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의호<br /><br />포스텍 명예교수·DGIST 총장특보
▲ 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DGIST 총장특보

이국종이라는 이름이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CNN 방송이 국내에도 공개되지 않은 북한 귀순 병사 수술 광경과 이국종 교수와의 인터뷰를 공개해 이슈가 됐다.

화제의 초점은 수술실에서 여러 명의 의료진이 환자를 살리기 위해 정성을 다하는 감동적인 모습과, 외신과 인터뷰 하는 이 교수의 유창한 영어실력과 전문성이었다.

이국종 교수는 아주대 병원의 중증외상 센터장이다. 그는 아주대 의대를 졸업하고 해외 연수후에 아주대 병원에 근무하는 교수이다.

이 교수는 CNN 인터뷰에서 지난달 23일 공동경비구역(JSA)을 넘어 탈출한 북한 병사의 탈출 상황과 수술과정 및 환자의 현재 상태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당시 병사는 절반보다 훨씬 많은 피를 흘려 저혈압과 쇼크로 죽어가고 있었다”며 “병사가 여기가 진짜 남한이 맞느냐고 묻기에 태극기를 한번 보라고 대답해줬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가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수술 도중 북한 병사의 몸에서 나온 기생충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정의당 모 의원이 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의료법 위반을 거론하면서 환자의 권리를 옹호했고, 북한 이탈주민이 `혐오 대상`으로 낙인찍힐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그렇지만 국민들은 곧바로 반박했다.

`한 생명을 살려놨는데 그의 기생충 감염 사실을 알린 것이 잘못인가`라는 의견과 함께 `북한의 인권과 현실을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며 해당 의원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참으로 논평할 가치조차 없는, 국회의원 자격이 의심되는 발언이었다.

이 교수가 언론에 환자 수술 과정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동시에 자신의 평소 생각과 주장을 거침없이 얘기하자 그의 인기는 신드롬으로 번졌다. 나이에 관계없이 전 국민적인 인기 스타로 이 교수가 화제에 오른 느낌이다. 그가 방송에 출연한 유튜브 동영상은 조회 수가 급증했다.

권역외상센터(권역 내에서 발생하는 외상환자의 응급의료를 담당하기 위해 지정된 병원) 지원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의견이 23만 건을 넘어섰고, 보건복지부는 권역외상센터 예산과 인력 확충에 나서기로 했다. 정치권도 여야 구분 없이 예산 증액을 약속했고 실제로 증액이 이뤄졌다.

의사가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그 인기가 정책 과정에 영향을 미친 일련의 과정을 들여다보면서 멋지다는 찬탄을 하게 된다.

열악하고 숨 막히며 불합리한 한국 의료 제도 아래서 몸과 마음을 많이 다친 그이지만, 지금 이국종 교수는 행복한 의사이며 국민의 사랑을 받는 의사의 아이콘이다.

이국종 신드롬은 우리에게 세 가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첫째, 자기 분야에 혼신을 다하는 사람은 결국 인정 받는다는 전문성이다. 힘들다고 다들 손사래 치는 중증외상 분야에서 외롭게 전력을 다하고 있는 그의 전문성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국제성이다. 그의 영어실력뿐만 아니라 국제적 감각은 한국 의료수준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 산업, 기술, 의료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알리고 세계화되기 위한 국제성의 중요성이 돋보인다.

셋째, 전문성이 대학 간판을 앞선다는 교훈이다. 그는 소위 SKY로 대변되는 간판 대학 출신이 아니지만 전문성과 국제성으로 자기 분야 최정상에 섰다. 물론 아주대 의대는 명문 의대의 반열에 있지만 필자는 아주대 평가팀에 이번 기회가 아주대의 의료수준과 국제적 위상을 널리 알릴 좋은 기회라고 말해줬다.

이국종 신드롬은 우리 사회가 전문성, 국제성으로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국민적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내년엔 이국종 교수를 한번 만나고 싶다. 그의 매력이 어느 곳에서 나오는지 알고 싶다. 이국종 교수의 선전을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