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식이라 해도 좋다. 손으로 한자 한자 정성들여 쓴 손편지가 더 많은 감동을 준다고 믿는다. 손편지에는 편지 쓴 이의 마음과 정성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지난 주 청와대에 세월호 희생자인 단원고 조은화 양과 허다윤 양의 부모님들이 찾아왔다. 부모님들은 오랜 기다림 끝에 10월에 생일을 맞는 딸들의 생일 전에 장례를 치러주기로 했다. 그래서 다른 가족들과 협의 끝에 지난 9월 23일부터 25일까지 3일 동안 서울시청에서`이별식`을 했다. 이제는 자식을 가슴에 묻은 부모님들이 지난 11월 30일 청와대를 찾아 직접 쓴 손편지를 문재인 대통령께 전달해 달라고 부탁했다. 세월호 선체에서 뒤늦게 발견된 유골의 보고 누락 문제에 대해 입장을 전했다. 두 어머니는 편지에서 “이별식으로 은화, 다윤이를
1991년 3월 대구에서 발생한 `개구리소년 실종 사건`은 많은 아쉬움 속에 미제의 사건으로 남았다. 지금이었다면 미제사건으로까지 갔을까 하는 의문은 가져볼 만하다. 그러나 당시로서는 워낙 국민적 관심이 큰 사건이었던 탓에 최선을 다한 수사라고 보아야 한다. 다섯 명의 초등학교 어린이가 대낮에 한꺼번에 사라진 사건에서 단 한가지의 단초도 찾지 못한 사실 앞에서 경찰은 별로 할 말은 없을 것이다. 이 사건은 수많은 경찰력이 투입됐으나 결과는 맹탕으로 끝났다. 사건발생 11년 6개월만인 2002년 9월 같은 동네에 있는 학교 신축현장 뒷산에서 아이들의 유골을 발견했으나 공소시효 만료를 맞을 때까지 여전히 미궁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던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이 사건을 미스터리로 바라본다. 그러는 동안
1994년 1월 17일, 우리에게는 LA지진으로 알려졌던 강도 6.6의 강진이 도시의 새벽을 강타했다. LA 북쪽의 교외도시인 노스리지(Northridge) 지역을 진앙으로 했던 이 날의 지진은 그 지역의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학교와 병원 등 공공건물들이 파괴되었음을 물론이고 지역을 관통하는 주요 고속도로들도 여기저기 끊어졌는가 하면 수천채의 가옥들이 심대한 피해를 입었다. 노스리지 지역은 거의 전쟁터처럼 변하였으며 그 곳은 한동안 지진의 충격에서 벗어나기 어려웠을 만큼 커다란 피해를 입었다. 누구도 다시는 그 지역에 이사하거나 보금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며 그 지역으로부터 탈출하려는 마음들이 팽배하였다. 미국인들이 회피하는 지역이 되었으며 그 지역의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우울해
중국 전국시대 초(楚)나라에 장신(莊辛)이라는 대신은 양왕(襄王)에게 사치하고 음탕하여 국고를 낭비하는 신하들을 멀리하고, 왕 또한 사치한 생활을 그만두고 국사에 전념할 것을 충언했다. 그러나 왕은 오히려 욕설을 퍼붓고 장신의 말을 듣지 않았다. 장신은 결국 조(趙)나라로 갔는데, 5개월 뒤 진나라가 초나라를 침공해 양왕은 다른 나라로 망명하는 처지에 놓이게됐다. 양왕은 그제서야 비로소 장신의 말이 옳았음을 깨닫고 조나라에 사람을 보내 그를 불러들였다. 양왕이 이제 어찌해야 하는지를 묻자 장신은 이렇게 대답했다. “`토끼를 보고 나서 사냥개를 불러도 늦지 않고, 양이 달아난 뒤에 우리를 고쳐도 늦지 않다(見兎而顧犬 未爲晩也 亡羊而補牢 未爲遲也)`고 했습니다. 옛날 탕왕과 무왕은 백 리 땅에서 나라를 일으켰고
이국종이라는 이름이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CNN 방송이 국내에도 공개되지 않은 북한 귀순 병사 수술 광경과 이국종 교수와의 인터뷰를 공개해 이슈가 됐다. 화제의 초점은 수술실에서 여러 명의 의료진이 환자를 살리기 위해 정성을 다하는 감동적인 모습과, 외신과 인터뷰 하는 이 교수의 유창한 영어실력과 전문성이었다. 이국종 교수는 아주대 병원의 중증외상 센터장이다. 그는 아주대 의대를 졸업하고 해외 연수후에 아주대 병원에 근무하는 교수이다. 이 교수는 CNN 인터뷰에서 지난달 23일 공동경비구역(JSA)을 넘어 탈출한 북한 병사의 탈출 상황과 수술과정 및 환자의 현재 상태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당시 병사는 절반보다 훨씬 많은 피를 흘려 저혈압과 쇼크로 죽어가고 있었다”
지진은 남의 이야기라 생각했다. 일본이나 대만, 그리고 지난해 경주 지진도 나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가 살던 집이 뿌리째 뽑힐 기세로 흔들렸고, 멀쩡했던 외벽이 무너지고 아파트가 붕괴직전까지 갔다. 1분도 채 되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11월 15일 오후 2시 29분 이후와 이전은 전혀 다른 시간이다. 자신의 방에서 하늘이 보인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인터뷰를 하는 이재민은 지진으로 지붕이 날아갔다며, 갈 곳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울먹였다. 흥해에 사는 친구네는 유리란 유리는 다 깨졌다 하고, 어머니의 지인분은 하루 아침에 이재민이 돼 흥해 실내체육관에 계신다고 했다. 참고로 나는 매우 씩씩한 여자사람이다. 하지만 엿가락처럼 휘청거린 집안에서 대피해, 아이들을 데리러 학교로 갔을 땐
포항 하면 가장 먼저 철강도시, 포스코, 해병대란 단어가 연상된다. 그러나 여기에 지진이란 단어가 하나 더 추가되어야 할 것 같다. 지난달 15일 규모 5.4의 강진이 포항에서 발생하며 전국을 지진의 공포로 몰아넣었다. 지난해 규모 5.8의 경주 지진에 이어 지진관측 이래 2번째로 큰 지진, 피해액 최대, 사상 초유의 수능 연기 등 지진과 관련한 새로운 기록이 만들어졌다. 4일 현재 포항 지진 잠정 피해액은 971억6천700만원으로 경주 지진 피해액 120억원의 8배에 이른다. 이 가운데 공공시설, 공장, 상가 등을 제외하고 주민 생활안정과 직결된 주택 피해액만 429억6천여 만원에 달한다. 건물 폐쇄 결정으로 이주를 해야 하는 420세대 가운데 177세대가 임대아파트 등 임시 거처로 이주했다. 임시
모 일간지에 실린 내용이다. “학교 운동장 빼고는 군(郡) 전체에 어린이 놀이터는 한군데도 없다. 경로당은 161군데나 있는데…” 해외 토픽감이 아닌가 했다. 먼 곳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우리의 이웃인 경북 영양군의 사정이다. 영양군에서 작년에 태어난 아기는 모두 74명. 울릉군(38명)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가장 적었다. 2007년 신생아 수가 100명 이하로 떨어진 이후 10년째 이 수준이다. 지방소멸의 위기감을 다룬 일간지의 내용이다. 2014년 일본에서는 일본의 지방소멸을 예고한 이른바 `마스다 보고서`가 발표되고 충격에 빠졌다. 일본의 총리대신을 역임한 마스다 히로야가 쓴 보고서는 “일본의 인구는 도쿄를 극점으로 빨려들면서 주변 지방도시 인구가 서서히 감소하면서 결국은 소멸의 길로 간다”는 내용이
지난 달 19일 제주도의 한 특성화 고등학생 이민호 군이 현장실습에 나갔다가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언론에서는 이 군이 기계에 목이 끼어서 큰 부상을 입었고 이를 치료하던 중 사망하였다고 보도했다. 이 사건을 보면서 필자는 민호군의 사망사고는 정부가 보조금을 이용해서 학교를 지배하려는 정책과 기업체가 실습 학생을 값싼 `노동력`으로 착취했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SBS의 보도에 따르면, 이민호 군은 생수공장에서 일을 하면서, 생수 생산의 전체 공정을 담당했다고 한다. 즉, 이군은 생수가 병에 주입되고, 생수병이 일정한 개수(보통 2l는 6개, 500ml는 20개)로 포장되고, 포장된 생수병들이 적재되면 그것들을 지게차에 실어서 옆으로 옮겨 놓는 일을 하였다. 생수 주입
“아빠 학교 가기 싫어! 시험 보러 학교 다니는 것 같아. 그런데 아빠는 왜 시험 문제를 내?” 초등학교 4학년 나경이의 말이다.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리며 이불 속에서 꼼지락거리는 아이의 모습이 마치 꽃봉오리를 닮았다. 아이가 어떤 꽃을 피울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주말 아침이었다. 그런데 그 꽃봉오리 같은 아이가, 그것도 초등학교 4학년 밖에 안 되는 아이가 시험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는 마음이 미어졌다. 저러다 피지도 못하고 시들어버리지나 않을지 걱정이 되었다. 필자의 마음을 알았는지 아이는 벌떡 일어나 이불을 박차고 옷을 주섬주섬 입더니 “나 자전거 타고 올게!”하며 늦가을의 찬란한 아침햇살 속으로 사라졌다. 대한민국 학생들은 지금 시험과 전쟁 중이다. 지난주에는 큰 시험들이
`통제는 신속한데 해제는 느림보` 대형 여객선이 발이 묶이자 울릉 주민들이 내뱉은 볼멘소리 가운데 하나다. 포항~울릉도 항로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지역주민을 배려하지 않는 동해해양경찰서의 늑장 대응 때문에 울릉도발 여객선이 50분이나 지연 출발해 승객들의 원성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서해안 영흥도 낚싯배 전복사고에서도 드러나듯 해경의 늑장대응은 이제 전매특허가 될 판이다. 지난달 29일 불합리한 출항 규정 때문에 출항을 못한 썬플라워호가 다음날인 새벽 5시 울릉도 출항을 예고하자 30일 새벽 4시부터 승객 371명이 울릉도 여객선 터미널로 몰려들었다. 전날 작은 여객선은 운항하고 큰 여객선은 통제돼 육지로 못나간 승객들은 잘못된 규제 때문에 하루 묶였고 당시
역사적으로 많은 개혁들은 기존하는 부조리를 뜯어고치고자 하는 목적으로 출발했다. 기존 질서와 문화가 개혁의 온실이었다. 마틴 루터는 500년 전 당시의 기존 교회에서 행해지는 부조리를 뜯어고치고자 행동을 취하였고, 그 운동은 프로테스탄트교 또는 개신교를 낳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때까지도 가톨릭교회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기초인 성서를 당시 상용언어로 모든 사람들이 읽을 수 있게 번역하는 사람들을 화형에 처하기까지 했고, 악명 높은 면죄부를 판매하고 있었고, 교황과 왕들 간에 끊임없는 권력 투쟁 등 세속적으로도 수치스러운 행위를 자행하고 있었다. 19세기에 칼 마르크스가 유물론 사상과 공산주의 이론을 전개한 것도 당시의 두가지 기존 체제이었던 중세 교회와 봉건제도에 대한 도전에서 싹튼 것이다. 교회의 부조
얼마 전에 첫 시집을 냈다. 처음 낳은 자식과 마찬가지다. 내 눈엔 예뻐 죽겠는데 다른 사람 눈에는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다. 시는 음식점에서 뛰어다니다 그릇을 깨뜨리지도, 마트에서 울며 떼쓰지도 않는다. 하지만 문장이 지루하거나 동어반복하거나 알맹이 없이 난해하기만 하면 손가락질 받는다. 독창적인 개성과 미적 감각이 없는 시, 인간과 세계에 대한 통찰이나 공감이 없는 시는 예쁨 받기 힘들다. 다른 사람 눈에는 어떻게 보일까. 요즘 나의 최대 관심사다. 여러 시인과 평론가들에게 시집을 보내 반응과 평가를 기다린다. 어떤 피드백이라도 감사하지만 이왕이면 좋은 말을 듣고 싶다. 그러면 밥 안 먹어도 배부를 것 같다. 시집을 읽은 독자가 인터넷에 독후감을 올리진 않았을까, 매일 내 이름과 시집 제목을 검색해본
현 정부가 서민을 소중하게 생각하므로 통신, 음식료, 전기가스를 비롯한 민생관련 산업은 상당한 규제 압력을 받을 것으로 우려했었다. 한국전력 주가는 전기료 인하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발전비용 상승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반면 통신과 음식료는 규제의 부담을 이기고 선전하고 있다. 오늘은 통신사의 사례를 들어볼까 한다. 통신주가 기대를 모았던 이유는 데이터 사용량이 향후 구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사물인터넷까지 도입되면 심지어 기계조차 데이터를 소비할 것이다. 문제는 소비자가 돈이 없다는 것이다.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고 싶지만 가계지출에서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높다. 이를 우려하는 정부가 통신료 인하를 종용한다. 즉 통신사는 양질의 데이터 전송을 위한 투자만 하고,
유커(遊客·중국인 단체관광객)가 돌아왔다. 중국 정부는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지난 3월 한국 단체관광 여행상품 판매를 금지했다. 그로부터 9개월이 가까워오는 지난 2일 중국인 여행객 32명이 베이징발 아시아나 항공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들어왔다. 이는 중국 국가여유국이 지난달 28일 베이징과 산둥성 지역에 한정해 한국 단체관광을 허가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오랜만에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맞이한 국내 여행사 관계자들은 꽃다발과 박수로 이들을 환영하며 한·중 화해의 분위기가 관광 활성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했다고 한다. 사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지닌 존재다. 유커들은 `화끈하게` 돈을 쓰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해외관광객의 1인당 평균 지
포항~울릉도 간을 운항하는 대형여객선 썬플라워호의 선령 만기를 2년 앞두고 대체할 새로운 대형 여객선 건조는커녕 여객선 선사 간 법정싸움만 끊이지 않아 안타깝다. 포항~울릉도 간 정기 여객선 우리누리1호를 운항하는 (주)태성해운이 포항지방해양수산청장을 상대로 지난해 7월부터 이 노선에 운항 중인 (주)대저건설 썬라이즈호의 해상여객운송사업면허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에서 승소했다. 대구지방법원 제1행정부는 포항~울릉 간 노선에 한 회사에 두 개의 면허를 내 준 것이 잘못됐다고 판시한 것. 법인은 다르지만, 현재 이 노선에 썬플라워호를 운항하는 대저해운과 썬라이즈호를 운항하는 대저건설을 같은 회사로 본 것이다. 이번 소송은 지난해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이 포항~울릉 항로에 새로운 여객선사를 공모하자 태성해운과
2017년 수능이 지난 23일 끝이 났다. 포항에서 일어난 지진으로 수능이 일주일 연기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수능을 마무리한 수험생들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 원칙적으로 고3 학생들은 수능 이후에도 정상 등교한다. 이는 학교가 정한 학사일정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정작 학교에 나가도 마땅한 수업이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대부분의 고3들이 더이상 내신이나 출결을 관리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미 수시에 합격하거나 논술, 면접 등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경우, 결석하는 경우가 많다. 수능이 끝남과 동시에 고3들의 정상적인 학교생활도 사실상 끝이 난 것이다. 이를 대변이라도 하는 듯, 학교는 수능 후 학사일정이나 학생관리에 무관심하다. 학교 및
힘을 가진 사람들이 하는 말 중 가장 무서운 언사는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있느냐`는 말이다. 털어 봐도 먼지가 없으면 묻혀서 뒤집어씌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권력에 취한 인간 군(群)의 속성이다. 과연 그렇다. 요즘처럼 `카더라` 방송의 위력이 어마어마해진 세상에 사정기관이 특정해 흘리는 정보에 이름이 한번 오르면 그걸로 끝이다. 전에 없이 권부의 표적사냥이 쉬워진 세상이 되었음을 느낀다. 촛불시위를 거쳐 정권이 무너지는 격변을 겪은 우리에게 `적폐청산`은 대단한 휘발성을 지닌 구호다. 오랫동안 쌓이고 썩어온 구태들을 일소해내자는 주장은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다. 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는 물음은 그야말로 우문(愚問)이다. 오늘 대한민국의 곪고 문드러진 원인을 찾아 치유하자는데 막아설 이
`검은 시위`는 지난해 폴란드에서 처음 시작했다. 폴란드 정부가 낙태를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자 이에 반발한 여성들이 검은 옷을 입고 거리에 나서 `검은 시위`란 이름이 붙였다. 당시 여성들은 생식권에 대한 애도의 표시로 검은 옷을 입었다고 한다. 폴란드 정부는 결국 낙태 전면금지 법안을 폐기하고 말았다. 우리나라도 작년 9월 보건복지부가 인공임신중절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의료법 개정안을 예고를 했다가 검은 옷을 입은 시위대의 반발에 부딪혀 물러서고 말았다. 이후 낙태죄 폐지에 대한 청와대 청원이 봇물처럼 이뤄졌다. 최근에는 그 수가 청와대가 의무적으로 답변해야 하는 기준 20만 명을 넘어섰다. 청와대는 “현행 법 체제는 국가와 남성의 책임은 빠져 있다”며 낙태죄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내놓았
대구 시민들이 열망하던 2·28 민주운동이 드디어 국가 기념일로 지정된다. 1973년 3월 30일 제정·공포된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제24142호)에 의해 지난해 국회에서 2·28 국가 지정 기념일 촉구 결의안이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국가기념일에 관한 사항은 법령이 아닌 규정이기 때문에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대통령이 선언만 하면 된다. 주무부서인 국가 보훈처와의 협의를 거쳐 행정안전부는 내년 1월 2일 입법 예고기간이 종료되면 대구 2·28을 정식 국가 기념일로 확정한다. 1960년 대구 2·28 민주 운동이 해방 후 한국 학생 민주화 시위의 효시임은 명백한 역사적 사실이다. 당시 10대의 고등학생들이 이승만 독재 정권에 저항한 용기 있는 거사는 3·15 마산의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