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촛불이 새로운 권력을 탄생시킨 지 어느덧 2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간다. 2016년 늦가을부터 2017년 신춘에 이르는 장정(長程)으로 우리는 부패, 무능, 타락, 패거리주의로 무장한 대통령과 집권세력을 교체했다. 그것은 낡고 타락한 지배권력을 일소하고, 민주공화국(民主共和國)의 본령에 충실하라는 국민들의 지상명령이기도 하다. 백성이 주인이며, 모든 사람의 입에 쌀밥이 들어가는 나라가 민주공화국이다.사정이 그럴진대 실제 돌아가는 상황은 그다지 탐탁지 않다. 세간에 떠도는 여러 가지 가설이 있지만, 기초연금 문제를 짚어보고자 한
7살에 폐병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고 몸이 약해 10살까지 학교 문턱을 넘지 못한 소년이 있습니다. 친구들은 이미 4학년. 공부하고 싶어 학교를 찾았지만 나이가 너무 많다며 거절당합니다. 공부의 기회를 놓친 소년은 절망하지 않습니다. 학교에 가지 않더라도 혼자 배울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다가 중국을 대표하는 지성 린위탕(林語堂) 선생의 글을 접합니다.“독서하지 않는 사람은 자기만의 세상에 감금당한 꼴이다. 그들이 접하는 사람은 극히 소수의 사람으로 보고 듣는 것이 신변 잡사를 넘지 못한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바로 별세계에 출입을 시
리디노미네이션은 한 나라에서 통용되는 모든 지폐나 동전에 대해 실질가치는 그대로 두고 액면을 동일한 비율의 낮은 숫자로 변경하는 조치를 말한다. 이는 인플레이션, 경제규모의 확대 등으로 거래가격이 높아짐에 따라 숫자의 자릿수가 늘어나면서 계산상의 불편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다. 예를 들면, 100원을 1원으로 하는 것이다.리디노미네이션은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의 진전에 따라 경제량을 화폐적으로 표현하는 숫자가 많아서 초래되는 국민들의 계산, 회계 기장, 또는 지급상의 불편을 해소할 목적으로 실시된다. 장점은 국민
포항지진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한 낮 수업을 위해 이동하던 중 건물 안 계단에서 맞았던 격동과 충격. 밖으로 정신없이 빠져 나오면서 목격하였던 쏟아지는 담벼락과 혼란으로 가득했던 아우성. 다른 곳에서 겪었던 지진의 기억이 있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강하였던 진동과 불안. 함께 겪어야 했던 학생들 걱정과 집에 두고 온 가족들 염려. 지진 이후 언론의 보도와 함께 모아진 전국적 관심. 연기되었던 수능. 무너진 아파트들과 아직도 그 곳에 서 있는 이재민 텐트들. 꽤 시간이 흘렀지만 포항지진의 충격과 그로부터의 회복은 아직도 진행형이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로봇산업육성 전략보고회’가 열린 대구 달성군 현대로보틱스에서 로봇을 이용한 작업을 시연했다. 문 대통령은 모니터를 통해 음료를 주문하면 직접 만들어 주는 바리스타 로봇이 만든 커피를 직접 맛보더니 맛이 좋다며 관계자들을 격려하는 등 큰 관심을 표시했다.우리나라는 제조업 종사자 1만명 당 로봇 활용 대수가 710대로 세계 평균 85대에 비해 압도적 1위를 차지하는 등 로봇강국이다. 향후 제조로봇은 2018년 32만대에서 2023년 70만대로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획기적으로 증가된다. 지금도 웬만한 제조공장,
우리나라 인사청문회를 지켜보노라면 가끔 궁금증이 생긴다. 선진국도 인사청문회가 열리게 되면 고위공직 후보자 신상에 관한 의혹들이 우리나라처럼 많이 쏟아져 나올까 하는 궁금증이다. 이번 주부터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국회에서 시작됐다. 이번에도 여야 간에 난타전이 예상된다. 장관후보 대상자 7명 모두가 각종 결격 사유와 관련한 의혹이 제기된 인물이기 때문이다.후보자들은 청와대가 엄격히 관리하겠다며 자체 설정한 7대 인사기준에 모두가 미달이다.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7대 기준에 5개 분야가 해당된다고 한다. 7대 기준이란
경상북도를 동서로 연결하는 상주~영덕 고속도로가 지난 2016년 12월 23일 개통했다. 2조7천500억 원을 들여 착공 7년만에 왕복 4차로 107.6㎞의 상주∼영덕 고속도로가 준공되면서 당진∼대전∼세종∼상주∼영덕을 잇는 동서4축 고속도로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하지만 애초의 장밋빛 기대와 달리 안동을 비롯해 의성, 청송, 영덕, 울진 등 인근 지역이 관광객과 유동인구 증가로 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특수를 누리고 있음에도 영양지역은 여전히 교통 오지로 남아 발전의 전기를 잡지 못하고 정체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대체 접속
2019년 이란 정부가 공공장소에서 개 산책을 금지했다. 개를 차에 태우는 일도 금지된다. 이란 정부가 국민이 개를 키우는 걸 막기 위한 정책이다. 이슬람교를 국교로 채택한 이란에서 개는 부정적인 동물로 여겨지는데, 개를 기르는 일은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이후 지금까지 논란거리였다.이란은 과거에 페르시아제국이라는 세계 최초의 세계제국을 건설했는데 아케메네스-페르시아 왕조는 조로아스터교를 국교로 믿었다. 조로아스터교는 조로아스터가 쓴 [아베스타]를 믿는 종교인데 히틀러 나치의 심볼과 불교의 만(卍)등은 조로아스터교의 지·수·화
로렌츠 연구에 의하면 비둘기는 늑대나 토끼, 개보다 훨씬 더 잔인하다고 합니다. 새장에 갇힌 비둘기들이 싸울 때 서로 죽일 듯 쪼고 물어 뜯고 푸드덕거리며 혈투를 벌입니다. 이때 패자는 목을 내밀며 죽여달라는 시늉을 합니다. 승자 비둘기는 관용을 베풉니다. 로렌츠 박사는 이를 ‘사회적 자제력’이라는 용어로 설명하지요. 개체수가 부족한 동물들은 멸종 위험을 극복하려 스스로 참을 성을 개발한다는 연구입니다.이렇게 잔인한 비둘기가 평화의 상징이 된 것은 1, 2차 세계 대전 영향이 큽니다. 비둘기는 최고 시속 112㎞로 무려 10시간을
“전학에 대해 문의드립니다. 중학교 1학년인데 전학이 가능할까요?”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의 목소리가 어떤 것인지를 묻는다면, 최근 산자연중학교로 전학에 대해 문의하는 학부모님의 목소리를 한 번 들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목소리만으로도 이미 세상이 수없이 무너졌음을 짐작할 수 있는 학부모님들의 한 서린 목소리는 3월 이 나라 학교의 모습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죄책감에 필자는 최선을 다해 전화를 받는다.“왜 전학을 하려고 하시는지요?” 이 말은 그동안 참았던 말문을 여는 열쇠가 된다. “아이가 학교 가기를 너무 싫어합니다. 무슨 일
포항의 근현대사를 돌아보면 수많은 재해와 재난의 연속이었다. 그때마다 포항사람(浦項人)들은 특유의 기질로 그때마다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밑거름으로 삼아왔다. 굵직한 재해 가운데 가장 첫 번째 사건이라면 1923년 4월 12일에 발생하였던 유례없는 폭풍우로 인한 재해였다. 당시 포항경찰서가 피해상황을 공식 집계한 기록만 보더라도 사망자 311명, 행방불명자 355명으로 인명피해는 공교롭게도 ‘666명’이었는데 이는 당시 1만명이 조금 넘었던 포항면 인구의 6% 가까운 수치에 해당한다. 그밖에 바다 속으로 가라앉은 조난 선박도 95척에
모리스 바링(1874∼1945)이 두 의사를 등장시켜 만든 가상의 유명한 대화가 있다.의사1: 임신중절에 관한 견해를 듣고 싶소. 아버지는 매독환자이고 어머니는 결핵에 걸렸소. 이미 자식을 넷이나 낳은 경험이 있는데 첫째는 맹인, 둘째는 사산, 셋째는 농아, 넷째는 결핵에 걸렸지! 당신이라면 어찌하겠소?의사2: 임신중절을 해야겠군요.의사1: 그렇다면 당신은 베토벤을 죽였소.위의 이야기는 ‘베토벤 오류’라고도 불리며 많은 버전의 다른 이야기로도 소개된다. 낙태 반대론자들에 의해 주로 인용되는 이야기인데 사실과는 다르다. 베토벤은 다섯
근로자 대표가 이사회에 들어가 발언권과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로, ‘근로자이사제’라고도 한다. 이는 노동자를 기업 경영의 한 주체로 보고 노동자에게 결정권을 주는 것으로, 이사회에 참여한 노동이사는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해 발언권과 의결권을 행사한다.유럽 대부분의 나라에서 보편화된 제도다. 독일의 경우 기업 규모에 따라 이사회의 최고 절반까지를 노동자 대표로 채우도록 법제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시가 2016년, 정원이 100명 이상인 13개 서울시 산하 투자·출연기관에 근로자 이사를 의무적으로 도입하도록 하는 조례를 제정하면
“한국에서는 몰래카메라를‘molka’라고 부른다.” 몰카는 은폐된 곳에 카메라를 설치해놓고 상대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단 촬영하는 것을 말한다.모텔 객실에 숨겨놓은 초소형 몰래카메라로 투숙객의 사생활을 찍어 생중계한 ‘모텔 몰카’ 사건이 세계적인 뉴스가 되었다.미국 CNN은 홈페이지 ‘탑 스토리’ 코너에 투숙객 몰래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한국의 몰카 소식을 다루며, “한국에서는 2017년에는 6천400건이 넘는 불법 촬영이 경찰에 신고되었고 계속해서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도 한국이 “불법촬영이라는 전염병
모건스탠리는 그들이 만든 세계 최대의 주식 인덱스인 MSCI에 중국의 편입을 보류했었다. 그 이유는 중국 정부가 유사시 증시의 거래를 중단시키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규제를 했었고, 중국기업들도 지배구조 및 불투명한 회계 등 여러 문제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직 이런 문제들이 해소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MSCI는 중국의 비중을 예정보다 빠른 속도로 확대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중국이 미국과의 갈등 해소 과정에서 이런 문제들이 완화될 것이고, 이로 인해 적정가치에 비해 할인되어 거래되던 중국기업들의 주가가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 때
충남 아산시 배방면에 ‘맹씨행단’이란 고택이 있다. 맹씨행단이란 말 그대로 맹씨가 사는 은행나무 단이 있는 집이란 뜻으로 조선 초기 세종 때 영의정으로 검소한 생활과 원칙에 철저한 학자로 명성을 높인 맹사성이 살던 곳이다. 이곳은 본래 고려 말 충절로 상징이 되는 최영 장군의 가옥이었는데, 최영과 맹사성의 할아버지와의 인연으로 맹사성은 그의 손녀사위가 됐다. 이후 맹사성이 물려받아 그의 집안이 살게 됐다.조선선비의 실천은 학행일치로 시작한다. 배운 것은 행동으로 옮길 때 의미가 있는 것이므로, 입으로 아무리 거룩한 말을 해도 그것을
엘리자 패리시 러브조이(1802-1837). 미국 미주리 주에 사는 평범한 성직자입니다. 어느 날 흑인이 정당한 재판 절차도 없이 길거리에서 무참하게 처형당하는 장면을 목격합니다. 러브조이는 어떻게 이 끔찍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지요. 언어의 힘을 믿는 그는 신문을 창간합니다. 칼럼을 통해 노예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만인은 평등하다는 진리를 외칩니다.노예 해방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이 신문사로 몰려가 협박을 일삼습니다. 러브조이는 묵묵히 칼럼을 쓰고 신문을 발행하지요. 시민들은 폭도로 변합니다. 인쇄기를 쇠몽둥이로 부
칼 포퍼의 제자인 조지 소로스가 오늘날 21세기 열린사회의 적으로 중국의 최고 지도자 시진핑을 지적하여 화제를 낳고 있다. 세계적인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그는 한국을 방문하여 투자처를 찾은 적이 있다. 그는 몇 해 전 한반도의 남북이 화해하고 ‘사실상의 통일’로 간다면 1인당 국민 소득이 8만 불이 넘어 세계 2위가 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한반도에 평화가 오면 전 재산을 한반도에 투자할 용의가 있음도 밝혔다. 지난달 그는 또 다시 골프장 사외이사 자격으로 지난달 한국을 방문하였다. 그는 최근 중국의 시진핑을 열린사회의 새로운
730쪽 분량의 두툼한 ‘환동해문명사’가 발간된 게 지난 2015년 8월 말이다. 주강현 현 국립해양박물관 관장의 역저로, 환동해의 모든 것을 담은 백과사전이라 할 만하다. 한 달 후 당시 제주대 석좌교수였던 주강현 관장이 포항을 방문해 환동해문명사박물관 건립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10월 20일 박물관 건립을 위한 심포지엄이, 12월 16일에는 박물관 건립 추진을 위한 간담회가 잇달아 열렸다.그해 공교롭게도 포항에는 ‘환동해’를 무대로 한 활발한 움직임이 일어났다. 3월 말 포항에서 열린 제3회 환동해 국제심포지엄에 경희대 국제지
어느 날 임금님이 정원에 나가 보았더니 꽃과 나무들이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깜짝 놀란 임금님은 왜 그렇게 시들어가느냐고 물었습니다. 참나무는 전나무처럼 키도 크지 못하고 멋지지도 않기 때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전나무는 포도나무처럼 좋은 열매도 못 맺으니 죽는 것이 낫겠다고 말했습니다. 포도나무는 장미꽃처럼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없기 때문이라고 대답했습니다.임금님은 생각에 잠겨 정원을 거닐었습니다. 그러다가 길 옆에 핀 자그마한 제비꽃에 눈길이 갔습니다. 제비꽃은 그 작은 보랏빛 꽃잎을 뽐내며 생기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것을 본