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遊客·중국인 단체관광객)가 돌아왔다. 중국 정부는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지난 3월 한국 단체관광 여행상품 판매를 금지했다.

그로부터 9개월이 가까워오는 지난 2일 중국인 여행객 32명이 베이징발 아시아나 항공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들어왔다. 이는 중국 국가여유국이 지난달 28일 베이징과 산둥성 지역에 한정해 한국 단체관광을 허가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오랜만에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맞이한 국내 여행사 관계자들은 꽃다발과 박수로 이들을 환영하며 한·중 화해의 분위기가 관광 활성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했다고 한다.

사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지닌 존재다.

유커들은 `화끈하게` 돈을 쓰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해외관광객의 1인당 평균 지출액은 1천625달러. 중국인 관광객의 경우엔 2천60달러로 다른 나라 여행자에 비해 지출액이 월등하게 많았다.

유커가 한국에서 사용하는 돈이 면세점과 숙박업소, 관광지 식당과 주점 등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준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중국인 관광객의 감소로 국내 관광업과 숙박업 등의 매출이 7조4천500억 원 가량 감소했다는 국회예산정책처의 발표는 이를 증명한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올해 중국인 관광객은 329만4천 명이 줄었다. 한국 관광업계로선 큰 타격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기에 중국 정부의 한국 단체관광 금지 조치가 하루라도 빨리 풀리기를 기대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재개의 조짐을 보이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한국 방문이 가져올 `그림자`를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중국 여행자들이 지난 몇 년간 서울과 제주도 등지에서 보인 무질서와 비매너, 공공장소에서의 소란과 막무가내식 태도를 잊지 못하는 것이다.

한국인의 해외여행은 늘고,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은 줄면서 올 9월까지의 여행수지 적자가 122억5천만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지닌 유커를 쌍수 들어 환영할 수도, 마냥 홀대할 수만도 없는 우리의 입장이 딱하다.

/홍성식(문화특집부장)

    홍성식(문화특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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