보 야권(野圈)에서는
작금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비관론의 요체는 이렇다. 지난 연초부터 시작된 ‘평화 공세’로 김정은은 시간벌기에 완벽하게 성공했다. 게다가 잘하면 ‘종전선언’ 매듭을 풀어 남한을 향한 ‘미군철수’ 요구의 명분을 장착할 수도 있게 됐다. 남북, 북미회담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다면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하여 남한에 사사건건 감 놔라 배 놔라 할 수 있는 존재로 발돋움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될 상황이다. 문재인정권과 여당이 꿈꾸고 있는 한반도 평화 구축 시나리오는 크게 다르다. 문재인 대통령이나 남측대표들은 우선 김정은을 철석같이 믿고 있음이 분명하다. 김정은으로 하여금 북한 군부와 북한주민들에게 “핵을 내려놓자”고 말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자는 심산인 듯하다. 위험하더라도, ‘종전선언’ 같은
걱정스럽고 또 걱정스럽다. 여차하면 걷잡을 수 없는 지역감정이 폭발할 판이다. 아니, 어쩌면 시한폭탄의 초시계는 이미 작동이 시작됐는지도 모른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며 한껏 멋을 부리며 출발한 정권이다. 그런 정권이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 최소한 왜 이렇게 하는지 속 시원한 설명이라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예산 정치보복’ 아니냐는 지역의 분노를 묵살하고 넘어갈 일이 결코 아니다. 최근 윤곽을 드러낸 정부의 2019년도 시도별 국비예산안이 아연실색을 부르고 있다. ‘TK패싱’ ‘TK예산 차별’ 소문은 벌써부터 떠돌았다. 사실이라고 믿지 않았다. 그런데 뚜껑을 열고 보니 이상한 대목이 한 두 곳이 아니다. 대구시는 요구액보다 4천100억원이 깎인 2조8천90
‘못 되면 조상 탓, 잘되면 제 공(功)’이라는 말이 있다. 살아가면서 뭔가 일이 안 풀릴 때마다 ‘남 탓’만 하는 찌질한 인간들을 숱하게 본다.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정권을 잡기 위해서 주야장청 시시콜콜 반대하고 헐뜯는 기술을 발휘하던 정치세력의 유치한 속성이 있다. 막상 정권을 잡은 뒤에는 영락없이, 하는 일이 잘되면 공치사에 여념이 없고 잘못되면 전(前) 정권 허물로 뒤집어씌우는 궤변생산에 몰두한다. 급격히 거꾸러지고 있는 경제지표를 둘러싼 정치공방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정책’에 대한 야당과 경제계의 거듭된 비판에 청와대와 여당은 분명하게 ‘No!’라고 답했다. 25일 전당대회 영상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현재의 경제정책 기조를 ‘올바른 길’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요 며칠 사이에 유력 여권인사들에 대한 이상한 두 개의 사법적 판단이 여론을 들끓게 하고 있다. 하나는 여비서 김지은 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정에 선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무죄’가 언도된 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드루킹 댓글조작사건의 공범자로 지목된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해 특별검사가 신청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사태다. 이 두 개의 결론은 ‘살아있는 권력’에게 턱없이 관대한 사법부의 이율배반적 적폐의 소산으로 기록될 조짐이 농후하다.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주최로 열린 ‘5차 성차별·성폭력 끝장집회’에서 변호사가 대독한 전 충남도 정무비서 김지은 씨의 편지내용이 애절하다. 김 씨는 “‘죽어야 제대로 된 미투로 인정받을 수 있다면 지금 당장 죽어야 할까’라는 생각도 수없이 했다”면서 사법부를 향
현대정치를 움직이는 변수 중 ‘여론’ 만큼 강력한 요소는 없다. 민심’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잠행(潛行)을 다니던 옛날 치자(治者)들의 관행은 현대사회에서 여론조사라는 과학적 기법으로 완전히 대체된 셈이다. 물론 오늘날도 골목골목을 다니며 진솔한 민심을 듣는 일이 정치인들에게 가치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여론조사 결과가 다시 여론을 움직여 다수를 형성해가는 ‘밴드왜건(band wagon) 효과’는 정치인들에게 대단히 매혹적인 현상이다. 오늘날 여론을 움직일 수 있는 아이디어와 적절한 액션은 정치인에게 필수요소가 됐다. 그 메커니즘의 꼭대기에 ‘쇼(show) 정치’가 있다. 대중을 향해 멋진 말만 골라서 쏟아내고, 유행을 좇아 뛰어다니는 ‘정치 쇼’는 여론몰이의 핵심 수단으로 여겨진다. 문제는 현대
노회찬, 그의 자살에 동의하지 않는다. 생전에 그가 보여준 신실한 정치활동에 대한 평가에 인색할 이유는 없으나, 죽음 뒤에 펼쳐지는 과도한 예찬 또한 듣기 거북하다. 한 인간의 삶을 놓고 ○X문제풀이 식으로 접근하거나 흑백논리로 재단하는 것은 천박하다. 우리는 모든 이슈에 대해 다면적으로 분석하여 긍정과 부정적 요소를 함께 말하는 일에 서툴기 짝이 없다. 부작용에 대한 대응책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마구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는 악질이거나 최소한 돌팔이다. 중환자일수록 수술계획은 철저히 실용적이어야 한다. 검증되지 않은 신약(新藥)을 함부로 사용하는 일도 자제돼야 마땅하다. 일어날 수 있는 현상에 대한 예측은 적확(的確)해야 하고 대비책은 과학적이어야 한다. 그게 진보다. 진보는 그래야 마땅하다.
젊은 날 군문에서 장교교육을 막 받기 시작했을 때 교관으로부터 들은 멋진 말이 있다. “군(軍)이란 상명하복(上命下服)이라는 지극히 비이성적인 전통으로 ‘국방’이라는 위대한 이성을 구축하는 존재”라는 정의다. 상명에 무조건 복종하는 습성을 붙이는 훈련을 받으면서 적잖이 혼란스러웠던 그 때, 그 교관의 말은 소중한 깨달음으로 각인됐다. 그 깨달음은 고달픈 군대생활을 하는 동안 종요로운 정신적 자양분으로 작용했었다. 최근 창군 이래 대한민국 국군에 최악의 하극상(下剋上) 혼란이 펼쳐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해 3월 탄핵 정국 때 국군기무사령부가 작성한 계엄검토 문건과 관련해 번지고 있는 논란이 엉뚱한 곳으로 비약되면서 군 전체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폭발시키고 있는 것이다. ‘기무사 계엄문건’
민주주의의 두 날개 중 한 쪽이 부러진 채 허공을 표류하고 있는 한국정치의 위태로움이 극에 달하고 있다. 급격히 기울어진 운동장 높은 곳 진보세력에겐 나날이 패착과 오만의 징조가 얼비치고, 낮은 곳 보수 쪽은 여전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지리멸렬(支離滅裂)’ 그 자체다. 물론 모두가 자업자득이다. 남 탓을 할 처지도 못된다. 권력을 잘못 만진 죗값이요, 시대를 오독(誤讀)한 형벌이다. 최근 이 어처구니없는 현실을 극복할 사명을 오롯이 짊어진 인물이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다. 폐허 위에서 제1야당 재건축의 막중한 소임을 맡은 그가 과연 방황하는 이 나라 보수민심을 다시 묶어낼 수 있을 것인지, 난치 수준에 이른 한국당의 고질을 말끔히 고쳐낼 것인지가 최대의 관심사다. ‘김병준
문재인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 부회장을 만났다. 인도 삼성전자 공장 준공식에서 이 부회장을 만난 문 대통령은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장면을 놓고 가장 크게 놀란 측은 진보진영인 것같다. 진보논객들이 ‘박근혜, 최순실과 함께 국정농단과 정경유착의 주범’이라는 수식어를 붙여가며 만남의 부적절성을 부르댄다. 국민들이 못 볼 장면까지 보게 됐다고 한탄하기도 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진보성향 시민단체들을 겨냥해 근본주의적 성향과 개혁조급증, 경직성을 지적했다가 호되게 씹히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별도합산 토지 종부세를 빌미삼아 동네북 취급이다. 진보인사들은 J노믹스의 핵심인 소득주도 성장정책을 이끌어 온 대표적 인물인 홍장
지난 6일부터 이틀 간 평양에서 열린 북미 고위급회담의 뒷말이 수상하다.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는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소감과는 다르게 북한의 힐난이 살벌하다. 북한은 “미국 측은 싱가포르 수뇌 상봉과 회담의 정신에 배치되게 CVID요, 신고요, 검증이요 하면서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고 비난했다. 북한의 악담 속에 담긴 주장들이 우리가 알고 있는 남북-북미정상회담의 성과와는 사뭇 딴판이라는 것이 문제다. 미국 내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핵을 폐기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뿐’이라는 비아냥거림이 나돈단다.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테드 리우, 게리 코놀리 등 민주당 의원들은 최근 에드 로이스 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6·12 북미정상회담의 비핵
“(지난 정권의)결정에 중대한 어떤 문제나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드러나지 않는 한 현재로서는 영남권 신공항에 대한 기존 입장을 뒤집기는 쉽지 않다” 정치인들의 말은 더러 조건에 찍힌 방점을 주목해야 한다. 최근 영남권 최대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논란에 대한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의 발언이 수상하다.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있다는 언중유골(言中有骨)이 역력하다. 민주당 소속인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의 광역단체장들이 한 자리에 모여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위한 테스크포스(TF) 구성을 결정했다.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 등 PK(부산경남) 지역의 광역단체장 당선자들이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의사를 밝힌 것이다. 겉으로는 지
정치권 선거에서 승패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다. 매번 이길 수도 없고, 번번이 지지도 않는다. 선거에서 패배한 정당이 정책정당으로서 미더운 비전을 거듭 내놓아 민심을 얻음으로써 다시 이기는 것이 정상적인 프로세스다. 그러나 냉정히 돌아보면 우리 정치사는 야당이 잘 해서 권력을 차지하는 경우를 본 기억이 별로 없다. 지방선거에서 치욕적인 참패를 당한 자유한국당의 균열이 상상을 초월한다. 당을 정말 살려내기 위해서라면 리모델링 수준으로는 어림 없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 아무리 살펴보아도 한국당이 슬쩍 인테리어나 바꾸는 방법으로는 되살아날 가망은 없다. 일부 의원들이 반성의 표시로 ‘총선 불출마’라는 결코 쉽지 않은 용단을 내리고 있음은 그나마 주목거리다. 박근혜 정권의 몰락을 어떻게 발전적으로 극복하
‘망매해갈(望梅解渴)’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AC196년 조조가 완성(宛城)의 군벌인 장수(張繡)를 공격하러 가다가 병사들이 갈증을 견디지 못하고 주저앉자 갑자기 일어나 “저 산 너머에 매실나무숲이 있다”고 소리를 질러 병사들로 하여금 힘을 내게 했다는 고사가 전해진다. 나폴레옹이 알프스산맥을 넘을 때 산 너머에 병사들을 기다리는 아리따운 처녀들과 풍족한 음식이 넘쳐난다는 말로 사기를 끌어올렸다는 비슷한 이야기도 있다. 살다보면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황당한 일을 당할 때가 더러 있다. 한반도 평화 구축을 놓고 벌어지는 작금의 사변들이 꼭 그렇다. 전쟁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한다는데,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누군들 마다할 이유가 왜 있으랴. 그러나 지난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축구선수를 뽑는 선발전을 탁구시합으로 하자하면 어떻게 될까. 탁구선수를 뽑자면서 축구경기를 시키면 또 어떻게 될까. 중앙정치권이 벌이고 있는 대형 정치이슈에 볼모잡힌 야릇한 지방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분위기를 살펴보니 이대로라면 진짜 ‘지방선거’는 애당초 글렀다. 지역일꾼을 뽑는다는 타이틀이 무색하도록, 이번 선거는 정당 하나를 딱 골라놓고 좌고우면할 것 없이 한 줄로 찍어내는 줄 투표로 끝날 공산이 커졌다.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율이 각각 20.14%, 21.07%로 마무리됐다. 사전투표소에서 한동안 살펴보니 줄 투표 민심이 여실했다. 늙은 아버지를 투표소에 들여보내며 ‘무조건 ○번만 찍으셔요.’하니까 노인 역시 ‘알았어.’하는 소리가 들린다. 사전투표율을 놓고 여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또 하나의 ‘핵폭탄’이 등장했다. 민주주의를 지키는 세 기둥 중의 하나인 사법부의 중추 대법원이 무참히 흔들리고 있다. 시민단체인 참여연대가 나서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강제 수사하라고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법치’의 기본은 사법부에 대한 ‘무한 신뢰’다. 법원의 중립성과 판사의 양심이 의심되는 나라에서 ‘민주주의’란 한낱 허울에 불과하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으며,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은 조사결과 보고서에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판사 사찰과 재판 개입 등을 시도한 정황이 발견됐다고 밝혀 세상을 놀라게 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지난 2014년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상고법원 설치 안에 비판적인 판사들을 감시하고, 특정
북한의 대외 협상기술은 ‘벼랑 끝 전술’로 통칭된다. 외교를 포함한 모든 대외 현안에서 북한 대표들은 극언을 넘나든다. 상당히 많은 경우에서 북한의 벼랑 끝 전술은 효력을 보아왔다. 한마디로 남북한의 군사적 대치상태에서 북한의 행악질은 번번이 먹혔다. 북한은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전쟁의 피해와 고난을 두려워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 우리는 그들에게 패악을 당하고도 매번 유야무야 넘겨왔다. 오는 6월 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요 며칠 사이에 벌어지는 일들을 겪으면서 우리 국민들은 어지럽기만 하다. 예외 없이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하는 김정은과 ‘미치광이 전술’로 대응하는 도널드 트럼프의 대결은 일단 미국의 승세로 귀결됐다. 김정은이 중국 시진핑에게 뭔가 언질을 받고 난 다음 태
세상이 온통 ‘몰상식’으로 넘쳐난다. ‘한미군사훈련’을 용인한다던 북한의 생트집 뒤집기 버릇이 도졌다. 경찰이 굼벵이수사로 증거인멸 시간을 한껏 벌어준 ‘드루킹’ 사건을 파리 한 마리에 비유하던 집권여당은 ‘특검’ 이슈 앞에서 하염없이 잔꾀를 부리고 있다. 대기업 노동자들은 길거리로 뛰쳐나와 ‘총수 퇴진’을 외친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발전해온 대한민국을 지탱해주는 가장 강력한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그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상식(常識)’이다. 우리가 가진 상식 중의 으뜸은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핵을 완전히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을 가장 가까운 우방으로 삼은 탁월한 선택이 오늘날 이 나라의 번영을 담보해왔다. 지난 3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김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제주도지사 재선에 도전하고 있는 원희룡 후보 측이 “제주에도 드루킹이 있다”는 흥미로운 발표를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 관련 특정 기사의 조회 수와 댓글 추천 수 등을 누군가가 조작한 흔적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문 후보에게 유리한 것 같은 기사에 대해 작금 국민들의 촉각이 쏠려 있는 네이버(NAVER)에서는 댓글이 단 7건 뿐인 반면, 다음(Daum)에서는 무려 6천여 개가 달린다는 사실을 사례로 들었다. ‘드루킹 사태’는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의 단식투쟁까지 불러온 이 나라 정치권을 덮친 심각한 먹구름이다. 합법적인 ‘여론형성’과 불법적 ‘여론조작’ 사이의 모호한 공간을 파고드는 새로운 형태의 진화된 선동술책은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음이 자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